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가천도의 의의와 올바른 천도법

여러 불자님들이 절에 오래도록 다니시면서도 정작 천도재의 정확한 개념과 올바른 천도법에 대해서 잘 모르고 계시는 분이 의외로 많음을 보고 언제가 우리 불자님들에게 이 부분에 대해서 말씀을 드려야겠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얼마전에 한 분의 불자님께서 천도재에 관해서 질문을 해와 마침 여기 공간을 빌어 기왕이면 많은 분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천도재의 개념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합니다. 천도재란 우리가 세속에서 생각하는 제사와는 차원이 다른 개념입니다. 세속의 제사는 제사를 의미하는 제사 제(祭) 자(字)를 사용하지만 천도재는 부처님 경전에 등장하는 승재(僧齋) 오백승재(五百僧齋) 같은 의미의 재계재, 가지런할 재(齋) 자(字)를 쓰고 있는데 여기서 재의 원래 의미는 공양의식을 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한예로 초발심 자경문에도 보면 재식시(齋食時)에 음철(飮啜)을 부득작성(不得作聲)하고...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이 구절의 재식시(齋食時)라는 말도 역시 '음식공양을 할 때'를 의미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승재(僧齋)나 오백승재(五百僧齋)는 스님들께 공양을 올리는 의식을 뜻하므로 천도재란 단어의 정확한 뜻도 천도를 위한 공양의식이라는 말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시 천도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명확하게 알아야 하는데, 천도란 한자로 천거할 천(薦), 법도 도(度)의 한자를 써서 법도 즉 부처님 법도대로 천거(추천, 아룀)를 하는 것을 뜻하며 그래서 천도재란 부처님 법도대로 천거를 하는 공양의식, 돌아가신 영혼을 부처님 법도대로 천거하기위해 베푸는 공양법요식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많은 불자님들이 왜 천도재를 지내며 또 천도재를 지내면 돌아가신 영가님들에게 어떤 영향이 주며 살아있는 후손에게는 어떤 일이 있는가, 알고 천도재를 지내야 올바른 천도재를 지낼수 있게 될 것입니다. 천도재란 마치 우리 인간세계에서 죄업을 짓고 감옥에 갇힌 죄수에게 가족들이 봉사활동이나 좋은 일들을 하고 변호사에게 부탁을 하여 재심 등 다시 재판을 청구하여 변호사가 죄수를 재판관에게 천거하여 그 형량을 감해주도록 부탁하는 것처럼 영가님들의 세계도 이와 흡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천도재는 단순하게 조상님들에게 음식을 차려드려서 굶주림을 면하게 해드리고 조상님들의 음덕을 기리는 세속적인 제사가 아니라 재계 즉, 오계와 팔계, 십계 등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계율을 청정히 지니고, 영가님들을 위하여 여러가지 공양물을 불보살님전에 올리거나 또 경전을 독송하고 사경을 하며 염불을 하여서 이러한 모든 공덕들을 영가님들께 회향하여 영가님들께서 이러한 공덕에 힘입어 지옥, 아귀, 축생의 삼악도를 벗어나게 되고 중음세계에서 떠돌며 굶주리는 영가님들도 방황의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몸을 받아가도록 해 드리는 것이 바로 천도재인 것입니다. 그런데 통상적으로 절에 오래다녔다는 불자님들도 이러한 천도재의 개념에 대해서 정확히 모르다 보니 스님들께서 천도재만 지내주면 모든 영가님들이 그냥 극락세계에 왕생할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단순히 돈만 내고 천도재만 지내면 천도가 잘 되거나 만사가 형통할 것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스님들 역시 문제가 많다는 것을 먼저 인정합니다. 천도재에 대한 정확한 의미도 모르시는 스님이 계시는가 하면, 어떻게 해야 올바른 천도가 되는가도 모르면서, 그저 세속적인 장사처럼 천도재=돈 이라는 사고방식으로 천도재를 지내다 보니 오늘날 불교가 심각하게 왜곡되고 있다는 것을... 하지만 우리가 천도재의 기원, 텍스트라고 할 수있는 목련경이나 우란분경을 보면 목련존자가 어떻게 어머니를 천도시켰는가 하는 내용이 상세히 나오는데, 목련경과 우란분경을 자세히 이해하게 되면 올바른 천도재란 어떻게 하는 것인가를 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목련경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목련존자는 부처님 제자 가운데 신통력이 가장 뛰어나서 하늘세계와 지옥세계를 마음대로 다닐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목련존자 자신의 능력으로는 어머니를 도저히 구제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께 방편을 여쭈어 마침내 어머니를 구제하였는데, 먼저 목련경의 내용을 살펴보면 맨처음, 지옥가운데 가장 고통스러운 지옥인 무간지옥에서 목련존자의 어머니인 청제부인을 구제하신 분은 바로 부처님이셨습니다. 