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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행기 스크랩 캐나다-9> Montreal - Petro Canada
LoBo 추천 0 조회 36 19.01.29 16:05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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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에 올라타며 네비를 힐끗 보니 몬트리올까지 90 여 km 가 남았다. 속도롤 올려 달린다.

도로 양쪽으로 큰 창고건물들이 연속되고 낮게 깔린 시가지가 멀리까지 뻗어 있다. 낯설고 삭막한 풍경에 질려 차안에 적막이 흐르고 하품만 계속 났다


그런 길을 한참 더 달리자 고층빌딩들끼리 모여 있는 몬트리올 번화가가 눈에 들어왔다

고속도로는 공사현장을 피하느라 갑자기 이리저리 크게 휘어졌다. 건너편 차선에서 차 한대가 고장나 멈춰 서있고 그 뒤로 차정체가 수 km 나 이어져 있어 몸서리가 처졌다. 차 기름은 아까부터 빨간 불이 들어와 있는데 내가 만약 저 정체 구간에 있다면... 상상하기도 싫었다.  


시내로 향하는 우리 차선은 카 레이싱을 방불할 정도로 속도가 붙어 있었다. 그 흐름속에서 전방의 도로상황과 계기판 주유숫자와 스마트폰 네비를 번갈아 확인하느라 온 신경이 곤두섰다. 가야 될 거리는 수 km, 갈 수 있는 거리는 10 여 km. 어느 숫자가 먼저 0 에 수렴할 것인가 ! 

바로 그 순간 거짓말처럼 스마트폰 화면이 검게 꺼저 버렸다. 정신도 함께 나가버렸다.

첫번째 보이는 출구를 무시하고 빌딩군에 조금 더 가까워질 무렵 무작정 고속도로를 빠져 나와 번화가로 들어갔다. 지금 상황에선 숙소를 찾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고 차 기름부터 채우는게 급선무다. 몬트리올 번화가는 삐까뻔쩍한 고층빌딩과 세련된 시가지만 보이고 주변을 둘러봐도 주유소가 안 보인다



입은 바짝바짝 마르는데 신호는 계속 걸리고 슬슬 퇴근하는 차들이 도로를 점령하고 있었다.

창문을 열고 신호대기중인 옆차를 불렀다. 백인 청년 혼자 타고 있었다. 영어로 주유소를 물어보았다.

한참 생각하더니 모르겠단다. 그러더니 갑자기 생각난 듯 바로 앞에서 좌회전, 직진후 또 좌회전해 내려가라고, 뭔 거리 이름을 불러 주었다,

신호가 바뀌자 청년이 멈춰서 길을 양보해줬다, 덕분에 직진차선에서 좌회전차선으로 넘어가 알려준 대로 따라갔다. 빌딩숲 사이를 몇 km 더 가자 더 빡빡한 정체구간을 만났다.


" 이제 난 끝났어 ! " 라는 탄식가 함께 남은 기름으로 달릴 수 있는 숫자는 이미 한자리로 떨어져 있었다.

옆을 스처갸는 택시를 부르려다가 그 뒤에 승용차에게 손짓을 했다. 처음엔 어리둥절 창문을 안 열더니 얼이 나간 내 얼굴을 보자 창문을 열었다. 이번 차도 세련된 중년남자 혼자 운전하고 있었다, 불어권 지역에서 Gas station 을 찾는 상황을 파악한 남자가 살짝 생각하더니 ' 직진후 죄회전 ' 하라고 알려주었다. 얼른 그 남자 앞으로 차선을 바꿔 천천히 정체구간을 통과하며 첫번째 사거리에 다다랐을때 백미러를 보니 뒷차 남자가 차안에서 ' 좌회전 하라' 고 손짓하는게 보였다, 창밖으로 손을 뻗어 엄지를 치켜 세워 주었다.

빵빵 ! 크락션이 울린다. 사거리는 차와 보행자와 자전거가 얽혀 무법천지다. 평소 여유로운 캐나다인들도 대도시에서 정체되면 다 똑같았다.


좌회전후 조금 내려가자 진짜로 오른편에 커다란 ESSO 주유소가 있었다. 한눈에 봐도 크고 깔끔했다.


기쁜 마음으로 주유소 안으로 들어갔는데... 노란색 테이프를 빙둘러 처 놓은 것이 아닌가 !


사무실과 매점은 불이 켜있고 안에 사람들이 보이길래, 사정이라도 해 볼겸 차를 대 놓고 들어갔다

매점 계산대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고 입구쪽엔 한 남자가 사무를 보고 있길래 다짜고짜 ' 영업 안하냐 ' 고 물어보았다

안됐다는 표정으로 으쓱 하길래 근처 주유소를 물어 보았다

"  아랫길로 쭈욱 내려가시면 있어요 "

"  몇 Km 나 가야 하나요 ? "

"  모릅니다 "

"  얼마나 걸려요 ? "

"  5~10 분 ? "

