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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 한 잔 들고
바라 본 창밖.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오늘도 무더위를 알려 주고 있다.
마음 같아서는 이런 날에는
종일 집에 머물며 차나 홀짝 거리고 집에 있는 간식이나 오물 거리다가
해질녘쯤에 집 앞 식당에서 시원한 밀면이나 냉면을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집안보다 집밖이 더 나을 것 같아
시원한 숲속을 찾아 나섰다.
이끼가 가득낀 햇빛조차 잘 들지 않는 숲속.
더욱 시원한 느낌이다.
바위의 모양새도 특이 하다.
산 숲을 한바퀴 돌고 찾아 들어간 식당.
집을 나설 때는 시원한 것이 그리웠지만
막상 배가 좀 허기지니 입맛이 따로 그리움을 찾는다.
재첩비빔밥.
새콤한 양념 맛과 시원한 재첩국물 한그릇이
나름 더위를 씻어 낸다.
오늘 같이 더운 날
더는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일찌감치 집으로 찾아 들었다.
에어컨을 시원하게 틀어놓고 텔레비젼도 틀어 놓고
낮잠으로 산행으로 지친 몸을 잠시 달래려다가
그만 날을 새 버렸다.
그렇게 밤을 새고 난 내일.
역시 덥다.
그래도 집에 있는 것 보다는
나가는 게 낫다.
어디로갈까.
나서려고 마음은 먹었지만
언뜻 갈 곳이 떠오르지 않는다.
지하철을 타고 발길이 내리는 곳을 따라 건 곳은
시약산이다.
천마산과 길이 맞닿아 있는 얕은 산.
그러나 트래킹을 하기에는 참 좋은 산.
얼마전만 하더라도 높고 깊은 산이 좋았지만
이제는 이렇게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산길이 좋다.
숨쉬기도 편하다.
예쁜 꽃들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걷기도 좋다.
대신 산행길이 아주 짧아 금방 걷기가 끝나 버렸다.
차라리 잘 되었다.
온천욕을 하러 허심청을 찾았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다.
젊은 사람, 외국인, 그리고 또래들.
온천욕을 마치고 찾아 온 식당.
바로 허심청 구내에 있는 일식당 어가 다.
원래는 5분 거리에 있는 초원에서 복국을 먹으려고 하다가
그 거리도 걷기에는 허기가 져서 그만 어가로 들어 와 버렸다.
따로 주문을 할 것도 없어
그냥 일인세트로 주문을 해 버렸다.
메뉴 고르는 것 조차도 귀차니즘에 빠져 버렸다.
다행히 맛있다.
그럼 됐다.
그리고 난 후 찾아 온 카페 모모스.
온천장역 바로 앞에 있다.
부산에서는 최소한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커피 명문이다.
6월 중순.
하지가 바로 코 앞이다.
그럼에도 하루 해가 참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