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쿠버에서 한국인의 음주문화와 음주운전
(권주가)
잡으시오 받으시이이오오 이술 한잔을 받으시이이오
이술은 술이 아니라 먹고 놀자는 금노주우우요
이술은 잡수시면은 만수우우무강 하로리다
내가 술을 즐기워 먹나 광약인줄을 알면서도
일편단심 먹은~마음 굽이~굽이 설움이라
오늘도 이 술이 아니면 뜻 붙일 곳이아니없네
노세 젊어서 놀아 늙어지면은 못노나아니
화무는 십일홍이요 달도차-면-은 기우나아니
인생은 일장 춘몽에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겨울 벤쿠버는 매일 비가 온다.
비가 오면 한국 사람들은 빈대떡에 막걸리를 생각한다.
그 풍습대로라면 벤쿠버에 사는 사람들은 겨우내 술을 마셔야 한다.
술은 낮에 마셔도 되지만 유시(오후 5시~7시)부터 먹는 것이 정설이다.
즉 어두워지거든 술을 마시라는 옛 사람들의 가르침이다.
그런데 벤쿠버는 겨울에는 오후 4시만 되면 깜깜해진다.
일찍부터 술 먹기에 너무나 좋은 날씨다.
원래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로 벤쿠버 처럼 좋은 도시가 없을 것이다.
비가 매일 오고 일찍 해지고 술먹기에 정말 좋은 환경을 가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민 생활의 애환이라는 안주거리까지 있으니 술 마시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한국 남자들은 술을 엄청 좋아한다.
술하고 결혼한 사람도 아주 많다.
멋있는 권주가, 재미있는 권주가, 싯적인 권주가 등 풍류를 빙자한 많은 권주가들이 한국 남자들을 대변한다.
캐나다에 이민을 와서도 한국 사람은 술은 마셔야 하고 술자리를 좋아한다.
그러나 한국에서 살면서 즐겼던 그 술자리 문화와 캐나다의 술 문화는 많이 다르다.
자고로 주당들은 어떠한 상황이 되어도 술자리 껀수를 잘도 만든다.
서로 잘 몰라도 술이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의기 투합하는 경우가 많다.
캐나다의 한국인은 모두 이민자들이다.
원래 한국에서 부터 알던 사이가 아니다.
한국에서는 직장 동료, 선배, 후배, 동창, 친구 들하고 돌아가며 술자리를 해도 시간이 부족하다.
그러나 캐나다에서는 이런 연고 관계의 사람들은 없다.
모두 새로 만나는 사람이고 전에 알지 못했던 사람들이다.
하지만 술은 생소한 사람의 관계를 쉽게 연결해 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어째든 주당들은 아는 사람이건 모르는 사람이건 술자리 기회를 아주 잘 잡는다.
심리적으로 위축이 되고 타향살이의 어려움이 있는 이민생활에서 이런 술자리는 너무나도 중요하다.
캐나다에서의 이런 술자리는 한국인 이민자들의 유일한 정신적인 탈출구이기 때문이다.
그냥 같은 민족이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모두들 충분히 술자리를 같이 할 수 있다.
그리고 처음 만나도 즐겁게 이야기를 하면서 모든 시름 잊고 유쾌한 시간을 보낸다.
정서가 같고 취향도 같고 좋아하는 것도 같아서 아주 쉽게 공감대가 형성된다.
같은 민족은 이런 것인가 보다.
술과 술자리가 없었다면 캐나다 이민 정착은 생각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캐나다에서 술을 마실 수 있는 장소는 한국과 많이 달라서 다양하지 못하다.
술 문화의 첨단을 걷는 한국과 비교하면 열악하기 그지 없다.
캐나다에서는 대부분 식당에서 술을 마시게 된다.
전문 술집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삼겹살집, 설렁탕집, 한국식 일식집, 중국집, 고기집이 있고 이제는 막걸리집도 있다.
술집이 많지 않기 때문에 조금만 더 이민생활을 하다보면 술집의 손님 모두가 아는 사람이 된다.
그 중에는 서로 매일 만나는 사람들도 있다.
이집에서 만나고 저집에서 만나고 서로 그만 보았으면 좋겠는데, 약속을 하지도 않아도 매일 만난다.
매일 술집에서 약속도 하지 않았는데 만나면 서로 정말 계면쩍다.
그래도 만나면 즐거운 친구인 경우 1차를 끝내고 주당들끼리는 결국 2차를 하게 된다.
참 재미있는 술 문화다.
