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재팬 2001] |
실황야구시리즈의 子게임
기본적으로 프로야구 재팬의 구성은 실황야구시리즈의 그것을 따른다. 조작방법에서 게임진행에 이르기까지 선수들이 8등신으로 변했다는 것 외에는 큰 변화점은 찾아보기 힘들며 기존의 실황야구 유저들은 아무런 무리 없이 게임에 적응할 수 있을 정도. 게임의 밸런스도 거의 실황야구8편과 흡사해 달라진 선수들의 수비범위에만 적응하면 될 정도이다. 난이도도 실황야구 8편과 비슷한 수준이며, 쉽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었다. 어쨌든 실황야구시리즈의 아들인 만큼 첫 작품 치고는 상당히 높은 퀄리티를 보여준다. (딸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성차별 하고자 하는 의도는 절대 없음 ^^;;)
[실황야구의 화면구성] |
[프로야구 재팬. 구성방식이 동일하다] |
메뉴의 구성
기본 메뉴화면을 훑어보면 실황야구 시리즈에서 몇 가지 삭제된 점만이 눈에 띌 뿐, 추가된 점은 보이지 않는다. 특히 유저별 커스터마이즈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어 신규선수의 작성이나, 임의적인 팀 구성은 전혀 불가능한 상황, 그냥 주어진 대로 만족하고 플레이하라는 것인가? 홈런더비나 석세스 모드도 찾아 볼 수 없다. 그다지 존재의 이유가 느껴지지 않는 캠프모드(훈련모드)는 여전히 건재(?)하다 ㅡㅡ;;.
[기본 메뉴화면] |
[캠프모드. 이런 건 없애도 상관없는데...] |
NPB의 공식 기록 데이터도 여전히 탑재되어 있다. 한 가지 안타깝다면, 2001년 말을 향해 달려가는 이 시점에 출시된 게임임에도 2000년도 종료 시의 데이터를 탑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게임의 출시일이 실황야구시리즈와 겹치지 않게 배려하기 위해 어정쩡한 시기에 택해졌기 때문이다. 2001년 시즌이 진행 중일 때 게임의 제작이 이루어져 2001년 종료 시의 데이터는 탑재하지 못한 것. 그러나 선수들의 능력치는 2001시즌중의 활약도를 반영하였으며 2001년 시즌 중간에 주니치에서 퇴출된 이종범 선수도 등장하지 않는다.
[0년 시즌 종료 시점의 데이터 탑재] |
[2000년 센트럴리그 타격순위] |
게임의 밸런스
전체적인 밸런스와 난이도는 실황야구 8과 비슷하다. 그러나 소폭이긴 하지만 변화를 주는 것을 잊고 있지는 않았으며, 최초의 리얼계 야구게임인 만큼 밸런스 조정의 문제도 눈에 띈다.
우선은 미트커서(타자의 타격범위)의 모양이 실황야구시리즈의 지평선과 수평을 이루는 모습에서 대각선 아래로 약 30도 가량 기울어진 모양으로 변화를 주었다. 이 때문에 여태까지 실황 시리즈에서 맞추기 쉬웠던 옆으로 휘는 변화구들(슬라이더와 슈트 계열)을 쳐내는 것이 까다로워 졌다. 또한 변화구의 변화각이 실황야구에 비해서 약간 커졌다는 점도 타격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게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한편 파울타구가 커져서 파울플라이 아웃이 많았던 실황 8에 비해 더욱 현실적이 된 느낌이다.
[미트커서가 대각선이다] |
[파울플라이 아웃이 줄어들었다] |
그러나 다이아몬드헤드답지 않게 실수한 모습도 보인다. 투수강습타구를 잡아내는 확률이 너무 높을 뿐만 아니라, 일반 야수들도 거의 에러를 범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대수비 요원들은 시즌 내내 투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특히 송구의 경우에는 메이저리그를 보는 듯 하여 외야에서 홈으로 던진 송구도 포수 앞으로 정확히 날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내야에서의 송구 미스는 정말 구경하기 힘든 일이다.
[강습타구도 척척 잡아낸다] |
[모든 외야수의 이치로化] |
한편 능력치의 구성은 실황 시리즈와 동일하며 특수능력치의 구성도 실황 시리즈와 동일.
