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합격하고 나서 할 것도 없고 해서,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시길 바라는 마음에 글 남겨보겠습니다.
간단히 정량적인 스펙을 말씀드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일본 국립대 학부 및 석사
전공 : 물리학
학점 : 모르겠습니다. 과목별 S A B C 표기만 있어서
뉴텝스 : 397 (구텝스 환산 717)
MDEET : 133
저는 작년에 피트를 쳤었습니다. 그리고 표점 합이 200도 채 되지 않는 성적을 받았습니다. 피트는 아무리 정성대라 하더라도 표점 240 전후는 되어야 합격권을 노려볼 수 있는 점수로 알고 있습니다. 그 당시 백분위 성적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화학추론 22%, 생물추론 40%, 유기추론 55%, 물리추론 76%라는 성적을 받았습니다.
석사를 졸업하고 병역을 마쳐야 하는 관계로 귀국 후 전문연구요원으로 어느 중견기업에서 2017년 5월부터 대체복무를 시작했습니다. 한 해 두 해 흘러가며 회사 생활이라는 것에 대하여 굉장히 큰 회의감을 느꼈습니다. 일은 안 하고 시간만 때우는데 돈은 부하 직원들의 몇 배씩 가져가는 상사, 야근 강요, 의미 없는 일들의 반복으로 하루 하루를 보냈습니다. 처음 들어간 회사가 그 모양이라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만약에 대기업을 간다고 하더라도 복무나 연봉 등 외적인 조건은 분명 좋아지겠지만 이러한 생활을 앞으로 평생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그 놈의 병역의 의무만 아니었다면 석사를 마치고 일본에서 바로 취업을 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 때면 한국이란 나라가 참 싫어지기도 했습니다. 좋든 싫든 한국 남자로 태어났으면 해결해야 하는 것이 병역이므로 그냥 현역 가는 것보다는 낫겠지 하는 마음으로 버텼던 듯 합니다.
현역으로 군대를 마친 친구들은 대기업이나 공기업에서 이미 자리를 잡아 경력이 쌓여가고 있고 국내 대학에서 복무를 하며 박사를 받는 친구들도 있고 일찌감치 의전을 갔던 친구들은 이미 면허를 따고 전공의 과정을 밟고 있고… 그런 것들을 보며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했었던 시기였습니다. 회사 생활을 하지 않는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여기가 아닌 대기업이나 공기업이라면 괜찮을까, 공무원 준비를 해야 하나? 로스쿨 진학? 대학원 다니면서 박사는 정말 아니다 싶었는데 다시 박사를 하러 학교로 돌아가야 하나..
이과 출신이기는 하지만 고등학교 때 특히 생물은 정말 싫어했던 과목이었기에 애초에 의학 계열로 빠질 생각은 없었던 듯 합니다. 하지만 당시 전문연구요원으로 회사를 함께 다니던 동기가 이런 저런 고민을 하던 당시의 저에게 약대 도전은 어떻겠냐고 추천해줬었고 이래저래 고민한 후에 까짓 거 한 번 해 볼만 하지 않겠나 싶어서 맨땅에 헤딩하듯 프리패스를 끊고 2019년 1월부터 인강 수강을 시작했습니다. 집에서는 잘 공부가 되지 않았기에 자취하는 곳 근처에 독서실을 끊고 회사 마치면 독서실로 가서 인강을 듣고 하는 걸 반복했습니다. 회사를 마치고 귀가하면 야근을 하지 않는 날은 약 오후 6시. 저녁을 먹고 독서실로 향하면 약 7시 정도의 시간이었습니다. 평일에도 뭐 4~5시간은 공부할 수 있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회사에서 이미 멘탈과 체력을 소모하고 나서 귀가하고 쉬지 않고 공부를 하려니 머리도 잘 돌아가지 않았고 강의를 듣다 보면 꾸벅꾸벅 졸기 일쑤였습니다.
생물이 가장 중요한 과목이라고 들어서 생물 공부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려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평균 60분 정도인 통합 이론 강의가 200개나 됐었고 7월에도 아직까지 이론 강의를 듣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며 이래가지고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하나 들을 때 하나는 까먹으니 이거야말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구나 싶었습니다. 남들은 퇴근하면 여기저기 놀러도 다니고 맛있는 것도 먹고 하는데 나는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회사가 끝났는데도 쉬지도 못하고 여기서 이러고 있나 하는 내적 갈등도 심했습니다.
그렇다고 생물만 할 수도 없었고 일반화학과 유기화학도 공부해야 했습니다. 특히 유기화학 같은 경우에는 아예 처음 접하는 과목이었고 거의 외계어나 다름없었기에 이것도 참 고역이었습니다. 물리학과 출신이었기에 물리공부는 아예 하지 않았고 일반화학은 그래도 고등학교 때 조금 배웠으니 생물이나 유기보단 낫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기출 문제조차 풀어보지 않고 이론 강의만 어찌어찌 다 들었던 듯 합니다. 생물도 통합이론 한번 다 듣기는 하고 써머리에 빈칸들도 다 채우긴 했지만 다시 처음부터 복습을 할 시간은 없었습니다. 고양이를 호기롭게 1~4권 샀지만 풀어보니 정답률은 20%도 채 나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마저도 1~2권만 건드렸고 3~4권은 손도 대지 못한 상태에서 2019년 8월 피트를 치러 갔고 결과는 위에 썼던 대로입니다.
