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쓰고 놔두면 조금 있으면 소멸되는 근속 휴가가 있어서 마누라보고 시간 한번 잡아 보라고 했다.
딸레미도 회사에 연가를 내고 합류를 하겠다 하여 계획에 없이 가족여행이 되어 버렸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처음에는 이번에 아들이 제주도로 이사 갔으니 제주도로 가는 것으로
짜 보니 경비가 너무 많이 든다고 다른 곳으로 가자고 딴 곳으로 물색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얼마 전 동료들과 술자리가 되어 한잔하면서 그 이야기를 하니 싸게 갈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하여 그 자리에서 마누라하고 통화를 시켜주고 술을 마셨다.
다음 날 보니 그 통화 후 바로 이전 계획 다 취소하고 다시 제주도로 가기로 결정을 내려놓고 있었다.
그 모든 것을 마누라한테 맡겨주니 틈만 나면 딸레미하고 통화하면서 이랬다 저랬다한다.
4일 휴가에다 토 일요일을 포함하니 6일이나 된다. 살면서 이렇게 긴 휴가는 처음이 아닌가 싶다.
이번 휴가 중에 단 하나 페러글라이딩은 한번 타 보자 의견일치를 보고 일정 중 유일하게 그것 하나만
예약해 두었다. 토요일 오후 비행기
차를 타고 가면 주차비 무시 못 한다고 우리 동네에서 경유해서 부산 가는 버스를 타고 가자고 하여
시간 맞추어 나가는데 동네 안에 트렁크 끌고 다니면 부끄럽다고 급하게 차를 타고 트렁크를
풀어 놓고 차를 다시 집에 가져도 놓고 뛰어갔는데 버스 정류장 다 와 가서 보니 휴대폰을 안 가지고 나왔네
버스는 올 시간이고... 할 수 없이 마누라 먼저 타고 가라고 하고 뒤돌아왔는데 여행 초장부터 분위기
물 아래 가삤다. 딸레미하고 사상에서 만나 경전철 타고 공항으로 이동하기로 했는데 할 수 있나
휴대폰 챙겨가지고 하단가는 버스롤 타고 하단에 도착 택시를 탔는데 이전 생각하고 별생각 없이 탔는데
그야말로 그기서 그기까지 택시비가 장난이 아니다.
시간적 여유는 많아서 사상 도착하니 마누라 딸레미 쇼핑 삼매경에 빠져 내가 늦게 온 걸 다행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이런 걸 두고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버스같이 안 탈 때 사람 잡아먹을 것 같은 인상은 다 풀려 있었다.
제주에 도착 전기차를 랜터했는데 토요일 저녁 즈음부터 화요일 1시까지 7만 원 차 연료비 만칠천 원 그야말로 거저다
저녁은 아들레미가 자리를 잡아 두었다고 제주 시내로 갔는데 이전 제주 관광 오면 관광지 위주로 돌다 보니
항상 깨끗하고 넓은 주차장이었는데 시내 돌다 보니 얼마나 복잡한지 몇 바퀴를 돌고 돌다 어쩌다 차 한 대 빠져나오는
걸 보고 옆에 대기하고 있다가 안쪽 공터에 쏘옥 주차하는데 행재한 기분 아들레미 여친하고 먼저 와서 자리하고 오면
배고프다고 미리 고기를 굽고 있다.
아들레미 나이 서른. 이전부터 아들 딸레미한테 서른 이전에 결혼하면 결혼식 올려 줄 것이고
그 이후는 국물도 없다라고 공지를 했다. 이전에 여친 있는 자리에서 운을 한 번 띄우니
아들레미 여친이 하는 말이 우리 떳떳하게 벌어 스스로 당당하게 결혼하고 싶단다.
이번에도 먼저 와서 자리 챙기고 간단한 선물까지 준비한 걸 보니 볼수록 당차고 예쁘다.
