아래의 글은 정통수렵진도개(정수회)의 주인장자료실에서 퍼온 것입니다.
서두에 '흑구와 호구에 대한 고찰(상)'이라는 글에 대한 노재복님의 간단한 해설이 있으며
이어서 어떤 블로거가 쓴 글이 게재되어 있습니다. 글쓴이는 개의 모색이론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를 가진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것을 진돗개의 모색에 대입하여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에는 이르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의적인 해석으로 여러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어서 간단하게 정리를 하고자 합니다.
첫째 진돗개에 리세시브 블랙(열성 흑구)가 존재할 수 없다고 합니다.
열성 흑구는 유럽 목양견에만 존재한다는 모색이론을 근거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1. 진돗개에 대하여 모색유전자를 조사하고 모색이론을 연구한 사실이 없으므로
진돗개에 열성 흑구가 없다고 단정하는 것은 성급한 일입니다.
2. 진돗개는 유럽의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견종들 보다 훨씬 역사가 오래되었으며
매우 다양한 모색유전자를 지니고 있으므로 유럽 목양견에 있는 열성 흑구가 존재할
가능성은 충분한 것입니다.
3. 진돗개는 A로커스의 유전자를 지니고 있습니다. A로커스는 세이블(클리어, 티피드,
쉐디드), 아구티, 블랙탄(세들탄), 열성 흑구로 구성되어 있는데 세이블, 아구티,
블랙탄만 있으며 유독 열성 흑구는 존재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
것입니다.
4. 지난 흑구 논쟁이 있었을 때 밝힌 바와 같이 A로커스의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면
열성 흑구가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가 10종 (16마리)이나 됩니다.
그러므로 진돗개에 열성 흑구가 존재할 수 없다는 주장은 타당성이 없는 것입니다.
두번째 우성 흑구의 유전자가 전해질 수 있는 방법을 열성황구(리세시브 레드) 와 백구
(노란 물감의 색조가 변화된 백구)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일응 맞는 말인 것 같지만,
진돗개 백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 보입니다. 즉 진돗개 백구는 열성황구 유전자
(ee)와 패오멜라닌 희석유전자(ii)가 결합한 유전자를 지닌 개가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노란 물감의 색조가 변화된 백구'라고 슬쩍 열성황구의 뒤에
언급하면서 흑구의 유전자가 전해질 가능성에 대해서 열성황구에 비해서 더 낮은 듯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열성황구를 발견하기가 매우 어려우며(황구에 검은 털이 한 올도
섞이지 않은 개) 반면에 진돗개 백구는 대부분 우성 흑구 유전자를 감추어서 후대에
전해 줄수 있는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점유비율이 상당히 높은
백구와 백구의 결합을 통해서 흑구 유전자가 후대에 전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세번째 우성 흑구가 완전히 멸종되었으므로 현재 나오고 있는 흑구는 모두 혼혈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완전히 멸종되었다고 하는 증거는 아무도 입증할 수 없는 것입니다.
오히려 흑구가 사냥능력이 가장 좋다는 구전에 의하여 일부 호사가들에 의해서
계속 키워졌을 가능성이 있으며, 그 희소성으로 인해서 고가로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 사육가들을 중심으로 그 명맥이 유지되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진돗개에 있어서 흑구는 존재할 수 없으며 현존하는 흑구는 모두 혼혈이다'
라고 하는 말은 서양의 모색이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과 진돗개의 유전자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에서 기인한 것이며 또한 '모색 단일화 이후부터 지금까지 진돗개 흑구는
모두 도태되었다'라고 하는 성급한 결론과 결합하여 마치 움직일 수 없는 진리인 것처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른 사람의 진돗개에 대하여 어떤 비판이나 비난을 하려면 조금 더 공부를 하고 보다 더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호구(브린들)는 열성 호구가 없습니다. 즉 진돗개 호구는 모두 우성이므로 상당 기간
호구를 진도에서 볼 수가 없었다면 호구 유전자는 멸종되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역시 진돗개 백구나 열성 황구 그리고 흑구는 호구 유전자를 감추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들 상호간의 결합으로 후대에 전해질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도 없는 것
입니다.