[능력치 확인 화면] |
게임의 그래픽
전체적으로 게임의 그래픽을 평가해 볼 때 그다지 높은 수준은 아니다. 선수들의 모습은 오히려 '극공간 프로야구'가 더 화려하다고 느껴질 정도. 그러나 심플한 멋이 살아 있으며, 게임에 필요한 요소는 다 들어있기 때문에 별로 흉을 잡을 점은 없다. 사실 코나미의 스포츠 게임들 자체가 화려한 그래픽 보다는 게임성에 승부를 걸고 있으며, 본작의 경우에도 게임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이 심플한 그래픽이 오히려 볼수록 정겹기도 하다. 다만 PS2로 이미 3개의 게임을 발표한 다이아몬드헤드가 아직도 PS2의 성능을 제대로 살린 그래픽을 구현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 그러나 각 선수의 얼굴 맵핑은 현존하는 스포츠 게임 중에서 가장 사실적이어서 NPB(일본 프로야구 협회)에서 지원한 선수들의 사진을 바탕으로 모든 선수들의 얼굴을 재현했다. 물론 수많은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간단히 사진을 그냥 덧씌우고 코만 오똑하게 붙여주었기 때문에 입체감이 부족한 느낌도 있으나 등장하는 모든 선수가 다르게 생겼고 실물과도 흡사한 게임은 모든 스포츠 게임을 통틀어 봐도 본작이 유일하다.
[구대성 선수의 얼굴] |
[마쯔이 히데키. 고질라다] |
리얼계 야구 게임 제작시 그래픽작업 부분에서 가장 신경을 써야할 부분은 각 동작과 동작을 연결하는 것인데, 본작은 그 부분이 그다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편은 아니어서 선수들의 동작이 어설퍼 보이는 경우가 종종 눈에 띈다. 예를 들어 투수가 투구를 할 경우 투구 모션과 투구 후에 제자리로 돌아가는 모션이 그 후에 포수에게 공을 받는 모션과 다시 투구 대기상태로 돌아가는 모션이 이어 붙어서 하나의 투구 동작이 완성되게 되는데 각 장면마다 팔의 위치나 다리의 위치가 다를 경우 각 모션을 이어 붙일 때 순간적으로 아래로 축 늘어져 있던 투수의 팔이 어느새 가슴에 두 손을 모은 자세로 바뀐다던지 하는 현상이 일어나 어설퍼 보이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것은 야수가 볼을 포구하는 모션 다음에 플레이어의 버튼 입력에 따라서 순간적으로 송구하는 모션을 이어 붙일 때나 타자가 타격 후에 타격 대기 자세로 돌아가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본작의 경우 야수가 낮은 볼을 포구하든 높은 플라이를 포구하든 하나의 송구동작으로 이어지게 되어 순간적인 모션들의 연결이 부드럽지 못한 것이다.
[이런 건 자연스럽게 이어 붙이기 힘들다] |
한편 경기장의 그래픽은 상당히 매우 리얼하다. 이것은 이미 실황시리즈에서 각 경기장을 리얼하게 재생했기 때문으로 본작의 경기장 그래픽은 실황야구 시리즈의 데이터를 대부분 차용해 온 것으로 보인다. 물론 경기장의 간판들은 실황 8에 이어 실존하는 것을 그대로 채용.
[프로야구재팬의 나고야돔] |
[지바 경기장. 철권에서 본 기억이 나는가?] |
리얼리티를 위한 각종 효과들
본작은 실황야구 8을 계승해 뛰어난 선수별 개성화를 이루고 있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선수들의 얼굴도 비슷하지만 각 선수들의 개성적이 타격폼과, 투구폼을 재현해 낸 것은 압권. 일본 프로야구를 즐겨보던 팬이라면 감탄사를 연발하게 될 것이다. 아무래도 2등신 캐릭터보다는 8등신 캐릭터로 재현을 해내는 것이 더 그럴싸해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투수쪽 보다는 타자들의 타격폼 재현이 종류가 더 다양한편이다.
