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界名車 이야기
① 캐딜락 V12 시리즈 85 타운 카브리올레(Cadillac V12 Series 85 Town Cabriolet, 1937년)-1916년 팩커드가 출시한 트윈 식스의 V형 12기통 엔진을 계기로 미국 제작사들의 다기통 엔진 개발 경쟁이 시작되었다. 캐딜락 또한 1926년 새로운 엔진 개발에 착수하여 1930년 1월, V형 16기통 엔진을 장착한 'V16'을 선보였다. V16은 당시 최대 기통수 모델로 최고급 자동차로서의 명성을 누렸다. 같은 해 10월 데뷔한 'V12' 는 팩커드, 링컨, 피어스 애로우 등 고급차 시장의 주종을 이루고 있던 V12 기통 모델들과의 경쟁을 위해 탄생하였다. 캐딜락은 V16, V12, V8에 플릿우드 제작한 52가지 보디를 소개했고, 본 전시품은 그 중 운전석과 승객석이 분리된 타운카 스타일로 제작되었다.
② 벤츠 300 SL 걸윙-슈퍼카의 위용을 가장 효과적으로 뽐낼 수 있는 걸윙 도어는 모두 이 차에서부터 시작됐다.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 이하 벤츠)는 레이싱카였던 W194를 양산 차량으로 만들던 중 구조적인 문제에 직면했다. 측면에도 프레임이 있던 이 차량에는 일반적인 형태의 도어를 설치할 수 없었던 것. 결국 벤츠는 고육지책으로 루프와 일체형으로 된 문이 갈매기 날개처럼 활짝 열리는 걸윙도어를 만들었다. 그렇게 1954년에 탄생한 300SL은 최초의 걸윙도어라는 수식어와 함께 오늘날 혁신을 상징하는 모델이 됐다. 이 상징성 때문에 지금까지 남아있는 300SL은 고가의 몸값을 자랑한다. 연식과 관리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경매 시장에는 10~20억 원 사이에서 거래가 되는 귀하신 몸. 그런데 최근 브링 어 트레일러(Bring a Trailer) 경매에 300SL이 올라왔다. 단 308대만 생산된 1956년식 300SL 중 하나다.
③ 코드 L-29 카브리올레(Cord L-29 Cabriolet, 1939년)-미국의 고급자동차 제작사 어번(Auburn)과 듀젠버그(Duesenberg)를 경영하고 있던 에렛 로반 코드는 1929년 자신의 이름을 딴 ‘코드’자동차회사를 설립하고 첫 모델 L-29를 생산한다. 코드 L-29는 다른 자동차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최초의 앞바퀴 굴림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앞바퀴 굴름은 당시 혁신적인 기술이었으나, 보닛과 휠베이스가 길어져 회전반경이 커볐으며 중량이 앞으로 쏠리는 문제가 있었다. 그리고 경제공황을 겪고 있던 1930년대 초에 3,295달러라는 높은 가격으로 인해 판매는 저조하였고 결국 1932년 단종된다. 아름다운 차체와 세계 최초의 앞바퀴 굴림 양산 모델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④ 다임러 DE36 쿠페(Daimler DE36 Coupe, 1952년)-1896년 설립되어 영국왕실 전용차 제작사로 알려진 영국 다임러의 마지막 직렬 8기통 모델. 다임러는 1896년 영국 최초로 설립된 자동차 제작사로 2차 세계대전 이후 다임러는 판매를 늘리기 위해 당시 다임러 사장의 부인 노라 도커의 제안에 따라 쇼카를 제작해 모터쇼에 출품하기 시작하였다. 1948년 ‘초록의 여신(Green Goddess)’이라는 이름의 쇼카를 시작으로 매년 새로운 이슈를 불러 일으킬 만큼 멋진 모습의 모델을 발표했다. 1952년 쇼카로 사용된 본 전시품은 후퍼(Hooper)에서 보디를 제작한 모델로 푸른색 외장에 사이드 패널에 촘촘히 그려진 네잎 클로버로 인해 ‘블루 클로버(Blue Clover)’라 불렸다. 운전석 옆 유리는 3중 방탄유리로 제작되었으며, 선루프를 장착하고 화장 도구와 칵테일 도구를 수납할 수 있는 캐비넷이 있는 것이 특징으로 이후 노라 도커의 Maybach Zeppelin DS8 Cabriolet개인차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⑤ 마이바흐 채플린(Maybach Zeppelin DS 8 Cabriolet 1934년)-마이바흐 제플린 DS 8은 세계 여러 자동차 회사에서 1930년부터 1937년 사이에 12기통 엔진을 사용하여 다양한 모델로 개발된 호화 자동차들 중에서도 최고의 위치를 차지하는 자동차에 속합니다. V형 12기통 엔진은 비행선에 쓰이는 엔진을 만들면서 얻어진 기술과 경험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며 ‘제플린’이라는 이름 역시 비행선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마이바흐는 1929년 V12 엔진을 장착한 Type 12를 생산하고 이듬해 4단 변속기를 사용한 DS 7을 발표하였으며, DS 7이란 명칭은 더블-식스(Double-Six) 7리터 엔진을 의미합니다. 