그러나 추측하건데 매우 희박한 확율로 진도에서 호구가 태어났다면 그 엄청난 희소성 때문에
그 개를 도태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계속해서 번식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클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호구의 경우 그 진위에 대해서를 보다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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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載 福추천 0조회 7422.09.24 09:24댓글 0
이 글은 블로그를 찾아와 모색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였던 'JINDO'라는 이에게 답글을 달며 공부한 것을 정리해 올린 것이라 했습니다. 내용이 예민한 부분을 담고 있어 지켜 보던 중, 이야기가 점점 엉뚱한 곳으로 흐르길래 처음 퍼온 이, 'JINDO'라는 사람에게 제가 스스로 퍼 온 글이나 사람에 대해 자신이 없으면 지우라 했더니, 자기가 질문하고 허락까지 받아 퍼 나른 글은 물론 여기저기에 달았던 댓글까지 지우고 안 보입니다. 한진동이나 인터넷의 특성 상, 글을 지우고 댓글을 삭제한다고 자취가 사라질 리 없다는 것을 알면서 무슨 이유로 그랬는 지 알 수는 없지만 읽고 생각해 볼 부분이 많은 글이고, 또, 이 글을 쓴 사람에 대해 한 치의 의심도 없기에 다시 퍼 왔습니다. '돼지감자' 사고 싶다며 전화해서 방문한 사람이 특정 개카페의 카페지기 등 여럿을 데려와 구경하고 돼지감자 뿐만아니라 진심어린 손님 대접까지 받고 돌아가서 동물 시체 주워다 개 앞에 놓고 사진 찍어 올리며 강아지 파는 사기꾼으로 만들어 자기들끼리 댓글로 씹고 험담했던 일을 경험한 사람이라 글쓴이는 남 앞에 나서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씁쓸한 추억을 잊을 만한 시간이 흐르고, 모색 유전에 관한 질문을 받아, 열심히 책과 최근 논문 보며 정리해 설명해 줬더니 며칠 뒤 인터넷 긁어 사기치는 사람이 되었다고 허탈하게 웃는데 참 부끄러웠습니다. 보다 나이먹은 어른으로서...... 인터넷 긁어서 사기치려고 만든 글이 아님을 확실하게 믿고 증명할 수 있기에 다시 퍼 올립니다. 또, 내용과 관련된 질문은 언제든 성실하게 답변해 드릴 수 있습니다. "백구나 황구 사이에서 흑구나 호구가 태어나는 것이 유전적으로 가능한 일입니까?" 최근들어 많이 듣는 질문입니다. 저 질문의 속뜻은 대충 짐작이 갑니다. 진돗개를 키우는 사람들 사이에서 흑구(여기서 말하는 흑구는 과거 흑구라 불렸던 네눈박이가 아니라 올블랙 흑구를 뜻합니다)나 호구가 유행을 하면서 불거진 혈통의 순수성 논쟁 때문입니다. 과거 1967년부터 시행된 무지한 진돗개 육성 정책으로 인해 백구와 황구를 제외한 다른 색깔의 진도개들이 오랜 세월동안 도태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비록 겉으로는 사라진것처럼 보이더라도 흑구/호구의 모색 유전자만큼은 백구나 황구 속에 숨어서 대를 이어 내려오다가 여러 노력 끝에 후대에 발현되어 다시 태어난 것이다라고 주장을 하는데 과연 그것이 과학적으로 가능한 것이냐라는 질문이지요. 과거와는 다르게 생물학적인 지식이 많이 보편화 되면서 이쪽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흑구/호구가 백구/황구에 비해 유전적으로 우성이다라는걸 상식으로 알고 있습니다. 