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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들목교회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예배’에서 십자가가 있어야 할 자리에 박정희 초상화가 내걸렸다. |
십자가가 있었던 교회 단상 정면에 무궁화에 둘러싸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대형 초상화가 내걸렸다. 서울 도곡동에 위치한 서울나들목교회(박원영 목사)에서 25일 오후 7시에 진행된 소위 ‘고 박정희 대통령 추모예배’ 자리에서다.
기독교계가 박 전 대통령 추모 행사를 가진 것은 처음으로, 박원영 목사(서울나들목교회), 백광진 목사(잠실동교회 담임), 배성식 목사(수지영락교회 담임), 조한권 목사(동탄 전하리교회 담임), 김한배 목사(광은교회), 김승동 목사(구미상모교회 담임),인천순복음교회(최성규 목사), 나들목교회(박원영 목사), 성광침례교회(유관재 목사) 등이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추진했다.
애초 참석키로 한 유명짜한 목회자들이 대부분 불참했지만 교계의 모모한 인물들이 눈에 띄었다. 박 전 대통령의 둘째 딸 박근령 씨와 남편 신동욱 씨가 유족대표로 참석했다.
이날 설교와 기도, 추모사 등 순서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발언들이 수도 없이 쏟아졌다. 백광진 목사(잠실동교회 담임)의 사회로 노화산 목사(산월중앙감리교회 담임)가 기도했고, 김영진 목사(원미동교회 원로)가 설교했다. 하귀호 목사(예장 합동 GMS 명예이사장) 김한배 목사(광은교회 담임) 정진욱 대표(미소금융부산 총실무자) 성보경 총재(21세기 선진포럼) 최동섭 이사장(정우회)이 추모사를 전했다.
http://www.youtube.com/watch?v=mwzraqQGTOc&feature=player_embedded (출처 <미디어몽구> 유튜브 동영상)
이날 기도나 설교, 그리고 추모사를 맡은 목회자 모두 정상적인 신학을 가지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그리스도인이 아니었던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추모하고, 그를 우상화하는 태도를 보여 충격을 주었다.
대표기도를 맡은 산월중앙감리교회 노화산 목사는 “존귀하신 하나님 아버지. 34년 전에 서거하신 우리 박정희 대통령을 위해서 기도를, 지금 우리 모두가 하나님 앞에 추모예배를 드리고 있사오니 우리 하나님께서 저희 마음 속에 은혜와 축복이 넘치도록 도와주소서”라고 기도했다. 죽은 자를 위해, 그것도 비신자를 위해서 기도하고 예배를 드리고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설교를 맡은 부천 원미동교회 원로 김영진 목사는 “한국은 독재를 해야 한다”고 말해 충격을 주었다. 그의 설교 일부를 보태거나 빼지 않고 소개한다.
“6.25사변도 지내본 사람입니다. 절말 어려웠어요. 쌀밥 한 그릇도 어디가 먹어봅니까? 소고기국? 이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어요. 그런데 박정희 대통령님께서 새마을 운동을 일으키면서 잘살아보세 잘 살아보세, 이 운동이 일어남으로 말미암아 보릿고개가 넘어가고 이렇게 대한민국이 아름다운 나라, 축복의 나라가 된 거예요. 이것이 어디에서 왔느냐? 고 박정희 대통령님의 은혜로 되어지는 것을 우리가 생각을 하면서… 이건 우리가 아셔야 돼요. 가끔 가다가 그런 얘기를 합니다. 독재니 어쩌니 그런 얘기를 많이 하는데 한국은 독재를 해야 돼. 정말이야 독재해야 돼. 하나님이 독재하셨어, 하나님이. 무조건 하나님께 순종하라고 하셨어요. 참 나는 고 박정희 대통령님을 보면서 정말로 이분을 나는, 솔직한 심정이예요. 정말 좋아했습니다. 얼마나 멋있어요? 막 밀고 나가는 거. 제 성격이 밀고 나가는 거거든요”
서울나들목교회 박원영 목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성경의 가난한 자를 부하게 하고 눈먼 자를 보게 하며 억눌린 자를 해방시키며 병든 자를 낫게 하는 ‘메시야’로 보는 듯한 발언과 기도를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4H운동, 새마을운동 이 모든 것이 이사야 9장과 마태복음 4장과 야고보서 2장5절에 있는 ‘가난한 자는 부하게 하고 눈먼 자를 보게 하고 억눌린 자를 해방시키고 병든 자를 낫게 하고…’ 이 말씀은 새마을 운동의 기본정신인 근면, 성실 ,자조국방의 기초가 되어서 새마을 운동의 배고픈 자를 배부르게 하셨던 그런 역사가 있는 겁니다”라고 말했다.
기도는 더 심각하다. 그는 “대한민국의 우리 박정희 대통령께서 민족을 사모하며 어둡고 억눌리고 가난한 자를, 눈먼 자를 보게 하며 하나님 아버지 앞에 억눌린 자를 해방시키고 병든 자를 낫게 하시는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났던 것”처럼 “우리가 박정희 대통령님을 추모하고 만들어 나가는데 주님께서 우리 온 신앙이, 한국교회가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실 것을 믿습니다”라고 기도했다.
