问刘十九(문유십구)
/ (中唐)白居易(백거이)
朴今玉 讲解
* 들어가기
오늘은 백거이의 온정이 넘치는 시 한수 소개합니다.
https://youtu.be/_xTqqWqAs8k
https://youtu.be/adjGw6mQaHU
* 설명
1) 刘十九:류십구, 백거이가 남긴 시작에서 류십구에 대해 언급한 경우가 많지는 않으며 단지 두 수만 있다. 숭양(嵩阳, 허난성에 위치함) 처사(处士),이며 이름은 확실치 않다.
2) 绿蚁:녹의, 새로 빚은 여과하지 않은 미주(米酒) 위에 떠있는 녹색 거품(泡沫)을 의미한다. 醅(pēi):배, 양조(酿造)하다. 绿蚁新醅酒:녹의신배주, 술은 새로 빚은 술이다. 새로 술을 빚을 때 여과하지 않으면 술 위에 술 찌꺼기가 떠 있는데 색상이 약간 녹색이며 가늘기를 개미와 같아 ‘푸른 개미’(绿蚁)라 했다.
3) 雪:설, 눈이 내리다. 여기서는 동사로 사용한다.
4) 无:무, 여기서는 의문의 어조사이며 “么”나 “吗”에 해당한다.
5) 어린이가 반드시 배워야 하는 고시 100수에 들어가 있는 시 입니다. 당시 300수에도 들어갑니다.
* 번역문
담록색의 미주를 빚어놓고
자그마한 난로를 활활 타게 준비해 놓았다
저녁이 될수록 점점 눈이 내리려 하고
누실에 오셔서 함께 따뜻한 술 한잔 기울일 수 있을런지.
* 창작배경
이 시는 백거이가 노년에 낙양에 은거하면서 눈이 내리려 하는 저녁무렵에 옛 친구를 그리워하며 지은 시이다. 류십구는 시인이 쟝저우(江州)에서의 친구이며 다른 시 ‘류십구동숙’(《刘十九同宿》) 시에서 그는 숭양 처사(嵩阳处士)라고 했다. 어떤 이는 이 시는 817년에 지었으며 시인이 그때 장저우(江州, 지금의 장시주우장(江西九江)) 사마를 담임해서 낙양의 옛 친구를 요청해 술을 마실 수 없다고 한다.
* 작품감상
전반적으로 시는 20글자만으로 깊은 기탁하는 바도 없고 화려한 언어의 수식도 없다. 하지만 구구절절에 열렬하고 경쾌한 색조와 따스하며 이글거리는 정이 넘치며 봄과 같이 따뜻한 시의 정을 드러낸다.
시작부터 정성껏 선택을 하고 교묘하게 배치를 했다. 주로 세개의 표상(새로 빚은 술,난로, 저녁무렵의 눈(新酒、火炉、暮雪))을 조합해 완성했다. “绿蚁新醅酒”라고 하며 직접적으로 새로 빚은 술을 끌어냈으며 술은 금방 빚은 것이기에 여과를 하지 않았고 술 위에 찌꺼기와 거품이 있어 옅은 녹색을 띠며 가늘기를 개미와 같아 ‘녹의’(绿蚁)라 했다. 첫 구절에서 집에서 빚은 술의 새로 무르익은 정도와 혼탁하고 거친 모습을 묘사하여 쉽게 독자의 상상을 이끌어낸다. 독자들이 이미 문자를 통해 코를 찌르는 달콤하고 맛있는 술 냄새를 맡은 것 같게 만든다.
다음 구절 “红泥小火炉”에서는 조잡하지만 자그마한 난로가 소박하고 따뜻하며 난로의 불이 빨갛게 타올랐다. 시인은 난로 옆에 앉았고 타오르는 불빛은 저녁의 집을 비춰 녹색 거품이 떠있는 술도 밝게 했다. 이 상황은 술을 마시는 환경에 분위기를 거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술이 이미 아주 매혹적인데 난로의 불빛마저 따뜻한 정서를 추가해 주었다. 집에서 빚은 술과 작은 난로라는 두개의 암시적인 표상을 통해 소박하고 간소한 농촌생활에 대한 상상을 쉽게 불러 일으킨다. 뒤의 두 구절인 “晚来天欲雪,能饮一杯无?”에서는 이렇게 바람은 차고 눈이 날리는 겨울에 이렇게 저녁 기운이 감도는 한가한 시간에 옛 친구를 요청해 술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것은 시인의 짙은 정을 더 잘 드러내 준다. 눈이라는 표상은 친구와 모여 한껏 술 마시는 광대한 배경을 묘사하여 찬바람이 쌩쌩 불고 눈은 펑펑 내릴 듯 하여 사람으로 피부가 시리도록 한기가 넘치지만 이럴수록 난로의 뜨거움과 우정의 귀함을 두드러지게 할 수 있다. 집에서 빚은 술, 작은 난로, 저녁무렵의 눈은 따로 분리해 보면 의미가없지만 세개를 이 시에 모이게 하니 전체적 조직의 기운과 경지와 정을 느끼게 한다.