벤쿠버에서의 술 문화의 특색은 술집이 아닌 개개인의 집에서 술자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술집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한국 사람이 자주 먹는 소주값이 비싸고 안주가격이 비싸기 때문이고
술자리 후 집에 갈 택시비가 비싸기 때문이고
음주운전 때문에 아내의 대리운전기사화를 위해 아내와 함께 술자리를 하기 때문이다.
캐나다에서 소주는 한병에 약 15,000원이나 한다.
소주 몇병에 안주를 곁들이면 기본적으로 약 20만원이 훌쩍 넘어간다.
한국에 비하면 많이 비싼 술 값을 지불해야 한다.
물가는 싸지만 서비스 비용이 비싼 캐나다에서는 당연히 술 값이 매우 비싼 것이다.
하지만 룸싸롱에서 한번에 몇 백만원을 쓰는 사람이라면 껌 값일 것이지만….
그래서 집에서 저렴한 양주사다가 맥주와 폭탄주를 만들어 먹으며 저렴한 고기를 구어 먹는 것이 최고다.
이럴 경우 양주에 맥주 그리고 고기값 합해도 술자리 금액이 10만원이 넘질 않는다.
양주 한병 값이 소주 두병 값 밖에 하지 않고 고기값은 한국의 1/4이니 정말 가벼운 술자리 금액이다.
그런데 요새는 아주 저렴한 막걸리 집도 있어서 아주 성황을 이루고 있다.
집에서 먹기 힘든 전, 순대, 머리고기 등과 막걸리를 전문으로 파는 막걸리 집은 가격이 아주 저렴하여 인기가 높다.
캐내디언들이 주로 가는 펍도 가격이 비싸지 않아서 한국 사람이 종종 이용하는 술집이다.
그러나 영어가 서툴러 제대로 안주 주문도 못하고 답답해서 많은 사람들이 기피하기도 한다.
영어는 한국 사람의 술자리도 더욱 한국적이게 만든다.
모든 술집에서 영어만 쓴다면 한국 사람들의 술문화는 없어졌을 것이다.
벤쿠버의 술 문화는 폭탄주와 막걸리 그리고 아내와 함께 가정에서 이루어진다고 보면 정답이다.
이런 벤쿠버의 술 문화는 한국의 술 문화에 비해 매우 건전하다.
실제로 퇴폐, 행락 업소 즉 아가씨들이 나오는 술집이 거의 없다.
그러나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룸싸롱, 단란주점, 노래방 도우미 업소들이 생기고 있다.
아직 보편화된 상태는 아니지만 더 이상의 확대는 안 되었으면 좋을 것이다.
벤쿠버에서 술 마시는 것에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은 술 값 아니면 한정된 술집 종류가 아니다.
정말 심각한 것이 음주운전이다.
벤쿠버의 음주운전 단속은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이 느슨하다.
아주 인간적인 음주단속이다.
음주운전자의 차를 경찰차가 따라 가면서 잘 운전하는가를 지켜 보다가 잘 도착하면 돌아가기도 한다.
주행중인 차를 정지 시키고 물어보고, 상태 파악하고 괜찮은 것 같으면 보내 주기도 한다.
차는 경찰이 보관하고 택시를 태워 보내주는 경우도 있다.
벤쿠버에도 전문적인 음주 단속이 있다.
그러나 오후 12시 경 심야에는 거의 하지 않는다.
희안한 것은 맥도날드의 Drive through에서 경찰이 직원으로 위장하고 음주 단속을 한다.
캐내디언은 특이하게 술 마시고 해장을 햄버거로 하기 때문이다.
햄버거로 해장을 한다고 생각을 하면 한국 사람들은 아마 속이 느글거릴 것이다.
이런 것이 바로 문화의 차이일 것이다.
어째든 한국 사람의 음주 운전자에게 있어서 캐나다의 음주 단속을 피하는 것은 너무나도 쉬운 것이다.
그런데 음주 운전에 적발되는 한국 사람(교민)은 엄청나게 많다.
음주 단속을 피하기가 너무 쉬워서 상습적으로 음주 운전하다가 결국 한번은 걸리게 되기 때문이다.
상습 음주 운전자들은 계속 음주 운전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음주 운전의 강도가 점점 높아진다.
이러다가 결국에는 도가 지나쳐 만취 상태에서 접촉 사고를 내고 음주 운전에 걸리게 된다.
음주 단속에 걸리는 것이 아니라 접촉 사고를 내서 음주 운전 사고로 적발되는 것이다.
경찰이 차를 보관하고 택시를 태워 보냈는데 가다가 다시 돌아와 차를 가지고 가려다 걸리는 사람도 있다.
한국인의 꼼수가 돋보이는 사례다.
음주 단속에 걸린 상태에서 경찰에게 먹은 것을 다 토해낸 사람도 있다.