행복한 가족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흐뭇한 마음에 오늘 저녁은 내가 한턱 쏠테니 맘컷 먹으라 위세를 했는데 나중에 계산하려고 하니
아들레미여친이 벌써 계산해 버렸다. 마음 씀씀이가 고맙다.
잘 먹고 나왔다. 대리를 불러 차를 빼러 가는데 공터 입구에 차가 막혀 있다.
전화했는데 그야말로 꼰대 김여사의 표본을 본다. 한참을 기다리니 넉실넉실 오면서 왜 전화를 했냐는 표정이다.
그러면서 지켜보니 차를 빼주러 왔으면 고맙다고 인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따진다.
아이구 김여사님 아니면 박여사 정여사 아니 윤여사겠다.
숙소에 와서 한잔 더 걸치고 잔다. 새벽 5시도 안 되어 잠이 깬다.
아침에 한 바퀴 돌까하고 일어나니 마누라 딸레미도 같이 나선다.
제주 돌담길 이리저리 걷다 보니 기분이 너무 좋단다. 계획된 것은 단 하나 페러글라이딩 시간 부담 없이
천천히 나갈 준비를 하고 있으니 바람이 불어 페러글라이딩은 탈 수가 없단다 할 수 없이 내일로 예약을 해두고
무작정 나왔다. 몇 해 전 마누라하고 딸레미 둘이서 제주여행을 왔는데 정방폭포에서 딸레미 해산물 시켜서
술 한잔하고 싶다고 했더니 마누라가 다음에 너거 아빠하고 오면 그때 하라고 했다고 딸레미 그것을
버킷리스트로 하고 싶다고 하여 그걸 오후 일정으로 넣자고 한다
우리 딸레미 술은 꽤 마시는데 그래도 아빠하고 마시는 술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하는데 어쩌겠나.
가다보니 제주도 길 양쪽 숲길 숲터널 차 타고 드라이브 그야말로 죽인다.
한참 가다보니 유체꽃 길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탄복에 탄복을 하면서 가다 서다 걷다를 반복한다. 가다가 화장실이 급하다고 길 옆 주차장으로 차를 대고
저거는 화장실 가고 나는 옆을 보는데 유체꽃밭이 끝없이 펼쳐서 있다.
화장실 다녀온 마누라 딸레미도 그걸 보고 눈이 돌아삔 듯. 유체꽃에 취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유채꽃 구경을
했는데 그야말로 감탄밖에 나오는 게 없다. 남는 게 사진밖에 없다고 연방 휴대폰으로 찍으면서 세상이 즐긴다.
알고 보니 앞 주까지 유체꽃 축제를 한 곳이란다. 이럴 때 무계획이 상팔자라고 시간 구애받음이 없이 마음껏 즐겼다.
한참 만에 나와 가다 길 옆 가든에서 점심을 먹고 근처 서귀다원으로 갔는데 그곳 또한 한 바퀴 돌기는 그저 그만이다.
분위기에 취해 차를 마시고 또 차를 타고 딸레미 버킷리스트 정방폭포에 가서 해산물 시켜서 소주 한잔 너무 좋다.
이후 외돌개로 이동 일몰을 구경하고 해물찜에 랴멘요리가 일품인 가게에 들어가 술 걸치는데 얼마나 분위기 좋은 지
술이 술술한다. 다음날 늦게 일어나니 오늘도 바람이 불어 페어글라이딩은 못 탄단다.
근처 순두부찌개식당 종류대로 나오는데 그야말로 일품 순두부를 먹고 태웃개 해안을 거닌다 절경이다.
찬바람이 쌩쌩 몰아치는데 태웃개 해안에는 젊은 애들이 바다 다이빙을 즐긴다. 젊음이 좋긴 좋다.
제주 관음사로 이동 둘러보고 아들레미 자기가 먹어 본 중에 제일 맛있었다는 해장국집을 추천 먹어보니 정말 맛이 있다.
