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럼 잘 치는 기준이 대체 뭐냐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
음악 평론가들이나 기타리스트, 보컬리스트들도 드럼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럼에 대해 엄청 많이 아는 척하는 경우도 많다.
사람들이 자주 언급하는 요소들은 많다. 그루브, 느낌, 테크닉, 모션, 정확도, 사운드 등등.
내가 중요시 하는 부분들을 설명해 보겠다. 이는 곧 내가 추구하는 드러밍이라고 생각해도 될것이다.
난 조화를 가장 중요시 한다.
음악의 흐름을 따라서, 그냥 받쳐줘야 할때는 받쳐 주고, 튀어야 할때는 튀어야 한다. 참 쉬운 이야기인데, 언제 얼마나 뒤로 가야할지 판단하는게 쉽지 않을때가 많다. 이부분이야 말로 느낌 혹은 센스에 의존해야 한다.
얼마나 튀어야 할지 판단하는 것도 쉽지 않다. 내가 갖고 있는 테크닉이 100일때 1만 써도 될때가 있고, 100을 다 써야 할때도 있는 것이다.
쉬운 얘기로 8분음표 하이햇 오픈만으로 적절할때가 있고, 2베이스 컴비네이션 32분음표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테크닉이 약한 드러머는 2베이스 32분음표 필인이 필요할때 아마도 다소 모자란 플레이로 조화를 이루지 못 할것이다.
그래서 테크닉 연습이 필요하다.
음악의 흐름과 드러머가 구사하는 Fill in의 조화가 딱 맞아 떨어졌을때, 그 느낌은 정말 짜릿하다.
그리고 여기서 발휘되는 드러머 개개인이 가진 Feel 과 테크닉이 바로 그만의 개성인 것이다.
앞에서 말한 그루브, 정확도도 매우 중요하다.
다만 그루브 역시 다른 악기와의 조화로 인해 더 플러스 되는 요소이다. 드럼혼자 연주하는 Funk 보다 베이스의 슬랩연주가 가미된 연주가 훨씬 Funky 하다. 반대로 드럼을 정말 잘 쳤는데, 베이스연주가 밋밋하거나 좀 틀렸다면 그 연주는 그루브와 점점 멀어지게 된다. 그리고 이런 사실을 모르는 이들은 이 탓을 드러머에게 뒤집어 씌우곤 한다.
정확도는 음악적인 요소가 아닌, 드럼을 연주하는 이상 죽을때까지 안고 가는 숙명이다. 다만 이부분도 그루브처럼
다른 요소에 의해 지배될수가 있다. 드럼을 아무리 정확히 쳐도 다른악기가 미세하가 박자가 나가면 마치 드럼이 틀린것처럼 혼란스러울수 있다. 물론 이런 사실을 모르는 이들은 이 탓을 드러머에게 뒤집어 씌우곤 한다.
사실 정확도는 라이브 연주에서 평가받아야 한다.
우리가 듣는 음악들이나 Youtube에 공개된 영상들은 대부분 수많은 재녹음과 수정을 거친 결과물들이다.
정말 잘 치는 드러머와 그닥 별로인 드러머들과의 정확도를 편집된 사운드를 통해 구분할순 없는 것이다.
모션은 드럼을 잘 치기 위한 수단일뿐이지, 음악적 결과물이 아니다.
타격폼이 희한한 3할 타자가 교과서적인 타격폼의 2할 타자보다 못하다고 얘기할수 있는가?
그리고 모션은 음악들을때 알수도 없다.
테크닉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이다. 드러머가 구사할수 있는 표현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테크닉을 어떻게 신나고, 박진감있게 잘 짜여진 음악으로 구사할지는 센스나 Feel 이 필요하다.
이것들이 없는 테크닉은 빛을 발하기 쉽지 않다.
곡중은 물론 심지어는 드럼솔로에서도 흐름에 맞게 구사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이또한 조화라는 필수요소를 동반하게 된다.
음반에 나오는 드럼사운드들은 모두 각종 이펙터들로 가공된 소리들이다. 드럼의 생소리는 이런 가공을 통해 90퍼센트 이상 바뀐다. 물론 최대한 내츄럴하게 톤을 잡기도 한다. 하지만 그래도 볼륨은 건드린다.
아무리 좋은 드럼을 잘 튜닝하고 훌륭하게 연주해도, 엔지니어의 마우스질 한번으로 드럼사운드는 바보처럼 변할수 있다.
전문엔지니어가 아닌 나도 스네어소리를 플로어탐처럼 바꿀수 있다.
파워도 여기 포함된다. 볼륨을 키우면 소리가 커지고, 줄이면 세게 쳐도 작아진다.
드럼사운드를 믹싱할때 가장 발언권이 없는 사람이 드러머란 것을 아는가? 드럼톤은 엔지니어, 프로듀서가 결정한다. 드러머에게 어떻게 톤을 잡을지 물어보지도 않는다. 만일 음악을 듣는데, 스네어톤이 이상하거나 킥이 잘 안 들린다면
엔지니어나 프로듀서를 탓하라. 드러머도 엉망이 되어버린 자신의 사운드에 분개하고 있을 것이다.
스피드?
빠르면 좋다. 하지만 이 역시 조화라는 틀을 벗어날수 없다. 스피드메탈에서 2베이스 달리기가 멋진건 그음악에서
그런 플레이가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Santana 의 곡중에 트윈페달 6연음 플레이가 나오기도 하는데, 딱 한마디일지언정 이 역시 그부분에선 그런 플레이가 어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이다. 드럼을 빨리 칠수록 좋다고 하는건 , 기타를 빨리 칠수록 잘 친다고 하는것과 같다.
결론적으로 테크닉이 센스와 합쳐져서 조화를 이루는게 가장 멋진 드러밍이라고 난 생각한다.
https://youtu.be/mrMvBGwIhNU
첫댓글 맞습니다. 기타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주위에 무조건 빨리만 치시고 곡 전체의 느낌이 안살아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느린곡만으로 감동을 주는 뮤지션도 얼마나 많은데요. 음악은 스포츠가 아니므로, 속력으로 경쟁하는 것은 아니리고 생각합니다.
음악은 스포츠가 아니지요
드럼에 대해서 1도 모르지만 일목요연한 설명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다행이네요
우와!! 정말 좋은 글이네요~ 한 글자도 빠짐 없이 정독했습니다!!
드럼 잘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