9월에 그런 형편없는 피트 성적을 받고 참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든 대체복무를 끝내야 하기 때문에 2020년 5월까지는 좋든 싫든 회사에서 복무를 해야 하는데, 다시 공부를 한다 해도 이 시험을 쳐서 내년에 합격권에 들 수나 있을까. 이런 처참한 성적을 받았음에도 공부한 게 아깝기도 하다는 생각도 드는 제 자신이 참 웃기기도 했습니다.
10월에는 몇 년 동안 고질병처럼 앓던 손가락 통증이 악화되어 수술을 했습니다. 손에 1달 반 깁스를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회사도 병가를 내고 맘 편히 쉬었습니다. 회사를 쉬면서 피트를 추천해준 회사 동기와 이야기도 하고 이래 저래 무얼 할 지 고민을 하다가 한의전으로 방향을 돌려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미트나 피트나 공부하는 범위는 사실 거의 비슷하고, 한의전은 약대 입학보다 훨씬 더 정성적인 요소를 많이 보기 때문에 일본에서 유학했던 경험으로 서류를 어필하고 회사는 5월까지만 다니면 되니까 퇴사 후 미트에만 올인해서 빡세게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미트에서 평균 이상의 점수만 따내고 면접을 열심히 보면 가능성이 있겠지 하며 결심을 굳혔습니다.
12월에 회사로 복귀 후 손가락 재활을 하며 한자 2급부터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진흥회 2급 빈출 750자 라는 것을 외우고 생활 한자와 사자성어를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2월에 있던 진흥회 한자급수시험을 접수했습니다. 1월부터는 생물 이론1권을 다시 보기 시작했고 화학은 범위는 같지만 미트와 피트의 출제 방식이 다르며 유기는 아예 피트에 없는 범위가 출제된다는 것을 보고 돈이 아깝기는 했지만 MDEET 프리패스를 새로 구매했습니다. 생물은 1권을 혼자 복습하며 생각나지 않는 내용만 다시 강의를 듣고 화학과 유기화학은 원동신쌤과 권민쌤의 통합이론 커리를 처음부터 타기 시작했습니다.
2월에는 원동신 쌤이 수업에서 지나가는 말로 했던, “영어공부가 안 됐으면 그거부터 해야 하겠지만..” 이라는 말을 듣고 그제서야 까먹고 있던 텝스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변에 텝스공부 한다던 사람도 없었고 무작정 인강을 찾다가 제일 환급조건이 쉽다는 이유만으로 시원스쿨 텝스 인강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퇴근 후 저녁 먹고 독서실로 가서 한자공부도 하고 텝스도 하고 미트공부도 하려니 이래가지고 올해도 되겠나 싶었습니다.
갑자기 2월 말 진흥회 2급 시험이 4월로 연기되었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한창 코로나가 유행할 때였습니다. 작년 한의전 원서접수가 5월이었기에 4월에 시험치는 거면 간당간당하게 괜찮겠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3월, 4월에 접수했던 텝스도 코로나 때문에 미뤄졌습니다. 이래저래 마음이 싱숭생숭했던 시기였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TOKL시험을 볼 생각이었습니다. 이유는 그 근방에 있던 KBS시험이 TEPS와 겹친다는 이유에서였고, 올해부터 시행되는 TOKL은 한국어 성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한의전 모집 요강을 다시 확인하지 않았다면 큰일날 뻔 했습니다. 다행히 KBS시험을 부랴부랴 접수하고 TOKL시험을 취소했습니다. 같이 준비할 사람이 없다는 것은 이러한 정보의 부재로도 이어지기도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3~4월은 미트공부는 하루에 강의 1~2개 정도씩만 듣고 나머지는 전부 뉴텝스 공부에 할애했습니다. 4/25, 5/2, 5/9 총 3번의 시험을 보았고 각각 345, 331, 397의 점수를 받았습니다. 느낌이 가장 좋았던 시험은 2번째 시험이었는데 점수는 가장 안 나왔습니다. 3번째 시험은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이 340점대의 텝스 점수를 제출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점수가 많이 뛰어서 다행이었습니다. 397점의 점수를 본 순간 텝스는 더 이상 손 대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애초에 본인의 영어실력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구텝스 기준 700점 (뉴텝스 386점) 만 넘기자는 게 처음 영어공부를 시작할 때의 목표였고 현실적으로 텝스에 할애할 시간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자소서도 조금씩 쓰기 시작했는데 어떤 항목이 필요하나를 본 후 일단 회사 입사를 준비할 때 썼던 자소서들을 조금씩 수정하는 방식으로 먼저 초안을 짰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하는 것과 한의전에서 하는 것들은 너무 다르기에 완성하고 나니 거의 다 새로 쓴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한의학전문대학원 사이트에서 한의학의 어떤 세부 분야가 있는지도 찾아보고 구글 검색을 통하여 한의학계에서는 어떤 논문을 쓰는지도 찾아봤습니다. 하지만 한의학이라는 것 자체에 대해 스스로가 너무 무지한 것 같아서 ‘몸의 역사, 몸의 문화’라는 책을 사서 읽었습니다. 한의학과 서양의학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왜 다른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교양서 치고는 조금 딱딱한 어투로 쓰여져 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방향을 알려주기에 괜찮은 책이었습니다.
