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들, 불 지피다
윤관영
비아그라 한 알은 주머니에 있어야 든든하다는 나이들이
산불 진화에 모였다 동절기 일당 4만원의 대기조
난로에 둘러앉아 진화 대기했다
마누라한테 그거 쓸 일 있냐는 대목에서
나이들은 진화에 동참했다 말로 붙는
말 흘레, 아껴 먹던 나이는 목이 뻣뻣해졌대나 어쨌대나
모르고 빤 바지가 뻣뻣해졌대나 어쨌대나
미꾸리 아닌, 언 양미리
몸통보다 대가리가 더 작은 양미리
침이 직방이야, 진화된 나이의 직접화법과
개구리도 못 잡아먹게 한다고 투덜대는 간접화법이
연탄불 붙이면서 산 불을 감시했다
나이들은 젖은 낙엽에 불 놓듯 한 처방들을 내놓았다
―쏘면 1미터는 나가야 되는데
―여자 없이 스면 뭐하나?
탄불에 양미리를 구워 소금을 찍으면서
소주를 따르면서 양미리 같은 물건을
꿰미로 흔들었다 나이들은
묶인 가운데가 들어가 활처럼 휜
눌린 전립선 같은 양미리, 알 밴 걸 찾으면서
다 수컷은 소용없다고 석쇠를 털고
연탄은 구멍도 안 맞추고 갈았다
그래야, 아침까지 간다고 탄은
젖은 탄이 오래 가는 법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