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197CF4384FE3181B09)
피로를 풀기 위해 일본 온천으로 놀러 왔ㄷ...가 아니라 요즘 아침마다 일어나면 주변이 이런 모습이다.
뭉게뭉게 스믈스믈 습한 안개가 올라오는, 온몸까지 축축해져 축축 늘어지는 wet morning...
중부는 100여년 만의 가뭄에 폭염, 다른 지방은 땅이 마르다 못해 쩍쩍 갈라진다는데 이곳 지리산은 딴세상!
![](https://t1.daumcdn.net/cfile/cafe/1574C6384FE3181B0E)
이유는 이미 장마가 시작된 것 마냥 하루종일 후덥지근 구름낀 날씨에 늦은 오후부터 종종 폭우나 소나기가
내리기 때문!
작물들이 한참 자라야 할 시기인 만큼 한 할머니의 말씀대로 이곳은 '축복받은 곳'...
하지만 하루하루 서둘러 양파망을 쌓아가야 하는 우리로서는 '멘(탈)붕(괴)의 날씨'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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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하루의 시작은 양파망에 흙채워 넣기가 아닌 비닐 걷어내기, 마무리는 양파망 쌓기에 필요한 도구
정리가 아닌 걷어낸 비닐 다시 씌워두기...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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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사이의 시간동안 허리가 뽀샤져라 양파망에 흙채워 벽채 쌓기~
그런데 그렇게 두 번째 단을 쌓아갈 무렵 벽채 아래로 난방배관이 지나갈 공간을 만들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다행히도 두 단정도이길 망정이지...ㅡ..ㅡ;;;
아무튼 제대로 하루하루 계획을 잡지 않고 일을 하다보니 찾아 온 한 고비!
서둘러 (하지만 결국 한참의 시간이 걸려ㅋㅋㅋ)냉수와 난방배관의 수와 어느 곳으로 지나가게 할 것인지를
계산한 후, 배관을 통과시킬 파이프들을 적당한 길이로 자르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1868E6384FE3181C17)
파이프가 지나갈 곳의 양파망만 살짝들어 지정한 위치에 놓고 공이질쳤다.
(집 지을 때만이라도 참아보려 했지만... 늘상 찾아오는 귀차니즘에 굴복~ㅡ..ㅡ;;;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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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벽은 이미 5단이나 올라갔기에 군데군데 고춧대를 박아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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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라커로 박아 준 자리를 표시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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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높이가 될 두 단을 다 쌓고보니 막돌기초부터 레벨이 잘 안맞았는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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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낮은 남쪽은 양파망을 꽉 채운 후, 바짝 세워붙쳐 쌓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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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높았던 북쪽은 망을 한 단만 쌓아 사방의 레벨을 맞추어주었다.
바닥레벨을 쌓고보니 이제 문틀을 세워야 그 다음 푸대들을 쌓을 수 있게되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문이나 창호를 어떻게 해야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기초만을 3개월정도 하고있으니 창이나 문은 아주 한참 후의 일처럼 느껴져서 하루하루 미루다 보니...
꼭 미리 계획해야만 했지만 생각하지도 결정하지도 않아서 아놔~ 또 한 고비가 찾아온 것이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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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짓기가 어떤 것인지 잘 몰랐던, 집이 세워지는 꿈만으로도 행복했던 꼬꼬마 시절(ㅡ..ㅡ;;;), 우리는
철거하는 집에서 챙겨온 옛날 창문틀들을 리폼하고, 밖에는 덧창을 달아서 쓰자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런 옛단창으로는 결코 겨울나기가 쉽지 않을것이라는 주변의 만류와 창틀, 문틀 만드는 법을
여기저기 알아 볼 수록 '잘'은 아니라도 제.대.로 된 창틀을 우리가 만들 수 있을지 점점 의구심이 들었다.
결국 창호를 사기로 일차결정을 했고,(작년은 아니더라도 올 초에는 끝냈어야 할 일을...ㅡ..ㅡ;;;) 중고를 사러
이천까지 갈 것인지(이천은 중고 창호와 모델하우스 중고 창호를 취급하는 곳들이 많다.) 남원에서 하이샷시
창을 살지를 최종 고민한 후, 남원에서 현관으로 쓸 문과 5개의 창호를 계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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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만에 문과 창이 결정되었으니 우선적으로 급한 현관 문과 서쪽 보일러실로 나갈 문의 가틀을 만들어
세우기로 했다.
