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잘난 체나 하고
妄自尊大(망자존대, wàng zì zūn dà)
妄 망령될 망, 自 스스로 자, 尊 높일 존, 大 큰 대
‘제 잘난 멋에 산다.’ 즉, 다른 사람들에 비해 좀 더 잘난 척하다가 죽는 것이 인생이라고 하는 말이 있지만, 우리 주위에는 터무니없이 우쭐대면서 앞뒤 생각도 없이 잘난 체하는 사람이 꽤나 많다.
50대가 넘어 동창회에 나가 보면 몇 가지 꼴불견이 나타나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돈 많이 벌었다’고 자랑하는 것이다. 정상적으로 벌었으면 좋겠는데, 세금을 포탈했다거나 회사 창고에서 자재를 빼돌리거나 전표를 갖고 장난질하고 가짜물건을 만들어 파는 등 대부분 불법적이다.
동창들이 그의 말에 부러워하는 모습을 보일라치면, 의기양양해 그는 좀 더 과장하여 이야기하다가 드디어 두툼한 지갑을 꺼내며 ‘오늘 저녁은 내가 쏜다’고 말하게 된다. 여기에 화답하여 동창들은 회장이라는 감투를 강권하여 그를 더욱 망자존대(妄自尊大)하게 한다. 사실로 보자면, 돈 좀 벌었다고 우쭐대는 그도 문제지만 그것을 제지하지 않고 방관하는 나도 용기도 없고 진정한 친구가 되어주지도 않는 좀 그런 사람이 되고 만 셈이다.
범엽(范曄)의 <後漢書⋅馬援列傳(후한서⋅마원열전)>에 나온다. 子陽井底蛙耳, 要妄自尊大(자양정저와이, 요망자존대) : 자양은 우물 안 개구리로 망령되게 자기를 높이기나 하고 ---
외척 왕망(王莽)이 서한(西漢, B.C. 206∼25)을 망하게 하고 신(新)나라를 세웠으나 얼마 후 세력이 약해지니 여러 곳에서 군웅들이 들고 일어났다. 여러 번의 전쟁을 치른 끝에 마지막으로 외효(隗囂), 공손술(公孫述), 유수(劉秀) 세 사람이 천하를 놓고 다투게 되었다.
그중 외효가 다른 군웅들의 병력상황을 알아보기 위하여, 그의 심복대장인 마원(馬援, 훗날 유수에게 의탁하여 동한(東漢)의 공신이 됨)을 촉지(蜀地)로 보내어 공손술의 허실을 알아보게 하였다.
마원은 공손술이 한 고향 사람이므로 ‘이번에 만나게 되면 옛날처럼 편안하고 친절하게 대하며 한담을 나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마원이 도착하니 공손술이 수많은 시위무사를 시켜 마원 일행의 숙소 주위를 지키게 하더니 마원에게는 옷을 갈아입고 기다리라고만 하였다. 며칠이 지나 공손술의 수하들이 마원 일행을 궁으로 데리고 와 공손술을 만나게 하였다. 그가 보니 공손술이 윗자리 정중앙에 앉아 마치 제왕이 백관을 거느리는 것처럼 황제행세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에게 백관대열에 서도록 하더니 갑자기 제후작위를 수여하는 것이었다.
동행한 휘하 중 일부가 이러한 모습을 보고 마음이 동요되어 차라리 여기에 그냥 눌러앉는 게 좋겠다고 권하였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고개를 흔들고 절대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며 고개를 저었다.
“지금 사실 누가 천하의 주인이 될지 누구도 모르는 상황이다. 공손술이 천하를 잡으려면 지금이라도 바쁘게 또 적극적으로 각지를 방문하여 호걸명사들을 모아 자기를 돕도록 해도 모자랄 판인데, 벌써 자기가 황제가 된 듯 이처럼 거드름을 피우고 있는데 누가 그를 충심으로 따르려 하겠는가?”
마원이 공손술의 호의를 완곡히 거절하고 돌아와 외효에게 보고하였다.
“공손술은 식견이 아주 좁아 마치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위인에 불과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오히려 함부로 잘난 체하고 거만하게 굴며 마치 자기가 무슨 큰 인물인 양 거들먹거리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그쪽은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지금은 온 힘을 다해 유수만 잘 대처하시면 되겠습니다.”
훗날 이처럼 망자존대하였던 공손술은 과연 몇번의 전쟁에서 연패하더니 화병으로 죽었으며, 천하는 결국 겸손하고 사람들의 신망이 두터웠던 유수가 차지하여 동한(東漢)시대가 시작되었다.
첫댓글 자랑하는 친구가 크게 경계를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저는 박수쳐 주고 박수 값으로 맛나게 먹습니다. ㅎㅎ
영구불변의 진리는 없는 것 같습니다. 망자존대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주관과 철학을 가지고 사는 삶 역시 때론 필요한 것 같고요. 요즘 어쩌면 인간은 자기가 아는 만큼의 식견과 기준에 따라 살게됨으로 가능한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안목을 구비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이삭이 익으면 고개를 숙이는가 하면, 빈 수레의 소리가 더 요란하지요. 허장성세, 잘난체 하는 건 내면의 결핍, 열등감을 보상받으려는 심리에서 나오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제 잘 난 멋에 살라고 해야겠지요~
우리나이는 자랑할 시기가 아니
고 마냥 겸손할 연령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자랑할것은 없고
남들앞에서 주늑들지 않으면 된
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