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Re: 코로나와의 만남/김영복

[프리지어]

코로나와의 만남/김영복

우리가 살아오면서 요즘처럼 움츠리고 살았던 시절은 없었던 것 같다.

자주 만나서 놀러 다니고 그랬던 건 아니지만, 아무도 안 만나는 게 좋다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해야 하는 일상은 아니었지 않은가?

'코로나'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괴물이 두렵기는 하지만, 나에게는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생각했었던 것도 사실이다. 2년이 지나고 3년째가 되니, 사실 조심스러우면서도 느슨해졌다. 어느날 저녁, 남편이 약간의 감기 기운이 있는 것 같다면서 비상 감기약을 달라했다. 나는 무심코 감기약을 건네고는 그냥 잤다. 남편이 '코로나에 걸렸나'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렇게 무심하게 2~3일이 지난 어느 날 차 한잔하자고 아래층의 사모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 댁을 방문해서 아파트 재건축 얘기를 하며 한참 이야기를 하며 차를 마시는데, 갑자기 온몸이 나른하고 머리와 눈이 너무 아팠다. 그래서 갑상선 저하 때문이려니 하면서 서둘러 집으로 올라왔다. 남편에게 '머리가 터질 듯이 아프다고 약국에서 약을 좀 사다 달라'고 하고는 머리를 꽉 누르고 자리에 누웠다. 그때 갑자기 내가 코로나에 걸린 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났다. 요즘 감기 기운이 있어 약을 먹는 남편 생각도 나고, 조금 전 다녀온 아랫집 사모님 생각이 났다. 바로 전화를 했다. "사모님 제가 지금 머리가 너무 아파서 생각하니, 혹시 코로나인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마셨던 컵과 현관문 고리 등을 소독해주세요. 사모님도 조심하시고요."

너무 못할 짓을 한 죄인 같아서 몸둘 바를 몰랐다. 그런데 아래층 사모님은 "괜찮아요. 걱정하시지 마세요. 저는 한 달 전에 코로나에 걸렸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거예요. " 정말 고마웠다. 이미 한 달 전 코로나에 걸려서 면역이 생긴 것도 다행이고, 여유롭게 나를 위로하는 것은 더 고마웠다. 다음날 동네 내과에 가서 검사를 하니, 우리 둘 다 코로나 양성 반응이 나왔다. 처방을 받고 약을 사서 집으로 오면서 내가 만지는 모든 곳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된다 생각하니 문고리를 잡는 것도 무서워서 옷으로 감싸며 잡았다. 전염병은 이래서 무서운 거라는 걸 깨닫는 순간이었다.

나에게 온 코로나는 머리가 터지는 것 같고 뼈가 쑤시고 살이 아팠다. 이틀간 계속되는 코로나의 증세는 정말 힘들었다. 12시간 간격으로 항 바이러스제 팍스로비드를 열심히 먹었다. 3일째 날부터는 머리의 통증은 거의 가셨지만 기침과 가래가 심하고 숨을 들이쉬는 게 너무 갑갑하고 이상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기관지와 목을 공격했나 보다. 남편은 건강하고 면역력이 강한지 가벼운 기침만 3~4일 하다가 회복되었다. 다른 나라 사람 같았다. 10월 25일에 확진을 받고 11월1일 자가격리가 해제되었다. 자유로워지긴 했지만 증세의 변동은 없었다. 11월16일. 증세가 거의 변동이 없어 걱정이 많이 되었다. 8일 후면 부부 동반 모임이 있어 강원도를 가야 하는데, 남편이 회장으로 있어 소소한 준비는 내가 맡은 것이다. 보건소에 전화를 해서 담당자에게 상담을 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되지 않을까 해서 상담을 한 것이다. 항 바이러스제를 먹어서 걱정하지 말고 다녀오라는 전문가의 말을 듣고 안심이 되었다.

다행히 기침약을 먹으면서 조심스럽게 버스에 오를 수가 있었다. 다음 날 새벽 5시 30분 망상해수욕장 둘렛길을 한 시간 걷고, 해돋이를 보기로 했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니 춥지만 공기는 최상이다. 길게 들이마시고 내뱉고 복식호흡을 하면서 코로나로 인해 갑갑하던 가슴에 강원도의 깨끗한 산소를 갈아 넣는 기분으로 열심히 호흡을 했다. 숨통이 확 트이는 기분이다. 부부가 처음으로 동해에 와서 맞이하는 해돋이의 모습을, 눈으로 마음으로 그리고 카메라에 담았다. '여기들 한번 와 보세요~~' 하고 소리치고 싶었다. 멈춰버리고 싶은 순간이었다. 주위를 발갛게 물들이며 떠오르는 태양은 육신적, 정신적 피로를 단 몇초만에 삼켜버렸다. 코로나 끝에 맞는 강원도 망상 해수욕장의 오늘은, 잊지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코나나의 후유증이 깨끗이 치유될 것만 같다.

