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30일, 로보체ㅡ고락셉롯지ㅡ에베레스트베이스 캠프가는 날.
주로 아침식사를 가벼운 샌드위치와 홍차를 하고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투쿨라패스를 지나오면서 부터 주변환경은 쿰부의빙하와 암석이 뒤썩인 예전경험하지 못한 자연환경이다.
미세한 산소부족을 느끼기 시작하였다. 발걸음이 현저히 무거웠다.
다행히 두통이나 어지럼증, 속이 울렁거리는 고소증세는 없었다.
푸모리 Mt,Pumori 7161m 가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쿰부히말라야의 거대 봉우리중 푸모리가 제일 멋져 보였다.
곧게 솟은 푸모리의자태는 트래커들의 마음을 휘감는듯 해 보였다.
푸모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데 그앞에 까맣게보이는 평평한 검은산이 눈에 들어왔다.
칼라파타르 Mt.Kala Pattar 5550m 이다.
칼라의 검은, 파타르의 바위가 합쳐진 검은바위 산을 의미하는 검은색 바위산이었다.
그 말로만 수없이 들었던 칼라파타르를 처음 보는 순간이다. 마치 푸모리,룹체, 로체, 에베레스트의 병풍같은 거대 설산앞에 까만색의 유일한 돌산이 있다는게 참 특이해 보였다.
고랍셉산장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가벼운배낭차림으로 에베레스트로 향했다.
한쪽은 수십미터의 빙하낭떠러지라 조심조심하며 걸었지만,쿰부빙하지대의 눈보라는 쉽게 길을 내어주지 않았다.
전세계서 온 트레커들은 모두 하나의 마음으로 어디론가 향한다. 다이나믹하고 익사이팅한 즐거움 자체다.
쿰부빙하지대를 걷다보니 노란색텐트들의 베이스캠프촌에 도달하였다.
Mt,Everest Base Camp 다.
5364m 라는 붉은 글씨가 포토존 바위위에 씌여있다.
그 포토존 바위위에 올라 사진을 찍으려는 긴행렬을 보고서 그앞쪽 바위에 올라 그 줄선 행렬을 담는것도 의미있을것 같아 파상과 사진을 찍었다. 자랑스런 나의 조국 대한민국 태극기를 들고 동영상을 찍었다. 그 서양사람들 앞에서 ㅋ.
기분이 정말 좋았다.
내가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예전엔 고락셉산장에 롯지가 하나밖에 없었다고 했는데, 지금은 깨끗한 4개내지 5개의 롯지가 있었다.
그날저녁 한국 신라면을 시켰고 가져간 김치와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너무 맛있다 기분이 좋아서 그런지 고소도 없는듯 ㅋㅋ.
고소에 식사를 못하고 몸을 못가누시는 분들을 여기저기 볼수있다. 너무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그런데 딱히 어떻게 할수있는 방법이 없다. 아침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무조건 내려가는 수밖에ㅡ .
10월31일. 칼라파타르를 오르다 ㅡ 종라까지.
새벽3시, 칼라파타르의 렌턴행렬이 시작됐다. 히말라야 새벽, 그추위에 꽁꽁싸메고 앞만보고 걸었다. 약간의 어지럼증도 미세하게느껴졌다.
보기에는 칼라파타르가 그리 어렵지않은 언덕처럼 보인다. 근데 막상 올라보면 체력의 한계를 느끼는 트레킹의정점 같은곳이다.
1시간을 걷고서 뒤를 돌아보니 출발했을때의 절반이 사라졌다. 롯지로 돌아간듯. 다시 거의 정상부근가니 20ㅡ30%만이 정상에 올라온것이다. 그추위에 여명이 밝아지기를 기다리니 아마다블람과 로체,룹체 쿰부히말라야의 대서사시가 펼쳐진다.
여명이 밝아지기 무섭게 헬기4대가 계속 고락셉 산장헬기장에 내린다.
응급환자 이송이다. 칼라파타르 정상에서 바라본 고락셉의 또다른 아침풍경이다.
내려와 아침식사를하고 로보체를 지나 투쿨라로가는 방향의 삼거리길에서 촐라패스가 적힌 종라로 향했다.
사실, 촐라패스는 가기전 계획에 없던곳.
왜냐면 혼자가는 에베레스트트레킹이라 EBC만 가도 성공적이라 생각했기에 촐라패스까진 생각도 못했다.
31일 오후2시, 처음으로 피곤함을 느꼈다.
큰 설산밑의 어마어마한 호수옆을 지나던 그순간이다.
바위에 앉아 호수를 바라보며 힘듬을 느끼는 순간이다 . 촐라패스방향으로는 트레커들의 인적이 한산하다는걸 느낀다.
