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나의이야기
2032.3.19 木
눈 앞이 흐려지며 호흡이 가빠온다
아무래도 마지막 나날을 준비해야 될때가 온 듯 싶다
나의 사랑하는 딸 하영에게 오래된 벗인 그를 부르게 하자
몇시간 후 그가 나의 별장에 도착한다
"오래만이야...."
"그래...."
그는 나와 마찬가지로 환갑을 넘긴 나이였지만
나와는 달리 쌩쌩해보였다
"마지막으로 자네를 한번 보고 싶었네...."
"..........."
"나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겠나"
"말해보게"
그에게 내 젊은 날의 일기를 주면서 부탁했다
"1992년 3월 19일자 일기를 읽어주게나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40여년전 일기네"
이윽고 그가 나의 일기를 푹 쉰 목소리로 읽어주기 시작했다
1992.3.19 木
그가 떠난 지 10년이 되는 날이다
오래만에 그의 디스크를 꺼내 플레이어에 올렸다
그 사람의 숨결이 느껴지는 솔로가 전신을 휘감고
뜨거운 맥박소리가 전해져왔다
슬펐다
하지만 눈물은 흘리지 않았다
그를 생각하면 슬프지만 언제까지 슬픔에 잠길수는 없었다
언젠가는 만나겠지
그 사람의 수많은 팬들 중 한 사람으로
그 날이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그 사람이 그랬던것처럼
열심히 살아보려한다
적어도 난 그 사람과는 달리
사지가 멀쩡하지 않는가??
많은 시간이 지나도 나는 그를 잊지 못할 것이다
그가 남긴 음악 ... 그 음악속에 흘렀던 아름다운 기타솔로 ...
나의 관념에 깊게 각인된 그것은 어떤 종교보다도 거룩하고 숭고하다
나라는 인간이 살아가는한 그는 죽지 않을 것이고
그의 음악 또한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고맙네...."
"....."
나는 딸을 보며 부드럽게 말한다
"하영아.... 그 사람의 마지막 유작을 듣고 싶구나"
"네 아버지"
하영은 오지 오스본의 트리뷰트 음반을 꺼내
플레이어에 올리고 바늘을 조심스럽게 걸었다
"기억나나.... 저 음반 우리가 고등학교 2학년때 나온 음반이라네"
"알고 있네"
"난 저 음반을 정말 사랑했다네"
"......"
"쉿 음악이 나오지 않는가??"
01 I dont Know
그의 기타가 흐르기 시작한다
타미 앨드리지의 해머드러밍과 루디 사르조의 현란한 베이스
저승사자처럼 벽력처럼 고함을 지르는 오지의 목소리
그의 기타는 위의 세 사람의 연주를 타며 부드럽게 유영한다
"기억나나?? 우리 젊은 시절... 그러니까 서른 두 살때.... 오지 오스본이 우리나라에 왔을 때??"
"기억나....."
"그때 이 곡을 첫 곡으로 했다네"
"기억나....."
"그때 잭 와일드의 연주도 멋졌지만... 그래도 나는 이 사람의 연주가 좋네
그가 이 세상을 떠난 지 오늘로써 어언 50주년이 되었지만
난 아직도 이 사람을 잊지 못하고 그의 연주를 사랑한다네"
"...."
02 Crazy Train
두 번째곡인 크레이지 트레인이 터져나온다
초반부에 발동되는 흡사 기타로 악을 쓰는 듯한 굉음....
관객들의 거대한 고함소리....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광란하는 오지
나의 호흡은 더욱 가빠지고
그런 나의 모습을 보며 하영이가 말한다
"아버지 괜찮으세요??"
"괜찮다... 그의 음악이 흐르는데 이정도 고통쯤이야...
내가 정말 좋아하는 노래지...
이 앨범에선 오지의 보컬도 멋지지 않나??
얼핏 보면 스피크 오브 더 데블에서 기타만 교체된 것 같지만
난 이 라인업이 정말 마음에 든다네"
"나도 이 노래를 무척 좋아한다네.
자네와 나정도 또래의 틀딱들은 젊은 시절 이 노래를 모두 좋아했지"
"난 이 노래를 지금도 좋아한다네
비록 50여년전의 공연이지만 그의 연주는 지금 들어도 전혀 손색이 없네
강하면서도 유연하게 흐르는 강물처럼 그의 레가토 주법은 무리가 없지
격동하는 파도처럼 넘실대는 잭 와일드의 연주에서는 감지하기 힘든
어떤 영롱한 그 어떤 것이 있는 것 같네...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
그는 지금까지도 최고의 기타리스트라네"
03 Believer
"이 곡은 2002년 내한공연때도 연주했던...."
"맞네... 빌리버일세.
