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맬무였고 인증 안 되는 선에서 정리함
문제되면 삭제할게
1. 설정은 피폐 감정물인데, 전개가 사건물임
설정 짤땐 아 기가막힌다~~ 이거 대한민국 전국팔도를 다 울리겠다~~ 생각했는데
내가 쓴 것: 사건 90 로맨 10 비중.
아직도 설정이 너무 아까움.. ㅠㅠ
나름 쓸때는 로맨스 비중 많이 넣었다 생각했는데, 다 쓰고 돌이켜보니 이건 걍 판타지임.
사건물이 무조건 나쁘다는 건 아니고, 전개방식은 핵심 설정과 결을 같이 해야한다는 걸 뼈저리게 체감함.
2. 캐릭터 메이킹이 너무 부족했음
나름대로 덕질 경력이 긴 편이라.. 이것저것 좋아하는 설정들 듬뿍해서 넣었는데
나 혼자 취해서 쓴 거라 독자들에게 잘 어필을 못한 것 같아.
사회성 없는 오타쿠가 남들 재미 없는 이야기 혼자 신나서 주절주절 그러는 느낌?
나 혼자 주절주절 신나서 늘어놓다보니, 독자들에게 왜 이 캐릭터는 이렇게 되었는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설득을 잘 못함.
이에 따른 각각의 사연과 속마음을 잘 풀어줬어야 하는데, 1에서 했던 대로 사건.. 사건 해결!!! 아 일단 벌어진 일부터 해결하고 보자!!! 이게 위주다 보니까 캐릭터에 대한 서사를 제대로 풀지 못함. 걍 겉핥기 식으로 넘어간거.
이러다보니 서로간의 케미도 별로 좋지 못함. 심지어 여주 남주조차도..
- 특히 남주 같은 경우는 욕먹기 싫어서 욕먹는 행동 다 빼버리니까 애가 매력이 없어짐
(내가 쓰레기 남주 설정을 별로 안 좋아하기도 하지만.. 심하게 과했음.)
걍 자아 없는 예쁜 말미잘 같음.
3. 시놉시스를.. 안 쓰고 시작함.
사건물인데 시놉시스가 없다...?
이건 아주 도라이 짓이었음. 왜 그랬지...?
앞뒤 맞추는 것도 너무 힘들었고 떡밥도 없으니까 아주 난리가 남.
나중에서야 아 이거 써먹을 수 있겠다 싶은 거 찾아다가 억지로 떡밥화 시킴.
이러다보니 이야기가 뜬금없이 진행되는 포인트도 많음.
(심지어 충동적으로 집어넣고 회수 못한 떡밥과 이야기들도 있음..ㅠㅜㅠ)
4. 전반적으로 감정선도 너무 약하고, 디테일들도 부족함.
이건 나의 필력과도 연결되는 부분이라 앞으로도 많은 연습이 필요할 텐데.
빠른 사건 진행에 너무 초점을 맞추다보니 디테일들이 너무 부족했음. 개인적으로 많이 아쉬운 포인트 중 하나야.
사람이 매일매일 진지한 이야기만 하고 살 수는 없잖아.
어쨌든 로맨스니 남녀 주인공 간에 어떤 감정적인 티키타카가 필요할 거고
남녀 주인공들이 아니더라도 캐릭터간에 농담 따먹기도 하고, 사소하게 투탁거리기도 하고 그래야 하는데 그런 게 없었어. 삭막한 비즈니스 관계에 있었음 전부 다.
대화 말고도, 뭐 이야기 진행하다보면 벌어지는 중요하지는 않지만 가벼운 에피소드들, 이런 것이 아예 없었음.
예를 들어 신데렐라를 썼다고 치면, 신데렐라가 요정 요청으로 호박을 구해왔더니 그 호박으로 마차를 만들어주는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들이 있을 것 아냐.
앗.. 호박을 어따 쓰려 하려고..? 저 아줌마 사기꾼 아닐까? .... 앗 호박이 마차가 됐네!! 내 오해였구나!! 감사합니다 요정 아줌마!! 같은 감정 변화 같은?
근데 난 그런게 없고
신데렐라: 요정아줌마 호박 가져왔어요
요정: 자 마차가 되었다.
신데렐라: 감사합니다. 얼른 무도회에 갈게요.
이런 식임.
로맨스에는 치명적인 단점이라 생각.
결론: 이 모든 게 더해져서 걍 노잼 글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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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모든 문제점은 내 기본 인풋의 부족, 기본 실력 미달, 안일하고 오만한 태도.. 에서 전부 비롯된 걸 거야.
시장조사도 굉장히 부족했고, 각 플랫폼 독자들의 입맛을 아예 충족하지 못함.