이전 모델인 W5의 7리터, 6기통 엔진의 성능에 부족함을 느끼고, 새로운 엔진의 개발에 착수하였는데, 비행선인 LZ127 그라프 제플린(Graf Zeppelin)에 장착되었던 최대출력 518마력의 엔진 제작에서 얻은 기술과 경험을 기반으로 V12 엔진을 개발하게 됩니다. DS 7의 뒤를 이어 1931년에 배기량을 7,922cc로 늘리고 5단 변속기를 사용한 DS 8을 발표하는데, 이때부터 DS 8은 공식적으로 제플린이란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 모델에 제플린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된 것은 비행선에 쓰이던 강력하고 신뢰성 높은 엔진을 사용한 고급 자동차라는 특징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DS 8 제플린에 사용된 V12 7,922cc의 엔진은 3,200rpm에서 200마력의 최대출력을 내어, 3톤에 가까운 무게에도 불구하고 최고속도 171km를 낼 수 있었습니다. 12기통 엔진과 화려한 코치빌딩을 통한 높은 완성도와 고품격의 마무리 외에도 이 자동차의 가장 큰 특징은 변속기에 있었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자동차들이 사용하던 변속기는 기어의 물림이 쉽게 되도록 기어들의 회전수를 동기화 시켜주는 기구가 없어서 더블 클러칭(Double-Clutching)이라는 복잡한 클러치 조작 방법을 사용하여 변속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제플린에 사용된 변속기는 상시 동기화 방식에 진공으로 작동하는 물림 기구를 사용하여 출발, 후진, 정지 시를 제외하고 클러치를 밟지 않아도 스티어링 휠 중앙에 있는 2개의 작은 레버를 조작, 변속을 할 수 있었습니다. DS 8 제플린은 1938년부터 2년간 8단 변속기를 장착한 모델도 생산하였습니다.
⑥ 오스틴 프린세스 리무진(Austin Princess Limousine, 1953년)-1920년대 영국의 자동차 대중화를 이끈 모델 7의 제작사인 오스틴은 벤틀리에 버금가는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1952년 파리모터쇼에서 최고급 대형 모델 프린세스를 선보였다. 프린세스는 세단형과 리무진 2가지 보디 형태가 있었으며, 본 전시품은 리무진형으로 코치빌더 반덴플라스(Vanden Plas)가 차체 보디를 제작하였다. 8인승의 넓은 실내에 앞, 뒷문이 마주보며 열리는 클랩도어(Clap door)가 적용되었다. 주로 영국 왕실 및 외교관의 공식차로 애용되었으며, 구급차나 택시로도 개조되었다.
⑦ 쉐보레 플릿라인(Chevrolet Fleetline 1946년)-1941년에 4도어 세단 차량으로 처음 출시되었으며, 이듬해 2도어 패스트백 사양인 '에어로세단'이 라인업에 추가되었다. 원래 시리즈는 미국이 제2차 세계 대전에 참전하면서 민수용 차량 생산을 중단하고 군용 차량을 생산하면서 생산이 중단되었다가 1945년에 승전한 후 민수용 차량의 생산이 재개되어 1948년까지 생산하였다. 1947년 한 해 기준 전체 쉐보레 차량 총 판매량의 71.26%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2세대와 더불어 수집 가치가 높은 차량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차량들이 스트리트 로드로 만들어졌고, 파워트레인으로는 1941년형과 1942년형에는 3.5L 블루 프레임 I6 엔진이 탑재되었으며, 90마력/3,300rpm의 최고 출력을 냈다. 이외에도 쉐보레 350형 스몰 블럭 V8 엔진 및 350형 혹은 400형 변속기가 탑재되었는데, '싱크로메쉬' 3단 수동변속기 형태였으며, 보조 진공 변속기는 레버에 가하는 약간의 압력만으로도 기어 사이에서 움직였었다.
⑧ 메르세데스 벤츠 600 풀만(Mercedes-Benz 600 Pullman, 1972년)-128년 역사의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는 오랜 역사와 전통에 걸맞는 다양한 명차를 소개하고 있다. 10대 메르세데스-벤츠 명차에도 포함된 메르세데스-벤츠 600 풀만(Pullman)은 대형 럭셔리 세단으로 자동차 기술의 최고 정점을 표현하려는 의도로 제작되었다. 1963년 소개된 이후 1965년부터 생산되어 1981년까지 총 2,677대가 생산되었다. 메르세데스-벤츠 600은 크게 숏 휠베이스(Short Wheelbase)와 롱 휠베이스(Long Wheelbase)의 두 가지 변형 모델로 분류된다. 숏 휠베이스의 4도어 세단은 오늘날의 S600과 유사한 레이아웃을 지녔다.
