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 시험과 입학사정관제 (채용석 배명고등학교 진로진학상담교사,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파견교사)

[이상길]

::: 대학수학능력 시험과 입학사정관제 :::

대교협 대학소식 제183호 2014.1-2월호

채용석 (배명고등학교 진로진학상담교사,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파견교사)

과거제도와 대학수학능력시험

매년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가 되면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수능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가 수능성적이 좋은 학생보다 더 좋은 대학에 입학을 했고,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수시모집 제도는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시모집을 없애야 하고 정시모집에서 대학수학능력 시험 성적을 기준으로 단순화해서 선발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힘을 얻고는 한다.

그러면 왜 그렇게 시험과 성적으로 선발하는 것이 공정하고, 타당하다고 여기는 것일까?

그것은 고려시대부터 시행되어 온 과거제도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원개 과거제도는 중국 수나라 문제 7년(587년)에 처음 실시되었다. 개국초기에 강성했던 귀족세력을 누르고 중앙집권 체제를 강화하기 위하여 과거제도를 실시하여 당나라, 송나라에 계승되어 발달하게 되었다. 우리 나라의 경우 고려 4대 임금인 광종 때(958년) 지방 호족들을 견제하고, 세력을 축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신분의 차별없이(천민과 노비는 제외) 시험 성적으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과거제도가 처음으로 도입이 되었다. 이 제도가 조선시대를 거쳐 오늘날에는 고시제도로,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이어져 왔다고 보면 될 것이다. 천 년 이상을 시험 성적으로 인재를 선발하는 제도가 유지되어 오다 보니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는 빈부귀천에 의한 차별 없이 시험 성적으로 선발하는 것이 가장 공정하고, 타당하다고 여기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오늘날 고시제도와 대학수학능력 시험에 대한 신뢰로 이어지게 된 것이라 여겨진다.

하지만 시대는 달라지고, 요구되는 인재상도 달라지고 있는데, 이러한 과거제도 유형의 인재 선발이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에 대해서는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과거제도와 유사한 방식의 고시를 통해서 선발되는 공무원의 문화와 토론, 면접 등 다양한 방식을 거쳐서 선발되는 기업의 문화가 다르고 사고방식, 행동양식이 다른 것이 선발제도의 차이에 의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100대 기업의 인재상과 입학사정관제

대한상공회의소에서는 5년 간격으로 100대기업의 인재상을 발표하고 있다. 2008년 조사에서는 인재가 갖추어야 할 자질로 창의성, 전문성, 도전정신, 도덕성을 강조하고 있다. 2013년 조사에서는 도전정신, 주인의식, 전문성, 창의성, 도덕성의 순으로 나타났다. 2008년 조사 당시 가장 중요한 인재상으로 꼽혔던 창의성은 1위에서 4위로, 2위였던 전문성은 3위로 순위가 밀려난 반면 도전정신은 3위에서 1위로, 주인의식은 8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이는 전에는 기업들이 신기술 개발과 신사업 진출에 기여할 수 있는 창의적 인재를 원했다면 최근 세계적인 저성장, 내수침체를 겪으면서 강한 도전 정신과 주인의식으로 신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수 있는 인재를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시 말하자면 시대와 상황에 따라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100대 기업 인재상의 변화
구분	1순위	2순위	3순위	4순위	5순위	6순위	7순위	8순위	9순위
2008년	창의성	전문성	도전정신	도덕성	팀워크	글로벌역량	열정	주인의식	실행력
2013년	도전정신	주인의식	전문성	창의성	도덕성	열정	팀워크	글로벌역량	실행력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상의 주요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100대 기업 인재상 역량의 주요 키워드(2013)
인재상	역량 주요 키워드
창의성	상상, 창의, 인식전환, 독창, 가치 창출 등
전문성	최고, 전문, IT활용능력, 자기개발, 프로, 실력, 탁월 등
도전정신	개척, 모험, 도전, 과감한 시도, 위험 감수, 변화 선도 등
도덕성	인간미, 정직, 신뢰, 쿠결점, 원칙 준수 등
팀워크	협력, 동료애, 팀워크, 공동체의식, 배려 등
글로벌 역량	글로벌 마인드, 열린 사고, 국제적 소양, 어학능력 등
열정	열정, 승부근성, 체력, 건강, 자신감 등
주인의식	책임의식, 주인의식, 자율, 성실성, 사명감등
실행력	신속한 의사결정, 리더십, 추진력, 실천 등

시대 상황에 따라 인재상이 달라지면서 기업에서는 자신의 기업에 맞는 인재상을 대학에 요구하게 될 것이다. 기업의 요구에 맞춰 대학에서는 기업의 인재상에 맞는 학생을 선발하려 하고, 기업과 사회의 요구에 맞는 교육을 시켜야 될 것이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이 달라지게 되면 대학에서도 기존의 학생 선발 방식에 대해 고민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과 사회에서는 도전정신과 주인의식을 갖춘 인재를 원하는데 기존의 대학수학능력 시험 성적이나 학교생활기록부 성적 만으로는 도전정신이나 주인의식을 갖췄는지 확신을 할 수 없으므로, 다른 방식의 선발방식이 필요하게 되어 서류평가와 면접을 중심으로 하는 학생부종합(입학사정관제) 방식의 선발은 필연적인 결과로 보여진다.

19세기의 선발 방식과 21세기의 학생

2015학년도 대입제도 개선안이 발표되면서 달라진 것은 학생부종합(입학사정관) 전형의 선발 인원이 이전 년도에 비해 상당수 증가되었다는 것이다. 선발 인원이 증가된 반면에 평가에 참여할 수 있는 입학사정관의 수는 한정되어 있으므로 교수님들이 담당하는 위촉사정관의 수가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교 교사의 입장에서는 교수님들의 특성상 증명되기 어려운 학생의 잠재력이나 가능성에 중점을 두는 정성평가보다는 눈에 보이는 학생부 교과성적이나 수능성적과 같은 정량평가에 무게 중심을 둘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기우일까? 교수님들의 입장에서 창의력이나 도전정신, 주인의식 등 검증되지 않는 학생보다는 교과성적과 수능성적으로 검증된 학생이 더 우수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에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같이 고려가 되었으면 한다.

예전에 유행했던 말이 있다. “19세기의 교실에서, 20세기의 교사가, 21세기의 학생을 가르친다”는 말이다. 그것이 우리는 아직도 ‘19세기의 선발 방식으로 21세기의 인재를 선발하려고 하지는 않는가 ?’ 하는 것이다. 과거제도가 공정성과 차별없는 장점이 있는 선발제도인 것은 맞지만, 미래 사회의 인재를 선발하는데에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도 같이 고려되어야 한다.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고 진화하고 있는 것처럼 대학에서도 미래 사회에서 요구되는 창의성, 전문성, 도전정신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좀 더 유연성을 갖고,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학교육 제 183호
채용석 (배명고등학교 진로진학상담교사,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파견교사) 고려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 고려대 교육대학원 지구과학교육과에서 석사를 취득하였다. 서울특별시 교육청 진학지도지원단 대입전략분석팀장, 학부모지원팀장을 하였고. EBS와 대교협 대표강사 등을 하였다. 현재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파견교사로 근무 중이다. 저서로는 『교단일기』(공저), 『수시불패(공저)』, 『EBS로 신수능 휘어잡기(공저)』, 『진로와 직업 교과서(공저,삼양미디어)』 등이 있다. 진로지도와 대학입시와 관련된 부분, 특히 입학사정관 전형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주요 관심분야는 미래사회의 변화, 유망직업, 진로지도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