그 와중 4월에 있던 진흥회 시험이 또 5월로 연기되었다는 내용을 보고 올해는 포기해야 하나 싶었습니다. 작년 원서접수는 분명 5월이라고 들었으니까요. 안 그래도 한의전 입시 홈페이지에 다른 분들이 Q&A를 많이 올려놓았고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한자 뿐만 아니라 텝스 시험들도 많이 연기되어서 그런지 원서 접수가 8월로 미뤄졌다는 소식을 보고 가슴을 쓸어내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 와중에 5월로 연기된 진흥회 시험은 고사장이 폐쇄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참 짜증이 났습니다. 할 수 없이 6월 말에 있던 진흥회 시험을 새로 접수했습니다.
5월 중순에 퇴사를 하고 kbs한국어시험을 본 후에 자취방을 정리하고 본가로 내려왔습니다. 생물 통합이론은 2권을 보기 시작하긴 했지만 2권부터는 거의 모든 내용을 다 까먹은 상태라 통합이론을 처음부터 듣는 수준이었고 화학과 유기화학은 약 1/3 정도 이론 강의를 수강한 상태였습니다. 가끔씩 자소서와 연구계획서를 살펴보거나 6월에 있던 진흥회 2급 시험 전 복습으로 한 한자 벼락치기 공부 외에는 8월까지 거의 미트공부에만 올인했습니다. 1월 쯤부터 미트공부를 시작하기는 했지만 5월까지는 퇴근 후 남는 시간으로 텝스하랴 한자하랴 이래저래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5월 말부터 출근을 하지 않고 공부만 하며 느꼈던 것이 ‘주경야독은 할 짓이 못 된다’라는 것입니다. 퇴근하고 4시간 공부하는 것과 아침에 눈 떠서 씻고 밥 먹고 4시간 공부하는 것은 같은 4시간이어도 그 질이 다릅니다. 인터넷에서 주경야독 하며 변리사 시험을 합격했다던 대단하신 분의 글을 본 기억이 납니다. 본인의 체력이 뒷받침되고 퇴근 후에도 공부만 할 때와 마찬가지의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다면 그렇게 준비해도 괜찮겠습니다. 정말 시간이 남아돌고 분위기도 자유로운 직장이어서 일 하는 중에도 짬짬이 시간을 내어서 공부를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요.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분들이 많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직접 해본 바로는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너무 힘이 들고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준비와 일을 어쩔 수 없이 병행한다 해도 결국엔 이도 저도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한 채로 시간만 흘러가다가 무너져버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5월 중순에 전문연구요원 대체복무 기간이 끝나자마자 칼같이 회사를 퇴사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눈 뜨면 집에서 밥을 먹고 독서실로 가서 인강을 듣고 문제를 풀고 하는 생활을 반복했습니다. 저녁에는 어머니가 독서실에 도시락을 싸서 갖다 주셔서 약 3개월 간은 정말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참 쓸데없는 속앓이를 많이 했던 기억이 납니다. ‘남들은 인제 문풀도 다 했겠지’ ‘나는 올해도 이 시기에 이론강의를 듣고 있구나’ ‘1월부터 회사 안 다니고 공부만 했더라면 확실히 120점은 넘길 수 있을 것 같은데’ ‘미트 시험도 1달만 미뤄주면 안되나’ 등 이런저런 많은 생각이 드는 하루하루였습니다. 하지만 내가 그런 상황에서 준비한다고 해서 누가 어드밴티지를 주는 것도 아니었고 5월까지는 좋으나 싫으나 병역 때문에 회사를 다닐 수 밖에 없었기에 최대한 그런 생각을 떨쳐내려 노력했습니다. 어차피 시험장에서는 작년부터, 혹은 훨씬 전부터 공부에 올인했던 사람들과 똑같은 조건에서 시험을 볼 수 밖에 없기에 그냥 최대한 열심히 하자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마인드컨트롤을 했습니다. 시간적으로 문풀 강의는 따로 못 듣겠지만 최소한 MD 기출문제는 모두 정복하고 가자 라는 마음가짐으로 공부했습니다. 사람인지라 이런 고민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서류접수가 시작된 8월 초 미리 완성해두었던 자소서와 연구계획서는 원서접수 시작 첫날에 그대로 복사해서 진학사 사이트에 업로드하였고 필요한 모든 서류를 구비하여 체크리스트로 확인 후 바로 우체국에서 등기로 보냈습니다. 미트 공부할 시간도 아까웠기에 오전 중으로 다 보내버리고 바로 독서실로 달려갔던 기억이 납니다.
