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님 부부와 함께 충남 보령의 장고도를 걸었다.
장고도는 대천의 섬들 중에서 북쪽에 위치한 섬으로, 북풍을 가장 많이 받는 섬이다
밀려온 파도 덕분에 멋있는 해수욕장이 두 개나 생겨났다.
장고도를 '충남의 제주도'니 '황금의 섬'이니 하는 색다른 이름으로 부르기도 한다.
제주도만큼이나 아름답고 해산물이 풍부하여 그렇게 부르는 것일 터였다.
장고도는 2월에 가려고 했으나 바다가 거칠어서 가지 못했다
오랫동안 벼르고 있다가 좋은 날을 잡아 들어갈 수 있었다.
장고도는 충청남도 보령시 오천면에 딸린 섬이다
섬의 모양이 멀리서 보면 얼핏 장구처럼 생겼다 하여 장구섬, 장고섬이라 불렀다
1910년부터 장고도(長古島)로 표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오늘도 역시 '섬섬옥수'와 동행한다
가는 섬마다 독특하고 다양한 매력이 있어서 참 좋다.
대천에서 아침 7시 20분에 출항하는 '가자 섬으로'호에 승선하였다.
여객선은 삽시도를 거쳐 1시간 10분 만에 장고도에 닿았다.
장고도에서 내리는 관광객은 우리 일행 네명뿐이었다.
여객선은 삽시도를 거쳐 1시간 10분 만에 장고도 대머리선착장에 닿았다.
섬의 북동쪽 끝 모서리에 위치해 있는 선착장은 원래 '대멀'인데 흔히 '대머리'로 부른다
장고도는 태안국립공원의 가장 끄트머리에 걸쳐 있는 섬이다.
선착장 앞에는 등바루놀이와 관련된 시설이 복원되어 있다
장고도엔 등바루놀이가 200여 년 전부터 전승되고 있다
놀이 전날 두 편으로 나뉘어 둥근 돌로 돌담을 쌓는데, 이 돌담을 '등바루'라고 한다.
다음 날 각 팀의 아녀자들은 해산물을 잡아 어느 편이 더 많이 캐거나 잡았는지 양을 겨룬다.
승부가 결정되면 돌담 안에 들어가 한복으로 갈아입고 둥그렇게 앉아 점심을 먹고 노래를 한다.
그런 다음 한 해 동안의 풍어를 기원하는 제사를 지낸다
해안산책로는 선착장 오른쪽으로 이어져 있었다
현대식 건물로 지어진 어촌체험센터를 돌아서 나갔다
해안가 끝에서 작은 산을 넘도록 되어 있었다
산길에서 내려서자마자 명장섬해수욕장이 나타난다
조수간만의 차이가 크고 해면의 경사가 완만하여, 썰물시 2~3km의 모래바닥이 나타난다.
크고 작은 네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명장섬이 보인다
오늘은 물때가 맞아서 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 행운을 맛보았다.
해수욕장에서 명장섬까지 자연적으로 생긴 자갈길이 나타나 하루에 두 번씩 '모세의 기적'을 볼 수 있다.
자동차가 다녀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약 2km에 달하는 광활한 백사장이 펼쳐진다
마을 주민들이 스쿠터를 타고 들어와서 반지락을 캐고 있었다.
울고 싶다고
다 울겠는가
반쯤은 눈물을 감추어두고
누구나 그렇게 살아가는 것
사는 것이
바다 위의 바위섬처럼
종종 외롭고도
그렇게 지친 일이지만
가끔은
네 어깨와 내 어깨를
가만히 대어보자...................................................................홍수희 <바위섬> 부분
두 바위섬 사이에 거대한 촛대바위가 서 있었다
촛대바위로 가는 길은 날카로운 돌들이 솟아있어서 힘들었다.
바위는 마치 촛물이 흘러내린 형상이었다
명장섬에 솟은 '용난바위'에는 이무기가 빠져나갔다는 구멍이 보인다.
이무기가 백년 수도해 결국 용이 돼 날아올랐다는 바위다.
굴 뒤로 정말 이무기가 지나간 듯 협곡 같은 홈들이 길게 패인 바위가 줄지어 있다고 한다.
이곳은 '가운뎃축방들'이라고 불리우는 들판이다
벼가 탐스럽게 여물어 가고 있는 들판은 장고도의 보물이다.
가운뎃축방들을 지나 해안가로 나가면 당너머해수욕장이다
당집이 있는 당산 너머에 있어서 당너머다.
당산 서쪽 바닷가에 있는 1km의 아담한 백사장은 여름 피서지로 손색이 없다.
당너머해수욕장에서 방파제를 따라 돌아나가 학교로 들어선다
청룡초등학교 장고분교터다
이미 폐교되어서 주민들이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학교 교문을 나오면 바로 장고도교회가 나온다
장고도교회 목사는 까나리액젖을 만들어 도시 교회로 내다 팔아 섬 주민들을 도왔다.
청정해역에 많이 나오는 까나리는 지금은 장고도 앞바다에서 사라졌다.
폐염전이 을씨년스럽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소금은 무척 인기가 좋았다고 한다.
특히 송홧가루가 날릴 무렵에 생산되는 소금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그의 바닷가 등대에는 한 번씩
불이 켜지지 않을 때가 있다
캄캄한 그의 몸속은 앞뒤를 분간할 수 없는
무수한 어둠의 길들이 물결로 번지고
그 길은 이내 내게로 달려온다.
나는 나에게 상륙하여 출렁거리고 있는
그 길바닥에 우두커니 주저앉아 있거나
고독한 가로수처럼 그에게서 피어나는
파도의 숲 속을 헤치며 무작정 걷기도 한다.....................................배기환 <등대> 부분
등대 앞으로 달바위가 보인다
물이 들어오면 마치 떠오르는 달처럼 보여서 달바위인가 보다
등대가 있는 이곳은 대머리항 반대쪽에 있는 장고도항이다
선착장이 두 군데 있는데 물때에 따라 양쪽을 번갈아 이용한다.
장고도는 해삼의 섬이다.
다른 섬에서는 볼 수 없는 해삼가공센터가 들어섰다.
여름이면 제주에서 해녀들을 초빙해와 해삼을 채취한다.
절반은 해녀들 몫이고 나머지 절반은 주민들에게 분배된다.
오래전 주민들이 섬 주변 바다에 해삼 양식장을 만들었던 덕을 보는 것이다.
오래 걸어서 갈증이 생긴다
마도로스슈퍼 계단에 앉아서 캔맥주를 마셨다.
마을 앞 갯벌에는 바닷물 저장고가 만들어져 있었다
김치꺼리를 씻을 때나 굴을 까고 굴껍질 다듬을 때 바닷물이 필요하다.
조수 간만의 차를 이용해 바닷물을 저장해 사용한다.
기나긴 해안길을 걸어가는데 붉은 해당화 열매가 보였다
주민들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해삼당화 장고도 행사’를 개최하는데 인기가 좋다고 한다.
‘해삼당화’는 장고도를 대표하는 해삼과 해당화를 조합한 이름이다.
오후 1시 25분에 출항하는 배가 소식이 없다
선박회사로 전화해 보았더니 엉뚱한 소리만 한다
선착장 앞에 있는 정자에서 느긋하게 쉬면서 배를 기다렸다
여객선은 오후 2시가 다 되어서 들어왔다
여객선의 속도가 어찌나 느린지 속이 터질 지경이다.
배는 여남은 명의 승객을 싣고 고대로를 향해 나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