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신청회원 16명선에서 가야 할지말지를 결정해야 했었던 산행.
의사결정이라는 것이 이럴때 가장 어렵다
얻을 수 있는 '만족'과
감당해야 되는 '기회비용'중 어느것이 더 클지는 아직 모르니,,,
산행비용을 의식하거나
코로나19를 의식하더라도
산악회 산행이 너무 쉬면 맥이 끊어질 수 있다고 생각되는 요즈음
몇몇 회원 분들의 노력에 힘입어 22명의 푸른산악회 회원이
"월간 산"이 100대명산으로 선정한 '문암산'을
그래도 우리는 갔다!
문암산을 향해 오르는,
처음부터 꽤나 긴 된비알에 아침에 내린 눈비로 이리미끌 저리미끌거리며,
이 길을 오르는중에 회원들의 반수이상은 속으로 '괜히 왔다'를 연발하고 있을것이라는
확신이 들 정도의 길이었는데 지금에 와 우특하겠나, 나도 초행인 이 산을,,,
이곳의 진달래는 아직 겨우 이정도
된비알의 반정도에서부터 눈길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 눈밭에도 이름모를 들꽃은 피고
'저 꽃도 제가 피기를 포기하지 않았으므로 피는걸까!?'
문암산 정상을 찍고 온 선두가 석화산 방향의 능선길을 찾지 못하여
잠시 산행이 정지되었지만 선두와 산행대장을 믿고 문암산으로 간다
문암산 정상,
정상이라는 표식이 사람들이 자주 찾지 않는 오지의 산임을 말해준다
눈밭에서 눈을 맞으며라도 앞으로 더 눈을 맞기 위하여 밥은 먹어야 한다
그런데 결국
저 코펠에 끓고 있는 라면국물은 다 쏟고 밥보에 쏟아진 라면만 긁어먹게 되니 ㅠ
어차피 계속 내리는 눈,
막걸리 한병이 남아 있기에 쥐포를 안주로 손이시려 불도 쬐며
창촌초등학교 교가(校歌) 첫구절에 나오는 거 맞다
갤럭시 엣지7 카메라에도 저 정도 잡히는 눈발이라면 눈이 굉장히 많이 오고 있는거다
석화산 정상 바로 아래 직벽정도의 난코스를 겨우 빠져나온다
눈은 계속 내리고
날머리가 가까워 졌다는 안심이 들어 조금은 여유롭게 한컷 ,대바늘님과 안개꽃님
선행(先行)이 있어 길 잃을 염려는 없다
날머리가 가까워 졌음에도 눈은 계속 내린다
할미꽃,
오늘 처음 출산(出山)한 안개꽃님이 할미꽃이라고 분명히 말한다.
내가 이름하여 눈 내리는 '안개꽃속의 할미꽃'
산에 들에 피어 있는 꽃들의 이름에 가장 취약한데
사진도 찍었으니 이젠 확실히 할미꽃은 알겠다
왜 할미꽃이라고 명명되었는지는 모르나 자세히 보니 솜털이 많고 봉우리가 귀엽다
올해 산행의 처음으로 마련된 야외 하산주 자리.
푸른산악회가 익히 아는 서석 체육공원.
버스에서 잠시 몸은 녹였지만 젖은 옷이 조금은 춥다.
추운사람은 버스에서, 안 추운 사람은 바깥에서
총무님이 엊저녁에 만들었다는
동그랑땡,
호박전,
오징어초무침
그리고 돈나물
보기에 아주 좋타
새로이 제작한 주물철판에
물방개님 식당의 돼지고기 6kg 과 총무네 김치를 어우러
저게 23명이 먹고도 조금 남았으니
앞으로 가스의 화구(火口)만 바꾸면 완벽할 듯 하다
산행 이틀전
소나기가 있을 것이라는 예보는 들었지만
산행내내 네시간 이상을
거의 폭설에 가까운 눈을 맞을 것이라는 상상은 하지도 못했는데,
비 이건 눈 이건 미리 회원들께 준비시키지 못한 불찰(不察)이 있다
나는 나대로 눈꽃산행을 즐겼고 속으로 쾌재를 불렀지만
봄나들이 상태로 오신 회원분들께는 정말 죄송하다
"손 시렵고 엉덩방아 찧으신 회원님들께 미안합니다"
다행히
회장이나 산행대장이 이 산을 오게한 게 아니고
"월간 산"이 이 산을 오게 했다고 웃으며 편들어 주시는 분들이 계시어 흐뭇했습니다.
또, 어찌보면
예기치 못했던 자연으로 인하여
어려웠지만 잘 극복하고 안전하게 마무리한 이 산행으로 인하여
힘들었지만 좋았던 산행추억으로, 이야기 꺼리로 오랜동안 남을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말마따나
이 산행에 참여하신 분들은 이제 어느 산이라도 두렵지 않을 것입니다
문암산~석화산 산행에 동참하신 회원님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단조로운 삶은
역시 단조로운 행복만을 약속한다.
인간(人間)과 자연(自然)을 보고 배운다는 것은
언제라도 흥미가 있는 일이다 .
인간과 자연만큼 다양한 변주(變奏)를 허락하는
주제(主題)가 또 어디 있겠는가.'
첫댓글 이번 산행은
제가 작년에 말씀드렸던
산악회 운영방안중의 하나인
야외 하산주 부활을 한달 앞당겨 올해 처음 시행한 산행이었습니다
모든 준비가 완벽했었는데 눈과 비오는 날씨로 인하여 조금 추운 기온으로 약간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도
참여하신 많은 분들이 협동하여 일해 주시는 모습에 감동 또한 여전함을 느꼈습니다.
밤 늦게까지 호박전에 동그랑땡에 오징어초무침 준비해주신 총무님
철판 설거지 뒷처리 해주신 물찬배님
참여해 주신 고문님들, 운영진분들 수고많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