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야마 여행3 - 오카야마 역에서 모모타로를 보고 불꽃 놀이 하나비에 가다!
오카야마 岡山 서쪽 키비쯔의 키비국 을 상징하는 우라(溫羅) 는 가야계 또는 백제계 왕자
라는 설이 있는데 키노죠 (鬼の城) 가 7세기 후반에 지어진 한반도식 산성이라는 점에서...
아마도 백제가 멸망한 이후에 일본으로 건너간 백제 세력이 축조한 것으로 생각되고
야마토 (大和) 정권과의 세력다툼 끝에 몰락한게 아닐까 하고 추측해 본다.
규슈 남쪽 미야자키현의 히유가(日向 일향) 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을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면 미카도(神門) 면 난고손(南鄕村) "구다라노사토(百濟の里)" 가 나온다.
이곳은 7세기 말에 백제가 망한후 의자왕의 아들인 정가왕 (禎嘉王) 일행이 일본으로
피신하였으나 덴무의 반란에 휘말리는 바람에 배 두척에 나누어 타고 피신한 곳이다.
풍랑으로 정가왕만 이곳에 상륙하고는 뒤따라온 덴무의 추격군에 대항하다가 이 소식을
듣고 장남 복지왕자가 구원하러 왔을 때는 이미 전사한 뒤 였다고 한다.
“백제 마을” 난고손에는 정가왕의 무덤이 있고, 미카도 신사에서 주신(主神) 으로
모시며 왕비는 이웃 다나카베 신사에, 장남은 기조의 히키 신사에 모셔져 있다.
그리고 매년 음력 12월 18일 에는 아들 복지왕이 멀리 90km 나 떨어진 아버지 정가왕을
보러 오는 "시와쓰(師徒) 마쓰리" 가 천년을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는 것이다!
구다라노사토에는 나라 동대사에 있는 천황의 보물창고인 정창원(正倉院) 을 본 떠
서정창원이 지어져서 당화육화경(唐花六花鏡) 을 비롯 여러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그럼 정가왕은 여기 키비국이 망하면서 그 머나먼 남쪽 규슈까지 도피했던 것일라나?
키노죠 (鬼の城) 는 한반도 양식의 산성으로....
성곽의 안전을 위해 수문(水門)을 건설하고 토사 유출을 막기 위해 돌을 깔고 협공이
용이하도록 치(雉) 를 건설하는 등 일본에서는 볼 수 없는 양식이라고 한다.
키비쯔 신사 를 돌아보노라니 갈대를 입힌 초가 지붕에 꽃잎이 수북히 떨어져 쌓인
모습이 사람의 마음을 푸근하게 한다.
조금 더 들어가니 삼나무가 빽빽이 들어선 깊은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대나무 통으로
연결시켜 손을 씻고 입을 헹구도록 한 모습이 참 자연스럽네.....
자그만 연못에는 이런 산속의 신사에는 잘 어울리지 않을법한 붉고 흰 잉어가 노니는
모습이 생경스럽다?
몇 건물을 더 둘러보고는 신사를 내려오니 포스터가 하나 붙어있는 데.... 내용을
보니 키비국의 절과 신사를 순례 하며 찍은 사진 응모대회인 모양이네....
이 신사는 이웃의 키비쯔히코 신사와 더불어 키비국을 평정한 키비츠히코노미코토
(吉備津彦命) 를 모시는 신사인 데, 특히 국보로 지정된 본전이 볼만하다.
이 주변에 키비나카야마(吉備中山) 는 큰 바위 등에서 제사를 많이 지냈다고 하고
지금도 금줄을 쳐 놓고 신성한 구역이라고 들어가지 말라는 표지가 보인다.
신사를 뒤로하고 밑으로 내려오니 올라 갈 때는 미처 살피지 못했던 연못이 보이고
그 옆의 건물은 분위기로 보아 무슨 신사와 절인 모양이다?
게시판에 키비로 자전거도로 가 그려져 있는데 이상한 것이..... 왼쪽이 오카야마
(岡山 강산) 이고 오른쪽이 소자 (總社 총사) 이니!!!!
평소 우리가 보던 북극이 위쪽으로 되어 있는 지도와는 반대로 되어 있네? 하기사
그런 지도는 중국인들이 그리는 것이고 몽고족의 지도 는 반대라....
몽고족은 남쪽 중국땅을 내려다 보므로 지도 위쪽이 중국땅으로 그리니, 우리로
치면 제주도와 부산이 위쪽에 그려진 지도인 셈이네?
키비쯔역으로 돌아오는 길은 올 때와 역순인데 "논" 을 보니 우리처럼 흙담이 아니라
논 가를 돌 로 두줄로 담을 쌓아 수로 를 만들고.....