5분이나 버틸 수 있을라나... 깝깝하다


도로를 찾아 나가다 주유소입구로 들어오는 운전연습용차량와 맞닥뜨렸다. 크락션을 울리기에 놀라서 차를 돌려 간신히 내려가는 도로에 진입했다


알려준 방향대로 내려가자 사거리 너머에 또 다른 주유소가 보였다 PETRO CANADA

다행히 5분 정도 거리는 아니였다


정신이 없고 급한 마음에 주유소 출구로 들어가다 나오는 차량과 가깝게 스쳐 갔다,


주유기 앞에 가까스로 차를 세우니 그제서야 마음이 놓였다


주유캡에 Gasoline only 글자 확인하고 주유기에 여러 종류의 휘발유중 중간질인 91 옥탄가 버튼을 눌렀다




콸뫌 기름 들어가는 소리를 듣고 있자니 참았던 오줌 싸듯 시원하다


Full 로 채우니 41.5 L. 리터당 1,639 $  총 68.05 $ (61,245 원) . 기름값이 생각보단 싸지 않았다,


캡을 잠그고 계산을 하려고 사무실에 들어갔다,

프런트 너머에 흑인 남녀가 있어 주유기 번호를 대며 카드를 내밀자 여자가 옆을 가리킨다. 처음엔 못 알아 듣고 버벅댔는데 구석에 있는 카드 단말기에 내가 직접 꽂으라는 거였다.

흑인남자가 "  영어 할 줄 알아 ? " 묻길래 조금 한다니 " 영수증 사인하라 " 고 내밀었다,


큰일은 해결했고 이제 잘 곳을 찾아가야 한다.

주유소 뒤 주차장에 차를 바짝 대고 폰 충전되길 기다리며 낮잠을 청했다. 긴장이 풀리자 순식간에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키가 약간 작고 검은 작업복을 입은 남자가 신문뭉치로 비를 가리며 지나가더니 수거함을 열고 신문을 버리고 갔다,

걷는 폼이 약간 특이했는데 혼자 신이 났다. 어디선가 쿵 소리가 크게 나자 놀란듯 웅쿠렸다 일어나는게 어딘지 정상은 아닌거 같아 보인다.


그렇게 3번을 왔다갔다 하고 있다. 다운증후군인지 지능이 약간 떨어져 보였다,


충전이 너무 느려 선을 바꾸고 근처 맥도널드 화장실을 찾아갔다. 매장 문앞에선 완전 부랑자로 보이는 동양인 두명이 큰 배낭을 맨채 담배를 피워대고 있었다. 어두운 실내에도 노숙자 같은 사람, White-trash 들이 여기 저기 앉아 있었다,

그들 사이를 지나 안쪽 화장실 문을 돌리니 잠겨 있다. 포기하고 나오려는데 아까 다우니청년이 매장 정리를 하고 있는게 보였다,

화장실 잠겼다고 손짓하니 ' 밀으라 ' 고 몸짓을 했다, 밀어보니 진짜 문이 열렸다.


폰충전이 진짜 빠르게 되고 있다. 전선의 문제였다. 장거리 5시간정도면 밧데리가 나가버리는 불상사를 이젠 안 겪어도 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업됐다, 10 % 정도 충전되었길래 다시 네비를 켜고 주유소를 나왔다


횡단보도 곳곳에서 여자들과 할아버지가 애들 하교시간에 맞춰 교통봉사를 하고 있다,



골목길을 돌아나와 4차선 일방통행길 양쪽으로 단풍이 들기 시작한다. 몬트리올의 아름다움이 이제야 눈에 들어온다



내가 예약해 놓은 숙소가 이렇게 다운타운에 있는지는 몰랐다, 

거리에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이 많은 사람들이 한겨울엔 바로 밑 지하도시로 들어가 식사를 하고 공연을 보고 지하철로 이동한다. 그 길이가 30 Km 나 된다고 한다



뒷골목으로 들어가 숙소옆 소화전앞에 임시로 차를 댔다. 현주에게 기다리라고 하고 호텔 입구를 찾아갔다.

인도에서 2층으로 바로 연결된 계단을 통해 Hotel A2K 입구로 올라갔다.

그런데 문이 단단히 잠겨 있고 유리창 안 실내도 분위기가 썰렁하다. 노크를 해도 아무도 안 나왔다. 선불 다 냈는데 사기 당한거 아닌가 겁이 덜컥났다. 오늘 일진이 왜 이러지... ' 현주에게 뭐라고 설명을 해야 하나 ' 걱정을 하며 내려왔다


인도로 내려와 차 대 놓은 곳으로 처벅처벅 가다 옆을 힐끗 보니 삿시유리문에 하얀 푯말이 붙어 있는 것이 아닌가.

반가운 마음에 문을 열고 반지하로 들어가자 안쪽에 자그만 프론트가 보였다,


오랑우탄 같이 생긴 흑인여자가 무뚝뚝하게 응대했다. 마이너들끼리 서로를 무시하며 나도 무표정하게 Check-in.

1박 85 $ (76,500원)  캐나다 평균 숙박비보다 싸지만 나중에 보니 이 가격도 바가지였다



호텔 주차장을 물어보니 자기도 모르겠단다. 204호실 키받고 바로 나왔다.

골목안쪽 주차표지판엔 저녁 6시부터 아침 9시까지는 무료라고 적혀 있었다. 주변에 주차된 차들을 돌아다니며 대시보드 위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주차증을 올려 놓은 차가 한대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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