종라에 도착해 기나긴 하루를 마감할수 있었다.
11월1일. 촐라패스를 넘다 ㅡ동라까지(동라 그날저녁 삶의 고비를 느끼는 순간 ㅎㅎ )
종라롯지에서의 아침, 다시 살아놨다. 어제 새벽 칼라파타르갔다와 로보체를 거쳐 종라까지 온게 피곤함의 원인이었던거.
촐라패스를 앞두고 빙하설원지대를 걷는다.
크레바스나 위험구간이 있을수 있어 모두들 한줄로 서서 표식이 돼 있는 방향으로만 걸었다. 촐라패스정상이다.
지구상의 가장 높은 고갯길이란다.
올라가는 구간은 완만한 빙하구간이었지만 내려가는 구간은 급경사절벽이다ㅎ.
천천히 조심해서 내려오다보니 어느새 동라의 동네모습이 보인다. 사실 동네라기보다 롯지 3ㅡ4개있는 히말라야깊은 골짝.
고소때문 찬물에 손얼굴 씻는걸 안했지만 이제 모든걸 마쳤다는 안도감에 처음으로 물에 손을 넣었다.
그날 저녁, 저녁식사할 즈음 아무 입맛이 없었다. 먹고 싶은것도 없고.
뜨거운 보라차에 밥을 말아 가져간 김으로 저녁을 떼웠다.
그리고 새벽1시,
자다가 숨쉬기가 어렵다는걸 알고 깨여 아무리 호흡조절을 해볼려고해도 호흡이 정상적으로 안된다.
그순간 불안감과 공포감이 엄습했다. 이러다 죽겠구나 싶은 생각이(지금은 웃는다 ㅎ).
애들 얼굴도 보이고 와이프도(아무 얘기도 안해놓고 왔는데 ㅋㅋ ㅡ )
자는 파상을 깨워 내려가자고 했다. 파상은 지금 새벽2시이고 영하20도인데 내려가다 넘어지면 그길로 산수갑산ㅎㅎ간다는 거다.
그래도 나는 내려갔으면 하는데 뜨거운 주전자한통을 가져다 줘서 아침6시까지 그큰 뜨거운 물한통을 다마셨다. 화장실을 밤새 몇번을 갔는지도 모른다. 뜨거운 물을 먹고나면 호흡이 조금 되다가 다시 심장에 세겹으로된 막(내 혼자의 느낌상)이 서로 달라붙는듯한 그런 상황이었다. 아마 열흘간의 피곤함에다 체력저하로 고소를 늦게 느낀듯 하다.
11월2일. 고쿄리를 포기하고 동라에서 포르체텡가까지.
아침6시, 정신이 돌아오고 다시 살아나는듯 했다. 프랑스친구랑 롯지서 사진도 찍고 다시 만날것을 기약하며, 고쿄리로 가고싶은 욕망이 생겼다. 한국있는 친구에게 밤새 있었던 상황을 우스개소리처럼 얘기했더니, 한국아침뉴스에 고쿄리서 한국젊은 20대청년이 쓰러져 숨졌다는 뉴스가 떳다는 소식을 알게됐다.
친구는 더이상 안갔으면하는 만류를 하고 나도 불안감을 느낄수 밖에 없었다. 여기까지 혼자 온것만으로도 내심 만족한터라.
내년이나 내후년 비경에서 추쿵이나 고쿄리갈때 가면 되지않을까 싶어 .
동라에서 포르체텡가까지 쉬지도 않고 걸었다.
많이 피곤했고 호흡이 정상적이지 못하니 어쨋든 4000M 밑으로 내려가야 한다는 일념으로 뒤도 안돌아보고 걸었다. 파상도 지쳤다. 제발 쉬면서 내려가자고 난리다 ㅋㅋ.
나는 못들은척 하고 무조건 걸었다. 심지어 점심식사도 대충 떼우면서.
나중 파상은 4200M지점 돌레라는 마을에 오니 도저히 못걷겠다고 퍼진다 . 나는 4000M 아래로 가자는 주장이고 파상은 여기서 자자는 것이다. 못들은척하고 다시 걸었다. 나무가 보이기 시작했고 숨쉬는게 훨 편안암을 느낄수 있는 지점에 오니 협곡사이에 롯지가 단 하나밖에 없는 포르체텡가라는 곳이다.
그날저녁 살았다는 기분과함께 편안함을 느낄수 있는 저녁이었다.
11월3일 포르체텡가에서 ㅡ 남체바자르(9일만의 뜨거운 물 샤워 )
올라갈때 묶었던 그 롯지다. 다들 반가워한다. 롯지에서 일하는 13세의 딸같은 애가 지금도 눈에 선하다.
