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만물상
[만물상] 고독한 승부사 박종환
최수현 기자
입력 2023.10.08. 20:49업데이트 2023.10.08. 23:17
https://www.chosun.com/opinion/manmulsang/2023/10/08/6V6BSLCITZDZ5KJSNYTNKEZOT4/
※ 상기 주소를 클릭하면 조선일보 링크되어 화면을 살짝 올리면 상단 오른쪽에 마이크 표시가 있는데 클릭하면 음성으로 읽어줍니다. 읽어주는 칼럼은 별도 재생기가 있습니다.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 부속 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박종환 전 축구대표팀 감독의 빈소. /뉴스1
▶황해도 태생 박종환은 월남 후 강원도 춘천에 정착해 소년 시절 미군 부대에서 ‘하우스 보이’로 일했다. 대학 다닐 때도 가정 형편이 어려워 식당에서 일하며 축구 선수로 뛰었다. 선수 시절 박종환은 왼발을 단련하려고 한 달 동안 오른발에 붕대를 감고 왼발만 쓰는 훈련을 한 적도 있었다. 그만큼 스스로를 혹독하게 밀어붙이는 독종 스타일이었다.
▶그는 청소년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1983년 멕시코 세계 선수권에서 4강 신화를 이루면서 일약 국민 스타로 등극했다. 한국은 지역 예선에서 탈락했는데, 북한이 심판 폭행으로 국제 대회 출전 금지 징계를 받으면서 우리에게 기회가 돌아왔다. 당시 한국은 30년간 월드컵 본선 진출조차 못 했던 세계 축구의 변방이었다. 축구협회는 박종환에게 티켓을 반납하고 출전하지 말라고 압박했지만 박종환은 기회를 차버리는 게 말이 되느냐며 싸웠다. 결국 엄청난 일을 내고 말았다.
일러스트=김성규
▶박종환의 별명은 ‘독사’였다. 혹독하고 강압적인 훈련과 강한 카리스마로 선수들 사이에 악명이 높았다. 선수들에게 태릉선수촌 가파른 뒷산을 매일 아침 뛰게 했다. 박종환은 “웬만한 공수부대 훈련보다 힘들었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해발 2000m 넘는 멕시코 고지에서 대회가 열린다는 점을 고려해 마스크를 쓴 채 400m 트랙을 20바퀴 이상 달리게 했다. 처음 마스크를 착용하고선 선수들이 5분을 못 버텼다고 한다. 엄격한 규율과 체벌을 병행했다. 선수들은 “감독님 눈빛만 봐도 무서웠다”고 고백한다.
▶멕시코에서 대표팀은 멕시코, 호주, 우루과이를 차례로 꺾었고 4강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에 졌다. 기동력과 체력에 감탄한 해외 언론이 ‘붉은 악령’이란 찬사를 보냈다. 현지 멕시코인들은 차고 있던 시계까지 풀어주고 선수단 버스를 에워싸며 환호를 보냈다. 당시 출전했던 한 선수는 “죽기 살기로 뛰는 우리 모습에 감동받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멕시코 4강 이후 한국에 축구 열풍이 불었고, 박종환은 폭발적 인기를 바탕으로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다섯 번 역임했다.
▶화려한 축구 지도자 경력을 쌓았지만, 말년에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줬다가 돌려받지 못하고 사기까지 당하면서 배신감과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방송에 출연해 “자존심이 있어서 누구한테 신세 지는 걸 싫어하다 보니 전국을 돌며 떠돌이 생활을 했다”고 했다. 한국 축구에 누구보다 강렬한 족적을 남긴 박종환이 7일 별세했다. 절대 권위를 가진 카리스마 리더십의 한 시대가 저물었다.
/최수현 논설위원·스포츠부 차장
최수현 기자
호랭이야
2023.10.08 21:09:22
한국의 축구실력을 한단계 끌어올린 박감독에게 경의를 보냅니다
답글작성
202
0
정동래
2023.10.08 21:32:35
붉은악마의 상징을 만들어 내신 영웅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당시 김포가도에 환영식 열광 지금도 눈에 선 합니다 부디 좋은곳에 영면 하십시요 다시한번 고개 숙역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답글작성
156
0
명동신사
2023.10.08 21:00:11
평소 존경하는 박종환 선배의 명복을 빌어맞이하면서.... 내가 고인을 마지막으로 만났던 것은 ( 우연치 않게) 2001년 겨울, 진주시내의 대중목욕탕에서 이다.
답글작성
113
0
ksw1010
2023.10.08 21:32:07
전설이 영원한 별이되셨네요,평안한 영면 기원합니다.
