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경남역사]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앞둔 아라가야 함안 말이산고분군
1500년 전 아라가야의 역사를 품고 있는 말이산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야시기 단일 고분으로 가장 큰 말이산고분군(사적 515호)을 찾았다.
글 배해귀 사진 함안군
53만㎡ 면적, 128기로 구성 … 단일고분군 중 가장 커
함안박물관에서 조금만 걸으면 온통 초록으로 물든 말이산고분군이 눈에 들어온다. 마치 아기 새를 품은 둥지처럼 아늑한 느낌이 드는 이곳은 아라가야 왕과 귀족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말이산의 ‘말이’는 ‘우두머리의 산’이라는 뜻이에요. 해발 40~70m의 나지막한 구릉지에 만들어진 말이산고분군은 1세기부터 6세기까지 조성된 아라가야의 대표 고분군으로 127기의 크고 작은 고분이 빼곡하게 조성되어 있어요. 면적만 해도 약 53만 ㎡로 우리나라에서 가야시기 단일 고분 중 가장 큽니다.”
이근칠 문화관광해설사는 말이산고분군에 이어 아라가야에 대한 설명도 이어갔다. 아라가야는 삼한시기 경상도 남부지역 일대에 번성했던 변한에 속했던 12개 나라 중 하나로, 아시량국·안라국으로도 불렸던 함안지역을 중심으로 발달한 고대국가이다.
아라가야 문화를 알 수 있는 다양한 유물 출토돼
고분군 주변을 돌아보니 고분군에 대한 궁금증도 절로 생긴다. 이 해설사는 아라가야 시대의 다양한 유물이 전시되어 있는 말이산고분전시관으로 안내했다.
이곳에서는 널무덤(목관묘), 덧널무덤(목곽묘), 돌덧널무덤(석곽묘) 등 1~6세기 시대별 무덤 형태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돌덧널무덤인 말이산 4호분 내부를 실제 크기로 재현한 공간도 눈에 띈다. 아라가야를 대표하는 토기인 ‘불꽃무늬 토기’도 전시되어 있다.
“토기를 구울 때 토기 안과 밖의 온도차가 크면 깨져버려요. 그래서 열기가 안팎으로 통할 수 있도록 구멍을 뚫는데, 처음에는 단순하게 삼각형·사각형으로 했죠. 4세기 후반부터 불꽃무늬를 넣었어요. 훨씬 세련됐죠? 아라가야만의 독특한 토기 양식이랍니다.”
지금까지 약 180여 점 출토되었으며, 그중 150점 정도가 함안에서 나왔다고 한다.
“지금 보는 봉황장식 금동관은 봉황 두 마리가 서로 마주 보고 있어요. 수컷이 봉이고 암컷이 황인데 암수를 합쳐 봉황이라고 부르죠. 아라가야만의 독특한 디자인이에요. 혹시 어디서 본 적 있을까요? 분명히 많이 보던 문양입니다.”
이 해설사의 질문에 선뜻 대답하지 못했지만 그의 답을 듣고는 옳다구나 싶었다. 봉황장식 금동관 문양은 바로 청와대 집무실 문양과 비슷하다. 아라가야의 문화유산이 현재의 대한민국에서도 그대로 쓰이고 있다는 이 해설사의 설명에는 자부심이 묻어났다. 이어 아라가야 지배자의 위상을 보여주는 마갑총과 말갑옷을 비롯해 다양한 상형토기도 볼 수 있었다.
9월경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결정
말이산고분군은 대성동고분군·지산동고분군·옥전고분군·교동과 송현동고분군·송학동고분군·유곡리와두락리고분군과 함께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가 추진 중이다.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되기 위해선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말이산고분군은 1500년 전 사라진 고대 가야 문명을 보여주는 역사적 증거물이며, 매우 훌륭하게 보존되어 있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오는 9월경이면 말이산고분군을 비롯한 7개 가야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최종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말이산고분군
위 치 함안군 가야읍 고분길 153-31
말이산고분전시관
위 치 함안군 가야급 삼기길 91
관람시간 3월~10월 : 09시 ~ 18시, 11월~2월 : 09시 ~ 17시
휴 관 일 매주 월요일 및 1월1일, 설날·추석 연휴
관 람 료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