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45 : 런닝머신도, 거울도 없이 38만명을 모은 피트니스 커뮤니티
루크 암스트롱 | C 2023.02.28
롱블랙 프렌즈 C
헬스 끊어놓고 안 간 지 한 달 째예요. 운동을 안 했더니 살은 찌는데, 헬스장 가려면 또 발이 안 떨어진단 말이죠.
고민을 말했더니, K가 “F45 같이 다니자”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요즘 인스타그램에서 F45 인증샷을 참 많이 봤어요. 내가 팔로우하는 인플루언서들은 다 F45 다니나? F45가 뭐길래 이렇게 인기일까? 궁금해서 직접 찾아가 봤어요.
루크 암스트롱 F45 CRO, 제이미 F45 코리아 CEO, 조 마이어 F45 코리아 COO
F45는 70개국에 3000개 이상의 스튜디오가 있는 피트니스 프랜차이즈예요. 미국 경제지 포브스Forbes는 F45를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피트니스 프랜차이즈”라고 평가해요. 매출은 약 1700억원*에 달하죠.
*2022년 3분기 기준 약 1억3060만 달러. F45의 매출은 2020년 8230만 달러에서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2022년 F45 연매출은 시장의 기대에는 못 미쳤다. 2022년 7월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이 CEO 자리에서 물러났고, 직원의 45%를 구조조정했다.
무엇이 다르기에 그럴까요? 20여 명이 같은 공간에서 운동하는 그룹 PT예요. 4000여 개의 동작을 매일 다르게 조합해 딱 45분간 운동하는데, 땀으로 흠뻑 젖을 만큼 고강도 운동이라고 해요.
제일 신기한 건 커뮤니티예요. 보통 헬스장에서 친구를 사귀진 않잖아요? 여기는 운동이 끝날 때마다 다 같이 모여 단체 사진을 찍고, 인스타그램에서 서로를 태그하고, 운동이 끝난 뒤 다 같이 러닝을 해요. 이른바 “핵인싸 운동”이라고 불리죠. 인싸의 기준이 된 F45, 그 경쟁력을 들어봤어요.
Chapter 1.
F45의 시작 : 피트니스 시장의 빈틈을 찾다
F45는 2012년 호주 시드니 패딩턴에 처음 문을 열었어요. 창업자는 롭 도이치Rob Deutsch. 그는 10대 내내 크리켓과 럭비를 즐겼던 스포츠 광이었죠.
롭은 10년 넘게 금융 시장에서 주식 트레이더로 일했어요. 직장 생활로 스트레스가 쌓인 롭에게 운동은 유일한 낙이었죠. 그러다 롭의 눈에 점점 피트니스 시장의 문제점이 들어왔어요.
“피트니스 멤버십에 가입한 사람들은 평균 한 달에 한 번 체육관에 갑니다. 전 세계적으로 그렇습니다. 피트니스 시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죠. 개인 트레이닝PT을 등록하면 이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돼요. 하지만 일주일에 세 번 운동하는 데, 70달러를 낼 고객이 얼마나 많을까요?”
_롭 도이치, 2018년 포브스 인터뷰에서
롭이 보기에 기존의 피트니스는 하나같이 비슷했어요. 사방에 거울이 붙어 있고, 무시무시한 운동 기구가 늘어서 있고… 롭은 새로운 운동을 제시했어요.
우선, 일반 피트니스와 PT 사이의 빈틈을 공략했어요. ‘개인 트레이너가 20~30명의 소그룹을 가르친다’는 콘셉트를 잡았어요. ‘양질의 트레이닝을 어떻게 더 많은 사람에게 보급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아예 여러 명을 그룹으로 묶어서 코치가 가르치게 한 거죠.
“개인 트레이너가 제공하는 귀중한 훈련을, 더 많은 사람에게, 더 저렴하게 제공하는 게 우리의 아이디어였어요. 단체로 개인 트레이닝을 경험하는 훈련 모델을 만들었죠. 2000년대 초 유행하기 시작한 크로스핏*과, 고가의 PT, 정확히 그 사이 타깃을 노렸죠.”
*고강도 트레이닝을 빠르게 반복하는 운동 방식.
_루크 암스트롱 F45 CRO, 롱블랙 인터뷰에서
론칭하자마자 반응이 뜨거웠어요. F45의 첫 레슨비는 일주일에 65달러(약 8만5000원). 일반 체육관보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절반이 넘는 회원이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체육관을 찾았어요. 당시 전체 회원 수는 약 300명이었죠.
