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예방 수칙
오늘(3월 21일)은 제4회 ‘암 예방의 날’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암은 환자 발생율의 지속적인 증가로 전 국민이 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08년에 새롭게 암 진단을 받은 사람은 17만8816명(하루 490명)으로 2007년 16만5942명에 비해 7.8% 증가하였다.
암(癌ㆍcancer)은 의학적으로 악성종양(惡性腫瘍ㆍmalignant tumour)을 일컫는 말이다. 우리 몸의 정상 세포는 엄격한 조절기구의 통제 아래에서 세포 분열과 증식 등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암은 조직 내에서 필요한 상태를 무시하고 무한정 증식하는 비정상 세포의 덩어리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암의 1/3은 예방이 가능하고, 1/3은 조기검진을 통해 완치가 가능하며, 나머지 1/3은 연구를 통해 앞으로 극복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암의 일차적 발병(發病) 원인은 개인의 생활환경과 생활습관에 있으며, 원인 노출에서부터 발병까지는 수십 년이 걸리는 질병이므로 예방(豫防)에 힘써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권장하는 ‘국민 암예방 수칙’을 다음과 같다.
(1) 담배를 피우지 말고, 남이 피우는 담배 연기도 피한다.
(2)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고, 다양한 식단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한다.
(3) 음식을 짜지 않게 먹고, 탄 음식은 먹지 않는다.
(4) 술은 하루 두 잔 이내로 마신다.
(5) 주 5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운동을 한다.
(6) 자신의 체격에 맞는 건강 체중을 유지한다.
(7) 성 매개 감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안전한 성생활을 한다.
(8) 발암성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일터에서 안전보건수칙을 지킨다.
(9) 예방접종 지침에 따라 B형 간염 예방주사를 맞는다.
(10) 암 조기검진 지침에 따라 암 검진을 빠짐없이 받는다.
한편 미국 암협회가 권장하는 ‘암 예방 수칙’은 다음과 같다.
(1) 몸무게를 적정하게 유지하라. (2)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라. (3) 매일 다양한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라. (4) 빵, 파스타, 곡물, 채소, 과일 등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라. (5) 지방질 섭취를 줄여라. (6) 가공식품의 섭취를 줄여라. (7) 소금에 절인 음식의 섭취를 줄여라. (8) 술을 절제하라. (9) 담배를 피지마라. (10) 적당한 운동을 하라.
이제 암(癌)을 불치병(不治病)이 아니라 치료가 가능한 만성병(慢性病)으로 인식하여야 한다. 암을 예방하기 위하여 균형 잡힌 식생활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하여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고, 금연(禁煙)과 절주(節酒)를 생활화 하여야 한다. 정기적으로 암 검진(檢診)을 받아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여야 한다.
미국 의학전문지 ‘헬스데이뉴스’는 메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제리드 하운 박사 연구팀이 자기 나노입자(magnetic nanoparticle)를 이용하여 암 종양의 단백질과 기타 화학 성분을 측정하는 방법을 통해 암을 1시간 안에 진단할 수 있는 ‘마이크로 핵자기 공명 칩(micro NMR chip)’을 개발했다고 보도(2011년 2월 23일)했다. 하운 박사는 “실제로 암이 의심돼 조직검사를 앞두고 있는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시험한 결과 1시간 안에 96% 정확도로 암을 진단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검사 방법으로는 최소 3일이 지나야 결과를 알 수 있으며, 정확도는 84% 수준이다.
미국 암협회가 제시한 암의 경고 증상은 다음과 같다.
(1) 상복부의 불쾌감, 식욕부진, 소화불량이 계속될 때(위암). (2) 우상복부의 둔통, 체중 감소 및 식욕부진이 있을 때(간암). (3) 계속되는 마른기침이나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올 때(폐암). (4) 이상 분비물 또는 비정상적인 출혈이 있을 때(자궁경부암). (5) 통증이 없는 혹 덩어리 또는 젖꼭지에서 출혈이 있을 때(유방암). (6) 대변에 점액이나 피가 섞여 나오고 배변 습관의 변화가 있을 때(대장암). (7) 잘 낫지 않는 궤양이 생기거나 검은 점이 더 까맣게 되고 커지며 출혈을 할 때(피부암). (8) 혈뇨나 배뇨 불편이 있을 때(비뇨기암). (9) 쉰 목소리가 계속될 때(후두암).
