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새해에 복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저는 한 2년동안 필리핀에 가서 지내다가
며칠 전에 돌아왔습니다.
돌아와 보니 세상이 많이 변했더군요.
수필마당도 괴상한 이름으로 바뀌고
회원님들도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못생긴 나루형이 카페를 지키고 있는 것을 보니 감개 무량합니다.
사실 필리핀은 제 고향이나 다름이 없지요.
저는 가끔 필리핀에 가서 살다 오곤 한답니다.
제 모습이 동남아 계통이거든요.
그래서 필리핀에 가 있으면
마음이 편하답니다.
이제 돌아왔으니
카페에 자주 놀러 오겠습니다.
여러분!
돌아온 잘생겼어를 환영해 주세요.
참고로
저는 옛날에 이 카페에서
나루형의 외모를 비하하는 글을 썼다가
다섯번 강제퇴출당한 사람으로 제 이력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의 이력서
계룡산 기슭 세동리에서 출생
손이 귀한 집 아들로 태어나자
할머니는 날마다 업고 다니며 자랑을 함
어린시절을 산 아래 외딴집에서 살며
지게를 지고 산에 가서는 쇠꼴을 먹이고
개복숭아, 머루, 개암 등을 따 먹고
소나무 송진을 껌 대신 씹으며 아카시아 꽃과 진달래꽃을
먹으며 유년시절을 보냄.
초등학교 4학년 때
멱 감고 놀다가
그날 밤
고열에 시달리다가 온 몸이 마비되어
사망.
할아버지가 죽은 나를 들쳐업고 이십리를 달려가
대전 병원에 시체 상태로 입원
병원에 가던 어머니가 교회 십자가를 보고
달려 들어가
“우리 아들 살려 주세요. 그러면 평생 교회 열심히 다니겠습니다“
라며 절규
전도사님 기도 빨로 죽은 지 사흘 만에
부활.
그 후 어머니는 ‘예수’라는 이름에서 ‘일순’으로 개명
(이름이 예수그리스도와 같아 불경스럽다고 해서)
열심히 교회출석
지금은 권사님으로 날마다 나를 위해 기도함.
초등학교에 다니면서 공부하고는 담을 쌓음
집에 오기 바쁘게
가방을 내팽개치고
뒷산 주인 없는 공동묘지로 뛰어가
묘지위에 난 땅벌 굴을 쑤시다가
머리에 온통 혹이 나고, 두 번째 죽음을 맞이할 뻔함.
날마다
복숭아 서리 포도 서리
서리하느라고 초등학교 시절 다 보냄
6학년 때
아버지가 담임을 함
아버지 덕분에 꽁짜로 과외를 했으나
공부는 꼴찌
졸업할 때
아버지 빽으로
유사 이래 듣도 보도 못한 ‘국어 읽기 상’ 수상
중학교에 입학해서는
성적이 향상
50명 가운데 46등
음악실에 가다가 복도에 있는 종을 호기심으로 침
아직 수업시간 시작되려면 멀었는데
종이 울리자 교무실에 있던 선생님들
벌떼처럼 나와서 나를 포획
한 시간 동안 교무실에서 무릎 꿇고 벌을 섬
완전 꼴찌로 커트라인에 걸려 고등학교에 입학
1학년 때 반에서 20등으로 성적이 급상승
2학년 때 막걸리 수학선생님이
내 공책을 전시함
그 때부터 수학만 공부
그 후 6개월 만에 수학 만점
3학년 때 성적이 수직 상승
고등학교 친구들은
나를 공부 잘했던 아이로 기억
졸업 후
대학 진학
무미건조하게 대학생활 하다가
2학년 마치고 군에 입대
최전방
강원도 화천군 봉오리 상서면 보병 27사단 포병 99대대 입대
배고프면 뒷산에 올라가 더덕을 캐 먹음
어떤 신병이 취사반 옆에 똥을 싸 놓는 바람에
집합
인사계가 똥을 싸릿가지로 찍어 입에 넣어줌
운 좋게 나는 콩나물까지 먹음
얼떨결에 야간 사격 특등사수로 뽑혀
영하 30도 되는 최전방에서 밤마다 사격하러 다님
일병 때 10.26발생
휴가 중 귀대 한다고 하니까
할머니가 만류
휴가기간을 다 채우고 귀대했다가
한 달 동안 똥을 치움
제대 후 3학년에 복학
내 여동생 간호 하던 문숙이가
대전 공설 운동장 뒤 골목으로 끌고 가더니
결혼하지고 유혹
아직 생각 없다고 거절
문숙이 그 후 자기 동생 미숙이를 나에게 소개
미숙이 내가 다니는 학교에 입학
미숙이는
일주일에 한 번씩 빨간 가방에
수건과 비누를 넣어 가지고 와서는
목욕을 같이 가자고 강권
목욕탕 앞에서 미숙이 나오기를 한 시간 씩 기다림
졸업 후 안산상고 부임
황태자로 불리며 인기 독차지
교무실 자리에 꽃병만 다섯 개
책을 놓을 곳도 없었음
자취생활
천정에서 물이 떨어지면 양동이로 받음
미숙이 졸업과 동시에 결혼
이듬해 딸 선엽 출생
안산에 거주
반월 신문 논설 주간 위촉
신문사 창간호부터
15년 동안 칼럼을 씀
동산교회 출석
예수 역을 맡은 탈렌트가
건강이 악화되어
교회에서 하는 '사랑의 메시아' 연극에서
내 얼굴에 가발을 씌우면
예수와 같을 것이라는 연출자의 오판으로
얼떨결에 예수 역을 맡아
연극대상을 받고
전국순회 공연
청주교도소에서도 공연
그 후
동산교회에서 설립한
명문 안산 동산고등학교 이사로 선임
또한
전교조 안산 시흥 지부장역임
전교조활동을 열심히 하다가
파면대상자 명단에 오름
사퇴각서를 쓰라는 말에
안 쓴다고 하고 시골로 도피
나 몰래 교장과 내 후배가 공모
대신 각서를 씀
겨우 파면을 면함
잘나가다
아내의 실수로
집안이
풍비박산
방랑의 시작
서울로 전근
여고로 부임
황태자는 이제 옛말
얼마 전 버스를 탔는데
대학생으로 보이는 청년이 나보고 하는 말
“할아버지 여기 앉으세요”
“괜찮아”
벌떡 일어나더니
“할아버지 빨리 앉으세요”
내 주변에 진짜 할아버지들도 많았는데
버스 안에서 개망신
음식점에 가면 아주머니들이 비쩍말라 불쌍하게 생겼다고 하며
밥을 더 퍼 주기도 함.