시구를 교묘하게 배치한 것이 첫번째 장점이라면 두번째 장점은 색책의 합리적인 조합이다. 시인은 조각가나 화가처럼 직관적으로 색채를 재현할 수 없으나 창조력이 넘치는 언어적 운용으로 독자의 상상과 정서적 체험을 야기할 수 있다. 이 시는 색채의 조합에서 아주 특색이 있다. 참신하고 소박하며 따스하며 밝다. 독자들에게 거기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며 마음이 따뜻해지게 한다. 첫 구절의 “绿蚁”로 술의 모양, 향기를 묘사해 마음이 간질거리게 만들고 두번째 구절의 “红泥”로 겨울의 불을 지펴 사람의 몸을 따뜻하게 녹여주며 마음도 온기가 스며들게 한다. 분위기가 경쾌하며 어둑어둑해지는 시간에 큰 눈이 펑펑 내리려 함을 묘사하면서 작은 방안의 녹색 술, 붉은 난로와 잘 어울려 시각적 즐거움을 주며 또한 따스함을 풍긴다.
마지막 장점은 결말 의문구의 운용이다. ‘한잔 마실 수 있을런가’(能饮一杯无)에서는 조용한 목소리로 추운지 더운지를 물어보며 마음에 파고들어 정이 넘치게 한다. 이러한 구어적인 말투로 시를 마무리 지어 전체 시의 느낌을 살렸을 뿐만 아니라 하늘거리는 아름다움이 넘치게 하고 여운이 묘하게 남게 한다. 또 무한한 상상의 공간을 제공해 준다.
전체 시를 보면 언어는 쉽고 정은 깊으며 말은 짧지만 의미는 깊이가 있다. 류십구가 이런 시를 받아 보았다면 아마 바로 준비해서 찾아 갈 것이다. 그리고 두 친구는 난로를 둘러서 앉아 술잔을 주거니받거니 하면서 즐겼을 것이다. 어쩌면 밖에 정말 큰 눈이 내리겠으나 실내는 따뜻하고 밝을 것이다. 이는 약간 취하게 만드는 술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취하게 만드는 깊은 여운을 남기는 진한(醇醪) 술이다.
* 백거이
(772~846, 74세). 당나라 시인. 호는 향산거사. 허난 신정(河南新郑)에서 태어남. 재상 武元衡을 칼로 찔러 죽게 만든 살인자를 엄하게 벌해야 한다는 상소문을 올림으로 권세자를 득죄해 중앙정부에서 밀려나 장저우사마(江州司马)가 되었다. “诗魔”와“诗王”이라 일컬어진다.
* 처사 处士 [chǔ shì]
옛날에 덕과 재능이 있으나 은거하며 벼슬을 원하지 않는 사람을 말했으며 후에는 벼슬을 하지 않은 사람(读书人)을 통칭하여 士人이라 했다.
* 소감
밖의 날씨는 추우나 집안은 별 거 아닌 평범한 술 한잔에 따뜻한 난로 하나, 오랜 친구와의 담소로 얼마든지 정겹고 따스함이 넘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금의 날씨는 춥다. 하지만 나에게 온정을 줄 수 있는 것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생각해 본다. 바이러스때문에 움츠러들어 친구와도 잘 만나지 못하는데 우리는 정녕 무엇으로 먹고 사는가? 누구에게나 따스한 난로가 있고 입안과 위가 즐거울 수 있는 달콤한 술 한잔이 있고 서로 위로가 될 수 있는 오랜 친구 한명이 있기를 원한다.
* 생각해보기
1) 어떠한 것들이 나에게 온정을 느끼게 해 주는가?
2) 난로를 둘러싸고 앉아 이야기 나누는 것도 옛사람들의 일생생활이었는가? 우리에게 익숙한 정이 넘치는 일상생활의 순간은 어떤 것인가?
* 나가기
다음주에는 류종원의 시에서 여전히 눈과 겨울을 느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에는 눈이 많이 내리진 않았지만 상상하면서 느껴보시지요. 그럼 다음 주에 또 뵙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