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에는 아직도 얼음길이네.
친구들 즐거운 휴일 되길 바래요.>
지난 토요일 사위와 함께 치악산 등산을 했었습니다.
사다리 병창의 계단을 오르다 잠시 포즈를 취하고 찍은 사진을 친구들 단톡방에 전송했었습니다.
자랑하려고 했는데 기분좋은 봄날인데도 형편이 여의치 않은 친구도 있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FAFC3D5CAC1E4418)
<아직은 젊군 친구여
난 어머니가 위독해 병원에 다녀오는 중...>
자랑한 것이 미안하여
<어머니가 위독하시다니 애석하네.
빨리 쾌차하셔서 좋은 봄 맞이하셨으면 좋겠네.>
대화는 그렇게 적었지만 못내 궁금하여 친구에게 전화했습니다.
<밥을 못 드신지 며칠 되었고 항문이 풀려서 곧 돌아가실 것 같네.>
친구의 걱정어린 말에 위로말을 했습니다.
<그래. 돌아가실 때까지 마음 편한 말씀만 해드리게.
숨지기 전에 의식은 있으니까 어머니 앞에서는 좋은 말만 하고
나쁜 말은 하지 않도록 가족들에게도 당부하게.>
다음날
<어머님이 임종하셨네.>
친구로부터 문자가 왔습니다.
<그래 고생했어. 어머님 좋은 곳에 잘 모셔드리자.>
친구의 어머니가 그렇게 가셨습니다.
조문길에 생각했습니다. 친구가 어머니의 영정앞에 통탄의 눈물을 흘릴 것이라는 것.
우리 장모님이 돌아가실 때도 그런 눈물 흘리지 않으려면 어쩌지?
요즘 치매 초기증상 때문에 괜한 일에 화를 내는 일이 잦아지신 장모님이
살아계시는 동안에 기뻐하시는 일을 해 드려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모님 집 주변에 꽃나무를 심어드려야겠다.
예쁜 꽃나무를 떠올렸습니다. 명자나무, 홍매, 박태기, 목백일홍...
산림조합에서 운영하는 나무시장에 가서 명자나무와 박태기 묘목을 몇 개 샀습니다.
“어머니. 오후에 꽃나무 심으러 가겠습니다.”
79세 연세에도 농사일을 놓지 않으시는 장모님입니다.
찾아 뵙겠다는 사위의 전화에 희색이 가득합니다.
그 후 30분에 한 번씩 전화하신 것 같습니다. 어디쯤 왔냐고 언제 오냐고.
장모님댁을 다녀온 지 일주일 남짓인데 그 사이에 딸사위가 그리웠나 봅니다.
장모님, 붉은 꽃들이 예쁜 명자나무, 박태기나무들이에요.
예쁜 꽃나무 될 때까지 만수무강하세요.
그런 마음으로 뜰 안에 나무들을 심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8D2B345CAC1AD50E)
내맘대로 텃밭에서 캔 자색돼지감자입니다.
작년 싹이 떨어진 늦가을부터 새싹이 나기 전까지 조금씩
캐서 날로 먹으면 식감이 아주 좋습니다.
<그거 무슨 맛으로 먹어요?>
돼지감자를 캐는데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그러십니다.
<그냥 건강한 맛으로 먹지요. 허허허>
씹는 맛이 야콘이라 할까, 아삭한 맛이 일품입니다.
또 구수한 맛이 입안에 그득합니다.
돼지감자만 먹기 싱겁다면 사과 한 입 돼지감자 한 입씩 번갈아 먹으니
먹을 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