한라수목원에 둘려 한참을 둘러보고 오는 길에 미스틱카페에 둘렸는데 그곳 정원이 정말 환상이라 직장 퇴직 후에
이런 곳을 관리하면서 지내는 것도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숙소로 오는 길에 모두 페러글라이딩 못 탄 것이 너무 좋단다
그로인해 좋은 것 많이 보고 즐길 수 있었다고.
저녁 정말 추천하고 싶은 음식이다. 황칠 토종닭으로 가슴살은 닭샤브샤브 그 나머지는 백숙이라는데 통구이 식으로 해서
찢어 놓은 것 같고 마지막으로 죽을 만들어 주는데 가격도 그렇고 맛도 그렇고 정말 대만족이다.
제주에서 마지막 날 샤러니 숲길을 걷는다. 제비꽃 현호색 등 야생화가 만발하고 천남성이 땅을 비집고 올라오고 천천히 둘려
보면 끝이 없겠다. 그렇게 거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공항으로 향하는데 아는 지인한테서 전화가 온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가까운 시간에 퇴직을 생각하고 있는데 퇴직하면 농촌 관련 일을 하고 싶다고 더러 이야기를 하곤
했는데 퇴직을 하게 되면 농원관리를 좀 맡아 주라는 것이다. 어제 카페에서 정원 관리하면서 지내도 좋겠다 생각을 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누라 딸레미도 아빠한테 딱이네 타이밍이 절묘하네 하면서 머리를 복잡하게 한다.
그렇게 오후 비행기를 타고 제주를 나왔다.
아직도 이틀의 휴가가 남았다. 시간 많은데 뭐 딸레미 집에서 하룻밤 자고 가자고 하여 딸레미 집으로 가서 짐 정리해 두고
나와 근처 맛집에서 여행 뒤풀이 겸 한잔 잘했다.
모두 하나같이 살아오면서 이번 같이 이런 알차고 재미난 여행은 없었단다 나 또한 그렇고...
첫댓글 느긋하게 가족여행을 즐기셨네요
사진을 몇장 올렸으면 더 좋았겠습니다
사진찍는 소질도 없고 찍히는 것도 별시리 안 좋아해서요...
와우~~~,
멋진 인생이십니더~~~!!!!!!!!
그렇게 숨가쁘게 뭐에 쫒기듯 바쁜 일정속에서도 여행 뒤풀이에 참 잘 다녀왔다는 후담이시니 멋져예~,멋져~~~!!!
'어중제비'님~,늘~홧팅!!!~~~,♡
읽어내려가면서 넘나 잼있었습니더...
제주여행 대리만족이여예~~~,♡
항상 재미나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의 즐거움
좋은 곳 구경하고 맛있는 것 맛보고 행복이 따로 없지요.
퇴직을 앞두고 또 다른 일자리를 가진 것에 박수를 보냅니다.
제2의 인생 파이팅!!!
감사합니다. 퇴직 후 일자리 결정된 건 아직 하나도 없습니다. 또 하나의 선택지가 생겼다는 것 그것에 일단은 만족합니다.
가족여행은 함께 편하게 갈 수 있어 좋지요 일정도 자유롭고 하고싶은일도 기다리고 있으니 즐거운 인생입니다 저도 2박3일 제주 가족여행가는데 해장국집 궁금합니다 미스틱 카페는 꽃이 많은지요? 조언부탁드려요
미스틱 카페는 꽃이 많다긴보다 도깨비를 소재로 아기자기하게 꾸며 두었습니다. 화산석에 분제도 더러 있고...
ㅎ
함께 여행한듯 세세한 설명이 참 맛깔나는 여행기입니다.
가족들의 행복한 모습이 눈에 보이는듯 합니다..^^
요즘 저도 숙소만 정해두고 하루 한가지만 목적지 두고는 그때그때 발길 가는대로 다녀도 곳곳이 여행하기 좋더라구요..
감사합니다.
한 글자라도 빼 먹을까봐 한 참 여행이야기 읽었네요..ㅎ
가족하고 함께하는 여행은 편안함이죠...^^
끝까지 읽자니 힘드시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