F45는 기능성Functional 운동을 45분간 서킷 트레이닝으로 진행하는 피트니스 스튜디오다. 롭 도이치는 기존에 없던 운동 모델을 만들어 소비자의 눈길을 끌었다. ⓒF45
Chapter 2.
내일 다시 체육관을 찾도록, 마음을 설계하다
운동 모델이 색다르다는 이유 하나로 인기를 끈 건 아니에요. F45의 핵심 경쟁력은 ‘고객 동기부여’에 있다고 평가 받죠. F45도 스스로를 ‘운동 습관을 파는 브랜드’라고 정의해요.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지속성입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새해 첫날 헬스를 끊고, 작심삼일로 끝나죠. 운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내일 다시 체육관으로 돌아오는 마음입니다. F45의 비즈니스 모델은 바로 그 마음을 설계하는 데 있어요.”
_루크 암스트롱, 롱블랙 인터뷰에서
프로그램 : 가장 단순하고 가장 현대적인 운동
F45의 스튜디오는 다른 피트니스 클럽처럼 거대한 운동 기구가 없어요. 러닝머신 역시 없고요. F45가 지향하는 운동은 ‘단순하지만 강하게, 일상생활 속 근육을 사용하는 운동’이에요.
쪼그리고 앉았다 일어나기 40회, 계단 오르기를 120번, 30초 전력 제자리 달리기… 헉헉! 이런 식의 단순한 약 27가지 동작을 서킷 트레이닝*으로 45분간 반복하죠.
*여러 가지 동작을 순차적으로 수행하는 순환운동. 한 가지 동작에서 다음 동작으로 바꿔가며 신체를 단련한다.
이 모든 기준은 시드니의 첫 지점에서 테스트를 거쳐 정해졌어요.
“시드니의 첫 스튜디오는 마치 실험실 같았습니다. 6개월 동안 수많은 테스트를 거쳤어요. 사람들은 복잡한 동작보다 단순한 동작을 더 선호했고, 그래서 거대한 기구보단 단순하지만 다양한 기능을 가진 기구가 더 필요했죠.
예를 들어, 복싱백은 공간만 차지하고 아무도 사용하지 않았어요. 반면, 메디신 볼medicine ball*은 유산소 운동, 근력 운동, 관절 운동에 모두 쓰였죠.”
*농구공과 비슷한 형태의 운동 도구. 보통 농구공보다 무거우며 다양한 무게가 있다.
_루크 암스트롱, 롱블랙 인터뷰에서
또한 F45는 운동을 게임처럼 디자인했어요. 먼저 회원들은 F45가 개발한 심박수 측정 밴드 ‘라이언 하트Lion heart’를 가슴에 찹니다. 그런 다음 벽걸이 스크린에 뜨는 운동 동작을 마치 미션 수행하듯 따라 해요. 스크린엔 스톱워치가 함께 떠서 긴장감을 갖게 하죠.
스크린에는 라이언 하트를 차고 있는 회원의 심박수도 떠요. 이 심박수를 측정해 회원마다 점수를 매기죠. 예를 들어 유산소 운동을 하는 날엔 심박수가 높을수록 높은 점수를 받아요. ‘오늘은 45점을 넘기겠다’ 같이 개인 목표를 만들 수 있어요. 이렇게 측정된 신체 데이터는 운동이 끝나면 메일로 와 있어요.
“사람들은 복잡한 운동을 싫어합니다. 대부분 하루에 해야 할 일이 100가지 있으면, 운동은 그중 하나일 뿐이죠. 마침 2010년대 초 아이폰이 보편화할 때, 우리는 기술을 결합해 21세기 스타일의 운동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스크린으로 쉽게 동작을 알려주고, 점수로 직관적인 목표를 주는 스타일이요.”
_루크 암스트롱, 롱블랙 인터뷰에서
F45 코치진과 운동 연구원들은 일주일에 5일, 1년에 52주 동안 새 프로그램을 계속 테스트해요. 코치들이 직접 경험해 본 뒤, 충분히 쉽고, 단순하며, 기능적이라는 확신이 들 때 프로그램으로 활용하죠.
F45의 심박수 측정기 라이언 하트. 가슴 아래 차면 심박수를 측정해 포인트를 매긴다. 운동이 끝나면 수집된 신체 데이터를 받아볼 수 있다. ⓒF45
Chapter 3.