루디 사르조의 베이스 연주는 정말 일품이지
그 사람의 혈기에 찬 연주도 압권이고
한때 이 곡 중간솔로가 미스터 크라울리와 비슷하다고 말이 많았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네....
본인이 창작한 프레이즈는 자신의 또 다른 곡에서 응용할 수 있다고
내가 절대 그의 열렬한 추종자여서 이런 말을 하는게 아니라는걸 알아주었으면 하네"
"알고 있네...."
"이 노래가 담겨있던 광인일기 앨범을 너무 좋아했지
오죽하면 내 젊은 날의 일기 제목을 광인일기라 그랬겠나??"
"......."
04 Mr Crowley
아 드디어 나왔다
나를 헤비메탈의 세계로 인도했던.....
그 사람을 처음으로 알 게 해주었던 바로 그 노래.....
"자네 괜찮나?? 안좋아 보이네"
"난 왜 이 노래만 들으면 이렇게 슬픈지 모르겠네
그를 생각하면 슬프기 보다는 기뻐질순 없는걸까?
이제 곧 나도 그의 곁으로 가겠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그의 연주는 나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군....."
"아빠....."
"......."
나의 눈엔 어느새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그를 정말 사랑했다네
지금 와서 고백하건만 그에 대한 글을 쓸 때마다
난 가슴이 찢어질 듯 했다네
그의 마지막 모습을 상상할 때마다
울지는 않았지만 항상 마음속 깊이 괴로워했어
너무 어린 시절 나의 마음 깊이 각인된 사람이라서 그런걸까??
그의 연주가 흐를 때면 분명히 그와 내가 같은 공간 안에서
이렇게 숨쉬고 있지만 막상 그는 나와 다른 곳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왜 그렇게 슬펐는지....
마음 속으로....
항상 울었어
비록 눈 밖으로 눈물은 흐르지 않았지만
항상 가슴이 시려왔고 코끝이 찡했고 눈시울이 붉어졌어
자네와 함께 있을 때조차 그의 음악이... 연주가 흐를 때면
난 울고 있었어
단지 물리적인 형상의 액체가 흘러나오지 않았을뿐이지
나는 항상 울고 있었어..."
"....."
"이제는 괜찮아...
나는 곧 그를 볼 수 있으니
그가 있는 곳으로 갈 수 있으니"
"아빠...."
05 Flying High Again
"이 노래도 내가 무척 좋아했던 곡이라네....
이 노래가 흘렀던 81년의 캐나다 투어가 절로 생각되는군
무대를 미친 듯이 뛰어다니는 오지옹, 다리를 벌리고 헤드뱅을 하는 루디 사르조,
조그마한 체구에서 불을 뿜는 듯한 기염을 토하는 타미 엘드리지,
부자연스러운 다리를 이끌고 격정적으로 기타를 치는 그의 모습까지
아 그가 보이고 있어
오지가 지금 그를 들고 있군"
죽어가는 자에겐 환영이 보인다는 말을 반신반의했는데....
지금 이순간 나의 눈에는 그 사람이 격정적으로 공연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의 무대 밑에서 열광하는 젊은 시절 나의 모습과
친구들의 형상까지 보이고 있다.
06 Revelation(Mother Earth)
"이 앨범을 처음 샀을 때 기억이 나는군
그때가 고등학교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끝났을 때였는데
마지막 시험을 마치고 부리나케 학교앞 레코드 가게에 가서
이 앨범을 구입했지"
"당시에는 1장짜리로 나왔지
노래가 몇 개 잘려가지구...."
"그땐 그런걸 몰랐어....
그냥 난 그 사람의 음반을 다시 들을 수 있다는 사실에 무척 흥분했지
이 노래는 그때 B면에 수록되었던 같은데~~
좋았어....
오지의 보컬도 스튜디오처럼 훌륭했고
그 사람의 연주 또한 매우 강렬했고
물론 스튜디오 앨범처럼 기괴한 이펙터 효과음은 없어서
특유의 그로테스크함은 덜했지만 원곡의 신비스러움은 충분히 살아 있었지
근데 자네도 이 노래 좋아하나??"
"물론이지...."
후반부에 전개되는 돈 에어리의 피아노와 앙상블을 이루는
그의 기타소리가 더욱 처절하게 들려오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이 노래를 수 없이 들었건만 이런 적은 단 한번도 없었는데,
저만치서 커다란 슬픔의 해일이 밀려들어온다.
동시에 말로는 형용할수 없는 아름다운 기분 또한 포근하게 감싸온다.
슬프지만 결코 서글프지만은 않은 이 기분은 무엇일까??
이 연주를 들으면서 문득 지나간 나의 삶을 뒤돌아본다.
