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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에서 시티투어를 시범적으로 한다기에 전부터 종마공원 쪽을 꼭 한 번 가 보고 싶어서 신청을 했었어요.
오늘 드디어 큰아이와 함께 이 시티투어 버스에 오르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 정말 너무나 좋은 문화재 나들이였답니다.
어떤 시티투어 일까 하며 내심 기대도 했지만 금액이 매우 저렴한 만큼 실망에 대한 걱정도 미리 몰아 내고 탑승한
이번 여행은 대박을 잡았다는 생각이 들만큼 아주 만족스럽고 고마운 관광이 되었어요.
먼저 이 시티투어는 1인 요금 1000원으로 고양시의 주요 문화재를 돌아 보는 반일 코스로 운영되었는데
일정은 아람누리에서 밤가시초가, 드림하이, 종마공원이 있는 서삼릉이었죠.
시범적인 기간이라 그런지 고양시의 1000개가 넘는 지명을 지으신 우리 문화재의 깊은 사랑과 열정을 갖고 계신
선생님의 해설이 무엇보다 여행을 값지게 했습니다. 저도 문화재를 좋아해서 즐겨 찾고 싶은 마음이 많은 사람 중의
하나인데 이렇게 세세히 재미있으면서도 깊이 있게 설명해 주시는 분은 사실 처음이어서 처음부터 메모하지
못한게 아쉬울 정도였죠.
먼저 찾아간 밤가시 초가... 이게 무슨 초가집인가 했더니만 막상 들어가서 특이한 모양의 집 구조를 보고 설명을 듣고 있자니 우리 선조분들의 지혜와 풍류에 대한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밤가시초가 오르는 길... 이 지역은 밤나무를 많이 심어 집 재료를 밤나무로 거의 사용했습니다.
왜 밤나무를 심기 시작했는지도 얘기해 주셨는데.. 여하튼 지명에 대한 이야기가 어찌나 재미있었던지 해설가 님이 쓰셨다는 책을 구해 읽어보고 싶더라구요.
참고로 일산은 일제 강점기때 고봉산을 보고 일인들이 지은 지명이고..(창씨개명 전의 창지개명으로..)
고봉산은 고구려 때부터 내려온 지명이며 고양이 이 지역의 전통 지명이라 합니다.
버스 투어를 하면서 또는 해설하시면서 곳곳의 지명의 유래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한 예로 식사동은 공양왕이 마지막 고구려 왕의 자리에서 쫓겨나 이곳에 왔을 때 목숨을 걸고 왕에게 식사를 대접한
승려분들이 계셨는데 그로 인해 유래되었다고 하네요.
또한 강촌은 강이 있어서가 아니라 강씨의 집성촌에서 유래되었고
장항은 정발산의 노루가 물 먹으러 한강으로 가는 길목인 노루목인데서.. 노루 장, 목항을 써서 그러하며
가장 예쁜 달맞이를 볼수 있는 월현동, 삼송역은 소나무 3구루에서. 영심동네는 방울영을 써서 장희빈의 후손이 사는 곳,
구학제는 9마리 학이 사는 곳 등의 뜻이 있었네요.
그 외에도 주엽은 낙엽이 흘러 내려가는 동네였고 화정도....무슨 뜻이었더라...긁적 긁적..
또한 이 고양시 쪽에 최진실의 생가도 있더군요.
앙드레김, 주진모가 다닌 학교도 있고.. (해설자님과 같은 고교를 나왔다면서 설명해 주셨어요..^^)
역사도 깊고 살기 좋은 동네 이야기... 들으면서 감탄을 정말 많이 했답니다.
지붕을 도넛처럼 동그랗게 뚫어 놓은 모습이 아주 인상적인 밤가시 초가.. 그냥 스쳤으면 특이하다고만 생각했을텐데 설명을 들었더니 와아... 그 지혜에 절로 아.. 소리가 나네요.
이 공간으로 빛이 들어오면 집안을 밝혀주는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통풍이 되고 그림자는 해시계가 된다고 합니다.