선수들의 타격폼은 전체적으로 아주 일본스럽다. 테이크백 동작이 작고 툭 갖다 맞추는 특유의 일본식 타격폼이 인상적이며, 이에 따라 타구의 궤적이 메이저리거들의 그것과는 다르다. 이런 타격폼과 타구의 모습이 현실감이 없다고 하는 여론도 있는데, 사실은 이런 것이 더욱 일본 야구처럼 보이게 하는 요소인 것이다. 동양인들은 힘으로 공을 잡아서 패는것 같은 그런 타격은 불가능하다. ^^
[로즈선수. 홈런왕이 되려면 |
[기요하라의 신주타법] |
실황야구 시리즈에서 빠졌던 리플레이도 재등장했는데, 특히 리얼계를 표방한 만큼 리플레이시에 마치 TV중계에서 보던 것처럼 투수 뒤의 카메라로 투구와 타격을 재생하는 각도가 도입되었다.
[리플레이 장면] |
[공수교대화면] |
그러나 상황에 따른 각종 효과를 추가해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납득할 수 없는 판정에 대한 항의를 한다든가 고개를 갸우뚱 한다든가하는 설정 말이다. 특히 한 타자로 3연타석 홈런을 치거나 극적인 역전 홈런을 때려도 매번 힘 빠지는 세러모니가 반복되는데 정말 플레이하는 사람도 힘이 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한편 홈구장에서 홈런을 날리거나 럭키 세븐으로 일컬어지는 홈팀의 7회말 공격시에는 각 구단별 마스코트가 등장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삐이익 하는 소리를 내며 하늘로 치솟는 로켓풍선을 동시에 발사시키는 장면이 그립다. 또한 실황야구에서 매 게임의 마지막을 장식하던 히어로 인터뷰도 실종.
[세이부의 마스코트인 '정글대제 레오'] |
[이친구들이 한몫 한다] |
[야구의 꽃. 홈런] |
[야구의 약간 작은 꽃 삼진] |
게임의 리얼화로 인해 피해갈 수 없는 문제는 한 경기를 끝내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 다는 것이다. '극공간 프로야구'는 한 경기를 끝마치는데 약 45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을 정도이다. 실황 시리즈의 경우 25분 가량이면 한 시합을 끝마칠 수 있었는데, 본작에서는 약 35분 가량 소요된다. 이것은 각종 효과들을 스킵하였을 때 그렇다는 것이기는 하지만 리얼계 야구게임으로서 이정도면 성공적으로 소요시간을 단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플레이시간. 약 35분] |
실황야구 시리즈 이후 야구게임에 절대로는 빠져서는 안될 것 같은 요소가 되어버린 실황중계. 본작의 그것은 실황야구 시리즈와는 매우 다른 느낌이다. 우선 아나운서 외에 2명의 해설가가 등장한다. 3사람 모두 실제로 니혼TV의 야구중계팀 멤버로서 아나운서에는 , 수비쪽의 해설에는 호리우치씨, 공격쪽의 해설에는 나카하시씨가 맡았다. 게임이 리얼화를 추구했으므로 실황중계도 더욱 리얼한 쪽을 표방하여 실황야구의 중계처럼 호들갑스럽고 수다스러운 맛은 없다. 조금 조용한 듯한 맛도 있으나 야구 중계를 보는 듯한 느낌이 살아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게임을 CD로 제작해 음성 데이터의 용량이 그다지 많지 않은 듯 게임을 몇 차례 진행해 보면 항상 하는 얘기만 반복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언제나 처럼 섹시한 장내 아나운서의 안내멘트도 건재하다. 특히 선수 교체 시에 그래픽적인 처리는 없이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로 소개를 해준다는 점이 이채롭다. 이렇게 하는 쪽이 그래픽 팀의 부담을 줄여주고 작업시간도 단축시킬 수 있었으리라 짐작되는 바이다. 이 부분은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관계로 스킵할 수 도 있으나 이 언니의 섹시한 목소리 때문에 필자는 꼬박꼬박 듣고 있다. 목소리가 달작지근한 것이 마치 귀에 착착 감기는 듯 하다 ㅡㅡ;;
코나미의 상술이라면 '프로야구 재팬, 후지사키 시오리편'을 만들어서 후지사키 시오리가 장내 방송을 하고 구장의 간판을 모두 시오리의 그림으로 채우는 짓을 능히 할 수도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구매욕이 생긴다.