부처님의 가피력이 아니면 도저히 무간지옥에서는 빠져나올 수 없었기에 부처님께서 가피를 주신 것입니다. 그 다음 무간지옥에서 흑암지옥으로 나온 모친을 목련존자가 부처님 가르침대로 여러 보살들을 청하여 대승경전을 읽어드리고 그 공덕으로 말미암아 어머니가 흑암지옥을 벗어나 아귀몸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보살들을 청하여 49개의 등불을 켜고 신번(神幡: 부처님 명호 등을 적은 깃발)을 달고 방생을 하여 어머니가 아귀몸에서 벗어나 개의 몸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엔 칠월 백중에 우란분재를 통해 마침내 어머니가 개의 업장을 벗어나 중음신(경전에는 중음신이란 명확한 용어가 나와 있지 않지만 전후 내용의 줄거리를 보면 중음신의 상태란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의 상태에서 부처님전에 오백계(오백계는 비구니 스님들이 받는 계율을 통상적으로 오백계라 일컫음)를 받게 하여 마침내 천상에 태어나게 하였다고 나와 있습니다. 위에서 말한 우란분재에서 <우란>의 의미는 <거꾸로 매달린것을 구제한다.>라는 뜻이며 분(盆)은 바로 스님들의 밥그릇인 발우를 뜻하는 글자로 우란과 분과 재의 세가지 단어가 조합되어 스님들께 음식 공양을 올리고 그 공덕으로 악도에 떨어진 중생을 구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길 "시방의 대중스님들이 자자(自恣)하는 음력 7월 15일에 액난에 처한 7대의 부모나 현재의 부모를 위하여 백가지 맛을 가진 음식과 다섯가지 과일과 물긷는 그릇에 제일 가는 맛있는 음식을 담아 시방의 스님네께 공양을 올리는 우란분재를 행하라" 라고 하셨습니다. "이 날(우란분재일:음력 7월 15일)에는 모든 성현들이 산간에서 선정을 닦거나 성문 사과(四果)를 얻거나, 혹은 나무밑에서 경행을 하거나 육신통이 자재하여 성문연각을 교화하거나, 십지보살이 방편으로 비구의 모습을 나타내어 대중가운데 있으면서 모두 한결같은 마음으로 바루와 밥을 받느니라. 그러므로 청정한 계와 성현들의 도가 구족하니 그 공덕이 한량없느니라." 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누구라도 이 자자하는 대중들에게 공양을 올리는 이는 현세의 부모와 7대의 선망부모와 육친 친속들이 삼악도의 고통을 벗어나 해탈할 것이요, 의식주가 자재하리라." 라고 하였습니다. - 우란분경- 그래서 어떤 스님들은 오늘날 백중 천도재나 일반적인 천도의식이 많이 잘못되어 있다면서 천도재라는 이름으로 영단을 차려 위패를 설치하고 음식을 차릴 것이 아니라 부처님 당시처럼 스님들께 공양을 올려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분도 계십니다. 그렇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은 다릅니다. 오늘날은 부처님 당시와 많은 차이가 있어서 단순히 부처님 당시처럼 스님들께 공양을 올리는 것 만으로는 영가천도와 현세의 부모나 육친권속들이 삼악도를 벗어나 해탈하고 의식주가 자재하기가 어렵다고 보여집니다. 왜냐하면 부처님 당시에는 우란분절인 음력 7월 15일에 스님들께 공양을 올리기만 해도 그 공덕이 굉장하여 선대 조상들까지도 천도가 된다라고 우란분경에 나와있는데, 부처님 당시의 스님들은 오늘날 말법시대의 스님들과 큰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 당시에는 스님들이 오늘날 같은 평범한 스님이 아니라 많은 분들이 거의 대부분 아라한이라는 깨달음을 얻은 성인의 경계에 들어가셨고 , 또 성인의 경계에 들어가지 않으신 스님들도 그 청정함이란 오늘날 말법시대의 스님들과는 감히 견줄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크기 때문입니다. 부처님 당시에는 부처님을 비롯한 모든 스님들이 하루 한끼의 일종식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 이었고, 환자나 노약자의 경우에도 아침엔 아주 맑은, 마치 차와 비슷한 죽을 드시고 오후엔 모두가 음식을 먹지 않은 오후불식을 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하지 말라는 행동은 아무리 말썽을 부리는 역행비구라 할 지라도 절대 하지 않았고, 거짓말은 생각할 수도 없었습니다. 모두가 부처님의 계율을 목숨처럼 지켰으며, 부처님께서 물으시는 질문에 모두가 있는 그대로 고백을 하였다는 것이 부처님 경전에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오늘날은 어떻습니까, 제가 승가를 비방하거나 욕하려하는 것이 아니라 스님들 가운데 술과 육식을 하지 않는 스님들만 찾으려 해도 참으로 찾아보기가 어려운 오탁악세의 말법 세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가장 신성하고 열심히 정진한다는 선원에서까지도 반철 정진때 산행(소풍)이라는 이름으로 밖에 나가 굶주린(?) 배를 채우고, 목마름(?)을 해소하는 현실을 너무도 무수히 보아왔으며 일종식은 커녕 오후불식을 지키는 스님들도 손가락을 꼽아야 될정도로 희귀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다수의 스님들이 바로 소수의 청정한 스님들을 공경하기 보다는 도리어 공격하는 그런 세상이 되고 말았는데.... 