(실제로 첫작 쓸 시점에서 나는 남성향 인풋이 여성향 인풋보다 압도적으로 많았음.)
제일 큰 문제는 내 마인드였던 것 같아.
취미로 쓰던 글이 어쩌다보니 계약이 되어서 출간을 한 건데 이게 막상... 취미가 아닌 일의 하나가 되니 미쳐버릴 것 같더라고. (심지어 야근 많은 직종)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 생각하니 주변 이야기가 하나도 귀에 안 들어오고 혼자만의 세계에 갇힘.
잘 되는 것 부러워만 하고, 망한 내 작품 보니 우울하기만 하니 점점 더 틀어박혔고 그대로 고꾸라져서 폭망함
사실 첫작이니까 욕심내지 말고 초조하게 생각하지도 말고, 인풋 해가면서 편하게 써 봤어도 됐었을 듯한데
안될까과 불안해하기만 하고 제대로 된 노력을 하지 못했음. 빨리 마감해야한다는 강박에만 사로잡혀서 건강도 엄청 나빠짐. 정신과 상담도 받았었음.
근데 이제 단행에 외전까지 다 나간지도 n달이 지났고 여전히 0으로 남아있는 리뷰 창 별점 수, 그리고 형편없는 별점들을 보니 인정해야겠더라고ㅜ 내가 못 해서 망한 게 맞다고..
지금 차기작은 슬슬 준비 들어가고 있고. 난 재능러는 아니라 이것도 성공할 거라 생각은 안 하지만
전작보단 나은 작품이 되는 마음에 시작했음
이 글은 주변에 말할 데도 없고, 앞으로의 다짐 겸 걍 혼자 주절거리고 싶어서 써봤음.
본문은 나중에 펑할 거야~
첫댓글 와 분석력 쩐다…글러 혹시 t야? 나도 그런데 감정서사물 쓰려고 해도 결국엔 사건물로 가더라고.. 혹시 인팁인가 싶었어 ㅋㅋㅋ
나 엔팁임ㅇㅇ ㅋㅋ 사건물이어도 감정적인 게 있어야 재미가 있는데 내건 걍 보고서드라고ㅜㅜ
오 ㅋㅋㅋ 반가워 나도 엔팁인데!
일단 내 경우에 비춰서 말하자면 개연성을 너무 따지느라 글이 좀 노잼되는 편이더라고 ㅇㅇ 좀 내려놓으니까 글이 대박났어
@뤼디킴1234 아 ㅁㅈㅁㅈ 개연성 집착도 너무 해서 글이 설명조가 되더라구ㅜㅜ
나도 글러같은 스타일이고 남성향인풋이 더 많은것까지 똑같다..사건물이고 진짜 물 흐르듯 잘짜여진 사건에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타입이라 내멋에 취해서 글쓰는데..(그렇다고 잘짜여진 글을 쓰는건 아님) 심지어 mbti 앞자리 빼고 다 똑같음ㅋㅋㅋ 나는 내취향 잘 알고 내가 감정선 딥한걸 안좋아해서 아예 감정선이 좀 덜 드러나는 로<<<코 사건물을 주로쓰는데 혹시 글러취향에 맞다면 한번 시도해보는거 어때?ㅎㅎㅎ
그것도 괜찮겠다!! 고마워 글러야
나랑똑같다..........................................................
딴 이야기인데, 대한민국은 반도… 열도는 섬…
분석 대박이네! 글러 다음 글은 진짜 잘될거야!
전국 팔도라 쓴다는게ㅋㅋ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ㅁㅈㅁㅈ 장점살리는게 더 중요하더라
글러는 다음작 중박, 다다음작 대박날 거 같은데? N번째 글 쓰는데 이런 식으로 분석 못해 난;; 나 T인데도 할 줄 아는 게 왜 그래야하죠? 이해를 못하니 답답하네요 이것뿐이라 글러 글보고 감탄하고 간다 분석은 이렇게...
글러처럼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자기 작품 분석하는 것도 능력인 것 같아.
이런 분석력이면 금방 단점도 극복할 수 있을거 같은데?
지금 쓴 글처럼 장점도 찾아서 살리면 완벽하자너~
와!ㅋㅋㅋㅋ어쩜 이렇게 한줄 한줄 나랑 비슷하지....ㅋㅋㅋㅋ뼈맞고 갑니다.....ㅠㅠ....
걍 첫작에 흔히 겪는 문제들 같아 ㅋㅋㅋ 나도 첫작, 두번째작까지는 그랬음 ㅋㅋㅋㅋㅋㅋㅋ 첫작은 그나마 소재 자체가 사건물이라 ㄱㅊ았는데 두번째는 진짜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