열성 유전자가 우성 형질에 숨어 가려져 있다 후대에 발현되는 건 가능해도 우성 유전자가 열성 형질 속에 숨는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비록 윗대에 흑구나 호구가 있었다고 해도 백구나 황구로 태어났다는건 흑구/호구의 유전자를 물려받지 못했다는 뜻이고 즉, 백구나 황구 사이에서 흑구나 호구를 복원해 내는건 불가능하다라는건 보편 타당한 결론이기에 진도개 흑구/호구의 혈통 순수성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놉!! 불가능함!! 개소리 집어치우셈!!" 언제나 그렇듯이 이렇게 칼 같은 답변으로 일관했는데 백구와 황구 사이에서 호구가 태어난걸 보았다는 증인까지 나타나서 내가 직접 봤다니까를 시전하기에 그거 아마 님 한눈 판 사이에 다른 숫놈이 와서 도둑 장가 든거임으로 맞받아 치다가 결국 인신공격 → 패드립 → 정신승리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키보드 배틀로 전개되곤 하였습니다. 해서 혹시나 내가 뭔가 실수 하고 있는건 아닌가 싶어 모든 잉여력을 동원해서 여러 참고자료를 뒤져서 이 질문에 대한 확실한 근거를 가진 해답을 찾아냈고 어떤 분께서 본인의 이름으로 만천하에 직접 공개하신다고 하기에 자료를 넘겨드렸는데 감감 무소식이라 진실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이 블로그에 포스팅 합니다. (혹시나 퍼가시는건 자유지만 임의로 자해석하여 잘못된 내용을 퍼트리지 마시고 궁금한 사항은 직접 댓글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성실히 답변드리겠습니다.) 1. 과거 진도에 흑구가 호구가 존재했다면 우성인 흑구나 호구가 왜 극소수만 있었는가? 1967년 이전에 과연 흑구과 호구가 진도에 존재를 하긴 했었느냐는 문제가 우선 튀어나옵니다. 분명 빼도박도 못할 사진 자료가 남아있는 네눈박이나 재구와는 다르게 흑구나 호구는 사진 자료는 존재하지 않고 글이나 증언으로만 전해옵니다. 여러 증언들을 종합해 보면 있긴 있었더라도 정말 극소수의 개체만이 있었다는 건데 여기서 어떤분이 의문을 제기해 주셨습니다. "흑구나 호구가 우성이니까 그놈들이 과거부터 존재했더라면 씨를 퍼트리는 족족 후대에 태어날 것이니, 세대가 거듭될 수록 흑구나 호구는 그 수가 늘어나고 다른 모색은 점점 줄어들어야 하는것이 이치인데 어째서 극소수의 개체만이 있었다는 것인가?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이다. 이는 곧 흑구나 호구가 과거부터 오랜세월 동안 존재하지 않았다는 반증이 아닌가?" 과거 1908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퍼넷 교수도 이와 똑같은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인간의 유전형질 중 다지증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6개인 케이스) 유전자가 정상 유전자에 대해 우성입니다. 동일한 수의 다지증 환자와 일반인이 무작위로 교배했을 때 다음 세대는 다지증 : 일반인의 비율이 3:1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다음 세대로 갈 때마다 다지증 환자가 늘어나면, 나중에는 모든 사람들이 죄다 다지증 환자여야 하는데 알다시피 다지증은 매우 극소수로만 존재하니 이를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는 질문이었습니다. 이에대한 답변을 고민하던 퍼넷 교수는 동료 학자들에게 자문을 구했고 동료 수학자인 하디 교수가 이를 수학적으로 증명을 했습니다. 이것이 유전학에서 익히 알려진 하디-바인베르크의 법칙이며 결론은 유전형질의 대립 유전자 빈도와 유전자형 빈도는 세대를 거듭해도 최초의 비율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입니다. 