강조한 부분, 즉 주어는 박정희 대통령이고 술어는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났다’는 것이며 술어를 뒷받침해주는 보어는 ‘하나님 앞에서’이다. ‘박 전 대통령이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의 역사를 일으킨 것’이란 의미로, 이는 박 전대통령이 메시야인 예수 그리스도와 같은 역할을 한 것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기도다.
이곳에 참석한 300여 명은 예배 후 박 전 대통령의 사진 앞에 헌화했다.
박정희대통령추모예배준비위원회(남기수 준비위원장)는 박 전 대통령이 기독교 발전에 공헌하고 기독교 신앙생활을 했기에 추모예배를 개최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또 △국가조찬기도회 창립 △신앙전력화라는 친필 휘호를 군부대마다 하달해 군 복음화 공헌 △한국대학생선교회(CCC) 회관 설립 시 부지 제공 △구미상모교회에서 주일학교 생활을 하고 고향에 방문할 때구미상모교회 방문 △구미상모교회 건축 당시 300만 원의 건축 헌금을 낸 것 등이 한국교회 발전에 공헌한 업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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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모예배 소식이 전해지자 웹사이트나 SNS에서 비난하는 글들이 쇄도했다. |
그러나 이들의 주장대로 박 대통령이 정말로 기독교인일까? 준비위도 박 전 대통령이 구미상모교회 주일학교 다닌 것과 구미 방문시 이 교회 방문한 것만으로 기독교인라고 지칭하고 있을 뿐, 세례받았는지 또는 성인이 된 이후 사망 이전까지 기독교인으로 살았다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 ‘위키백과’에 따르면 국가기록원의 박정희 전 대통령 공식 종교는 불교다. 위키백과는 “일부에선 주장하기를, 박정희는 종교가 없으며, 외부에 불교로 알려진 것은 불교신도인 부인 육영수 여사의 영향을 받아 친불교 행보를 보여서라는 주장도 있다”고 소개하고 “1970년대에 일부 기독교 교회가 반정부 투쟁에 앞장서자 박정희는 서구적인 가치관을 추종하는 풍조를 지적, 기독교계를 비판하며 ‘국적 있는 종교’로서의 신라 불교 정신을 여러 번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박 전 대통령 추모예배 소식이 알려지자 웹사이트나 쇼셜미디어(SNS)에서 이를 질타하는 목소리로 들끓었다. 기독교인이나 비기독교인 모두 비난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초록별생명교회 최병성 목사는 페이스북에서 “박정희 귀신의 화려한 부활인가요? 아님 한국기독교의 무당 개소식인가요?”라고 묻고 “박정희 추도할게 뭐 있습니까? …‘서울나들목 점집에서 박정희 추도 굿판을 벌였다’ 이게 더 올바른 표현입니다. 스스로 개독교라 욕먹을 짓만 골라 하니…”라고 한탄했다.
경제학자 선대인씨는 “제1회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예배. 이건 나라가 망조가 들었다는 징조”라고 밝혔다.
넷 닉네임 ‘유림산’(kyh***)은 다음 아고라에 올린 ‘배뱅이 굿판인가.? 박정희 추도예배?’를 통해 “뭐가 이리 지저분하냐? 이게 뭔 국가냐?”라며 “굿을 하는 건지, 참 가관이로소이다. 독재를 드러내지는 못하고 그 주위를 맴돌면서 망설이는 저 낮짝들 좀 보소. 얼마나 많은 국민이 저들로 인하여 처참한 상황을 겪어야 되나”라고 꼬집었다.
대화명 올리*는 “예수님이 살아계셨으면 독사의 자식들이라고 채찍 휘두르셨을 거다”고 밝혔고, 아이디 ‘lovew***’는 “나 역시 한 사람의 크리스천으로서… 비통하다. 이런 일은 결코 있어선 안 된다… 정의와 공의를 분별치 못하고서, 어떻게 기독교의 이름으로, 이런 일을 행한단 말인가? 주여 용서하소서. 아니 용서치 마옵소서!!”라고 한탄했다.
쿨럭의 러브홀릭(http://mutizen.tistory.com)은 ‘박정희 추모예배, 예수 죽인 로마총독을 예배당에 모신 격’이라느 글에서 “한국기독교 이래서 쓴소리 듣는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윤리적, 도덕적 기준을 세우고 정의를 위한 곧은 가치를 세워줘야 할 종교계가 도리어 권력의 편향에서 박정희를 우상화하는 것은 큰 잘못”이라며 “추모예배에 기독교를 대표하는 십자가는 없고 그 앞에 박정희 사진이 무궁화와 함께 걸려 있다. 이것이 신격화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라고 물었다.
* 이 기사는 제휴사인 '기독교뉴스( http://gyogye.com )'의 홍순현 기자가 제공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