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봄 뮤즈 에로스의 인천공연을 보러 인천 도화동을 30여년만에 걸으면서 옛날 생각에 잠겼다.
공연장 노크는 도화동과 제물포역 중간쯤에 있는데, 30여년전 그 근처에 대명음악학원이 있었다.
원래 대명은 지금의 도원역 바로 건너편 철공소가 많던 길 2층에 있었다.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잘 모른다. 내가 처음갔던건
1990년경이었을까...
막드럼의 진수를 창피한줄 모르고 펼쳐대던 고등학교때 거기서 합주를 했었다. 삼익 2베이스 드럼과 질젼 A 시리즈 심벌들이 있었는데, 상태 좋은 레모 핀스트라입들이 끼워져 있었고, 소리도 제법 좋았던걸로 기억된다.
당시 거기 있던 형이 훗날 제로지와 시나위에 들어가는 신동현 형이었다. 그형이 Over the Mountain 인트로 보여주는거 보면서 우와! 했던 기억이 난다. 동현이형은 심벌스탠드도 공연때 빌려주고, 아우들한테 텃세를 부리지도 않는 착한 사람으로 기억된다. 드러밍이 대해서도 몇가지 배웠었다.
1991년이었나, 대명이 도화동으로 이전했는데, 지하였고, 학원의 내부모습은 당시 다른 학원들과 비슷했다.
합주실에 드럼한대 있고, 드럼연습방에는 고무판이 열개정도 있었나.... 고무판도 지금 인터넷에서 파는 스탠드 달린 패드가 아니라, 나무에 고무를 오려서 붙인 수재품이었다. 본드의 접착도에 따라 리바운드가 각각 달랐다. 재수없는 날에는 드럼 한번도 못 치고 고무판만 치다가 집에 와야했다. 물론 에어콘 따위 없었을 것이다.
얼마후 1992년쯤 동현이형이 제로지에 가입했고, 제로지멤버들이 대명에서 기거했었다. 나도 함께 라면 얻어먹던 기억이 난다.
거기 원장은 동현이형의 친형이었던걸로 기억.
그때 제로지엔 조현명 형이 베이스를 쳤는데, 현명이형도 아주 착했다.
그때 제로지는 인천을 주활동무대 삼아 월미도나 시민회관에서도 공연했었다.
동현이형은 Tommy Lee 를 표방하며, 대체 어디에서 주문했는제 28인치 베이스드럼도 가져와서 사용했었다.
당시 도화동은 많은 학교들이 운집해 있었는데, 장발의 멤버들이 길에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종종 목격하곤 했으니, 난 잘은 모르지만, 분명 여러 에피소드들이 있었을 것이다.
사실 그때는 길에서 메탈 뮤지션들 다니는 모습을 종종 볼수 있었다. 메탈이 대중적이던 시대라곤 절대 말할수 없지만, 교회에서 드럼치고 싶어서 학원에 가면 먼저 카피하는 곡이 Cindrella의 Somebody save Me 였던 시대였다.
그러다가 그 합주실이 얼마 안 있다가 동인천의 대명 라이브 카페로 변신했다. 우리팀도 거기서 공연한적 있었는데, 대만제 Mark 2베이스 드럼에 랙까지 설치되어 있었고, 역시 악기 지명도에 비해 튜닝상태는 좋았던걸로 기억된다.
그 공연장도 얼마 안 있다가 없어졌고, 몇년후 동현이형은 시나위에, 난 신성우밴드에 가입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난 사람들과 우르르 몰려다니는 성격이 아니라서, 대명에 있던 형들과 친하게 지낸거도 아니고, 깊게 알지도 못한다.
동현이형은 방송국에서 가끔 봤었고, 2009년에 홍대 클럽에서 마지막으로 만났었다.
요즘 90년대 인천 락에 대해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갖는데, 아무도 대명얘기를 하는걸 들어본적이 없다.
작년 뮤즈 에로스 T9형 방송 출연때 나라도 얘기했어야 했는데....
첫댓글 역시 쇳물파전님은 한국 락의 전설이십니다
전설들 근처에서 좀 기웃거렸지요
아주 잘 읽었습니다
문득 남영동의 성 음악원이 떠오르네요^^
거기에 대한 글 써주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