자세한 증명과정은 관심이 있으시다면 따로 자료를 드리도록 하겠고 간단한 사례를 들어 설명을 하자면 우성인 형질 A와 열성인 형질 a로 이루어진 Aa + aa간의 교배와 Aa + Aa 교배 두 가지 예를 들겠습니다 (1) Aa + aa의 교배의 경우 부모 : Aa, aa 최초 유전형질 분포비율은 A 1개, a 3개로 1:3 비율입니다. 자녀 : Aa, Aa, aa, aa 교배 결과는 A 2개, a 6개로 1:3 비율이 유지가 됩니다. (2) Aa + Aa의 교배의 경우 부모 : Aa, Aa 최초 유전형질 분포비율은 A 2개, a 2개로 1:1 비율입니다. 자녀 : AA, Aa, aA, aa 교배 결과는 A 4개, a 4개로 역시 1:1 비율이 유지가 됩니다. 때문에 흑구나 호구가 유전적으로 우성이더라도 최초에 존재했던 분포 비율이 극소수였다면 세대를 지나 거듭 자손을 배출하여도 (그 교배에 인위적인 개입이 없이 무작위로 랜덤하게 교배가 된다면) 최초에 극히 소수였던 그 비율은 변하지 않으므로 소수의 존재로 남는 것이 자연의 법칙입니다. 2. 왜 재구나 네눈박이는 뭐라고 안하면서 흑구나 호구만 배척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앞서 우선 저도 네눈박이를 한녀석 키웁니다. 누구보다 씩씩하고 용감한 저의 자랑스러운 멍멍이 이지만 이녀석이 진짜 과거 진도에 있었던 네눈박이의 혈통이 60년 넘는 세월동안 몰래 황구나 백구 속에 숨어 있다가 지금 다시 네눈박이로 태어난 것인가라고 묻는다면 물론 그럴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만 솔직히 전 재산 걸고 내기 하자고 하면 저라도 잡종이라는 것에 거는게 돈 버는 방법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흑구나 호구를 키우시는 분들도 이것은 인정하셔야 합니다. 계승과 복원은 분명 다른 개념입니다. 뜨거운 마음으로는 분명 그때 그 시절 혈통을 60년 세월을 이겨내고 기적같이 계승한 것이 맞다고 외치시더라도, 냉철한 머리는 그렇지 않다 최근들어 타 견종과의 교배로 복원된 결과물임을 인정하셔야 합니다. 그럼 재구/네눈박이과 흑구/호구는 뭐가 다른데 차별하느냐? 바로 가능성이 다릅니다. 재구나 네눈박이는 다른 모색 속에 숨어있을 경우의 수가 많습니다. 바꿔말하면 재구나 네눈박이는 숨기도 쉽고 후대에 다시 발현되는 것도 어렵지만, 흑구나 호구는 숨기도 힘들고 기껏 어렵게 숨었더라도 다음 대에 분명히 다시 튀어나오기 때문에 바로 도태되어 버렸을 것입니다. 물론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네눈박이나 재구도 60여년 세월 동안 후대에 한놈한놈 태어나고 발각되어 도태 되었을테지만 최소한 그때 그 혈통이 어렵사리 숨어서 지금껏 전해졌을 가능성이 계산해 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한자리수는 될것이고, 흑구나 호구는 그 가능성이 거의 소수점 몇자리까지 내려갑니다. 제가 역으로 묻겠습니다. 전재산을 걸어야 한다면 당첨확률이 그래도 5%는 되는 복권과 당첨확률이 0.001%도 되지 않는 복권 중 어느것에 걸겠습니까? 물론 제 정신이라면 둘다 걸지 않는 것이 맞겠지만 둘중 하나 무조건 걸어야 하는 상황이면 그래도 5%짜리를 선택하지 않겠습니까? 3. 백구나 황구 사이에서 흑구나 호구가 태어나는 것이 유전적으로 가능한 일입니까? 이제 돌고 돌아 최초의 질문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선결 조건으로 우선 흑구나 호구가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를 설명하겠습니다. 흑구와 호구가 어떤 유전 메카니즘으로 만들어지는가? (흑구 중 리세시브 블랙은 제외하고 도미넌트블랙만 가지고 설명합니다. 