비가 오면 물이 고이므로 배수구가 한쪽에 나 있고 눈이 오면 동그란 지붕 주위로 고드름이 열린다고 하니
참 아름다운 풍경이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 파여진 곳에 꽃을 가꾸고 식물을 가꾸는 등 텃밭으로 사용했는데 부엌에서 남은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면 거름이 된다고 하니 정말 다용도로 쓰여진 것 같아요.
역시 훌륭한 설명을 들으니 보는 눈이 달라지게 되더군요.
이 설명 듣고 완전 반해서 그 다음부터 열심히 적기 시작했죠.
아.. 정말 멋지지 않나요? 저도 이런 초가는 처음이라 놀라움과 우리 조상님들의 지혜에 자랑스러움까지 느껴지더군요.
여기 엄나무를 걸쳐 놓은 것은 액운을 막기 위한 것...
밤나무로 다 만들었다네요. 지역에서 나는 산물을 알뜰히 사용하였던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 고층 건물이 있는 곳이 오른 쪽 개발구역이고 이 쪽으로 행하던 버스에서 왼편에 있는 곳이 그린벨트로 묶인 개발제한구역인데 평당 땅값이 10배 이상이네요... 우와... 아래 사진에 비교해 보시라고 맞은편 지역을 올려 보았습니다.
완전 대조되는 개발제한구역...
위의 산 설명을 들었는데 잊어버렸어요. 여기가 고봉산이던가...
드림하이 세트장에서 배용준님 사진... 예전 첫사랑에서 미소년으로 나올 때 저도 엄청 좋아했던 배우....
세트장에 마련된 드럼을 칠 수 있는 기회도 있습니다.
아.. 저기 세 봉우리 있죠. 인수봉, 백운봉, 만경대.. 그래서 삼각산이라는 지명이 생겼다고 하네요. 북한산... 북한산도 일제때 지어졌다 합니다. ...(이건 해설자님 말씀이 아니고 제가 사는 강북구에서 북한산을 삼각산으로 고쳐야 한다는 운동을 하고 있어 알고 있는 사실임..)
서삼릉 가는 길.... 드디어 이 길을 걷게 되었네요.
말을 볼 수 없어 살짝 아쉽기도 했어요. 그래도 이 넓은 초원이 마음을 시원하게 해 주었습니다.
정조대왕이 5세에 잃은 문효세자에 대한 안타까움과 슬픔으로 새겼다고 합니다. 설명을 상세히 해 주셨는데 제가 좀 늦게 도착해서 많이 못 들었어요. 뒤에 영의정 누구 누구 식으로 당시의 훌륭하신 분들에 대한 기록도 있고....
저기 설명해 주시는 해설자님... 문화재에 대한 열정이 많으신 분이라 정말 여러가지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구요. 이런 분들... 존경합니다. ^^
효창원 위에 있는 의령원..정조의 형님 되시는 의소세자는 3세에 돌아가셨다고 하네요. 사실 저는 처음 알았어요. 사도세자의 아들이 정조 위에 또 있었다는 것을....
텔레비젼 역사 드라마에서 이산 할 때 끝까지 재미있게 봤었는데 그래서인지 성송연이라는 이름도 왠지 친근하고
정약용도 대학자라기 보다는 실학에 대한 열정을 갖었던 호기심 많은 젊은이로 기억되네요.
여하튼... 5세에 사랑하는 아들이 잃었으니 얼마나 슬펐을까요?
여기서 제사 지내는 시범도 아이들과 직접 보여 주셨답니다. 아.. 그리고 저 전주 이씨라고 꼭 네 번 반 절을 하라고 하셨어요.
주변의 풍광이 참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것 같더군요. 음... 예전 제가 자취할 때 주인집 아줌마가 자신은 항상 능 주변에서 노는게 제일 좋다고 했었는데....