미트 전날은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새벽 3시가 되어서야 겨우 잠이 들었고 그런데도 알람이 울리기 전 6시에 눈이 떠졌습니다. 시험을 치르고 난 뒤 드는 생각은 ‘문제 정말 어렵네..’ 였습니다. 분명 기출문제는 다 풀어봤는데 역시 문풀 커리를 안 탔던 영향이 컸던 걸까 싶기도 했습니다. 정답발표가 이루어지는 시간까지는 정말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고 정답이 게시판에 올라오자마자 바로 가채점을 해보니 원점수가 자1은 87/120, 자2는 95/120이었습니다. 그게 어느 정도 위치인지 미트를 처음 쳐봐서 감은 전혀 잡히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망치진 않았구나 하는 생각에 안도했습니다.
며칠 휴식한 후 제가 있던 지역 근처에서 스터디를 구한다는 글을 발견하고 같이 하고 싶다고 연락을 했습니다. 처음 인원은 3명이었고 코로나 때문에 직접 만나지는 않고 2번 zoom으로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1차 발표 후 한 분이 안타깝게 서류에서 탈락하셨고 결국 2명이서 스터디를 마저 진행했습니다. 다행히 실전에서 나온 질문들도 거의 스터디를 하며 건드렸던 주제들이어서 그나마 수월하게 답변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다만 봉사활동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살면서 꾸준히 해 왔던 봉사활동이라 부를 만한 것이 없었기에 봉사 비슷한 다른 경험을 연관 지어서 말로 풀어내려니 좀 까다로웠고 그에 관한 추가 질문에서도 많이 버벅거렸던 기억이 납니다. 최대한 많은 주제와 질문에 대해 준비해야 처음 듣는 까다로운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고 대답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렇게 9월 초에 모든 일정이 끝난 후에는 그냥 마음 편히 놀았습니다. 같이 유학했던 대학 시절 동기 및 선후배들과 만나기도 하고 고등학교 친구들과 만나기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차피 발표는 10월 30일이었고 그때까지 할 수 있는 것도 없었기에 집 근처에 산책도 좀 다니고 공부하느라 안 봤던 웹툰들도 정주행하고 드라마도 보고 하는 등 그 동안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지친 스스로를 위로하며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10월 30일 4시 경에 최종합격 소식을 문자로 받았습니다. 5시가 발표라곤 했지만 1차 발표도 좀 더 일찍 진행되었기 때문에 그냥 멍하니 기다렸고, 결과를 받고 났을 때의 생각은 막 엄청 기쁘다기보다 ‘다행히 이제 그냥 백수는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이었던 듯 합니다.
합격하기까지의 제 경험을 너무 그냥 횡설수설 쓴 것 같아서 한의전 입시에 중요하다 생각되는 내용들에 대해서 다시 대략 정리해보겠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니 참고만 한다는 생각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서류 통과 스펙
(학벌, GPA, 텝스, 한자, 한국어, 자소서 등)
많은 분들이 어느 정도면 통과하는지 궁금해하십니다. 소위 말하는 sky 나오고 gpa도 높고 new teps도 500이상 받고 한자도 1급 따면 최고의 스펙이겠지요. 학벌이 무시할 수 없는 스펙인 것은 분명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길을 준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위와 같은 고민을 하는 시간 자체가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벌이든 gpa든 이런 항목들은 다시 수능을 치거나 편입을 하거나 해서 원하는 학교를 다시 입학하고 졸업하지 않는 이상은 현실적으로 바꿀 수가 없는 스펙입니다. ‘나는 이 정도라 어차피 힘들 거야’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면 다른 길을 찾아보시는 것을 조심스레 권하고 싶습니다. 텝스, 한자, 미트, 자소서, 연구계획서 등 해야 할 것은 많은데 마음이 흐트러져 있으면 거기에 집중하기가 어렵습니다.