리세시브블랙은 일부 유러피언 허딩독 그룹에서만 극소수 존재하는 유전자이고 그냥 없다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개의 모색 유전은 한군데 로커스에서 결정되지 않고 여러 로커스를 거쳐서 최종 결정됩니다. 로커스가 뭐인지 예를 들어 설명하면, 월드컵 우승팀을 가리기 위해 32개 참가팀이 한꺼번에 모여 난장판 배틀을 벌이는게 아니라 비슷한 놈들끼리 우선 조를 짜고 (이것이 로커스) 각 조 1위팀이 결정되면 (각 로커스 내의 우성 형질) 얘들끼리 서로 결승 토너먼트를 벌여서 최종 우승팀 (최종 모색)이 결정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중에서 흑구랑 호구를 만드는 블랙(Kb)과 블린들(kbr) 유전자는 둘다 K로커스에 존재하는데 이 K로커스가 여러 로커스 중에서 나름 대빵입니다. 쉬운 이해를 위해 그림을 그리는 걸로 비교하겠습니다. 각각의 로커스에서 유전형질에 따라 모색의 밑그림도 그리고, 기초 채색도 하고, 이런저런 마크나 무늬를 넣기도 하는데 어느 한 로커스에서 작업을 하고나서 다음 로커스로 전달하고, 거기서 또 자기 작업을 마치고 그 다음 로커스로 전달하고.. 그렇게 각각의 로커스에서 조금씩 그려지고 수정된 그림이 최종 완성 직전에 대빵인 K로커스로 보내져 마무리 작업을 하게 됩니다. 그동안 이전 로커스에서 열심히 그려진 그림이 K로커스에 전달되면 블랙(Kb), 블린들(kbr), 노멀(k) 세명의 화가가 대기하고 있다가 이 셋 중 하나가 선택되어 작업을 시작합니다. 블랙(Kb)은 기존 그림이 뭐였던간에 전체에 검은색 칠을 해버리는 만행을 저지릅니다. 결과적으로 그 이전 바탕이 어떤 모색이었건 K에서 블랙이 걸리면 전부 올블랙으로 바뀌어 나옵니다. 블린들(kbr)은 까만 물감을 가지고 그림에다 슥슥 얼룩 무늬를 그리는 작업을 합니다. 그 결과로 기존 바탕 그림에 검은 얼룩 무늬가 생기게 됩니다. 기존 그림이 뭐였던 죄다 올블랙으로 바뀌어 버리는 블랙과는 다르게 블린들은 기존 바탕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블린들이 존재하게 되는데 기존 바탕이 황구였다면 바로 우리가 호랑이 무늬라고 부르는 노란 바탕에 검은 얼룩 무늬, 호구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K 로커스에 세번째 형질인 k가 있는데 제가 편의상 이놈을 “무사통과”라고 부르겠습니다. 무사통과는 그냥 아무짓도 하지않고 원래 그림 그대로 통과를 시킵니다. 즉 백구건 황구건 재구건 네눈박이건 K로커스에서 무사통과를 만나야만 자기 원래 모색으로 태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이 셋의 우성 > 열성 관계가 블랙(Kb) > 블린들(kbr) > 무사통과(k) 순서이기 때문에 흑구나 호구가 다른 모색보다 우성이라는 건 맞는 사실이고 따라서 선대에 흑구나 호구가 있었더래도 다른 모색으로 태어난 순간 그 유전자를 이어받지 못한것이기에 후대에서는 절대 다시 태어날 수가 없습니다. 자, 그렇다면 역시 백구나 황구 사이에서 흑구/호구가 태어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결론인가??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열심히 레퍼런스 자료를 뒤지다가 블랙이나 블린들이 다른 유전자 속에 가려질 수 있는 단 한가지 경우의 수가 존재함을 찾아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E로커스에서 제일 열성인 리세시브레드(ee)에 의해 대빵인 K로커스에서도 최고 우성인 블랙이나 서열 2위인 블린들이 힘을 못쓰게 되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노란색 마킹을 한 부분에 그 메카니즘이 설명되어 있는데 분명히 도미넌트블랙을 포함한 모든 검정색 패턴을 가지는 모색이 순색의 황색으로 변화하게 된다라고 언급이 되어 있습니다. 