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讀>결혼 58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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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판 남남인
남자와 여자가 결혼으로 결합해
58년을 함께 살았으니
정말 긴 세월이 아닐 수 없다.
이제는
표정, 음성, 작은동작만 으로도
서로가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지경에까지 와 있는 셈이다.
어느덧 내가 88세,
아내가 83세의 최고령층 노인세대가 됐다.
노인과 전문의들이 말하는
‘건강한 노인’의 정의가 있다.
‘자기의 일상생활을
남의 도움없이 스스로 영위할수 있으면
건강한 노인이다.‘ 가 그것이다.
지금 우리부부는
최고령층의 노인들 이지만
그 누구의 도움도없이
스스로
자기의 일상을 살 정도로 건강하다.
노인일반이 가지고있는 지병도 없다.
그래서
늘 감사하면서 검소하게 살고 있다.
우리는
노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로
살고있기도 하다.
섭리에
순종할 수 있는 나이가 됐다는 의미다.
우리의 노년생활에서
구조적인 변화가 생긴건
나 때문이었다.
나는 반평생을 꾸준히 걷기운동을 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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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세까지는,
60분에
6키로를 문제없이 빨리 걸었는데
86세가 되자
갑자기 노쇠현상이 나타났고
근력과 함께 다리의 힘이 빠졌다.
더는
전같이 걸을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집에만 앉아있을 것인가.
그건
노인에겐 아주 위험한 환경이다.
그래서
생각해낸게 ‘강제외출’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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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복지관에 나가기로 결정하고
회원등록을 한후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매일 복지관을 다녀온다.
왕복 40여분에
4천여보를 걷게되며
노인에게는 적당한 거리다.
따라서 점심식사는
복지관의 경로식당을 이용한다.
시설과 주방요원, 영양사가
시의 직원이기에
3000원의 식대는
모두
식재료 구입에 사용하며
한끼750칼로리를 기준하는 메뉴는
정말 먹을만 하다.
여럿이 함께 식사하니 기분도 아주좋다.
복지관은
52가지 교육프로그램을 운용하며
하루 1.000여명이 드나들고 있다.
식당의 식수인원도 500여명,
생각보다 큰 규모다.
![뷰어 이미지](https://search4.kakaocdn.net/argon/656x0_80_wr/7FwZddAENzt)
아내는
이 프로그램중
사진반,기타반,중국어반,가요반,합창반에등록,
정말 바쁘게 지내고있으며
거의 하루를 복지관에서 지낸다.
나는
스마트폰 활용반에만 등록했고,
집에서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점심식사후 돌아온다.
한편,
아내는 국전,구상부문에
입선경력의 현역화가다.
대한미협 정회원이며,
수채화협회 이사이기도 하다.
지금도
차를 직접 운전하고 다니며
차에는
화구들과 악기가 언제나 실려있다.
내가
집에서 하는일중 중심은
독서와 글쓰기,
그리고 악기다.
특히
평생학문인
‘문화사’ 공부를 계속하고 있으며
블로그에 올릴 글도
매주 한편씩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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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시간도 많이걸리고
노력도 많이드는
어려운 작업이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 부부는
각기 자기의 악기가 있다.
아내는 우크렐레와 기타,
나는
목관 클라리넷과 첼로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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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를 다루게 되면
몸과 마음을
악기에 집중해야하며
시각,청각,촉각이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치매예방에
최적의 기능들 이기도 하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악기 한가지를 하라고
계속 권하고있기도 하다.
신혼초에는 열정적인 사랑이
그 중심에 있었고,
애기가 태어나자
우리의 생활중심은 육아가 되었으며
어린남매를 기르면서
다섯번정도
전셋집을 옮겨다녔었다.
부모님의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회사 사우회에서 대출을받아
처음으로
18평의 연탄아파트를 구입했다.
아내는 손바닥만한 부엌을
반짝반짝 윤이 나도록 쓸고닦았다.
처음마련한
‘내집’ 에 대한 애착은 그렇게 컸다.
냉장고와 세탁기를 사 들이면서
생활은 자리잡았다.
한때는
마당이 60평되는 단독주택에서
진돗개 삼대를 길렀으며
애들이 장성했을때는 54평 아파트에 살았다.
애들이 출가하고,
내가 정년퇴직한후
지금의 32평아파트에
노년의 거처를 정했고,
각자
자기일에 충실한
노년기를 보내고 있다.
나는 말도많은
‘삼식이’ 가 되지않기위해
아내와 합의해서
한주의 사흘은
내가 한식(주로죽)으로 아침을 준비하고
나흘은
아내가 양식으로준비,
균형있는 식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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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복지관에서 하고
저녁은 각자도생이다.
부부란,
처음에는 열정적인 애인이고
애들을 낳아기르면서
상대를 깊이파악,
배려하는 사이가되고
어려운일들을 함께 겪으면서
그 유대가 더 깊어진다.
그리고
오래 함께 살면서
서로를 닮아가는 사이가 된다.
지금은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친구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부부에게는 같은 희망이 있다.
건강하게 오래살면서
모든일에 감사하고 검소하게 살며
기력이 있는한
‘자기일’에 충실하는 것이다.
지금
아내는 여름에있을 ‘회원전’을 위해
그림을 준비하고 있으며
나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사피엔스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하는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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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집에 가장많은게
부부가 가지고있는 책들과
아내의 화구들,
그리고 악기들이다.
부부란
가는실들이 엮어져 굵은밧줄이 되는 것이다.ㅡ임어당.
by/yor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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