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벤츠 뉴 M클래스는 여러모로 만족도가 높은 실속있는 SUV다. 지난 98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세계적으로 30만대 이상 팔리는 높은 인기를 누린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M클래스의 첫 이미지는 그간 세단형 벤츠에서 느꼈던 고급스러움과 다소 거리가 있어보인다. 시승에 나선 ML400CDI는 전형적인 SUV의 단순미와 힘을 강조한 디자인이다. 17인치 대형 알로이 휠에 감싸여진 275/55R 타이어가 믿음직스럽다.
시동을 걸자 잠시 디젤엔진 특유의 떨림이 전해온다. 큰 차체 때문에 ‘각별히 조심해야 겠다’는 부담을 느끼며 도로 위에 올랐다. 막상 주행에 나서자 탁 트인 전방시야와 큼직한 백미러가 ‘큰 차’라는 운전부담을 한결 덜어준다.
시승차는 디젤차 답지 않게 민첩한 주행성능을 보여줬다. 엑셀레이터를 깊게 밟자 뒤쪽에서 밀어주는 힘이 강하게 느껴진다. 최고 250마력을 내는 3996cc 디젤엔진은 육중한 차체를 다이내믹하게 움직일 만큼 충분한 파워를 제공했다. 출발 후 시속 100km 도달시간이 웬만한 승용차보다 짧은 8.1초에 불과하다.
시승차는 SUV답게 오프로드에서 더욱 놀라운 성능을 발휘했다. 경기도 양평부근에서 비포장길로 시승차를 몰아넣었다. 상시 4륜 구동방식인 시승차는 한 두 바퀴의 접지상태가 불안해도 안정적으로 험로를 헤쳐나갔다. 네 바퀴 모두 디스크 브레이크를 탑재, 제동성능 역시 탁월했다.
벤츠가 뉴 M클래스에 적용한 신기술인 4ETS는 보이지 않고 느끼기 힘든 곳에서 운전자의 안전을 보조한다.
이 시스템은 마이크로컴퓨터 센서가 미끄럼 정도를 인식, 바퀴가 최적의 상태에 이르기까지 엔진 토크를 감소시켜 급경사나 내리막길에서 뛰어난 접지력을 제공하는 것. 4ETS는 ML400 시승 중 어떤 길에서도 안전하게 자신감 넘치는 주행을 할 수 있게 했던 숨은 공신으로 여겨졌다.
뉴 M클래스의 판매가격(부가가치세 포함)은 모델에 따라 6900만(ML270CDI)~1억200만원(ML400CDI). 차 값은 비싸지만 연료가 경유인데다 연비도 비교적 높아 유지비 부담은 적은 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