제일 핵심적인 내용을 말씀드리면, It stops them from being able to produce eumelanin. It is therefore impossible for a recessive red dog to have any black in its coat. Recessive red, although recessive in its own series, is essentially dominant over almost all other loci. Dominant black, sable, tan points, wolf grey, merle, and any other pattern with black in it will be turned to solid red by the recessive red gene. 리세시브레드는 유멜라닌의 생성을 막는다. 따라서 리세시브레드인 개의 털에는 그 어떤 검정색도 존재할 수 없다. 리세시브레드는 자신의 로커스 내에서 제일 열성임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다른 대부분의 로커스들에 대하여 우성이다. 리세시브레드 유전자에 의해 도미넌트블랙, 세이블, 탄포인트, 울프그레이, 멀, 그리고 검정색을 가진 다른 어떤 패턴의 모색도 순색의 황색으로 변화하게 된다. 리세시브레드는 검정 색소인 유멜라닌을 만들어내는 것을 막아버리는 역할을 합니다. 그 결과로 검정 물감이 없어졌으니 다른 로커스에서 어떤 유전형질이 선택되더라도 그저 남아있는 노란 물감(파오멜라닌)만으로 그림을 그려야 하고 이는 K로커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신나게 검정칠을 해줄 블랙과 블린들이라는 화가는 모셔다 놨는데 정작 일을 하려고 하니 검정 물감이 없어서 그냥 손빨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리세시브레드는 K로커스에만 영향을 주는게 아니라 다른 로커스에서 검정색 물감을 쓰는 일꾼들은 죄다 똑같은 상황이라 결과적으로 리세시브레드 동형접합(ee) 유전자를 가진 개체는 전부 노란 물감 만으로 만들어진 단색의 황구, 그리고 노란 물감의 색조가 변화된 백구의 형태로만 태어나게 됩니다. 따라서 리세시브레드(ee)에 의해 만들어진 백구나 황구라면 그안에 흑구나 호구 유전자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는 단 한가지의 가능성이 존재하며, 이경우 블랙과 블린들 유전자 자체는 정상적으로 존재하므로 리세시브레드가 아닌 배우자와의 교배를 통해 후대에서 리세시브레드 둘중 한개만 벗겨져도 호구나 흑구가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느분께서 조사를 해본 결과, 최근들어 진도에서 황구나 백구사이에서 태어나는 흑구/호구의 사례가 매년 열몇마리 정도씩 있다고 합니다. 이게 무슨 뜻일까요? 그간 억압받았던 흑구와 호구가 이제와서 다시금 훨훨 날개짓을 하는 것일까요?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유전형질이 한개라도 더 남아있었을 과거에도 안 일어나던 일이 왜 최근들어 갑자기 생겼을까요? 바로 흑구/호구의 유행을 따라 이놈들을 만들기 위해 혼혈을 하고 그중에서 백구나 황구 모색으로 태어난 자견들을 데리고 한놈만 걸려라 하는 식으로 엄청나게 선택교배를 하고 있다는 정황 증거 입니다. 그러지 않고는 저 경우의 수를 뚫고 흑구와 호구가 그것도 60년이 지난 지금에와서 다시 대량으로 태어나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아무도 그 비결을 모른다면 기적이자 마법이겠지만 그 트릭이 공개되면 그냥 마술일 뿐입니다. 차라리 제가 백구나 황구 사이에서 흑구/호구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그냥 까버리겠습니다. 