가정이 힘들어 그롯지에 일하러왔다는것이다. 난 처음 그집 애랑 너무 잘 놀기에 자매인줄 알았는데 자초지종을 주인아줌마가 얘기해줘서 알게됐다. 떠나올때 꼭 다시 보자고 했다.
그날 파상과 피자에 라면에 콜라에 먹을거 다먹으면서 만찬을 하였다. 행복한 밤이었다.
11월4일. 루쿨라까지 !
내려오면서 멋진 롯지안으로 들어갔다. 일부러 파상을 데리고,
다음에 오면 꼭 한번 자고싶은 그런 롯지다. 주인여자사장님이 직접 만들어주신 샌드위치는 Good taste !
예정 계획보다 일찍 도착한 루클라 ! 파상의 도움으로 카투만두 돌아가는 항공권을 변경하는데 성공.
그날 파상과 석별의 밤을 보냈다. 조만간 다시 곧 만나자고 약속하며(이번 비경 EBC트레킹에 파상은 셀파로 참여한다.상규행님의 배려로)
항상 나를 자기 삼촌과 나이가 비슷하다며 엉클 Uncle 이라 부른다.
심성이 그지없이 착한 사람이다. 지금도 일주일에 한번씩 카톡안부를 주고받는다.
내 인생 최고의 여행이며 인생트레킹이었다.
산을 다닌지 어언 30년 ! 비경 상규형님을 만나 산악회를 처음 다녀봤고, 해외 트레킹이란걸 처음 경험했었다.
친형님처럼 형님과 산에 다니면서 좋은분들을 만났고, 인생 값진 시간을 가질수 있었다.
미국에 나와있다보니 혼자서 머나먼 여행도 하기 시작했고, 아들 영재 초등학교 6학년에 비경 몽블랑 트레킹도 갈수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잘했던 인생 값진 시간이었다.
나이60이 되기전 세계10대 트레킹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8군데의 비경을 찿았으니 2군데만 더 한다면 ㅎㅎ.
훗날, 가족들을 데리고, 또 친구나 지인형님들과 그곳을 꼭 다시 가기를 바라면서
쿰부 히말라야 트레킹 얘기를 정리코져 합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와우 멋지네요^^
생생하고
현장감 살아나는
감동적인 산행후기
잘보았습니다 ㆍ
혼자서
도전하는 용기가
대단합니다ㆍ
24년 4월5일 출발하는
비경마운틴클럽 원정대에게
많은도움이 될것같습니다ㆍ
감사합니다ᆞ
멋진 산행하셨네. 건강한 모습이 부럽기만하네. 축하해요.
야상화행님 목소리 반갑습니다. 봄에 뵙기를 바라겠읍니다
미영씨도 Nice to meet you !
멎지네요
부럽고요
몸이 이전처럼 말을 듣지 않지만 보는것은 감동입니다
Thank you so much !. 행님. 봄에 뵙기를 바라겠읍니다
고생했읍니다.
쿰부히말 멋져요^^
후기로 저도 그곳에 가 봅니다
도전하고 싶은마음 꿈틀거려요ㅎ
수고하셨습니다^^
멋집니다
생생한 산행후기 감동입니다
히말라야 첫발을 내딛어 봅니다
설렘 기쁨보다 걱정이 앞서네요;;
완주할수 있을거야
주문을 걸어봅니다
봉순씨 ! 반가워요 이탈리아서 뵙고 처음인듯 ㅎ. 부군 지점장님 모시고 31일 일요산행 오세요. 뵙고 싶으니ㅡ.
모퉁이 누님도 에베레스트 잘 가실거라 믿읍니다. 31일 오시면 고소예방 팁을 알려드릴께요 ㅎㅎ.
후기 잘 봤읍니다
글에 제가 빨려 들어가네요
주말 삼실 혼자 앉아 지도 보면서 글을 보니 나도 칼라파트르정상에서 아마다블람 보는것 같네요^^
감사 합니다~
기어이 해냈군!! ^^
대단한 쾌거, 축하드리고,
남은 꿈과 도전, 꼭 이루기 성원합니다^^
행님 모시고 같이 가야하는데 먼저 갔다와 쪼껨 Sorry 하네. 이리라도 뵈니 반갑읍니다 행님.
지난 가을 지리산 하산길에 형님뵙었죠 ! 이번 잘다녀오시고 이제 남은 몽블랑피크등정, 아일랜드피크, 레이니어 한번 꿈꿔 보도록 하시죠 ! 들어가서 인사올리도록 하겠읍니다.
@GrandesJorasses kim
감사!!
과연 버터낼지 걱정만 앞서네~^^
대단합니다,
함께못해서
너무 아쉽습니다
남겨주신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