서삼릉 주변에는 중종, 정조, 철종과 관련된 능이 많은데 장희빈에 대한 내용도 많이 들어서 그런지 익숙했고 더 귀에 들어왔는데 강화도령 철종 임금님의 이야기는 특히 많은 여운을 남기네요. 강화도에 무덤을 만들어 달라고 했는데 그리하지 못하고 이곳에 능을 만든 것은 강화도는 섬이라 만들 수 없고 그곳으로 가는 중간이 여기 고양이라 이곳으로 정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왕이 된 지 8개월만에 승하하신 인종 임금님... 이분의 효심에 관한 내용을 책으로 읽고 마음이
아팠었는데 불이 났을 때 울면서 어서 나가길 재촉했던 왕비님과 함께 쌍릉으로 묻히셨다니 마음이 따스해 지기도 합니다. ................ 덕이 있으셨던 인종 임금님... 저세상에서 왕비님과 행복하셨으면 하는 바램도 속으로 해 보았구요...
왕비님 하니 좀 이상하죠.. 마치 동화처럼.... 이런 역사에 대한 내용을 읽고 알게 되다보면 마음이 아픈 것이 많아서
정말 행복해지셨으면 하는 바램을 갖게 되더라구요. 왕이 다 좋은 것이 아니라 그 분들의 고뇌와 불안을 생각하면
솔직히 측은함이 느껴집니다. 또한 우리 역사의 귀한 문화재를 보면서 이렇게 하나 하나 알아가는 것도 재미있구요.
빛을 받은 풀들이 너무 아름다와서...제가 화가라면 정말 멋지게 그리고 싶어질꺼예요.. 완전 환상..
임금님께서 제사 지내러 오르러 갈 때 오른발 부터 먼저 오르신다고 하네요. 반대편으로 내려올 때는 왼발부터...
그래서 모두 오른발부터 계단을 딛느라고 신경쓰는 부분입니다. 우리 아이도 틀릴까봐 오른발을 조심스럽게 딛고 올랐지요.
문화재 하나 하나에 있는 의미를 듣는 시간이 좋았어요. 여기 기둥 연결하는 목재에 작은 피뢰침 같은 모양이 있는 것은
뱀이나 구렁이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하네요.
오래된 흔적을 갖고 있는 목재.. 소나무라고 들은 것 같은데...
정말 만족스럽고 감사한 시티투어라 자세하게 여행 후기를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마치 제가 홍보요원이라도 된것 같은데 배운 것도 많고 감탄도 많이 해서
이런 문화재, 역사에 관심 있는 분들께 강추하고 싶네요.
이제 시작 단계라 아마도 더욱 좋은 시티투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귀띔을 해 드리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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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권장할만한 시스템이 생겼군요...익숙한 장소인데 설명이 깃들이니 열심히 읽었습니다 덕분에 저도 역사공부했네요 ㅎㅎ
예.. 정말 좋았어요. 그래서 가끔씩 문화재를 보러 가야겠다는 나름대로의 계획도 갖게 되었답니다.
이렇게 하다보면 온 나라가 기행으로 연결될 기세입니다....
좋은 것은 권장되데, 낭비는 말았으면 하는 생각.
주변정리들이 잘 되어 깨끗하니 좋습니다. 주인의식도 심어주고.
좋은 여행 하셨습니다..^^
빛을 받은 풀들, 이 말에 왠지 희망을 봅니다.
예.. 풀들 보니 정말 좋더라구요.. 녹색은 사람 마음을 역시 평온하게 하는것 같아요.
수학여행간것같아요...
^^ 저는 오랫만의 문화재 나들이 정말 기억에 많이 남을것 같아요. 해설하신 분이 고양에서 대대로 사신 분이어서 정말 고양에 대해 많이 아시고 전공도 그 쪽으로 하셔 아주 많은 것을 배울 수 이었답니다.
가끔 문화투어에 가자는 친구를 따라나서지 못했는데...안반대기님을 연결해 드려야겠네여.ㅎㅎ
부니님과 같이간 서삼릉이 나오니 반갑습니다.
^^ 문화투어가 이렇게 좋은 줄 몰랐어요. 역사를 더 배워야겠다는 의지를 갖게 했고 새로운 여러가지를 배울 수 있어서 흥미있었답니다. 어우.. 가면 갈수록, 알면 알수록
더 다니고 싶으니..... 어떤 분 말처럼 저도 좀 한량끼가 있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