답글작성
41
0
duduqls
2023.10.08 21:47:38
대한민국 축구발전에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하늘나라에서 편안히 영면하세요
답글작성
35
0
조?자
2023.10.08 22:12:24
박감독 돈떼어. 먹은것들 천벌 받을겨 박감독님 편히. 쉬십시요
답글작성
31
1
馬上得之
2023.10.08 22:58:55
故 박종환 감독님이 일화 천마 감독으로 계실때 동대문 운동장에서 경기만 있으면 근무하다가 축구 보러 갔었다 직장이 동대문 이스턴 호텔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박종환 감독님만큼 나 같은 열성 팬이 많은 감독님이 앞으로 나올까? 세월이 많이 흐른후 스타 마이웨이에서 박종환 감독님이 나왔을때 얼마나 기쁘고 반가웠는지... 사람다운 사람이 한분 한분 떠나는 것이 슬프다 인간같지 않은 것들만 대한민국에 버글 버글하다
답글작성
28
0
DT로떼
2023.10.08 21:42:24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답글작성
27
0
푸른솔1
2023.10.08 21:55:05
안타깝다.. 한국 축구의 별이 떨어졌군..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답글작성
25
0
톡투유
2023.10.08 22:30:35
2002년 월드컵 거리응원의 시초가 되게 하신분~~
답글작성
22
0
Hope
2023.10.09 01:08:04
축구계를 바꾼 박종환감독이었는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답글작성
21
0
떠나는배
2023.10.08 22:16:15
불광불급. 고인의 명복을 빈다.
답글작성
17
0
왕초
2023.10.08 23:18:42
Rest in peace!!
답글작성
14
0
둥이할머니
2023.10.09 01:13:49
오늘의 대한민국 축구역사에 박종환님을 빼면 스토리가 안된다.운동에 관심없든 국민들에게 축구를 일깨워준분이 박종환님이라 생각한다.방송프로에 노년이 평안치않은 모습의 감독님을 접하고 참많이 안타깝다는 생각이었는데 하늘나라로 가셨다니 마음이 쓸쓸하다.고인의 명복을 기도드리며 아시아게임에서 금메달 딴것은 알고가셨다싶고 편히 잠드시길.
답글작성
6
0
개인정보
2023.10.08 23:11:18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답글작성
6
0
JAFO
2023.10.08 23:40:04
한국축구계의 진정한 레전드였는데... 부디 편안히 영면 하소서
답글작성
5
0
생각하며살자
2023.10.09 00:03:45
히딩크 이전에 뚜렷한 성과를 낸 지도자는 박종환이었다.
답글작성
4
0
유리아찡
2023.10.08 23:06:46
生老病死- 어쩔수 없군요. 평안하소서.
답글작성
4
0
블랙사파이어
2023.10.09 05:25:06
일화 천마 축구팀을 명품우승클럽으로 만들고 한국축구의 저변과 실력을 세계수준으로 끌어 올리신 분, 축구를 놓으시고 말년에 고생하시다 가셨군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RIP!
답글작성
3
0
조갑절
2023.10.09 00:52:12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답글작성
3
0
elgt
2023.10.08 23:47:58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답글작성
3
0
여강의 선비
2023.10.09 06:43:59
왜 우리는 훌륭한 분들이 이렇게 쓸쓸히 퇴장하게 해야 하나? 세상이 아무리 각박해도 문화사회의 기본은 좀 지키자.
답글작성
2
0
sookmek
2023.10.09 05:47:44
최고감독분중 한 명 박종환감독 이름 영원할것 사실상 대한민국축구를 업그레이드한분
답글작성
2
0
윙즈
2023.10.09 04:54:36
한국 최초로 감독 팬 클럽이 생기고 선수보다 감독 인기가 대단했고 경기 날엔 개인 팬들로 관중 50%를 차지 할 정도였습니다. 편히 영면하시길 바랍니다.
답글작성
2
0
도고산
2023.10.09 03:23:14
스파르타식 훈련의 대가셨던 박종환 전 감독께서 세상을 하직하셨군요. 절친인 故 이주일 씨와 재회를 하셨겠습니다.
답글작성
2
0
WARM GREY
2023.10.09 07:09:55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멕시코 월드컵 4강에서 시원한 골을 넣었던 모습. 국민학교 교실 TV로 시청하던 기억이 아른합니다.
답글작성
1
0
산과강
2023.10.09 06:39:00
스포츠는 약간의 강압적인게 승리를 가져온다. 그게 박종환표의 결과였던거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답글작성
1
0
메타부스
2023.10.09 06:24:49
박종환축구는 승패를 떠나 화끈하고 재밋었다. 축구의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해준 승부사...
답글작성
1
0
이후양
2023.10.09 08:59:59
재판장도 심판받고 처벌 받을 수 있는 법율을 제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어떤 형태의 재판장이 처벌의 대상이 돼야 하는지 그 사례들은 지난 김명수 대법원장 시절에 적나나하게 국민들앞에 표출되었으니 이제 국민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규합하여 정하면 그 처벌대상이 될 재판형태를 찾아낼 것이고 어떤 방법으로 처벌할 것인지 입법화 조치도 가능하지 않겠나?
답글작성
0
0
석화
2023.10.09 08:49:13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