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동네'는 옛말…재개발 통해 대단지 공급 잇따르는 봉천동
이진혁 기자
가파른 언덕과 낡은 집이 많아 딱히 서울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관악구 봉천동이 재개발 사업을 통해 변신을 꾀하고 있다.
강남권과 가깝고 서울에서 아직 저평가된 지역이라는 점이 두드러지면서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관악구 봉천동 4-1-2구역 전경.
봉천동은 현재 법정동으로만 존재하고 행정동으로는 더는 존재하지 않는 이름이다. 2008년 은천동, 성현동, 청룡동, 보라매동, 청림동, 행운동, 낙성대동, 중앙동, 인헌동 등 9개의 행정동으로 개편됐다. 봉천동이라는 이름 자체에 ‘달동네’라는 이미지가 강해 봉천이라는 이름을 주민들이 선호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있다.
하지만 지금 봉천동은 이런 낙후된 이미지를 벗고 곳곳에서 주거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봉천4-1-2구역은 관악구청으로부터 7월 30일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다. 재개발사업의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는 의미로, 조합원 이주를 거쳐 일반분양이 진행된다.
이곳은 관악구 봉천동 산 101번지 일대로 정비구역 면적은 5만5455.3㎡에 달한다. 건폐율 20.9%, 용적률 285.14%가 적용돼 임대 200가구를 포함한 지하 3층~지상 28층짜리 9개 동 997가구 공동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는다. 서울 구암초와 구암중·고등학교가 가깝다. 조합은 9월 초 이주를 위해 금융기관, 이주관리업체와의 협의를 최대한 서둘러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악구청에 따르면 지역 재개발 사업은 총 6곳이다. 봉천 12-1구역과 12-2구역은 각각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 2차와 1차로 탈바꿈했고, GS건설이 841가구짜리 관악퍼스트자이를 짓는 봉천동 480 일대 봉천 4-1-3구역은 현재 사업시행인가를 준비하고 있다.
봉천동 913번지 일대 봉천13구역은 조합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봉천14구역도 조합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14구역은 추진위 설립이 3년이 넘어 구역지정 해제 위기에 놓였지만, 주민들이 다시 재개발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사업이 재개된 곳이다. 1115가구짜리 대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재개발을 통해 새 아파트가 된 곳은 집값이 두드러지게 올랐다. 인근 공인중개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부터 입주한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 1차는 현재 전용 84㎡ 호가가 10억원을 넘어섰다. 7월 전용 84㎡(15층) 입주권이 9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5월에는 전용 114.88㎡ 분양권이 10억1000만원에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