(보일러실을 현관문으로 에둘러 나가는 것이 그다지 좋지 않은 동선이라 세면대가 들어갈 서쪽 벽면에 출입문
을 달고 세면대는 화장실로, 화장실은 보일러실 옆에 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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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목표가 집을 짓는 재료는 최대한 재활용을 하자는 계획이라 폐목을 이용해 문틀을 만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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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반듯해야 하는 큰 현관문의 가틀을 뒤틀림이 많은 폐목으로 짜려하니 초짜들에게 몸과 마음이 힘든
고비들이 수시로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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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문을 끼웠을 때 수평과 수직을 맞출 여유를 좌, 우, 위, 아래 1cm씩 남겨두며 작업을 했다.
넓은 면을 가진 나무들이 없어 틀의 옆면은 에코빔으로 만들기로 했는데 오래된 중고 각도톱이 오랜 세월동안
좀 뒤틀렸는지 가끔 각도가 맞지않게 절단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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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조립을 다시 푼 후 각재들을 샌딩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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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스테인을 칠해 주었다.
색깔을 고를 때, 모임방이 '난 그런거 잘 모르니까 네가 골라' 하길래 늘 생각해오던 짙은 나무색을 골랐다.
하지만 바른 색을 본 모임방 당장에, '왜 이렇게 진해?'
'그러길래 같이 고르자고 했잖아.' 왜 딴 소리 하냐는 식으로 화를 버럭 냈더니,
'......아니 그냥 뭐 좀 진하다고...'
이 후에도 싫다고는 말못하고 지나가는 말로 중얼중얼,
'근데 그거 복층마루랑 서까래랑 루바에도 다 칠할거 아니지? 그게 양이 얼마나 많은데 다 칠 할려면 엄청 힘들껄'
'아니 내.가 샌딩 다.하.고 이.색으로 다.바.를.꺼.야!'
'ㅡ..ㅡ;;;......그럼 루바는 양이 엄청엄청 많으니까 그냥...그리고 천정이 그렇게 어두우면 좀 그렇잖아.'
'벽을 회칠 할거니까 상관 없......생각해보고...'
30평생, 40평생 둘 다 취향이 다르게 살아왔으니 조금씩 부딪치는 내용물들이 늘어난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01DF5354FE318240D)
다음날 스테인이 마른 후 재조립을 시작했다.
그렇지만 하루만에 뒤틀린 나무들이 차렷자세로 '저 반듯해졌습니다. 이제 조립해주세요' 하고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여기를 끼워맞추면 저기가 각도가 90도가 안나오고 아래의 각도를 맞추어 두면 맞은편 쪽이 돌아가버리고...
한 번, 두 번...
시도의 횟수가 늘어날수록 각도가 맞지않는 횟수도 그만큼 늘었고 우리의 실망감과 짜증도 동시에 늘어갔다.
'에잇! 아~ 몰라! 그냥 세워! 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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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틀을 잡아주던 클램프 중 한녀석은 손잡이가 부러져 더이상 쓸 수도 없게 되고...
'젠장! 이래서 장비는 좋을걸 써야하는데!!!'
'다음에 남원 시내 내려가면 좀 알아봐야것네. 그리고 그냥 목재소가서 나무 좀 사서 할껄?'
'에잇! 다른 문짝은 가틀 달지 말자!'
'그래그래. 사람 잡것네...ㅜ..ㅜ 내가 말했던 대로 그냥 커튼치고 살자.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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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힘들게 조립한 현관문 가틀을 미리 수평을 잡아 놓은 판재 위에 올렸다.
(아무래도 푸대들이 완전하게 수평으로 놓여있는 것이 아니라 약간의 오차들이 있어 틀들을 수평을 잡은
합판 위에 올려 두기로 했다.)
'휴~ 그래도 서쪽 가틀은 작으니까 만들기 쉽겠지?'
'뭐...그렇지 않을까?'
![](https://t1.daumcdn.net/cfile/cafe/137418374FE3182526)
하지만 그 다음날 역시 우리들은 초짜답게 뱅글뱅글 헤메이고, 속은 부글부글 끓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176C7A374FE318262D)
180cm의 길이가 나왔어야 할 틀을 178cm로 재단해 2cm를 덧붙였고, 좌우 0.7cm밖으로 빼서 아래와
윗틀에 박아주어야 했는데 한쪽을 1.3cm를 빼버리는 바람에 좌우가...ㅜ..ㅜ
'방금 0.7이라고 내가 말했는데...' 누덕누덕되어버린 가틀을 보자 원망어린 한숨이 나온다.