https://blog.naver.com/ysh800321/221199860436
스펙에 관한 고민을 하시는 분들은 위 링크 게시글을 꼭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한의대 편입을 준비하여 합격하신 분의 블로그입니다. 저도 올해 5월까지는 회사생활을 하면서 준비를 했기에, 비록 저는 한의대 편입은 아니고 한의전을 준비했긴 하지만 정말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위 글은 편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하고자 하는 말이고, 어투가 좀 강하기는 하지만 한의전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도 다르지 않으며, 스펙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도 무엇이 중요한지 핵심을 찌르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일을 병행하며 준비하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위 블로그의 한의대 편입 도전기도 꼭 읽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일과 진학 준비를 병행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겪어본 바로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금전적인 측면에서 좀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준비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맞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결국 어느 정도 학벌에 어느 정도 영어점수면 통과한다 이런 기준이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분명 서류 평가에는 학벌 텝스가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인 것은 맞지만 그 외 자소서와 연구계획서도 면접 볼 사람을 걸러내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입니다. 올해 기준으로 한의전 지원자 수는 137명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많은 숫자는 아닌 듯 합니다. 모든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와 연구계획서를 서류평가 하시는 분들은 꼼꼼히 읽어볼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 많은 시간을 들이고 한의학에 대한 열정을 진정성 있게 표현한다면 학벌이 남들에 비해 좋지 않더라도 텝스 점수가 낮더라도 극복할 여지는 있습니다.
영어점수는 당연히 높을수록 좋습니다. 생각보다 500 이상의 뉴텝스 점수를 갖고 계신 분들도 꽤 보여서 놀랐습니다. 하지만 500 후반 이상 득점하지 않는 이상 어렵다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는 분들도 계시던데 그 정도 점수는 텝스 전문 강사들의 점수로 알고 있습니다. 올릴 수 있는 한 최대한 올리되 너무 거기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지는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내년이 되면 더 오를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올해 서류 합격자 분들은 뉴텝스 400 중반 정도가 평균으로 보였습니다. 다만 300 대에서 500 대 이상까지 다양한 점수대가 있었고 400점 미만은 많이 보이지 않았다는 점도 말씀드립니다.
저는 원래 영어를 잘 하는 편이 아니었습니다. 텝스 공부 시작 시점에서 가장 최근에 가지고 있던 공인영어성적은 토익 605점이었습니다. 약 2달 정도, 회사 마치고 퇴근 후 시원스쿨 텝스 인강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4~5월에 걸쳐서 본 텝스 시험 중 하나에서 397점을 받아서 텝스 공부를 그만뒀습니다. 한의전 준비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5월 퇴사 이후 8월까지는 오로지 미트에만 올인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사실 그 정도 점수를 못 받았다 하더라도 텝스 공부를 더 하지는 않았을 듯 합니다. 제가 텝스 점수를 잘 받은 편이 아니어서 텝스에 관련해서는 별로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한자는 찾아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진흥회 2급이 가장 수월합니다. 진흥회 2급 교재를 사서 빈출 한자 750자와 사자성어, 생활용어만 다 외우고 기출문제 약 10~20회차 풀어보면 누구나 70점 넘기기는 가능합니다. 1급을 따면 물론 좋겠지만 2급을 따기 위해 드는 노력의 2배 이상이 필요합니다. 몇 년 전에는 한의전 입시요강에 1급을 따면 가산점을 준다는 내용이 모집 요강에 있었지만 지금은 그 문구가 삭제되었다고 합니다. 1급을 따면 분명 더 좋겠지만 거기에만 2달 이상 시간이 들 것 같다면 최대한 빨리 2급을 따고 다른 곳에 눈을 돌리는 게 맞지 않나 하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자소서와 연구계획서는 꼭 공을 들여서 쓰시기 바랍니다. 서류 통과에도 물론 중요하고 향후 면접을 볼 때에도 자소서와 연구계획서 위주로 면접이 진행되기 때문에 대충 쓰지 마시고 어떤 분야에 대해 연구를 하고 싶은지 왜 한의전에서 공부하고 싶은지 잘 고민하셔서 쓰시기 바랍니다. 한의학전문대학원 홈페이지만 찾아봐도 한의학에 어떤 세부 분야가 있는지 그리고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대강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해당 분야를 연구하는 교수님들이 어떤 논문을 쓰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한 번에 다 쓴다 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어느 정도 초안을 작성한 후에 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살을 붙이고 깎아내는 방식으로 작성하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저는 지성면접에서 자소서와 연구계획서 관련 질문만 잔뜩 받았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평소에 관심있던 질병, 그리고 그와 연계시켜 한의학의 세부 분야 중 한방내과학이라는 분야에 관해서 서술했습니다. 아래에 지성면접 질문 목록을 보면 아시겠지만, 실제 면접에서도 이와 관련된 내용으로만 거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한의학이라는 분야가 꽤나 생소하기 때문에 한의학에 관하여 풀어서 쓴 책 한 권 정도는 읽는 것이 좋습니다. 한의전 준비자들에게 소위 바이블이라 불리는 ‘한의학소담’ 이나, ‘한의학 탐사여행’ 이라는 책은 절판되어서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대신 어떤 블로그에서 보았던 ‘몸의 역사, 몸의 문화’라는 책을 구하여 읽었습니다. 미트공부하랴 한자외우랴 텝스공부하랴 힘들겠지만 한의학에 대해 무지하다면 자소서나 연구계획서를 쓰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런 분들께는 이러한 책을 조금이라도 시간 내서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자소서에 관해서 유튜브에 한의전태음민주 라는 분이 올리신 자소서와 연구계획서 관련 영상이 있습니다. 어떻게 써야 할 지 막막하신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듯 합니다.