커뮤니티 : 하이파이브 하며 시작하는 팀 운동
F45는 스튜디오가 3000개 이상으로 늘어난 지금도, 높은 재방문율을 유지해요. 전 세계적으로 60% 이상의 회원들이 주 3회 이상 스튜디오에 방문해요. F45는 그 비결로 커뮤니티를 꼽아요.
“F45를 가장 특별하게 만드는 건 ‘버디buddy 시스템’입니다. 어린 시절 스포츠 팀으로 돌아간 것만 같은 커뮤니티. 그게 바로 사람들이 다시 F45를 찾는 이유예요.”
_롭 도이치, 2018년 포브스 인터뷰에서
버디 시스템이 정확히 뭘까요? F45는 운동을 시작할 때 ‘동기부여’를 먼저 해요.
“F45의 모티베이션은, ‘서로 격려하는 문화’예요. 운동을 시작하면, 코치님들이 옆 사람과 하이파이브를 시켜요. 그리고 2명 혹은 3명이 짝을 이뤄서 같이 서킷에 들어가죠. 모르는 사람과 파트너가 되는 거예요. 같이 땀 흘리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나면 어느 순간 친해져 있죠.”
_제이미 F45 코리아 대표, 롱블랙 인터뷰에서
‘짝을 이뤄 운동한다’는 단순한 아이디어는, 생각보다 큰 파급력을 낳았어요. 친해진 회원들은 서로 출석표를 만들어 “오늘 왜 안 나왔냐”며 다그치기도 하고, “오늘은 블랙으로 드레스 코드를 맞추자”며 단합력을 끌어내요.
F45의 역할은 멤버들끼리 더 친해질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거예요. F45 코리아는 SNS가 활발한 한국 특징에서 영감을 받아 ‘인증샷 문화’를 만들었죠.
“운동이 끝나면 로고 앞에 모여 구호 ‘라이프 체인지’를 외치고, 다 같이 사진을 찍어요. 처음엔 회원들이 운동하는 모습을 구글 드라이브에 올려 공유했어요. SNS에 능숙한 한국 멤버들은 자연스럽게 그 사진을 ‘#오운완’* 태그를 달아 인스타그램에 인증하기 시작했죠.”
*오늘 운동 완료
_조 마이어 F45 코리아 COO, 롱블랙 인터뷰에서
그렇게 찍힌 사진은 다른 SNS 이용자들에게 시각적인 임팩트를 줘요.
“F45는 비주얼적으로 정말 흥미로운 피트니스예요. 환한 조명과, F45 특유의 빨간색, 파란색으로 이루어진 트랙,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 경쾌한 음악과 사람들의 웃고 있는 표정… 이 모든 것이 사진 한 장으로 사람들에게 ‘F45는 이런 곳이구나’ 설명해요.”
_루크 암스트롱, 롱블랙 인터뷰에서
F45에서는 운동 시작 전, 하이파이브를 하고 옆 사람과 2~3명씩 짝을 짓는다. 멤버들끼리 친해질 수 있도록 친목의 장을 만드는 과정이다. ⓒF45
Chapter 4.
마케팅 : 인플루언서의 라이프스타일을 영업하다
호주의 운동 친화적인 문화 덕에 F45는 빨리 성장했어요. 하지만 다른 나라는 달랐죠. 전 세계 인구 중 정기적으로 운동시설을 이용하는 사람의 비율은 10~20%밖에 안 된대요. 미국은 23% 미만, 우리나라는 약 7%밖에 안 되죠.
F45는 이들에게 ‘운동은 즐겁다는 것’부터 가르쳐야 했어요. 이를 위해 선택한 전략이 ‘인플루언서 마케팅’이었어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이 없었다면 F45는 이렇게 빨리 성장하지 못했을 겁니다. 사람들은 인플루언서의 라이프스타일을 따라 하고는 하죠. 그 부분을 이용했습니다. F45가 인플루언서의 라이프스타일이 되는 것. 그게 우리가 사람들에게 운동을 교육한 방법입니다.”
_루크 암스트롱, 롱블랙 인터뷰에서
F45는 호주의 수영선수 스테퍼니 라이스Stephanie Rice, 서퍼 믹 패닝Mick Fanning 등 유명 스포츠 스타를 앰배서더로 뒀어요. 2021년에는 데이비드 베컴David Beckham을 글로벌 파트너로 선정했죠. 이들 역시 SNS에 F45에서 운동하는 모습을 인증하곤 해요. F45 스튜디오에 가면 베컴을 만날 수도 있는데, 팬이라면 기꺼이 가입하겠죠!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 친구야말로 최고의 영업꾼
더 독특한 것은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를 적재적소에 배치한단 거예요. F45 코리아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섭외에 더 공들인대요.