거기다가 논가에는 비닐 을 깔아 누수를 방지한 모습을 보니 모든걸 대충 처리하지
않고 완전하고 튼튼하게 만드는 일본인들의 습성이 보인다!
2층집 마당이나 담 바깥 공터에는 텃밭의 개념인지 대를 쪼개어 포도 나무며 호박
이나 가지 그리고 토마토를 심은 모습이 소꿉놀이 하는 것 같다?
집들은 담 이 아예 없거나 있어도 나지막한 데 대문 은 아예 보이지 않는다. 높은 담을
두르고 철조망을 얹은 위에 철대문을 다는.....
우리나라 주택과는 영 다른 분위기이네? 그럼 일본에는 "도둑" 이 정말 없는 것일러나?
길에 포스터가 붙었는 데, 오늘 8월 6일 밤에 무슨 여름밤 축제 가 열리는데 VS(대)
雄本 (웅본, 구마모토?) 이라고 적은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네?
草津(초진)과 도쿄며 삿포르는 또 무어람..... 축구 경기일까? 역에 도착해 철길을
건너가니 그 옆으로 붉은 꽃 뒤로 밭에 참외가 익은 모습이 탐스럽다!
오카야마 가는 기차가 들어오는데 보니 기다리는 승객 중에 기모노 입은 소녀들이
눈에 뛰는 것은 그 포스터의 오늘밤 "축제" 에 참가하는 것일러나?
17시 46분에 키비쯔 きびつ 吉備津(길비진) 역을 출발한 기차는 17분만인 18시 03분에
4정거장째인 오카야마 岡山(강산) 역에 도착한다!
기차에서 내려 역안으로 들어가 코인로까에서 배낭을 찾아 밖으로 나오니 기모노 를
차려입은 처녀들이 하도 많이 보여 물어보니 오늘밤 하나비(火花) 가 있단다!
아무리 축제라지만 이 많은 처녀들이 전통옷 기모노 를 입다니... 우리나라 처녀들
은 이제 한복 은 잘 입지를 않는 데!!!
그럼 일본의 처녀들은....... 자기네 민족의 "전통을 기리는 정신" 의 차이일러나?
역에는 원숭이와 강아지 그리고 새를 동반한 소년 의 그림이 보여 저게 뭘까 생각하고
나오는데 광장에는 역시 세 동물을 거느리고 칼찬 소년의 동상이 서 있다!
그때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아 저게 모두 “모모타로”이구나!!! 모모타로는
우리나라의 해님 달님 얘기처럼 일본의 어린이들도 모두 아는 얘기인 데....
옛날 오카야마의 할아버지 부부는 애를 보기를 소원하다가 빨래하러 간 강변에서
복숭아 를 주워왔 는데, 집에서 자르니 남자 아이 가 나왔다고 하네!
이 아이 모모타로 는 청년이 되어 오니가시마에 사는 악한 도깨비 를 물리치러
가게되는 데, 할머니가 키비당고 (吉備團子 길비단자) 를 챙겨준다.
가는길에 모모타로는 이 키비당고 를 주고 개와 원숭이 그리고 꿩 을 부하로 삼으니,
꿩이 자물쇠를 열자 개는 도깨비의 다리를 물고 원숭이는 몸을 활퀴었다.
도깨비가 항복 하며 보물을 내주면서 목숨을 애걸하니 모모타로는 의기양양하게 마을
로 돌아왔다고 한다.
이는 키노죠(鬼の城) 에 사는 우라(溫羅) 라고 하는 귀신을 격파하기 위해 나라(奈良)
야마토(大和) 조정에서.....
키비츠히코노미코토 (吉備津彦命) 가 이끄는 군대를 파병한 것을 의미하는 걸까?
일본지도 사이트 www.mapion.co.jp 에서 미리 인쇄한 오카야마 시내 칼라지도를
손에 들고는 길을 건너서는.....
오른쪽으로 따라 쭉 내려가니 켄초도리 けん-ちょう 県庁通り(현청통리) 라!
좌회전하여 3블록을 가니 니시가와 西川(서천) 자그만 운하 옆에 바로 우리가 라쿠텐
트래블에서 인터넷으로 에약한 마리아 호텔이 보인다?
어... 그런데 자세히 보니 8-16 西川町, 北歐 주소는 맞는 데, 마리아 가 아니라...
마이라 Hotel Maira 호텔이네?
새삼스레 선입견과 편견 의 무서움이 느껴진다? 호텔에 체크인을 한후 불꽃놀이 를
보기 위해 방에다 배낭을 던져놓고 샤워만 한 후에 다시 밖으로 나온다.
시간이 7시 반인데 거리가 너무 감깜하여 시계를 잘못 보았는지 놀라 다시 보아도
그 시간이라 의아해 하다가 이내 우리가 도쿄시간 을 쓰고 있음을 깨닫는다.