[중계는 3사람이. 제작비만 늘어날 뿐이다] |
[선수교체는 이렇게 보여준다] |
페넌트 레이스에 대해
페넌트 레이스는 야구게임이라면 빠질 수 없는 요소. 위에서 언급했듯이 본작의 페넌트는 단지 1시즌뿐으로 2001년 NPB의 일정을 따른다. 실황 8편에서 등장했던 각종 메뉴는 거의 사라져 공허감이 느껴질 정도이다. 그래도 1군과 2군의 구분은 존재한다. 1군 등록선수는 야수 16명 투수 12명이고 2군 선수는 야수 6명 투수 6명이다. 안타깝게도 2군 선수의 훈련은 불가능. 트레이드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비는 슬롯이 발생하는 일도 없다. 그런데 도무지 트레이드가 삭제된 이유는 알 수가 없다. 1시즌만 플레이하더라도 트레이드는 게임에 또 다른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인데 말이다. 시즌 중간에 베스트 오더를 작성하는 일도 없으며 오더는 매 경기를 치를 때마다 바꾸어 줄 수 있다. 디폴트로는 이전 시합의 오더가 나타나게 된다.
[2001년 시즌 일정표를 따른다] |
[페넌트레이스 메뉴화면] |
실황야구 2001 개막판에서 처음 등장했던 신문도 대폭 파워업 해서 등장한다. 매번 비슷한 사진을 보여주던 실황시리즈와는 달리 한 화면에 각 팀 관련 소식을 텍스트로만 설명해 준다. (이것은 긴 로딩 시간을 고려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것이다.) 간략한 순위표와 등록선수 변경. 일정표도 확인할 수 있으며, 일본 전국의 날씨까지 확인할 수 있다. 비가 오면 경기가 순연되는 것은 당연한 일.
진행중인 시즌의 성적 확인은 지금까지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다만 동률인 선수가 있을 경우 몇 명이 될지라도 전부 표시해 준다는 점이 틀린 점.
[각 구단의 뉴스를 한눈에] |
[일정표도 확인 가능] |
[오늘의 날씨는?] |
[진행중인 시즌의 성적을 확인] |
한편 5일에 걸친 투수로테이션을 조정해 주는 것은 사라졌으며 매 시합의 하루 전날 선발 투수를 예고하게 되었다. 이렇게 지정된 선발투수는 변경할 수 없는데, 플레이어는 상대방의 선발투수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은 이해할 수 없다.
[경기 결과를 확인] |
[투구 내용도 확인하자] |
리뷰를 마치며
PS시절에 미국 코나미에서 'Bottom of the 9th'라는 메이저리그를 배경으로 한 야구게임을 제작한바 있었다. 이것은 8등신 선수를 사용한 그래픽에 메이저리그를 배경으로 했으며 특히 실황야구를 그 기본 바탕으로 삼았기 때문에 기대를 모았던 바 있다. 필자도 당시 홍익인간의 정신으로 널리 인간을 이롭게 했던 '모드칩' 덕택으로 미국산인 그 게임을 플레이 해 본 바가 있으나 그래픽도 수준이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게임의 밸런스 조절에 실패한 게임으로 필자를 비롯한 많은 실황야구 팬들에게 실망을 주었다. 그러나 프로야구 재팬 2001은 일본 최고의 야구게임으로 평가받는 실황야구 시리즈의 제작진들이 그대로 투입되어 제작한 만큼 앞에서 언급한 '9회말'이나 여타의 콘솔용 야구게임들 보다는 훨씬 야구다운 야구게임이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또한 조작법이 매우 이해하기 쉬워 실황야구 시리즈를 접해보지 않았던 유저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다만 실황 8편에 이어 여전히 기나긴 로딩이 여러분의 체온을 1도가량 상승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가슴깊이 새기고 게임에 임하도록.
높은 수준의 하드인 PS2덕분에 이런 게임을 제작할 여건이 조성된 것이기도 하지만 코나미로서는 수익창출의 측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아마도 세가가 북미시장에서 MLB시리즈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것이 자극이 되었으리라. 북미시장에 도전하는 데에 있어서 기존의 2등신 캐릭터가 등장하는 실황시리즈로는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코나미로서는 북미 진출을 위해 리얼계 야구가 필요했을 것이다. 우선 실험적으로 실황야구의 인지도가 절대적인 일본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했지만 조만간 본작을 바탕으로 MLB를 무대로 하는 게임을 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MLB게임이 출시된다면 북미에서 뿐만이 아니라 이치로와 박찬호의 활약으로 이미 MLB팬층이 많은 일본과 한국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 기대되는 바이다.
[친해져 봅시다. 로딩화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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