‘세포들의 반란’ 저자 만프레드 라이츠 박사는 일반적으로 암을 판별하는데 도움이 되는 증상들을 제시하였다. 아래 증상이 나타나면 그 원인을 분명히 밝혀내는 것이 좋다. 즉 △원인을 알 수 없는 갑작스런 체중 감소, △회복되지 않는 상처나 염증, △피부 속이나 피부 바로 밑 특히 가슴, 목, 겨드랑이, 고환 부위에 나타나는 통증이 없는 결절과 경화, △갈색 반점이 이유 없이 나타나거나 진물이 나고 그 부위가 넓어지거나 색이 변할 때, △삼킬 때나 위장에서 통증이 지속될 때, 지속되는 소화 장애, 계속 목에 무엇인가 걸려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 △불규칙한 배변 상태가 지속될 때, △이유 없는 구토와 함께 피가 섞여 나올 때, △3주 이상 기침이 지속되고 그 원인이 불분명할 때, △소변이나 대변에서 피나 점액질이 나올 때, △소변 배출 시 통증을 동반할 때, △설명할 수 없는 요통, △생식기관의 점막이나 구강점막에 하얀 이물질이 덮인 경우, △장이나 항문 부위에 용종이 생겼을 때, △여성에게 불규칙한 생리 또는 분비물이 있을 때, △여성의 폐경기에 또는 그 후에 반복되는 출혈이나 혈액이 섞인 분비물이 나올 때.
한국인에게 흔히 생기는 위암, 폐암, 간암 등과 관련된 생활환경요인을 보면 위암(胃癌)은 짠 음식을 즐기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음식을 싱겁게 먹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 등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벤조피렌을 함유한 탄 음식도 주의하여야 한다. 폐암(肺癌)의 경우 가장 중요한 원인은 흡연이다. 따라서 제일 먼저 담배부터 끊어야 한다. 흡연 외에도 대기오염이나 실내오염과 같은 유해한 환경도 폐암의 위험도를 높인다. 간암(肝癌)의 중요한 원인은 만성B형간염과 만성C형간염이다. 대부분 간염 바이러스에 의하여 발생하므로 간염 백신을 접종을 하여야 한다. 이외에도 곰팡이에 포함되어 있는 아플락톡신, 과도한 음주 등도 간암을 일으킬 수 있다.
국제암연구소(IARC), 미국암학회(ACS)를 비롯한 세계 의학연구기관들이 직간접적으로 또는 잠재적으로 암을 유발할 수 있는 20가지 발암위험 물질과 요인을 발표했다. 즉 납과 납 성분, 인듐 포드피드, 텅스텐 카바이드 코발트, 이산화 티타늄, 용접흄(welding fume), 내화성 세라믹섬유, 디젤 배기가스, 카본블랙, 산화스티렌, 산화프로필렌, 포름알데히드, 아세트알데히드, 디클로로메탄 메틸렌 클로라이드(DCM), 트리클로로에틸렌(TCE), 클로로포름, 테트라믈클로에틸렌, 폴리클로리네이티드 비페닐(PCB), 디에틸헥실 프탈레이트(DEHP), 아트라진, 교대 근무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 발암물질 리스트에 포함된 산화스티렌, 디젤 배기가스 등은 흡연, 드라이클리닝, 화장품, 페인트, 디젤 자동차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것들이다. 평면 TV 화면에 쓰이는 인듐 포스피드 등도 포함되어 있다. 특이한 것은 교대근무(交代勤務)가 암을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 것이다. 기존의 많은 연구에서 밤낮 교대 근무가 신체의 여러 기능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했다.
암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하여 면역력(免疫力)을 높여야 한다. 사람의 면역세포는 밤에 활발히 활동하므로 저녁 11시 이전에 취침하는 것이 좋다. 수면을 주관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은 뇌의 송과체에서 분비되며, 암세포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송과체는 낮에 햇빛을 많이 받으면 활동이 왕성해지므로 낮에 햇볕을 쬐면서 운동을 하면 항암(抗癌)효과와 숙면(熟眠)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
암(癌)을 이기기 위해서는 암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대학병원 ‘암 센터’에서는 암 극복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즉 암 치료에 따른 증상 및 영양관리에 대한 교육과 상담, 복약(服藥)지도 등을 통하여 효과적인 암 치료를 받도록 돕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은 주별, 일별로 정기적으로 진행되며 암 치료에 따른 증상 및 영양관리(항암치료, 방사선 치료), 질환별 간호 상담, 복약 상담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또한 교육 프로그램 사이에 웃음치료, 미술치료, 음악치료, 두피 및 가발(假髮)관리 등 새롭고 참신한 주제의 교육도 이루어지고 있다.
암환자의 경우, 치료과정에서 자아 존중감 저하 및 심리사회적인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된다. 웃음치료, 미술치료, 음악치료 등은 환자들에게 다양한 사회적 심리적 지지를 제공하고, 치료를 받는 동안 삶의 질을 높이고 일상생활에 잘 적응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암환자는 탈모(脫毛)로 외모의 변화를 경험하게 되며 자신감 상실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에 두피/두건/가발관리 등의 프로그램을 구성하며 실시하고 있다.
암정보교육 관련 다양한 프로그램은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종양전문간호사를 비롯하여 각 암종별 코디네이터, 전문약사, 전문영양사, 사회사업사 등 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글/ 박명윤(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