즉 도쿄와 서울은 30분 정도 시차가 있는데 우리나라가 독자적인 서울표준시 를
쓰지 못하고....
일본의 도쿄 표준시 를 빌려 쓰고있다 보니 우리 정오는 실제로는 11시 반 인 것이라...
그러니까 이 정도 어둠이면 우리나라는 밤 8시가 되는지라 그런 시간에 익숙하다보니
겪는 당황함인 데, 그렇다고 표준시를 일본에서 독립해 서울 시간 으로 새로 만들면....
시간 주권 을 회복했다는 자존심은 살리겠지만, 무역으로 먹고 사는 우리로서는 서양인
들에게 일본시간과 한국시간을 구별해야 하는 부담 을 줄수야 없는 일이니 어쩌랴!!!
불꽃놀이는 아사히가와 강변 에서 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위치를 몰라 누구에게 물어
야 하나 걱정을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겐초도리를 따라 동쪽으로 가니 뒤따라 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네?
날은 이미 어두워졌는데 전차가 다니는 네거리를 건너니 이내 길거리는 차량 통행이
금지된 보행자 전용 으로 수많은 인파가 물결처럼 흘러가고 있다.
길거리에는 임시 포장마차 가 수없이 세워져 있고 찬 물이며 빙수, 아이스크림이며
먹을거리를 파는 가게로 손님을 부르는 소리가 가득하다!
그 때 요란한 굉음이 들리며 빌딩 사이 하늘에서 불꽃이 터지는 소리가 요란하니...
8월 첫째 토요일에 열리는 모모타로 축제 하나비(火花) 가 시작된 것이다!
가다보니 멀리 왼쪽으로 오카야마 성이 보이는데, 이제 분수 앞에 이르니 사람으로
인산인해라 더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어 서서 불꽃놀이를 구경한다.
불꽃은 4천발 이나 쏘아올려 진다는데 좀더 자세히 보고싶은 욕심에 앞으로 나아가
긴 줄에 서서 강변의 제방으로 올라가니 여기도 사람들로 만원이네?
오카야마 인구가 70만인데 오늘밤 불꽃놀이를 보는 사람은 시골에서 상경한 사람도
있겠지만 참여 인파가 40만 에 육박한다고 하니 일본사람들의 참여 열기를 알만하다!
도로에는 양쪽으로 수많은 포장마차가 줄지어 들어 섰는데 돼지고기나 닭고기며 쇠고기를
꼬치에 끼워 구워서 파는 야키도리 포장마차가 인기가 있는지 긴줄이 선 것을 본다.
몇 년전에 본 오사카 텐진마쓰리 전야제인 오가와 강변 불꽃놀이의 그 백만인파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뜨거운 열기를 느낀다.
오늘 일정이 너무 빡빡하여 피곤한데다가 사람들이 너무 많아 그만 도중에서 발길
을 돌려 돌아오는데 역시나 인파 때문에 걷기가 힘들다!
오다가 자그만 식당으로 들어가니 이미 밤 8시 30분쯤 되었는데 종업원 아줌마가
덴뿌라 는 안된다며 죄송하다고 다른걸 시키라고 하네?
아마도 영업시간이 지나 가게문을 닫으려고 튀김 식용유 기름솥에 불을 끈 것일까?
하지만 우린 국물 생각 이 간절하여 그렇다면 일어서려니....
뜻밖에도 조금 기다려만 준다면 덴뿌라 우동 을 만들어 주겠다네..... 차 없는 거리에
인파는 미어터지고 포장마차에 손님은 넘치건만....
정작 도로변 식당에는 손님이 전혀 들지를 않아 파리만 날리다가... 겨우 받은 손님을
놓치기가 싫었던 모양일까?
미안한 마음에“오이시이 데스요!” 한마디 해주니 활짝 웃으며 연방 고개를 숙이면서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라네?
계산을 치르고 식당을 나와 우리 호텔로 가는데, 우리 등뒤에다 대놓고 머리를 몇
번이나 숙이며 거듭 인사를 하는 것을 본다!
호텔 근처에 이르러 영국 리버풀 비틀즈 거리에서 보았던 기네스“GUINNESS" 라는
상호를 단 술집으로 들어간다.
감자튀김 프랜치프라이를 하나 시킬까 하다가... 그냥 안주는 없이 600엔 하는 독한
기네스 2잔을 드는데 이 집은 유럽의 여느 술집 같은 분위기이다!
첫댓글 멋진 사진과함께 여행기 즐감 합니다^^*
일본은 가히 축제의 나라이네요?
덕분에 축제구경에 골목골목 구경잘하고 갑니다 우동이 먹음직스럽습니다 ^^
뜨거운 국물이 먹고 싶어 좀 억지를 부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