음주 접촉 사고를 냈는데 얼마나 마셨는지 사고 후에도 인사 불성이 되어 자고 있는 사람도 있다.
골프를 치고 3차까지 한후 고속도로를 질주하다가 공사장 트럭 밑으로 들어가 지붕 날아가고 3명이나 죽기도 했다.
한국인의 음주 운전 사고는 가히 캐나다 최고 수준의 신기록감이다.
벤쿠버에도 대리 운전이 있다.
택시비에 약 10불~20불 더 주면 되는 가격이다.
그런데 대리 운전을 부르지 않고 음주 운전 사고를 낸다.
참 희안한 행동이다.
아마도 대리 운전 기사가 캐내디언이라 영어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영어는 술과 안주 시켜 먹는데에도 문제이더니 대리 운전 시키는데에도 문제다.
대리 운전이 안되면 택시를 타고 가면 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음주 운전을 한다.
너무 느슨한 음주 단속 때문에 만만하게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튼 한국과 캐나다의 음주 운전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한국의 음주 운전도 벌칙이 무섭다.
그러나 캐나다의 음주 운전은 한국의 벌칙보다 더 무섭다.
금전적, 정신적, 시간적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이 따라 온다.
일단 경찰 벌금이 5,000불 정도 나오고 보험회사 ICBC의 벌금이 2년 동안 6,000불이 나온다.
재판을 받아야 하는데 변호사비가 최저 5,000불에서 10,000불 정도 들어간다.
제일 무서운 것은 보험처리가 되지 않는 자동차 수리비인데 보통 30,000불 정도 나온다.
일단 금전적인 손해는 총 50,000불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사람이 안다친 경우가 이렇고 사람이 다치면 정말 황당하다.
사람 몸 값이 비싸서 심하게 다치면 수십억원을 배상해야 한다.
일생이 망가지는 순간이다.
실제로 모 한국인의 경우 음주 운전으로 사망하고도 전 재산이 피해자에게 압류 당하기도 했다.
금전적인 손해에다가 면허정지가 따라오는데 최저 3개월에서 1년을 받는다.
차가 없으면 생활하기 힘든 캐나다에서 1년 면허정지는 죽으라는 말과 똑같다.
면허 취소를 받을 확률이 높아서 약 70% 정도는 면허 취소를 받게 된다.
면허 취소 기간에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이 교육은 정말 힘들고 어려운 교육이다.
사실에 입각해서 반성문을 써야 하는데 장난 같이 쓰면 영원히 면허 취소된다.
그리고 교육은 시도 때도 없이 이곳 저곳에서 하는데 차가 없어도 꼭 찾아 가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런 교육은 1년에 10번 정도를 하는데 정말 1년 동안 지리하게 진행된다.
음주 운전 후 가장 괴로운 벌은 운전대에 음주 측정기를 부착하는 것이다.
자비로 수천불을 들여서 장착하는 것은 물론 시동 시 그리고 운전 중 시도 때도 없이 불어야 한다.
캐나다의 음주 단속은 한국 사람 머리로 충분히 피해 갈 수 있는 것이다.
아니 정말로 한국 사람에게는 만만한 음주 단속이다.
그러나 캐나다에서는 한번 걸리면 패가망신하는 고통이 따라오는 음주 운전 벌칙이 있다.
음주 운전 사고는 정말 인생을 바꾸어 놓는다.
그런데 오늘도 한국 사람들은 대리 운전을 부르지 않고 음주 운전을 한다.
가벼운 처벌을 받은 음주 운전자들은 별도의 술자리를 하면서 또 음주 운전을 한다.
참으로 대단한 민족이 아닐 수 없다.
스릴을 좋아하고 일탈 행위를 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민족성이 있어서 그런가 보다.
면허 정지를 당해 본 사람은 다시 음주 운전하지 않는다.
그러나 당하기 전에 정말 음주 운전하지 말아야 한다.
대리 운전을 하거나 택시를 타야 한다.
영어가 안되면 술집 주인에게 부탁해서라도 대리 운전하거나 택시를 타고 가야 한다.
음주 운전 사고는 정말 인생을 바꾸어 버리기 때문이다.
쉿! 벤쿠버에 있는 모 막걸리 집에서 술을 마시거든 꼭 음주 운전을 하지 마라!
통계에 의하면 이 집에서 술 마시면 음주 운전 사고 낸 확률이 아주 높다.
막걸리를 먹고 말짱하게 헤어지지만 가다가 뿅 가서 사고를 낸나도 한다.
막걸리에 약을 타지 않았지만 이 집 막걸리는 이상하게 한순간에 뽕 간다.
조용히 말하지만, 벤쿠버에서는 막걸리 먹고 음주 운전하면 절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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