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高麗 名詩選 3首 (고려 명시선 3수) >
* 註(주) : (次韻)
1) 送人 (송인) 임을 보내며 -鄭知常정지상
雨歇長提草色多 (우헐장제초색다)
비 개인 긴 언덕에는 풀빛이 푸른데
送君南浦動悲歌 (송군남포동비가)
남포에서 임 보내니 노래 가락 구슬퍼라
大洞江水何時盡 (대동강수하시진)
대동강 물은 그 언제 다하려나
別淚年年添綠波 (별루년년첨록파)
이별의 눈물 해마다 푸른 물결에 더해지는데
2) 詠井中月 (영정중월) 우물 속의 달을 읊다
/ 李奎報(이규보)
山僧貪月色 (산승탐월색)
산사 스님이 달빛을 탐해
竝汲一甁中 (병급일병중)
함께 길어 한 병에 담아 왔지요
到寺方應覺 (도사방응각)
절에 와서 그제야 깨달았답니다
甁傾月亦空 (병경월역공)
병을 눕혀 따르니 달 또한 없음을
3) 浮碧樓 (부벽루) 부벽루
/ 李穡이색
昨過永明寺 (작과영명사)
어제 영명사를 지나는 길에
暫登浮碧樓 (잠등부벽루)
잠시 부벽루에 올랐노라
城空月一片 (성공월일편)
텅 빈 성에 한 조각 달이 떠 비추고
石老雲千秋 (석로운천추)
해묵은 성벽 위로 구름만 하념없이 떠가네
麟馬去不返 (인마거불반)
기린마麒麟馬는 떠나가고 돌이오지 않는데
天孫何處遊 (천손하처유)
천손天孫은 지금 어느 곳에서 노니는가
長嘯倚風磴 (장소의풍등)
길게 휘파람 불며 돌계단에 기대니
山靑江自流 (산청강자류)
산은 여전히 푸르고 강은 무심히 절로 흐르네
* 註(주) , 대표 次韻(차운) 작품들
1) 次平壤鄭知常樓船韻
평양 대동강의 누선(樓船) 위에서 정지상의 운(韻)에 차(次)하다.
/ 徐居正(서거정)
故國歸來慷慨多
고국에 돌아오니 비분강개한 마음 그지없는데
夕陽何處竹枝歌
석양 어느 곳에서 연정(戀情)의 죽지가 소리 들리는가
江山萬古渾如昨
강산은 만고에 모두가 어제와 다름없어
黃犢坡南白鳥波
누런 송아지 언덕에 노니는 남쪽엔 백조의 물결이로세
桃花春渚漲痕多
복숭아꽃 핀 물가엔 강물이 넘쳐 불어나고
穩泛樓船發棹歌
평온하게 누선樓船 띄우고 뱃노래를 불러대네
更待夜深扶醉去
다시 깊은 밤에 잔뜩 취해 부축하여 가거든
碧天如水月如波
푸른 하늘은 물 같고 달빛은 물결 같으리
客舍靑靑柳色多
객사는 푸르고 버들 빛은 싱그러운데
春風一曲渭城歌
봄바람 속에 한 곡조 송별의 위성가渭城歌를 부르네
爲報主人休進酒
주인에게 말하노니 술을 더 들게 마소
今年別淚又添波
금년의 이별 눈물이 또 물결을 더할 테니
2) 次李文順井中月韻 (차이문순정중월)
(이문순의 정중월 운을 차하다)
/ 崔岦(최립)
童子時作 (동자시작 : 동자童子 때 지었다)
僧去汲井水 (승거급정수)
스님이 우물의 물 길어 가노라니
和月滿盂中 (화월만우중)
같은 달이 사발 속에 가득하였네
入寺無所見 (입사무소견)
절간에 돌아오니 보이는 게 없어
方知色是空 (방지색시공)
옳거니, 이게 바로 색즉시공(色卽是空)
3) 浮碧樓用李翰林韻
(부벽루에서 이한림의 운을 따서)
/ 四溟堂(사명당)
三國去如鴻
옛 삼국三國의 영화도 기러기처럼 그렇게 날아 가버리고
麒麟秋草沒
기린동굴麒麟洞窟만 가을 잡초더미에 묻혀있구나
長江萬古流
긴 강물은 만고로 영원히 흘러가는데
一片孤舟月
쪽배 같은 외로운 달만 하늘에 걸렸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