“지점을 오픈할 때부터 4명의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를 지정해요. 사실, 친구가 운동 같이 가자고 꼬시는 것만큼 확실한 영업은 없거든요. 지점마다 기준은 다르지만, 팔로워 수가 중요하진 않아요. 운동 콘텐츠를 열심히 올리는 분을 섭외하기도 하고, 기존 멤버 중 유독 파이팅 넘쳤던 분을 신규 지점 오픈 때 앰배서더로 모시기도 하죠.”
_제이미 F45 코리아 대표, 롱블랙 인터뷰에서
실제로 지인 추천으로 신규 유입되는 회원이 60~70%라고 해요. F45 코리아가 유료 마케팅이나 광고 모델 없이 확보한 회원 수는 약 1만2000명이에요.
2021년 F45의 글로벌 앰배서더로 선정된 데이비드 베컴. F45는 글로벌에 운동 문화를 퍼뜨리기 위해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F45
Chapter 5.
운동에 이름과 캐릭터를 부여해 친숙함을 만들다
운동도 유행을 타잖아요. 최근엔 필라테스 열풍이 불었죠. F45도 한 철 유행이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F45는 매일 다른 운동을 한다네요?
F45는 약 4000개의 기능성 동작을 조합해 53개의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프로그램마다 유산소, 근력, 종합, 회복으로 테마가 달라요.
“매일 다른 운동을 하는 이유는 지루함을 없애기 위해서예요. 사람들은 러닝머신 문화에 집착합니다. 러닝머신에서 헤드폰을 낀 채 30분~1시간 동안 달리기만 하죠. 이렇게 지루한 운동이 또 있을까요? 한 번 운동이 지루하단 생각이 들면, 체육관에 가기 망설여지죠.”
_루크 암스트롱, 롱블랙 인터뷰에서
그런데 ‘베어스Bears’ ‘조커The Joker’ ‘할리우드Hollywood’... 프로그램 명이 전부 특이해요. 스튜디오 한 편에 마련된 스케줄링 스크린에는 각 프로그램마다 개성 있는 이름표와 로고도 있더라고요. 베어스의 로고는 곰이 입 벌리고 포효하고 있는 모습이었어요. 프로그램마다 성격을 만들고 브랜딩하는 이유는 뭘까요?
“운동 자체가 친숙해야 해요. ‘베어스’ 운동이 맘에 들었던 회원은 다음주 ‘베어스’와 다시 만날 시간을 기대하겠죠. 이 유쾌한 정체성은 운동을 장난스럽고 재미있는 것으로 만들어요. 위트로 장벽을 없애는 건 호주의 문화적 특성이기도 하죠.”
_루크 암스트롱, 롱블랙 인터뷰에서
독특한 건, 전 세계 F45 회원들이 매일 같은 운동을 한다는 거예요. 그날의 운동은 모두 본사에서 지정해요. F45가 프랜차이즈로 빠르게 확장하면서도, 퀄리티 컨트롤을 놓치지 않았던 비결이에요. 전 세계 F45 회원들은 같은 운동을 하며 연결돼 있다고 느끼죠.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선 같은 경험을 공유해야 합니다. F45는 프로그램을 통일해, 뉴욕에 있는 회원과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회원도 같은 공동체로 엮었어요. 전 세계 어디든 F45에 들어가면 어제 ‘베어스’를 했던 사람과 오늘 ‘조커’를 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공동체죠.”
_루크 암스트롱, 롱블랙 인터뷰에서
F45 광화문점에 설치된 스크린. F45는 각 운동 프로그램마다 브랜딩이 되어 있고, 세계 모든 지점에서 같은 날 같은 운동을 한다. ⓒ롱블랙
Chapter 6.
F45 코리아 : 한국의 체육관에는 늘 거울이 있었다
한국에 F45가 처음 들어온 건 2019년이에요. 강남점이 처음 문을 열었고, 2022년 한국의 마스터 프랜차이즈* F45 코리아가 본격 출범했어요. 올 3월에 오픈하는 지점까지, 총 30개 스튜디오가 한국에 있어요.