한국어는 따로 준비할 필요는 없습니다. 예전에는 TOKL과 KBS한국어능력시험 2가지 모두를 인정해주었지만 지금은 KBS한국어능력시험만 인정해줍니다. TOKL을 봐도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점만 주의하면 됩니다. KBS한국어능력시험은 주로 언론인에 뜻이 있으신 분들이 많이 시험보러들 가시는 걸로 알지만 한의전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가서 시험만 보고 3급이든 4급이든 그냥 성적표만 받아서 제출하면 됩니다. 그래도 불안하신 분들은 인터넷 문제은행에 KBS한국어능력시험 기출문제 유료로 풀어볼 수 있는 곳이 있으니 그 곳 한번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2. MEET 공부
합격 수기들을 보면 ‘한의전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은 면접이다’ 라는 글이 자주 보입니다. 지금도 면접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미트도 면접에 버금갈 만큼의 변별력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의전 모집요강을 살펴보면 동점자 발생 시 면접고사 점수 다음으로 보는 것이 미트 점수입니다. 한의전 점수 비중은 ‘서류 30, 영어 20, 면접 20, 미트 30’입니다. 면접은 기본점수 12점 최고점수 20점입니다. 미트는 표준점수 80이 12점, 140이 21점입니다. 이것만 봐도 미트가 면접만큼 큰 변별력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올해도 미트가 비교적 낮지만 면접을 잘 보셔서 합격하신 분들도 분명히 계십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사람마다 주어진 상황이 달라서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어렵지만 저는 미트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텝스나 한자, 한국어는 모두 끝내고 미트에만 집중할 수 있는 상태에서 공부를 시작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물론 저는 주어진 상황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했지만 만약 이렇게 했다면 더 잘 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관련 전공이거나 예전부터 생물이나 화학을 잘 하셨기 때문에 미트를 좀 덜 해도 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생물 화학 베이스가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는 분들도 많을 텐데 미트에서 생각보다 소화해야 할 내용이 많습니다. 미트만 하려고 해도 할 공부들이 정말 많은데 텝스와 한자공부를 병행하면서 한다는 것은 직접 해본 입장에서 그리 효율적이지는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과 출신이기는 하지만 특히 생물같은 경우 고등학교 때 정말 싫어했던 과목인데 약 10년이 지나 머리가 굳은 상태에서 다시 시작하려니 참 막막했던 기억이 납니다.
생물은 박선우 선생님 통합 이론을 들으면서 책에 나오는 M.2016.05 와 같은 표기들은 꼭 다 풀고 넘어갔습니다. 미트 공식 사이트에서 자연과학개론1 문제를 모두 다운받아서 저런 표기들을 볼 때마다 해당 문제를 찾아서 풀고 넘어갔습니다. 박선우 선생님이 회차별 기출문제 풀이로 2005년도부터 가장 최근 것까지 모든 풀이영상을 올려두셨기에 모르는 문제들도 바로바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또 잘 안 풀리는 문제들은 노트에 필기하고 넘어갔습니다.
써머리에는 중요한 내용이 거의 다 담겨있지만 생략된 부분도 많기에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은 몇 번이고 들으면서 다시 봐도 이해가 되도록 풀어서 메모해놓고 넘어갔습니다. 나중에는 이론 교재를 안 봐도 될 정도로 써머리에 메모를 많이 해놓았습니다. 통합이론 한 단원이 끝나면 바로 써머리에도 필기를 끝내는 형태로 정리했습니다. 통합이론 반 권 정도가 끝나면 써머리로 쭉 훑고 또 반 권 정도가 끝나면 써머리로 쭉 훑고 하는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다만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단원들은 따로 노트에 그림을 그리고 필기를 하는 형태로 공부했습니다. 발생학, 신경계, 면역계, 배설계 같은 단원들은 개인적으로 너무 어려워서 써머리에 필기만 하기보다 노트에 그림을 그리고 모든 내용을 적어가며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어차피 천재가 아닌 이상 진도를 나가면 나갈수록 앞에 내용은 당연히 까먹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한 번 본 걸 까먹지 않는 그런 사람이라면 굳이 강의를 들을 필요도 없겠지요. 강의 중간중간에도 나왔던 말이지만 고반복이 정말 중요한 듯 합니다. 외우는 요령 또한 단편적인 암기보다 박선우쌤이 수업 때 말씀하시는 것처럼 스토리를 줄줄 읊는다는 느낌으로 외우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면역계 라고 딱 말하면 선천면역 시스템에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떤 메커니즘을 거쳐서 적응면역으로 넘어가고, 또 b세포 t세포 성숙과정은 어떻게 되는지.. 머릿속으로, 혹은 소리내면서 혼자 줄줄 읊을 수 있게 그런 식으로요. 또 그렇게 외워야지만 추론 문제들을 풀 수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통합이론을 다 들은 후 7월부터는 몇 번이고 써머리를 훑으며 이론강의 때 찾아가며 풀었던 미트 기출 문제들도 써머리 표기를 따라서 다시 풀어보고, 써머리 2회독 이후로는 그렇게 풀었던 미트 기출문제를 회차별로 (2005->2006->2007->...) 푸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고양이도 풀어보고 싶었지만 7월이 되어서야 이론을 겨우 다 수강했기에 시간적으로 어려울 것 같아 포기했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시간이 있었더라면 다 풀어보았을 듯 합니다.
