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의 적’ 폭염·스트레스 물리치는 건강 식단
아침, 껍질벗긴 삼계탕이 ‘고득점 밥상’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99일 앞으로 다가왔다. 장기 입시 레이스의 마지막 스퍼트를 올릴 때다. 하지만 이때쯤이면 폭염과 스트레스로 심신의 컨디션이 무너지는 학생이 적지 않다. 전문가의 도움말로 한여름 수험생이 겪는 몸과 마음의 트러블을 이겨내는 데 도움되는 식이요법을 소개한다.
◆ 집중력·기어력 떨어지면 밥·콩·등푸른 생선
뇌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이 부족하면 집중력이 떨어진다.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수험생은 아침밥을 꼭 먹어야 한다.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공부하는 고3 수험생의 뇌는 일반 성인보다 2배 이상의 포도당을 소모하며, 잠을 자고 일어나면 뇌에 포도당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 이런 상태에서 아침을 거르고 등교하면 집중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하루종일 공부하는 수험생의 포도당 공급원은 밥이 최고다. 쌀은 혈당 지수를 천천히 올려 뇌의 ‘연료’인 포도당을 꾸준히 공급하기 때문이다. 밀가루는 혈당을 급격히 올렸다가 떨어뜨리기 때문에 국수나 빵은 권장하지 않는다. 이 밖에 콩에 풍부한 아세틸콜린이라는 물질의 원료가 되고, 고등어·꽁치 등에 풍부한 오메가3 지방산은 뇌세포 파괴를 막는다.
◆ 스트레스 심하고 잠 못 들면 유제품·멸치, 바나나
불안 초조 등 수능 스트레스가 심한 수험생 자녀에겐 칼슘과 마그네슘을 충분히 섭취하게 하자. ‘항스트레스 영양소’라고 불리는 칼슘과 마그네슘은 뇌세포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진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칼슘은 우유 요구르트 멸치 등에 많고 마그네슘은 견과류와 콩에 풍부하다. 각각을 영양재로 따로 복용할 때는 갈슘과 마그네슘을 2:1의 비율로 섭취한다. 또 스트레스가 생기면 체내 비타민 B·C의 양이 줄어들어 면역력 등이 약해 진다. 키위 사과 오렌지 등 과일과 새싹 채소를 많이 먹으면 좋다. 새싹 채소에는 비타민이 다 자란 채소보다 3~4배 더 들어 있다. 시험 걱정으로 불면증이 생긴 학생에겐 잠자리에 들기 한 시간 전 따뜻한 우유 한 잔과 바나나 한 개가 효과적이다. 우유에는 신경을 안정시키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을 만드는 트립토판이 풍부하고 바나나엔 숙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이 들어 있다.
◆ 체력 떨어지면 껍질 벗긴 삼계탕·보쌈·소고기 안심
찜통더위에 체력이 떨어진 수험생에게는 ‘고단백·저지방’ 보양식을 추천한다. 단백질은 세포를 활성화하고 호르몬의 원료가 되는 등 우리 몸의 활력을 높여 준다. 지방이 많은 음식은 소화가 더디고 설사를 일으킬 수가 있으므로 수험생 보양식으로는 삼겹살 갈비 장어 등 고지방 육류보다 닭 껍질을 벗긴 삼계탕, 푹 삶아낸 돼지고기 보쌈, 소고기 안심 등 기름기 없는 육류가 권장된다. 하루종일 실내에서 생활하는 수험생은 햇빛을 충분히 보지 못해 비타민 D가부족한 경우가 많다. 비타민 D는 면역력과 관련이 깊은 데, 음식으로 섭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점심식사 후 15분쯤 햇볕을 쬐며 산책을 하면 체내에서 충분히 생산된다.
◆ 소화불량 수험생은 하루 2번 과일 반쪽씩
운동 부족과 스트레스로 소화기능이 떨어진 수험생이 많다. 세끼 식사량을 조금 줄이는 대신 간식을 조금씩 자주 먹자. 간식은 과일, 호두, 땅콩 등 견과류, 유제품 등 자연식품이 좋다. 자연식품은 탄수화물 등 5대 영양소 외에도 여러 가지 영양 성분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과일은 칼로리가 높으므로 하루 2번 정도 한 번에 사과·복숭아 반쪽이나 포도 반 송이 정도가 무난하다. 견과류도 지방이 많기 때문에 하루에 한 숟가락 분량 정도면 충분하다. 한편 과민성대장증후군을 가진 수험생이 흔한데, 이들은 채소도 골라 먹어야 한다. 열무 고사리 등 소화가 잘 안되는 채소를 먹으면 배가 더부룩해지고 장에 가스가 차서 공부에 열중하지 못할 수가 있다. 양배추 브로콜리 등 수분이 많은 채소가 소화에 도움이 된다.
<도움말>
김정하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박건영 부산대식 품영양학과 교수
여에스더 에스더클리닉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