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무본
예기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欲而不貪 泰而不驕 威而不猛
욕이불탐 태이불교 위이불맹
"하고자 하되 탐욕을 내지 않으며,
태연하되 교만하지 않으며,
위엄이 있어도 사납지 않아야 한다."
한문으로 음미하는 글의 묘미와 해석해 놓고 인식하는 의미와는
참 많은 차이를 느낍니다.
한문이 옳고 한글이 그르다는 말이 아닙니다.
글을 의미를 담고 있는 그릇인데.... 제 그릇에 담겨야 맛이 난다는 말씀이지요.
이는 영시(英詩)도 마찬가지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시인의 시를 한글로 번역해 읽으면서 훌륭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약간의 어패가 있습니다.
그들의 문화와 언어습관 그리고 그 언어가 갖고 있는 운율의 멋스러움을 빼 놓고는
시의 아름다움을 논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요즘 참 좋은 세상인 것만큼은 틀림이 없습니다.
자판을 두드리지 않고도 말만 하면 스마트폰이 척척 알아서 문자로 변환을 해 주고
번역 앱을 사용하면 한글을 여러 나라 말로 쉽게 바꾸어 줍니다.
심지어 인공지능 스피커의 등장으로
말로 하는 심부름을 척척 해 내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좋은 시대가 될는지는 예측하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영어교육도 중요하지만
어찌 보면 그 시간에 자국의 언어를 열심히 가르쳐야 합니다.
앱은 나날이 발전하여 훌륭한 번역기 기능을 하는데
애초에 자국의 언어가 훌륭하지 않으면 번역의 결과물이 좋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근본에 충실할 필요가 있습니다.
군자무본(君子務本)이라고 했습니다.
군자는 근본에 힘써야 한다는 이야기이고 보면
기본에 충실한 사람이 가장 멋진 것이니 언어생활에도 예외가 있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