07 Steal Away(The Night)(With Drum)
비록 뭐 하나도 해놓은 것은 없지만 정열적인 삶을 살아왔다.
어린 시절에는 최고의 헤비메탈 뮤지션을 꿈꾸면서....
나이 먹은 후에는 최고의 헤비메탈 커뮤니티를 꿈꾸면서....
열심히 살았다.
물론 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헤비메탈은 다시 전성기를 누리지는 못했지만,
헤비메탈은 결코 죽지 않았다.
2032년의 젊은이들도 여전히 음반사에서 20세기의 유물인
오지 오스본과 주다스 프리스트의 음반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으니까.....
지금 흐르는 이 노래처럼 난 정열적인 삶을 살았다.
이런 생각에 젖어들 무렵 타미 앨드리지의 격정적인 드럼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아.... 이 연주 언제 들어도 감동이야"
"정말 개감동이지"
"이 사람같은 드럼이 다시 나올 수 있을까??"
"헤비메틀이 죽지 않는한 계속 나올꺼야"
08 Suicide Solution(With Guitar Solo)
티없이 맑은 그의 이미지에 오점을 남긴 곡이 흐르기 시작한다.
이 노래로 인하여 그는 이 세상을 떠난후에 고소를 당한다.
그의 연주.... 그의 음악....
동시에 어떤 사람을 감동시켰고 어떤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였다.
나도 이제 곧 그와 그의 음악을 들은 그 소년처럼 같은 곳으로 가겠지만....
난 모르겠다.
이 사람의 연주가 사악하다고 느껴진 적은 단 한번도 없으니까....
".... 괜찮나?? 왜 아무 말도...."
"아빠...."
그의 연주는 여전히 슬프다.
자신의 몸을 불태워 연주하는 듯한....
애절함과 격렬함이 동시에 분출되는 듯한...
매우 흡인력이 강한 절륜을 들려주고 있다.
제이크 이 리와 잭 와일드도 이 곡 후반부에서 자신만의 솔로를 펼쳐보였지만
역시 나에겐 결코 그의 연주를 따라잡지 못한다.
"예전 내한공연때 이 곡 솔로에서 잭이 미국국가를 연주해서 물의를 빚었지"
그의 말을 듣고 2002년의 잠실돔이 생각나고 쓴 웃음이 나왔지만
그것도 잠시...
"미스터 랜디 로즈"
오지의 멘트와 함께 터져나오는 그의 솔로를 접하게 되면서
나의 영혼은 다시 조금전 81년 캐나다 공연장으로 향한다.
지금,
무대 위에는 그밖에 없다
모든 조명이 그를 비추고,
모든 음향이 그의 손가락과 기타, 앰프를 통해 쏟아져나오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가리키며 광란한다.
나도 그중에 하나였다.
하늘이 노랗게 변하고 선과 악의 경계를 이루는 댐이 부서지며
의식의 물이 콸콸 흘러 넘치기 시작한다.
나는 그 폭풍으로 인해 호흡이 곤란하고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아빠... 왜 그래요??"
"... 정신차리게나"
09 Iron Man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그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었지만....
오지의 음악에 취해 아니 그의 기타에 충격을 받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나의 의식 속에선 그의 공연이 계속 진행되었다.
의사와 간호사가 달려와 나의 입에 산소호흡기를 씌우고
가슴에 전기충격을 가할 무렵....
나는 이미 다른 세상에 있었다.
1981년 캐나다의 한 공연장에서
오지와 타미, 루디, 돈 그리고....
그 사람을 보며 환호하는 혈기 넘치는 젊은 관객이었다.
10 Children of the Grave
나의 삶을 바쳐 사랑했던 밴드중 하나인 블랙사바스의 곡들이 연거푸 터져나온다.
아이언 맨에서 츌드런 오브 더 그레이브로....
실로 자극적인 메들리이다.
내 생애에 이보다 더 행복한 순간이 과연 있었던가??
하영이가 이 세상에 태어났을때 만큼이나 짜릿하고 감동적인 환희의 순간이 계속되었다.
나의 눈 앞에서 오지가.... 그가....
블랙사바스의 명곡들을 연주하고 있다.
나의 심장은 터져버리고
나의 뇌관은 녹아내리고
나의 눈물은 한 없이 쏟아져내렸다.
나는 그와 오지의 이름을 부르짖으며 미친 듯이 블랙사바스의 곡들을 따라 부르고 있었다.
11 Paranoid
순간 한 여자가 나타났다.
후리후리한 키에 섬광처럼 날카로운 눈빛을 가진 그 여자가 나를 보며 차갑게 말을 건넸다.
"오래만이네요"
"부두걸????"
"실컷 즐기세요.... 이제 곧 가야할 시간이에요.... "
"........."