'나 계속 왜이러지? 왜 이런 말도 안되는 실수를...ㅜ..ㅜ'
'쉬어야해! 무엇보다 쉬어야해...ㅡ..ㅡ;;;'
문짝 가틀 두 개 세우고 3개월간의 피로도가 한꺼번에 몰려온다.
그 피로에 둘 다 예민해져있지만 딱히 스트레스를 풀 길도 없으니 일에 능률이 오르지 않는 듯하다.
'틀은 여기까지하고 나머지 틀은 장마 때 쉬면서 만들기로 하자. 우선 흙부대나 열심히 쌓자구.'
'그럽시다요. 장마철되면 완전 많이 쉴꺼야! ㅜ..ㅜ'
![](https://t1.daumcdn.net/cfile/cafe/196BCA374FE3182630)
하지만 흙부대를 쌓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니다.
워낙 모아 놓은 흙이 좋지 않아 일일이 채를 쳐서 담아야 하기때문이다.
그렇게 하다보니 하루에 한 줄은 커녕 반 줄만 쌓아도 많이 쌓은 날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71518374FE3182714)
게다가 요즘은 오후 늦게 비가 자주 왔기때문에 물을 잔뜩 먹은 흙들이 재대로 체에 쳐질리가 없다.
'도저히 이 미친짓 더이상 못하겠다.'
삽질에 지친 모임방, 결국 예전에 미리 산 주인에게 허락받은 마사를 드디어 퍼오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그날 점심을 먹고 오면서 들린 산에서...
![](https://t1.daumcdn.net/cfile/cafe/116AD2374FE3182925)
그동안 2, 3일은 걸려야 했던 양의 푸대를 1시간정도 걸려 만들었다. ㅎ
'진작 이랬어야 했는데...' 너무나도 뿌듯한 얼굴로 땀을 닦는 모임방...
'그럼 우리 흙은 우짜?'
'밭 흙으로나 써야지. 시간날때마다 옮기자구.'
'...뭐? ㅡ..ㅡ;;;'
'삽질 좋다며~'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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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의 단점은 푸대를 끊임없이 산에서 트럭으로 트럭에서 집터로 옮기고 옮기고 또 옮겨 사람의 진을
뺀다는거야.'
'그래도 체쳐서 쌓는 것보다 훠~~~~~얼씬 좋다!!!
아침마다 맨날맨날 100개씩 담아와야쥐! 그럼 집 터에 쌓.아.놓.고 언제든지 쓸 수 있어!'
'예예~'
![](https://t1.daumcdn.net/cfile/cafe/150AF8374FE3182A1D)
모임방이 간만에 '씐나'있을 때 어서 한단한단 쌓아서 고비사막을 물없이 걷는 것 같은 이 고비를 잘
지나가야 할텐데...
할 일은 많고, 하루는 점점 더 짧게 느껴지고, 매 순간이 인내심 테스트 시간이고, 체력은 더욱 더 저질이
되어가는구나! ㅎㅎㅎ
첫댓글 아름다운 과정이군요^^
옆에서 직접보시면 그다지 아름답지는 않...ㅎㅎㅎ
힘 많이 드시겠습니다. 인내와 싸움 같은 느낌 입니다.
잘 드시고 체력을 아끼시기를..... 응원을 보냅니다.
증말 체력과의 싸움이네요. 요즘 비오는 날이면 그냥 누워서 뒹굴뒹굴 거리기만 합니다.
만사가 구찮고 온 몸이 쑤시는지라...ㅜ..ㅜㅎㅎㅎ
자원봉사자들 모집도 좀 하시죠??ㅎㅎㅎ
주말이면 여기저기 친구들도 가족들도 와서 도와주던 티비에서 보던 어떤 모습이 기억이 납니다.
꼭 두분이서 하셔야만 하는것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점점 더워질텐데...컨디션 조절 잘 하시며...튼튼하게 한단,한단,,,,^^*
사실 카페글들을 보시고(이 곳 말고 네이버요~) 쪽지로 체험을 해보고 싶으시단 분들이 몇 분계시는데
제가 낯선분들을 경계하는 편이라...ㅡ..ㅡ;;;
좀 유별나고 까탈스런 제 성격때문에 모임방이 같이 고생입니다. ㅜ..ㅜ
날이 폭폭 찌는구만. 암턴 무더위에 몸 상허지 마시고들... -_- ;;;;
요즘은 장마로 스~읍 하네요. 이불이 축축..ㅜ..ㅜ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