동료들은 나를 필리핀 사람으로 취급.
어쩌다 중앙문화센터에 출입
서정범 교수님 덕분에 수필가란 칭호를 얻음
진짜 쪽팔리는 글을 쓰며
수필가 행세를 함
초등학교 동창들 앞에서 가끔 폼을 잡음
걷는 것을 좋아하며
음주가무를 즐김
'지랄발광춤'의 창시자
공옥진의 병신춤을 능가함
아직도
되지도 않는 수필쓴다고
껍쩍거리며 똥폼을 잡고 다님
반 미치광이
솔직한 사람을 좋아함
그렇지 않은 사람을 싫어함
수업시간 중에는 웃고 재밌게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냉정하게 대함
아이들 손잡거나
어깨 감싸며 친절한 척하는
남자 교사들을
능멸함
그런것처럼
공연히 여자들에게
친절을 베푸는척하며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준다든가 하며
지저분하게 놀며
여자들에게 접근하는 눔덜은
사람취급을 하지 않음
남자든 여자든 화끈하고 솔직한 성격의 소유자를 좋아함
주량은 소주 두병
마시다 보면 6병까지도 가능
몸무게 59
신장 174
비쩍 마름
제대로 된 것 하나도 없음
첫댓글 진짜 말랐네여...언제 술 한잔 합시다.....
말랐어도 그다지 말라보이질 않고 인물이 볼만합니다.
정말이네요. 대전 어느골목에서 빈대떡에 막걸리가 생각나네요/ 참 오랫만이네요. 새해 복 많이받으세요
이렇게 멋진 이력은 첨봅니다...수필한편 읽은듯 합니다..
ㅎㅎㅎ 반갑고 고맙습니다. 잘생겼어님 발표(?)한 글 중에 가장 압권임. 새로운 형식과 진솔함과 재치와 못보던 겸손까지 겸비한 지상 최고의 수필임. 역시 유학은 필리핀으로 갔다와야돼.
앞으로 귀한 남자회원들은 처벌 기준을 대폭 완화해서리....여성의 퇴학처분에 해당할 때 정학, 여성의 정학 처벌량일 때 반성문 한장 뭐 이런식으로 해야겄어. 흠.....귀남이들 귀남2 귀남3 귀남4
남녀평등사상이 엄는 카페는......폐쇄하라...일케 데모할 겁니다....ㅎㅎㅎㅎㅎ....그러셔유,....남정네들 마나야...우리도 잼나지....
평등? 군대갔다오세요~
아그!! 낳아 보슈!!!???
반갑습니다! 다 아는 이력.. 읽을 필요 못 느끼고 눈 도장 꾹! 꽤 시끄럽겠구요 ...올.....
보라님은 꼭 읽으시오. 그럴 부분이 있어서 그러오. 그리고 일부는 외우시오.
버선발로 맞이합네다. 포옹으로.....넘 찐~~한ㄱ ㅏ
이렇게 환영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그런데 보라님이 누구신지 나를 아는 분 같은데.......불사조님 특별히 감사합니다.포옹까지 해주시니.
아실 턱~읎지요. 쬐껴났다 다시 오신 분... 우찌....미숙씬 안녕하시쥬?
보라님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한번 놀러오슈. 요새는 내가 대전에서 놀구 있응께
정말 오랜만이네요 ,반갑습니다 ,,
수에즈님도 오랫만이네요, 반갑습니다.
수에즈님, 정말 오랫만!
참으로 오랫만에 들렀더니 반가운 분이 보이네요. 반갑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부~자 되세요.
오랫만입니다. 부자는 댁이나 되세요. 저 한 잔 먹고 지금 막 왔습니다.- 새벽 남자.-
반갑습니다...반갑고..보고싶고...아지매님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