백구와 황구 사이에서 태어난 흑구/호구가 60년의 세월을 건너 찾아온 기적이 아니라 잘 설계된 방법에 따라 만들어진 조작의 결과물임을 알아야 합니다. 흑구나 호구를 작출하시는 분들도 무작위로 한놈만 걸려라하고 마구 교배하지 마시고 정확한 매뉴얼에 따라 작업 하시는게 수고를 아끼는 지름길입니다. 호구를 예를 들어 알려드리지만 흑구도 동일한 방법으로 하시면 됩니다. (1) 1대 호구를 준비한다. 호구는 여기저기 널려있으니 대충 맘에 드는 놈 아무나 잡아오시면 됩니다. (2) 리세시브레드가 확실한 백구나 황구와 짝을 짓는다. 눈으로 이게 리세시브레드인지 아닌지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백구는 리세시브레드(ee) + 레드인텐시티 (ii) 조합이지만 일부는 클리어세이블(Ay) + 레드인텐시티(ii) 일수도 있으며, 황구의 경우 조금이라도 검정털이 있다면 리세시브레드가 아닌 세이블입니다. 다만 순색의 황구라도 해도 그것이 리세시브레드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유전자 검사를 했건 검정교배를 통해 검증을 했던 아무튼 리세시브레드인 백구나 황구를 구했다고 칩니다. (3) 여기서 나온 자견들 중 2대 호구를 고른다. 이 과정에서 호구로 태어난 자견은 블린들 최소 한 개와 리세시브레드 한 개 (kbr/□, E/e)를 가지게 됩니다. (4) 2대 호구를 가지고 (2)번 과정을 반복한다. 한번 리세시브레드와 교배해서 태어난 호구를 가지고 다시 한번 더 리세시브레드와 교배합니다. (5) 여기서 태어난 자견들 중 이번엔 반대로 백구나 황구 모색 자견을 고른다. 이번에는 호구가 아닌 백구나 황구로 태어난 자견들을 선택합니다. 여기서 백구나 황구로 태어난 자견들은 블린들 + 리세시브레드 두개 (kbr/□, e/e)일 수도 있고 블린들 없이 그냥 리세시브레드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건 블린들 + 리세시브레드 두개를 가진 자견입니다. 경우의 수가 존재하므로 최대한 여러 마리의 3대 백구/황구를 확보합니다. (6) 3대 백구/황구를 이번에는 리세시브레드가 아닌 백구/황구와 짝짓는다. 리세시브레드가 아닌 백구/황구를 고르는건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가능한 황구를 선택하시고 그중 순색이 아닌 검은털이 조금이라도 섞인 황구라면 무조건 확실합니다. (7) 백구와 황구 사이에서 호구 강아지가 태어난다. 위의 과정을 제대로 수행했다면 4대째에 드디어 드디어 백구나 황구 사이에서 호구 강아지가 태어나는 기적이 완성됩니다. 이 호구는 블린들 한 개와 리세시브레드 한 개(kbr/k, E/e)를 가진 호구 입니다. (8) 인증을 한다. 강아지가 태어났다고 끝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인증 작업을 해야 합니다. 반드시 부모견과 친자검사를 해서 이게 백구나 황구사이에서 태어난 호구임을 증명할 자료를 남겨야 합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건 조부모견에 대한 자료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파기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백구나 황구를 부모견으로 두었다는 증빙자료가 확실하고 혹시나 조부모견에 호구가 있지 않았느냐 캐내려는 사람들을 피해갈 수 있습니다. 드디어 나는 60년전 진도군 유색견 말살정책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호구를 찾아낸 기적의 사나이가 되는 겁니다. 비싸게 팔아서 돈 벌 일만 남았습니다. 번식 매뉴얼 로드맵 |
출처: 한국 진돗개 동호회(한진동) 원문보기 글쓴이: 상아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