*프랜차이즈 사업 유형 중 하나. 중간가맹사업자에게 가맹점 운영권을 판매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F45 코리아는 한국의 가맹점 운영권을 관리하는 F45의 중간가맹사업자이다.
F45는 해외에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두는 경우가 흔치 않아요. 인도, 한국, 유럽에만 있죠. 제이미 F45 코리아 대표는 앞서 광화문, 공덕, 교대 세 지점을 운영하고 있었어요. 본사는 그에게 먼저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제안했죠. 그만큼 한국 시장의 가능성을 봤던 거예요.
“한국인들은 자신의 생활을 보여주는 걸 좋아하죠. 요즘 하는 운동이나, 먹은 음식, 입은 옷에 대해 자랑스러워해요. 이런 문화가 있다면 F45의 메시지가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_루크 암스트롱, 롱블랙 인터뷰에서
제이미 대표는 “운동은 삶의 일부이다”라는 F45의 메시지를 한국에 소개하고 싶었다고 말해요. 한국 피트니스 센터 전단지에는 상반신을 탈의한 근육질의 몸이 있죠. 건강보다는 다이어트를 홍보 문구로 써요.
“한국 피트니스 시장은 해외에 비해 10년 정도 뒤처져 있다고 봐요. 사람들은 바디 프로필이나 다이어트 같은 단기적인 목표를 이루고 나면, 운동할 동기를 잃죠. 반면, F45는 운동을 라이프스타일로 여겨요. 우리가 매일 밥을 먹듯, 운동을 하는 거죠.
운동을 수단이 아닌 라이프스타일로 바라보는 첫 단계는 나를 남과 비교하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F45에는 거울이 없어요. 거울이 없으면 내 얼굴이 얼마나 땀범벅이 됐는지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다른 사람은 얼마나 빨리 진도를 빼는지 확인할 방법도 없죠.”
_제이미 F45 코리아 대표, 롱블랙 인터뷰에서
F45 코치들은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아요. 이 역시 비교를 없애기 위해서예요. 개별 코치 내용이 다른 사람에게 들리지 않도록 하는 거죠. 코치들은 여러 사람을 동시에 가르치기보다, 멤버들을 오가며 개별 코칭에 집중하고요.
F45가 ‘인싸 운동’이라는 건 선입견이기도 해요. 비교가 없는 운동 환경을 통해 내향적인 멤버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질 뿐이죠.
“회원 중에 늘 검은 옷으로 몸을 감추고 다니는 분이 있었어요. 어느 날, 그분이 F45 민소매 트레이닝복을 입고 왔어요. ‘여기선 아무도 남 눈치 보지 않으니까, 나도 한 번 그래 보겠다’면서요. 그게 바로 F45의 에너지가 생겨나는 근원인 거 같아요.”
_제이미 F45 코리아 대표, 롱블랙 인터뷰에서
주먹을 맞부딪치며 응원을 하고 있는 F45 코리아의 코치와 멤버. F45에서는 비교하지 않는 문화를 위해 코치들이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는다. ⓒF45
롱블랙 프렌즈 C
저, F45 을지로점에 등록했어요. 아직 가보진 않았지만, F45 이야기를 들으니 벌써 기대돼요. 이래서 F45에서는 사람들이 다 웃으며 운동을 했던 거군요!
F45의 전략, 요약해봤어요.
1. F45는 고강도 45분 운동으로 ‘시간이 없어서 운동 못한다’는 핑계를 없앴어요.
2. 스크린과 심박수 측정 밴드를 활용해, 마치 게임을 하듯 운동을 즐기도록 디자인했어요.
3. F45는 커뮤니티 문화가 강해요. 회원들끼리 하이파이브를 하고, 구호를 외치고, 인증샷을 찍죠. 이 소속감이 다음날도 체육관에 올 동기부여가 돼 줘요.
4. 홍보에는 일반인 앰배서더인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를 활용해요. 유명인보다 주변 친구의 영업에 더 마음이 가니까요.
5. 자체 개발한 53개의 운동 프로그램에는 ‘베어스’ ‘조커’ 같이 이름과 캐릭터를 부여했어요. 운동에 친밀함을 느끼게 한 거예요.
‘비교하지 않는 운동’이라는 F45의 운동 철학이 전 마음에 들었어요. 혹시 롱블랙 피플 중에 F45 멤버 있나요? 슬랙 커뮤니티에서 후기 좀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