일반화학은 원동신 선생님 강의를 들었습니다. 어느 것이 중요한지를 명쾌하게 짚어주는 점이 너무 좋았습니다. 교과서를 사기는 했지만 저는 수업을 들으면서 대부분의 내용을 노트에 필기했기 때문에 복습할 때는 거의 노트만 봤던 것 같습니다. 수업을 하실 때에 어떤 공식은 꼭 외우고, 어떤 것은 안 외워도 되고, 또 공식을 어떤 식으로 문제에 적용해야 하는지, 그런 훈련을 이론 강의 때부터 철저히 해주시는 점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단원이 끝날 때마다 기출문제 상권 문제집과 기본 개념 문제집을 풀면서 넘어갔습니다. 화학 수업 역시 7월이 다 되어서야 이론 강의를 다 들었기 때문에 기출 문제 외에 화학의 정석과 같은 문풀 커리는 타지 못했습니다. 대신 이론 강의를 들으며 앞에서 풀어봤던 기본문제집과 기출 상권의 틀린 문제들, 그리고 재배열 모의고사를 풀며 복습하였습니다. 기출문제 하권도 구매했지만 시간적으로 다 풀지는 못할 듯 하여 미트 기출들만 골라서 풀었습니다.
유기는 권민 선생님 강의를 들었습니다. 굉장히 수업을 유쾌하게 진행하셨던 점이 기억에 납니다. 유기는 정말 요령이 없고 많이 그려보는 것만이 답인 것 같습니다. 수업이 끝날 때마다 뒤에 있는 연습문제는 모두 풀어보았고 잘 이해가 되지 않던 문제, 그리고 선생님이 좋은 문제라고 말씀하신 것들은 모두 노트필기를 하고 넘어갔습니다. 수업이 끝난 후에는 기출 및 기출변형 문제집을 사서 MD기출문제들만 풀었습니다. 계속 핑계를 대는 것 같아 죄송하지만 시간이 너무 부족했습니다.
3. 면접
서류를 통과한 3배수의 인원이 면접을 보러 가게 됩니다. 면접은 지성면접 10분과 인성면접 10분으로 이루어집니다. 지성면접 시작 전 지성면접 준비시간 10분이 있어서 10분 동안 제시된 문제를 읽고 답변을 준비합니다. 어떤 문제가 나오는지에 대해서는 http://cafe.daum.net/pnukmed 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카페이고 간단하게 준비생이라 밝히고 등업 신청 후 되기만 하면 예전 면접에서 어떤 문제들이 나왔는지 그리고 생생한 면접 후기도 읽어볼 수 있습니다. 작년에는 안아키에 대한 문제가 나왔다고 합니다. 올해는 어찌 보면 너무 뻔해서 오히려 안 낼 것 같았던 코로나19에 관한 주제가 나왔습니다. 한의사들이 코로나 시국에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한의학의 장점은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묻는 내용이었습니다. 지성면접 방에 들어가면 지성면접 준비시간에 문제를 읽으며 볼펜으로 필기해서 준비했던 답변을 면접관 분들께 말씀 드린 후 이어지는 추가질문에 대해 답변을 하면 됩니다.
저는 지성면접 문제 답변에 대해서 추가질문을 받지 않았고 자기소개서와 연구계획서에 관해 썼던 내용에 대해서만 질문을 받았습니다.
- 한방내과학이란 어떤 것인지.
- 한의학이 일본에서 항암 치료에 어떤 식으로 쓰였는지.
- 전공과 연계된 한의학 수학 계획 내용이 부족한 것 같은데 어떤 식으로 학부 전공과 연계할 수 있는지.
- KEET를 준비하며 했던 공부 중에서 어떤 내용이 한의전에서 수학하는데 있어 도움이 될 것 같은지.
인성면접 방에서는 준비해 간 2분 간의 자기소개 후
- 봉사활동 경험과 배운 점
- 대다수의 일반병 환자와 극소수의 희귀병 환자 중에 어느 쪽에 비중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 동기들 사이에 굉장히 게으르고 평판도 안 좋은 사람이 함께 과제를 하자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
횡설수설하긴 했지만 어떻게든 답변을 다 하고 나왔습니다. 면접스터디를 하지 않았다면 과연 제대로 말을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방에서는 YOLO에 대해서 물어보기도 했다고 합니다. 또 공공의대에 대해 질문한 방도 있다고 합니다. 면접 준비를 하면서 최근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본인의 생각을 잘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한 듯 합니다.