이런 현실에서 스님들께 공양을 올리는 승재(僧齋)가 무슨 의미가 있을 수 있을것이며 승재를 통해서 어떻게 선망부모와 선대 조상영혼들이 공덕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단언하건대 오늘날 오로지 단순한 승재(스님들께 공양을 올리는 것) 만으로는 결코 선망부모나 조상님들의 천도를 시킬수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어떻게 조상님들을 위해서 공덕을 지어드리고 천도를 시켜야 할 것인가, 부처님 당시처럼 청정한 승가를 찾을 수 없는 말법시대의 현실에서는 바로 거룩하신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거룩하신 가르침에 공양을 올리고 거룩하신 스님들(평범한 스님이 아니라 문수보살이나 보현보살,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 지장보살 같으신 거룩한 스님들, 그리고 성자의 경계에 들어가신 역대의 무수한 성인 스님들)께 공양을 올려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공양물을 먼저 불단에 올리는 것입니다. 우란분경에도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시주들에게 받은 공양을 먼저 불탑에 올리고 공양을 한후 밥을 받으라."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오늘날 우리가 불보살님전에 먼저 공양을 올리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리고 불보살님께 올린 공양물을 퇴공하여 영단에 올려서 굶주린 영혼들을 위로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설법하여서 모든 집착과 허망무상한 원결들을 풀게하고 해탈시키는 것이 당연한 순서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와 같이 사경과 염불과 독경등의 공덕을 지어서 모두 영가님전에 회향하여 이러한 공덕으로 영가님들이 해탈왕생하기를 발원하여 마침내 천도재를 지내야 영가님들도 천도재의 힘을 얻어 악도를 벗어나기가 쉬운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천도재를 통해 먼저가신 영가님들이 악도를 벗어나고 고통에서 벗어날 때 후손들도 장애가 사라지고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모두 건강한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먼저가신 영혼들이 악도에서 고통을 받거나 중음계에서 방황할 때 자신들을 구제해 줄 후손에게 하소연을 하며 고통에서 건져달라고 하지만 죽은자와 산자의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영혼들이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억지로 의사를 소통시키려 하다보니 결국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갖가지 장애를 주게 되는 현상이 빚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먼저가신 영혼을 해탈시키는 일이 곧 살아있는 사람에게도 영적인 장애로부터의 해탈이 되는 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천도재를 간혹 천도제라고 표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런용어는 잘못된 표기이며 천도재의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사용하는 오기(誤記: 잘못된 표현)임을 알아야 합니다. 이와 같이 바르게 천도재를 통해서 먼저가신 선망부모와 영가님들을 천도시키는데, 천도재를 통해서 무조건 극락왕생한다라고 생각하면 크나큰 오산입니다. 영가님들을 극락왕생까지 천도시키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겠지만 영가님을 극락왕생시키는 것보다는 살아있는 분을 극락왕생하게 하는 것이 훨씬 쉽다고 표현할 정도로 영가님들을 극락으로 인도하기란 결코 쉬운일이 아닌 것입니다. 어찌하여 그런가하면 지장경에 나와있는 부처님 말씀에 망자를 위하여 살아있는 후손이 공덕을 지어주면 망자에게 돌아가는 공덕은 7분의 1밖에 돌아가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가령 100일 기도를 지극정성으로 7차례를 하였을 때 마치 한차례 한 것 정도의 공덕만 영가님께 회향이 되고 나머지 6차례는 본인에게 되돌아가 간다라고 한 것입니다. 그래서 돌아가신분을 완전히 윤회에서 해탈시켜드린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스스로가 열심히 염불하여 해탈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자신에게도 참으로 행복한 길이요, 후손에게도 민폐를 끼치지 않는 참다운 자손사랑의 길임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