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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전국지용청소년문학상
운문부문대상 작품
고등부운문부문
대상작품
머리카락 최 은 지
안양예술고 2년
미용사가 뫼비우스의 띠를 내밀었다
사실 그 모양의 염색 머리카락 샘플이었지만
나는 생각의 길을 돌아 다시 여기로 돌아왔으므로
염색약이 머리카락 사이를 메우는 동안
창 밖에는 계절이 흑발로 풍성했다
시야에 갇힌 것들은 노랗게 바래어 가고
더디게 몸을 늘리는 머리카락처럼
길어지는 시간들을 채색하는 동안
지체된 날들 만큼의 성장통이 찾아왔다
상한 머리카락의 끝을 쳐내듯
잘라낸 인연들과
머리를 감아도 끈질기게 들러붙어
뿌리까지 산화하는 염색약 탓에,
세상의 머리카락들은 가을로 모여들어
전신주마다 낙엽처럼 있는 힘 다해 매달려있었다
때때로 하늘이 탄력 없이 소나기라도 내리면
처음 만나는 사람과 악수를 하는 것처럼
길들여지지 않은 머리카락들이 갈라지곤 했다
염색되지 않은 것들을 손으로 매만질 때마다
잘라내야만 하는 이 계절을 빠져나가 보지만
뒤늦게 다시 검정색으로 물들여도
내가 기억하는 흑발이 될 수 없다
미용실 의자에 단풍목처럼 앉아
둥글게 말려있는 시간을 펴본다 순간
머리에 매달려있는 뫼비우스띠 몇 개,
허리까지 늘어져있는 머리카락을 만져본다
끝이 잡히지 않는다
중학부-운문부문
금상작품
민들레
김 소 희
충주탄금중 1년
풀씨 하나가
땅에 톡 닿으며 자리를 잡았다
흙속에 굵고 가드다란 줄로
뒤엉킨 뿌리를 내렸다
옆에 있던
강아지 똥이 풀씨를 꼭 끌어안아
피어난 민들레 꽃
그 샛노란 색깔이
내 마음을 환하게 비춰준다
후 불었을 때 날리는 풀씨가
내 마음에도 눈이 되어 내린다
동산 위 개울가 옆에 있는 민들레 한 송이가
주변을 밝게 비춰준다
아무런 걱정 없이 아주 행복하게 미소를 짓는다
제11회 전국지용청소년문학상 심사평
그동안 전국 지용청소년문학상에 응모한 작품들은 대단히 높은 수준을 보여 왔다. 11회가 되는 이번 행사에도 양이나 질적으로 예년의 수준을 능가하고 있었다.
정지용 시인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한 이 문학행사는 정지용의 이름에 걸맞게 수준을 견지하면서, 중고학생들의 새로운 문학의 장으로 자리해 높은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행사에서 수상한 많은 고등학생들이 문학특기생으로 대학에 입학하였고, 이미 그 가운데서는 정지용의 문학정신을 잇기 위해 시인이나 소설가로 등단한 경우도 있다.
이번의 심사에서도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았다. 대상은 고등학생 운문과 산문 분야에 돌아갔다. 중학생들의 수준보다는 고등학생들의 작품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고등학생의 경우 그 작품 수준이 이미 기성 문인들의 것에 견주어 전혀 손색이 없이 높은성취도를 보여주고 있었다. 편의상 각 분야에서 최고 점수를 얻은 작품 한편씩을 중심으로 평을 붙인다.
중학생 운문분야의 금상 ‘민들레’는 민들레 씨앗이 땅에 자리 잡고 꽃을 피워내면서 주변을 밝게 비춰준다는 생명에 대한 예찬이 매우 힘 있게 구사되어 있다.
생명이 지닌 힘을 온전하게 발휘할 때 그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이라는 점을 잘 표현하였다.
중학생 산문분야의 금상 ‘호박꽃’은 한편의 아름다운 동화다. 호박을 키우는 할머니의 생명에 대한 사랑이 그려져 있다. 이 작품은 호박꽃이 지고 나서 그 자리에 어린 호박이 자라는 성장의 의미를 일깨워 주고 있는 점이 가치 있게 평가되었다.
고등학생 운문분야의 대상 ‘머리카락’은 매우 유려한 언어표현과 시적구성이 완벽하게 갖춰진 한편의 뛰어난 시다.
상상력과 생각의 깊이가 잘 조화를 이루어서 고등학생 수준을 뛰어넘은 높은 시적 성과를 보여준다.
디테일과 tm케일이 두루 갖춰진 작품이다.
고등학생 산문분야의 대상 ‘도마뱀’은 구성이 치밀하고 주제의식이 분명하게 구사된 단편소설이다. 다소 짧은 원고 량에도 불구하고 소설로서 완벽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 작품은 도마뱀의 꼬리와 교통사로로 인해 절단된 아버지의 다리를 연결시켜 긴장감있고 감동적인 내용을 펼쳐주었다.
앞으로도 이 문학행사가 발전하여 정지용의 더 큰 문학정신을 담아내는 문학의 장으로 거듭 날 것을 기대한다. 먼저 수상하게 되는 학생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아울러 상을 받지 못한 학생들에게도 격려의 말을 전하면서 다음 기회를 노려줄 것을 권한다.
심사위원 : 김 완하(시인, 한남대문예창작과 교수)
김 영도(평론가,우송대문예창작과 교수)
분량관계로 산문부문은
파일로 첨부되오니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옥천문협 사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