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졸업을 앞둔 준희를 보면서 지나간 시절들을 돌아보게 되네요.
오직 준희에게만 올인해서 온 신경을 집중하던 준희아빠에게 결국 건강에 문제가 생기고
준희를 너무 잘 알고 그 움직임만으로도 무엇을 요구하는지 다 알아주는
너무도 친절한 이웃들과 `이정도면 되겠지!'라는 우리의 안일함에 긴장감을 조율키 위해
우리는 이사를 감행했지요.
낯선환경에서의 새로운 삶의 시작은 우리가족을 순간접착제 같은 효능을 발휘했답니다.
더군다나 생계수단으로 꾸려진 두달여간의 분식점 개업과 폐업은
일보후퇴의 난국과 열보전진의 반전을 동시에 안겨주며
우리에게 아이들과 분리될 때가 아직 아님을 확실하게 실감케 해 주었답니다.
늘 그랬듯이 우리는 일사분란하게 다시 진로를 수정하고 각자의 일상을 확보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기 시작했답니다.
이곳으로 전학 후 새학년이 시작되고 그새 안정을 다시 찾은 준희의 일과를 적었던 글이 있어 옮겨봤습니다.
패턴을 중요시하고 그 패턴데로 움직여야 편암함을 느끼는 준희의 고집을 알기에
그것에서 탈피하기를 강요하기보다는 오히려 그 고집을 감사해하며 역으로 이용하곤합니다.
고지식해서 배우고 아는것만 철저히 실행하는 아이.
누구도 말릴 수 없는 그 고집을 오히려 방패삼는 요령이 다른 부모들에게도 함께 있으면 좋겠습니다.
2006.04.01. 20:41
07:00~07:20 기상
~07:40 아침식사 후 양치질
~08:15 시간표대로 교과서 예습
~08:20 등교
12:15~12:30 하교
~12:45 점심식사
13:10~14:00 월,수,금요일 컴퓨터 방과후 학습
14:15~14:25 하교
~15:00 피아노연습 or 컴퓨터학습게임
15:00~16:00 소리내서 책읽고 엄마와 책 내용정리(학교숙제)
~17:00 누나와 간식먹고 자유시간(블럭놀이나 소꿉놀이등 주로 장난감놀이에 열중함)
~19:00 엄마와 누나일(컴퓨터학습)에 참견하거나 훌라후프돌리기,피아노치기 등
19:00~20:00 저녁식사
20:00~21:00 일기쓰기,하루일과 마무리, 잠잘준비
21:00~21:30 온몸맛사지와 윗몸일으키기(최소20번)
21:30~ 꿈나라
학교에서 컴퓨터 학습이 시작되던 3월13일부터 자연스럽게 반복되어진 시간표입니다.
시계를 들여다 보며 앉은것도 아닌데
준희는 스스로 시계바늘처럼 움직입니다.
준희가 만든 또다른 세계에 우리는 다시 동참합니다.
요즘 준희는
커서 무엇이 될거냐고 물으면 소방관이라고 한답니다.
또,
요즘 준희는
커서 돈을 많이 벌어서 지구를 다 살거라고 합니다.
가정먼저 사고 싶은 것은 중국의 만리장성이라고 합니다.
담으로 일본과 스위스라고 하더군요.
준희는 요즘 만화로 나온 세계여행시리즈물을 탐독중에 있습니다.
준희의 자유시간에 준희가 하는 일은 이 책들을 들여다보며 지구본을 돌리며
세계여행에 빠져있답니다.
준희를 혼자놀기에서 건져주기 위해 아이들이 없는 시간에
저는 열심히 세계사를 공부중에 있습니다.
쉼없이 많이 던져지는 준희의 질문에 능숙하게 답해주기위해서입니다.
준희와 함께하는 세계여행속에 즐거움과 감사함으로 참여합니다.
요즘 준희는
서울에 살때 배우다 만 바이엘을 열심히 연습중입니다.
자신있는 부분만 반복하기를 고집합니다.
어찌됐건 참으로 신기합니다.
이사할때 피아노학원 원장님께서 준희가 한곡한곡을 아슬아슬하게 마무리 할때면
가슴이 찡하곤 했다며 멋진 제자를 보내게 되어 서운하다고 하셨던 그 모습이
피아노앞에 앉은 준희모습에 함께 겹쳐집니다.
준희를 위해 전 요즘 다시 피아노앞에 앉아 손가락 연습으로 시간을 보냅니다.
준희는
4월22일에 있을 한자7급 검정시험을 준비중에 있습니다.
커다란 화이트보드 칠판에 7급한자를 가득 그려냅니다.
준희의 목표는 이번에도 만점이랍니다. 물론,스스로 정한 목표입니다.
받아쓰기 100점을 받아오면 아빠가 천원씩 보너스를 주시거든요!
한자시험도 만점받아 보너스 받을 거라고 다짐합니다.
저는 준희가 칠판가득 써놓은 한자들을 예쁘게 베껴 그리기를 합니다.
준희는 요즘
일반아이들과 함께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컴퓨터를 합니다.
1,2학년은 학교급식이 안되서 집에 와서 점심먹고 다시 학교갑니다.
월,수,금.
컴퓨터 선생님도 굉장히 긍정적이시고 적극적이십니다.
준희는 암튼 `선생님 복'이 터지고 넘치는 아이입니다.
학교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 얘기하지 않기때문에
수시로 선생님들께 알림장에 메모로 점검중에 있습니다.
준희는 한시도 제게 게으름 피울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준희덕에 저는
새세상을 가득 품고 하루하루를 기쁨과 소망으로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