감사하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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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감기에 걸렸다고 하면 일단 겁부터 납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늘 감기에 걸리곤 했습니다. 콧물감기로부터 시작해서 목감기 기침감기 몸살감기 감기도 종류를 따라서 집집마다 한두 명씩은 앓으면서 지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감기가는 말이 무섭게 들립니다.

이 글은 C-19 난국을 이겨나가는 시대에 이웃과 이웃 간에 지켜야 할 질병의 예절과 교양에 대한 글처럼 생각됩니다. 전염병에

감염이 되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방금 내가 어느 집의 손님으로 갔다가 증세를 느껴서 돌아왔을 때,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태도인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접시꽃은 아래층 집을 방문하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좋지 않은 증세를 느끼고 괴로워서 귀가했습니다. 남편에게 '머리가

터질 듯이 아프다고 약국에서 약을 좀 사다 달라'고 하고는 머리를 꽉 누르고 자리에 누웠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자신이 그 병에

걸린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자마자 자신도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아까 방문했던 아래층에 전화를

했습니다.

"사모님 제가 지금 머리가 너무 아파서 생각하니, 혹시 코로나인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마셨던 컵과 현관문 고리 등을 소독해

주세요. 사모님도 조심하시고요." 말하고 나서 마치 자신이 “못할 짓을 한 죄인 같아서 몸둘 바를 몰랐다.”고 했습니다.

그런 후에 진찰을 받았는데 양성으로 판명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신속하고 올바른 태도이며 올바른 방법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는 사람도 더러 있을 것입니다. 아직 확진도 받기 전이기

때문에 늦출 수도 있습니다. 은근슬쩍 숨기면서 그냥 넘어가고 마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우선은 귀찮다는 생각에서 그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자기가 퍼뜨렸다는 것이 부끄럽고 미안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지요.

“저는 한 달 전에 코로나에 걸렸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거예요.”라고 말한 아래층 사모님도 배려가 깊고 명확합니다.

이미 앓았기 때문에 저항력이 생겼을 것이니 괜찮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혹시 또 걸리면 어쩌나 걱정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걱정할 것 없다고 여유롭게 말했습니다. 접시꽃은 그가 자기를 따뜻하게 위로하려고 그렇게 말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래층 사모님은 또 아래층 사모님대로 서둘러서 자신의 상황을 미리 토로하면서 염려하고 당부하는 위층의 접시꽃

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고마웠을 것입니다. 서로는 서로에게 고맙습니다. 이 고마움은 오래오래 지속될 것이고 이웃

사이의 믿음과 존경은 더 깊어질 것입니다. 나도 두 사람 모두에게 고맙습니다.

강원도에 가면서도 가도 좋을 것인가, 공연히 참석했다가 병을 퍼뜨리는 것은 아닌가 걱정하고 보건소에 전화해서 상담한 것도 전염병에 대응하는 매우 모범적인 국민의 태도입니다. 고맙습니다. 아무튼 우리 모두 앞으로도 계속 조심하면서 살아야

하겠습니다.

나는 여기서 코로나라는 말을 하기 싫어서 ‘그 병’ 혹은 ‘C-19’라고 말합니다. 코로나라는 말은 듣기도 싫고 입밖으로 내어 말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몸이 다른 병으로 잔뜩 약해 있는데 그 병에까지 감염되어서 며칠 앓지도 않고 금방 떠난 분도 많이 계시고,

떠나도 그 병으로 떠났는지도 모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안다고 해도 그렇다고 말하지도 못하는 유가족도 있습니다. 한국 문단에서도 올 정초부터 많은 사람이 그렇게 떠났습니다. 이제는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든지, 어쩔 것이라는 차후의 전망도 내놓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3년이나 계속되다 보니 말할 자신도 용기도 없어진 모양입니다. 그리고 끔찍하게도 이런 말이 떠돕니다.

그 병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자꾸 변종이 생기면서 계속될 것이다, 라는 말...

부지런히 저항력을 길러야 하겠습니다. 잘 자고 잘 먹고 움직여야겠습니다.

여기서는 글을 쓰는 방법이나 표현의 효과를 언급해야 하는데 그 질병을 대하는 우리들의 마음과 태도에 대한 언급을 계속하게 됩니다. 문장 전달이 잘 되었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밑줄 친 곳은 다소 원활하지 못하거나 띄어쓰기를

수정한 곳이고 파란색은 맞춤법을 교정한 곳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접시꽃]

교수님 감사합니다.
남편이 목사 되기 전에 권사 직분을 받았었습니다. 만 70이 되면 은퇴를 하는데 어제는 교회에서 은퇴식을 했어요. 오늘까지 식사 자리가 있어서 들어오자 마자 컴퓨터에 앉았습니다. 너무 늦었지요. 늘 죄송한 마음입니다.요즘 책도 안 읽으니 글 쓰는 것도 부끄럽고요. 노력하겠습니다. 평안한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