파워 디바이더 윈도우가 리어 벤치 시트와 운전석과 분리가 되도록 디자인 되었다. 롱휠베이스 섀시인 풀만(Pullman)의 4도어 리무진은 운전석 뒷 좌석에 서로 마주 보는 좌석이 배치되어 있으며 운전석과 파워 디바이더 윈도우로 서로 분리되어 있다. 6도어 리무진은 전면을 향하는 시트로 가운데 2도어와 리어 벤치 시트로 구성되어 있다. 몇 대의 리무진은 뒷좌석이 컨버터블 탑으로 이루어진 landaulet이라 불리는 모델도 있었다. 이 모델은 정부, 교황, 독일 정부를 위해 제작되었으며 1965년 퀸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방문 시 의전용으로 사용되었다. 이 모델은 1971년 초기 생산이 중단되었다. 메르세데스는 2개의 쿠페 차량을 제작했다. 하나는 메르세데스-벤츠 600을 디자인한 루돌프 박사(Rudolf Uhlenhaut)의 은퇴 기념으로 증정되었다. 세 번째 쿠페는 칼 미델하우베(Karl Middelhauve)와 동료들이 만든 600 SWB로부터 제작되었다. 몇몇 회사에서는 고객의 주문에 따라 차량을 변경하기도 했다. SWB 차량으로부터 장례식 리무진이 제작되기도 했었다. 이 차량들은 오늘날 미국에서 이어져가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600은 대형 6.3L V8엔진과 오버헤드 캠샤프트, 보쉬(Bosch)에서 특수 제작 퓨얼 인젝션이 채용되었다. 조정가능 에어 서스펜션은 부드러운 승차감과 어떤 도로 상황에도 멋진 핸들링을 제공한다. 1980년 현대의 마이바흐(Maybach) 57과 62 모델 도입까지 메르세데스-벤츠 600에 필적할만한 모델이 없었다. 헤드램프는 오늘날의 가로 형태와 달리 세로 형태이며, 가운데 벤츠를 상징하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센터에 벤츠 엠블렘이 솟아 있다.
1964 Mercedes-Benz 600 Pullman Rear View 비틀즈의 존 레넌(John Lennon), 그리스 선박왕 오나시스(Aristotle Onassis), 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Elezabeth Taylor), 헤프너(Hugh Hefner), 록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Elivs Presley)가 탔던 자동차이기도 하다.
롤스로이스 팬텀 Ⅵ(Rolls-Royce Phantom Ⅵ, 1969년)-1906년 창업후 90년간, 우리나라 한 자동차회사가 1년간 생산한 물량의 10분의 1에 불과한 10여만대의 자동차만을 수공업으로 생산하였으나 차 하나하나에 얼마나 많은 정성을 쏟아 만들었을 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자부심으로 태어난 많은 모델 중 팬텀시리즈는 중후하고 고전적인 수제품의 명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 중에서도 영국 왕실전용차로 사용되었던 팬텀VI은 흠잡을 데 없는 명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팬텀VI은 40만파운드(약5억원)에 팔려 당시 최고의 비싼차로 기록되기도 했다. 이 팬텀VI은 가격에 걸맞게 호화로운 실내장식을 갖고 있다. 앞좌석 뒷면에 부착된 고급 테이블을 비롯하여 실크 커튼, 두대의 전화기, 기압계, 그리고 앞좌석과 독립된 에어컨 시스템 등이 있으며 냉장고와 별도의 칵테일박스를 갖추고 있다. 이로 인해 차체는 6m에 달하고 차량무게는 무려 3t에 가까워 V8 6,750cc의 대형 엔진을 탑재해 거대한 몸집을 움직인다. 이로써 시속 100km 도달시간은 13.8초 정도로 일반승용차 수준을 유지할 수 있으나 연료소비율은 과도한 무게로 l당 5km에 불과하다. 이후 팬텀VI과 같이 수작업에 의한 차량제작은 오일쇼크와 대량생산에 밀려 어려움을 겪게 된다. 더구나 날로 강화되는 안전법규에 대한 요구는 값비싼 롤스로이스의 충돌테스트를 필요로 하게되어 더욱 더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그래서 80년대 이후에는 이미 개발된 차의 차체를 늘리거나 실내를 고급화하는 특수제작 주문차량을 주로 만들게 된다. 93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전시된 팬텀VI은 차의 우수함을 떠나 호화스러움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원목으로 장식된 최고급의 실내, 최첨단 전자장비와 최고급의 오디오를 자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