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카페 프로필 이미지
♥독서클럽♥ 책으로 만나는 세상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책 읽고 올리기 스크랩 [감상평] <리딩 프라미스> : 아빠와 딸, 그들은 독서 마라톤을 시작했다
글쓰는 서령 추천 0 조회 76 14.10.23 02:38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리딩 프라미스

저자
앨리스 오즈마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2-06-29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그것은 약속이었다. 서로에게 한 약속, 그리고 자신에게 한 약...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그들에게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책이다.

어쩌면 책은 하나의 매개체였는지도 모른다. 서로 가까워지기 위해서,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거울과 같았던 것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이 손상되지 않은 천연의 상태로 드러나게 하는 힘, 그것이 바로 책으로부터 서서히 새어나왔다. 가만히 보아도 충분하며, 다시 보면 볼수록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것이 책이기도 하다. 여기 <리딩 프라미스>에는 책 읽는 아빠와 딸이 있다. 그들은 무려 3200여 일 동안 '독서 마라톤'을 해왔다. 분명한 것은 도서관 사서였던 아빠의 영향이 컸다는 점이다. 아빠의 모습이나 생활을 보면서 책 읽기에 흥미를 가진 딸이 '독서 마라톤'을 먼저 제안했던 것이다. 이 책은 그들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감정이나 소소한 일상을 기록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책은 딸의 관점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기록되어있다. 아빠와 보낸 하루, 아빠와 읽은 책, 아빠와 나눈 대화, 아빠의 감정, 아빠의 일상에 대한 딸의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이다. 읽는 동안에 독특하다고 생각했던 점은 '엄마와 딸'의 돈독한 관계가 아닌 '아빠와 딸'의 의리와 우정이 풋풋하게 그려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대게 우리는 아빠와 딸은 서로 가까워지기 어려운 관계라고 생각한다.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취미활동이나 관심사도 적을뿐더러, 결정적인 이유는 사회생활로 인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적은 아빠의 하루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 등장하는 아빠와 딸은 조금 특별했다. 아빠는 누구나처럼 직장생활에 충실했으며, 퇴근 후에는 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독서 마라톤'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딸을 무릎에 앉히고 한 구절, 한 장씩 읽어가는 시간만큼이나 부녀간의 사랑과 신뢰가 쌓여만 갔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딸이 성장하는 동안에 단 한 순간도 책 읽기를 멈추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그들은 아빠의 출장이나 딸의 여행으로 인해 서로 볼 수 없는 날이면 전화를 하면서 책 읽기를 이어왔다. 참으로 끈질긴 마라톤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아빠와 딸이 이렇게 책을 읽으면서 가까워질 수 있다는 '발견의 순간'이기도 했다.

 

「우리는 원래 정해진 대로 하는 데 익숙한 사람들이지만, 독서 마라톤은 또 달랐다. 날마다 읽는 이야기가 다르니 매일 밤이 달랐다. 후반부로 접어들면서는 이야기가 늘어지는 책이 있어도 목표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두근거림 때문에 뭐든 재미있어졌다. 하지만 아버지도 말했던 것처럼, 꼬박꼬박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겠지만 책장을 넘기는 그 행위 말고도 날마다 같은 게 하나도 없었다. 새 책을 집어 들고 낯선 인물들이 사는 새로운 풍경 속으로 풍덩 뛰어들면 그 즉시 모든 게 달라졌다.」p.46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을 남겼느냐가 아니다.

우리에게 진정 중요한 것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가 아닐까. 아이가 돌을 막 넘긴 무렵부터 매일 책을 읽어주기 시작했다. 책 좋아하는 엄마 덕분에 집안 곳곳이 책으로 가득했던 탓인지 아이는 유난히도 책을 좋아하는 편이다. 아침 7시가 되면 눈을 비비고 일어나서 책꽂이 앞으로 곧장 달려간다. 그리고 말없이 이 책 저 책 꺼내보면서 자기만의 독서를 시작한다. 그러다 혼자 읽기가 지루해지면 나를 찾는다. 책을 읽어달라는 신호인 것이다. 주말이 되면 우리 가족은 어김없이 도서관으로 달려간다. 각자 읽고 싶은 책을 고르는 시간만큼 흥미진진하고 행복한 순간도 없을 것이다. 스무 권이 넘는 책보따리를 안고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어찌나 가볍던지,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영원히 알 수 없을 순간이다. <리딩 프라미스>의 아빠와 딸은 또 어떠했던가. 책의 마지막 장에는 그들이 읽은 책의 목록이 빼곡히 적혀있다. 딸은 말했다. "아버지와 나는 독서 마라톤이 어떤 식으로 발전할지 전혀 몰랐기 때문에 읽은 책을 따로 적어놓지 않았다. 그래서 잊어버린 것도 많지만, 기억이 나는 대로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그렇게 떠올린 기억으로 소개한 책도 상당한 수준이다. 딸의 마지막 말처럼, '어떻게 될 지 몰라서 기록하지 않았다'는 것이 내심 아쉽기만 하다. 3200여 일의 대장정을 끝으로 막을 내린 '독서 마라톤'의 여운이 길게 남을 듯하다. 나도 그들처럼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다음검색
댓글
  • 15.01.23 13:37

    첫댓글 음...저도 언젠가 제 딸과 도전해보고 싶네요.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