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5.8) 즈음하여 올
리는 글이지만, 금년에도 함 되새겨 보심직도 해서 미리 좀 올려 봅니다.그려.
평소 제가 "효는 만행의 근본이다"라고 합지요. 녜.ㅎ ㅎ
(길지만 조용한 마음으로 한
번 읽어 보시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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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상을 물리고 나서 어머님이 물었어요."그래 낮엔 어딜 갔다 온거유?"
"가긴 어딜가? 그냥 바람이나 쐬고 왔지!!"아버님은 퉁명스럽게 대답했어요.
"그래 내일은 무얼 할꺼유?"
"하긴 무얼해? 고추모나 심
어야지!!"
"내일이 무슨날인지나 아시우?"
"날은 무신날 ! 맨날 그날이 그날이지 ~"
"어버이날이라고 옆집 창식이 창길이는 벌써 왔습디다
...."
아버님은 아무 말없이 담배
를 입에 물고 불을 당겼지요.
"다른 집 자식들은 철되고 때되면 다들 찾아 오는데 우리 집 자식들은 뭐가 그리 바쁜지? 원 ~~"
어머님은 긴 한숨을 몰아쉬며 푸념을 하셨지요."오지도 않는 자식놈들 얘긴 왜 해?"
"왜 하긴? 하도 서운해서 그러지요. 서운하긴 당신도 마찬가지 아니유?"
" 어험 ~ "아버님는 할말이
없으니 헛기침만 하셨지요.
"세상일을 모두 우리 자식들만 하는지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 자식 잘못기른 내죄지 내죄야~!!"
어머님은 밥상을 치우시며 푸념아닌 푸념을 하였지요.
"어험 !! 안오는 자식 기다리면 뭘해? 그냥 이렇게 살다가 죽으면 그만이지 !!"
아버님은 어머님의 푸념이 듣기 싫은지 휭하니 밖으로 나가셨어요.
다음 날 어버이 날이 밝았지요.조용하던 마을에 아침부터 이집저집 승용차가 들락 거렸어요.
"아니 이 양반이 아침 밥도 안 드시고 어딜 가셨나? 고추모를 심겠다더니 비닐하우스에 고추모도 안뽑고 ..."
어머님은 이곳 저곳 아버님
을 찾아봐도 간곳이 없었지요
"혹시 광에서 무얼하고 계시나?"광문을 열고 들어 갔어요
거기엔 바리바리 싸 놓은 낯설은 봇다리가 2개 있었어요.
봇다리를 풀어보니 참기름 한병에 고추가루 1봉지,또 엄나무 껍질이 가득 담겨 있었지요.
큰아들이 늘 관절염 신경통
에 고생하는걸 알고 준비해 두었던 것이지요.
또 다른 봇다리를 풀자 거기에도 참기름 한병에 고추가
루 1봉지 민들레 뿌리가 가
득 담겨 있었지요.
[ 옮긴 글 ]
작은 아들이 늘 간이 안 좋아 고생하는 걸 알고 미리 준비해 두셨나 봐요.
어머님은 그걸 보시고 눈시
울이 붉어졌어요.언제 이렇
게 준비해 두셨는지 ...
엄나무 껍질을 구하려면 높
은산엘 가야 하는데 언제 높은 산을 다녀 왔는지 ...
요즘엔 민들레도 구하기 힘
들어 몇일을 캐야 저 만치 되는데 ...
어젠 하루종일 안 보이시더
니 읍내에 나가 참기름을 짜 오셨던 거지요.
자식 놈들이 이 마음을 알려는지 ...어머님은 천천히 발을 옮겼어요.
동네 어귀 장승백이에 아버
님이 홀로 앉아 있었지요.구부러진 허리에 초췌한 모습
으로 저 멀리 동네 입구만 바라보고 계셨어요.
어머님은 아버님의 마음을 잘 알기에 시치미를 뚝 떼고 "아니 여기서 뭘 하시우?고추모는 안 뽑구?"
" ......... ""청승 떨지말구 어서 갑시다. 작년에도 안오던 자식놈들이 금년이라구 오겠수? "어머님이 손을 잡고 이끌자 그제서야 아버님은 못
이기는척 일어 났지요.
"오늘 날씨 왜 이리 좋은기여?어서 가서 아침먹고 고
추모나 심읍시다"
" ..... "아버님은 아무 말없이 따라 오면서도 자꾸 동네어
귀만 처다 보셨지요"
없는 자식복이 어디서 갑자
기 생긴다우? 그냥 없는듯 잊고 삽시다"
" 험.험 ..."헛기침을 하며 따라오는 아버님이 애처로워
보였지요.
집에 돌아와 아들오면 잡아주려고 애지중지 길러왔던 씨암탉을 보고 "오늘은 어버이 날이니 우리 둘이 씨암탉이나 잡아 먹읍시다~
까짓거 아끼면 무얼하겠수? 자식 복두 없는데..." " ...... "
아침 밥상을 차리면서 "오늘은 고추모고 뭐고 그냥 하루 편히 쉽시다.
괜히 마음도 안 좋은데 억지로 일하다 병나면 큰일 아니우?
다른 집들은 아들 딸들이 와서 좋은 음식점에 외식이다 뭐다 하는데 우린 씨암닭 잡아 술이나 한잔 합시다"
" 험험 ... "그때였어요.아침상을 마주하고 한술 뜨려 하는데 "아브이 어므이~" 하면서 재너머 사는 막내 딸과 사위가 들이 닥쳤지요.
어렸을 때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를 심하게 저는 딸이라 늘 구박만 주었던 딸인데 사위랑 함께 땀을 뻘뻘 흘리며 헐레벌떡 들어 왔어요.