그녀는 시가를 입에 물고 아무런 감정없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갑자기 몸이 얼어붙고 무섭도록 차가운 기분에 마음이 가라앉았다.
이제 드디어 가는 것인가??
부두걸은 입에서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말했다.
"그동안 오빠와 함께 한 나날들 즐거웠어요.... 니키님"
"부두걸....."
"이 곡을 포함해서 네 곡이 남았어요....
마음껏 즐기세요~"
이윽고 부두걸이 등을 돌리고 사라지며 다시 광란의 축제가 펼쳐졌다.
패러노이드가 미친 듯이 흐른다.
이제 막 탈주한 흉악범처럼 나는 광란하기 시작했다.
어느 누구도 막을 수 없을 정도로 나는 머리를 흔들어대고 옆에 있는 관객들을 밀치며 광란을 했다.
오지는 그런 나를 내려다보며 사악한 미소를 흘리며,
그는 연주에 도취하여 미친 듯이 기타를 연주했다.
12 Goodbye to Romance
블랙사바스의 메들리가 끝나고 그의 음악이 다시 시작되었다.
이 노래도 무척 슬프게 들렸는데....
지금은 왠지 밝게만 느껴진다.
생전에 그렇게 바랬던....
그의 연주를 들을 때면,
슬프기 보다는 기쁠 수는 없었을까 하는 바램이
드디어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이 그와 내가 머물고 있는 세계의 한 중간에 걸쳐 있어서 그런 것일까??
그의 벤딩이 울릴 때마다....
슬픔은 기쁨으로,
애수는 쾌락으로,
변하고 있었다.
안녕!!!!
친구여....
우리는 언젠가 다시 만날꺼야
그가 기타를 치며 나를 내려다보며 미소를 짓는다
이제 드디어 그와 만나게 되는건가?
더 이상 슬프지 않다.
이제 난 당신이 있는 곳으로 갈 수 있잖아....
이별이 아니라 해후의 장으로 갈 수 있잖아....
어느새 나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13 No Bone Movies
눈을 떴을땐 그가 보이지 않았으며,
오지와 루디, 타미, 돈의 모습 역시 보이지 않았다.
병실에 누워 있는 나의 옆에 수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나의 딸인 하영, 오랜 친구들인 스티브, 폴, 로우....
왜 울고 있는거지?
이봐!!!
왜들 울고 있는거야??
"이제 갈 시간이에요.... 니키님"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고
나는 그 목소리가 들리는 곳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 목소리는 내가 누워있는 천장에서 들려왔다.
부두걸이 천장에 누워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죽은 것인가??"
"네...
지금 나오는 음악은 오빠를 위한 저의 마지막 선물이라고 생각하세요...."
"이봐 부두걸!!!! 이건 약속이 틀리잖아!!!!
분명히 네 곡을 더 들을 수 있기로 했잖아."
이윽고 누워있는 상태로 가까이 내려온 부두걸이 나의 이마에 손가락을 지그시 얹고 달콤하게 속삭였다.
"지금 한 곡... 그리고..."
14 Dee(Randy Rhoads Studio Out Takes)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또다른 공간에 도착했다.
그곳은 매우 고요하고 평화롭고 청명하다.
이윽고 조용한 기타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자 마지막 한곡이에요...."
어느새 등 뒤에 나타난 부두걸이 조용하게 속삭였다.
"오빠가 생전에 그토록 보고 싶어했던 바로 그 사람이에요...."
부두걸의 말을 듣고 기타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보니
그의 형체가 어렴풋이 시선에 들어왔다.
생전에 사진으로,
뮤직 비디오로 생생하게 목격했던 그 사람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진에서,
뮤비에서 보아왔던 것보다 더욱 맑고 투명한 눈으로 기타를 바라보며
작고 가는 손가락으로 기타를 튕기고 있었다.
그토록 보고 싶어했던...
그토록 만나고 싶어했던 그 사람...
랜디 로즈가 지금 내 눈 앞에서 연주를 하고 있다.
"가서 말이라도 한번 해봐요....."
부두걸의 말을 듣고 나는 천천히 다가갔지만
막상 그의 앞에서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
그저 그가 연주하는 모습만을 가만히 바라볼 뿐,
그 어떤 말도 하지 못했다.
Dee를 연주하는 그의 모습은 무척이나 평화로웠다.
나는 그의 연주를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이윽고 노래를 다 연주한 그가 기타를 들고 내 눈 앞에서 서서히 사라져갔고,
나는 그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
"왜 아무 말도 못했어요??
오빠가 생전에 그토록 보고 싶어했던 사람이었잖아요??"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그 자리에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볼뿐이었다
https://youtu.be/216_wkEgPg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