집이 수도권도 아니었고 코로나 때문에 스터디원들을 구하기도 힘들었기에 최종적으로 1분과 면접스터디를 했습니다. ZOOM으로 4회 정도 스터디를 진행하고 2번만 직접 대면으로 만나서 진행했습니다. 2분 자기소개, 자신의 성격의 장단점, 지원 동기, 본인의 인생의 가치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등 어떤 면접에서든 물어보는 기초적인 질문에 대하여 먼저 답변을 준비했습니다. 면접스터디에서 진행한 인성면접 대비로는 자기소개서, 연구계획서 기반으로 나올 것 같은 예상 질문들을 각자 정리하고 서로 질문 후 답변을 듣고 피드백을 해주었습니다. 그 외 지성면접 대비로 의료일원화, 첩약급여화, 과학화, 한방의약분업, 코로나19 등 다양한 지성면접 주제를 정하여 그에 대해서 답변을 준비하고 서로 주제에 대해 준비한 답변을 듣고 질문을 하고 피드백을 해주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대면으로 2번 진행한 모의면접에서는 실제 면접과 같이 각자 준비해온 제시문을 읽고 답변준비 10분, 지성면접 10분, 인성면접 10분으로 시간을 정해놓고 연습을 했습니다.
비록 2명이서 진행했지만 굉장히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일단 같은 주제여도 사람에 따라 다양한 의견이 있기에, 그리고 같은 의견이어도 뒷받침되는 근거가 다르기에 확실히 시야가 넓어집니다. 그리고 상대가 하는 말을 듣고 질문을 준비하는 것도 많은 공부가 됩니다. 면접에서도 면접관이 말하는 질문의 포인트가 무엇인지 잘 캐치해내어야 무리 없이 답변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의면접 연습은 일종의 백신과도 같습니다. 실제 면접에서의 긴장감을 확실히 낮춰주는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내년에는 거리두기가 어떻게 될 진 모르겠지만 면접을 보시는 분들은 화상으로라도 꼭 스터디를 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지성면접 주제에 대해 준비할 때에는 한의신문과 민족의학신문을 많이 참고했습니다.
(스터디 같이 하신 분도 합격은 하셨는데 다른 곳 가셨습니다)
4. 한의전 준비에 도움이 된 곳들
- https://kmed.pusan.ac.kr/kmed/index.do
(한의학전문대학원 공식홈페이지 : 한의전에서 하는 것들에 대하여 알 수 있음)
- 한의전태음민주 님 너튜브
(자기소개서 및 연구계획서 가이드, 면접 등 입시 및 한의전 생활 관련 팁)
- http://cafe.daum.net/pnukmed
(한의전 재학생 및 준비생 카페, 면접 기출문제 및 후기 등 다양한 정보)
- https://blog.naver.com/ysh800321
(평인한의학 : 한의대 편입 합격수기, 수험생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
- 한의신문, 민족의학신문 (+의협신문)
(면접 준비 시,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한의학계의 전반적인 시각을 알 수 있음. 몇몇 이슈에 관해서는 반대의 입장을 알기 위해 의협신문도 일부 참고)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여기까지입니다. 부디 잘 준비하셔서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라겠습니다. 기타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댓글로 달아주시면 답변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박선우, 원동신, 권민 세 분의 선생님께 참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비록 지방에 살고 코로나 시국이기는 하나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만나 뵙고 싶습니다. 워낙 작년 피트 성적이 처참했기에 평균만 넘기자 하고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미트 시험에서 선생님들의 이론 강의와 기출 문제 강의를 따라간 것만으로도 생각보다 많은 문제들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면접을 준비할 때에도 비교적 편안한 마음으로 준비했던 것 같습니다. 세 분 선생님 모두 온라인으로밖에 뵌 적은 없지만 정말 감사합니다.
++ 글에 이미 그대로 나와있는 내용을 질문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셔서, 1 2 3 항목 한번 더 읽어주시고 나와있지 않은 내용 질문해주시면 좀 더 상세한 답변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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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한의전 합격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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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진흥회 교재 어떤 거 보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감사합니다 : )
http://m.gsshop.com/prd/prd.gs?prdid=64245677&utm_source=google&utm_medium=paid_search&utm_campaign=shopping&gclid=Cj0KCQjws4aKBhDPARIsAIWH0JW8oB63BHt8YEJb25LQwL_TV0TnKm399-YEObDf88qugtQoxLQJxDMaAu76EALw_wcB&media=LRn&fromWith=Y
@소마토메딕 저는 2020년판 봤는데 최신게 나왔으니 이거보시면 되지않을까싶습니다
@소마토메딕 오 네!!!! 감사해요 : ) 합격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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