깜짝 놀라며"아니 니가 어떻게...제 몸 하나 잘 가누지 못하는 니가 어떻게 왔니?"
"어므이 아브이 !! 오늘 어브이날 이라 왔어 아브이 좋아하는 쑥 버므리 떡 해가지고 왔어~"
그러면서 아직 따끈따끈한
쑥 버므리떡을 내 놓는 것이 아닌가?
"아니 이 아침에 어떻게 이 떡을 만들었니?"
"저이하고 나하구 오늘 새벽부터 만들었어~맛이 있을런지 몰라 히히"
"이보게! 박서방! 어떻게 된건가?" "네 ! 장모님 저사람이 어제부터 난리를 첬어요.
장인 어른께서 쑥버므리떡 좋아하신다고 쑥 뜯으러 가자고 난리를 치고 또 밤새 울거내고 새벽부터 만들었어요"
"그랬구나 ! 그런데 왜 이렇게 땀을 흘리고 왔어? 천천히 오지~!"
"저 사람이 쑥 버므리떡은 따끈할 때 먹어야 맛있다고 식기전에 아버님께 드려야 한
다고 뛰다시피해서 가지고
왔어유"
"에이구 몸도 성치않은 자식인데 ..."소아마비로 인해 딸이 몸이 성치 않아 몇 년전 한쪽 다리가 불구인 사위를 얻어 시집을 보냈던 딸이었지요.
언제나 어머니 마음 한구석에 아픔으로 자리했던 딸이었기에 그저 두내외 잘 살기만을 바라는 마음이었지요.
어느 사이 어머님의 눈가엔 눈물이 배어 나왔어요."참! 아브이 어므이 이거!!" 하면서
카네이션 두송이를 꺼내어
내미는 거였지요.
"저이가 어제 장터에 가서 사왔어! 이쁘지? 히히~ 내가 달아 드릴께 !!" 하면서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아 주었지요
"아브이 어므이 오래오래 살아야돼 !! 알았지? 히히"
"그래 알았다 오래 살으마 !! 너희들도 행복하게 잘 살아라 !! 박서방 정말 고맙네 !!"
"아니에요 장모님 !! 두 분 정말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세유"
"그려 그려 정말 고맙네 !!""아브이 어므이 어서 이 쑥떡 먹어봐 !!ㅈ맛이 어떨런지 몰라 히히~"
"그래 알았다 " 아버님과 어머님은 쑥 버므리떡을 입에 넣으며 목젖이 울컥하는것을 느꼈지요.
눈가엔 눈시울이 붉어 졌지만 애써 참으며" 그래 참 맛있구나 !! 이렇게 맛있는 쑥떡은 처음 먹어 보는구나 당신도 그렇지요? "
" 흠흠 으응 .... "아버님은 목이 메어 더이 상 말을 하지 못하셨지요.
"참 !! 술 술 ..."사위가 잊었다는듯 보따리에서 술병을 꺼냈어요.
"이거 아브이 어므이 드린다구 박서방이 산에서 캔 산삼주야~ㅈ작년에 산에 갔다
캤는데 팔자구 해두 장인어
른 드린다고 안팔구 술 담은거야"
"박서방이 산삼을 캤구먼"
"네! 작년에 매봉산에서 한뿌리 캤시유"
"에구 몸도 성치 않은 사람이 ..."산삼주를 받아든 아버님의 손끝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지요.
"평생 홀아비로 늙어갈 몸인데 저렇게 이쁜 색시를 주셔서 넘 고마워유"
"무슨 소린가? 몸도 성치않는 자식을 받아 준 자네가 고맙지!!"
"아녀유? 저한테는 너무 과분한 색시구먼유"
"그려 그려 앞으로도 못난 자식 잘부탁하네 !!"
"장인 장모어르신 오래오래 사세유"
아버님은 눈시울이 뜨거워 더 이상 앉아있지 못하고 슬며시 일어나 나가셨지요.
병신 자식이라 불쌍하게만 여겼지 아들처럼 공부도 안 시키고 결혼식도 안 올리고 그냥 시집을 보낸 딸 자식이었는데 ...
그저 시집보냈으니 있는 듯 없는 듯 신경 안쓰던 그 자식이 어버이 날이라고 이렇게 불쑥 찾아 올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지요.
더욱이 내가 좋아하는 쑥 버므리떡을 밤을 새워가며 해
가지고 올 줄이야. 내 평생 이렇게 맛있는 떡을 먹어 본적이 있었던가?
무엇이든 아들 형제만 주려고 생각했지 병신 딸은 언제나 안중에 없었지요.행여 병신 자식이라고 업신 여겼던 자
신이 한없이 부끄러웠어요.
불구의 몸이지만 딸의 마음이 저렇게 깊은 줄 이제서야 알았지요.
아들들 때문에 서운했던 마
음이 딸로 인해 풀어졌어요.
먼 아들보다 가까운 딸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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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못난 소나무가 온 산을 지키듯 소외 시키고
신경도 안 쓰던 딸자식 효도에 감동이 밀려옵니다
잘 키워 판 검사 만들면 뭘 합니까 불효 하는 자식은 소수가
잘 키운 자식입니다 어버이 날 뜻 깊은 효도에 가슴이 뭉클합니다
아름다운 글 감사합니다.
경암님 어버이날 아름다운글 잘보고갑니다.건강히시고 감사합니다
속담에 병신자식이 효자노릇 한답니다
잘 읽었습니다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고 다만 찌저 지는 가슴에 눈물만 흘립니다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경암님! 아름다운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딸의 효심 본받아야겠어요.
아들아! 내년에는 꼬~옥 부모님 찾아 뵙도록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