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일 목요일 <파리 둘째날>
전날의 피곤함으로 깊은 숙면을 취하고 아침에 눈을 떴을때의 시간이 7시반경이였다.
의외로 이른 시간이였으나 더이상 잠을 청하지않고 호텔밖으로 나왔다.
한국에 있는 여행사에 전화를 하기 위해서였다.
한국은 파리보다 8시간 빠르니까 이미 목요일 오후 3시반경이 되었을 터였기때문이다.
공중전화로 가서 한국에서 준비해간 후불제카드로 여행사에 전화를 해서 어제의 일을 얘기했더니 담당 직원은 황당한 얘기를 한다.
" 아니 유레일패스 개시날짜를 말해줘야 하지않느냐"는 거다.
말해줬다고 했더니 "그럼 예약하는 날이 개시날짠가 보죠뭐" 이러는거다.
그리고 마드리드가는 기차비가 추가로 96유로나 든다는 얘기를 왜 사전에 미리 우리에게 말해주지 않았냐고 물으니 정확한 가격을 몰라서 그랬다는둥 궁색한 변명만 늘어놓았다.
"아니 이사람이 유럽여행 담당자맞어?"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번도 유럽여행을 가보지 않은 사람인거 같았다.
그리고 호텔바우처(돈을 냈으니 호텔에 투숙해도 된다는 일종의 증명서 같은것)가 다 있는데 비엔나호텔 바우처는 왜 안줘서 보냈냐고 물었더니 니스호텔쯤가면 현지에서 받을수있게 해놓았다고 한다.
여행출발 하루전에 함께 여행가는 동생집으로 도착한 호텔바우처를 내가 미처 체크하지못한것두 있지만 설사 그때 알았다하더라도 이미 출국시간이 임박했고 또 여행사에도 호텔바우처를 신청한 곳에서 자기들도 받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우리에게 전해줄수 없었을것이다.
한 30분 이상을 국제전화를 했지만 여행사에서 내가 얻은건 아무것도 없고 잃은건 3만원이상 나온 국제전화비였다.
그때서야 이걸 왜 내돈주고 걸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잘못은 여행사에서 해놓고 전화비는 내가 쓰고 있었으니 어리석은 짓이였다.
다시 호텔로 돌아와 애들과함께 1층 식당으로 내려가 아침을 먹었다.
유럽여행에서 먹어보는 그리고 파리에서 먹어보는 첫 아침식사였다.
유럽 호텔에서의 아침식사는 컨티낸털식 식사라고해서 뷔페식으로 쫙 깔아놓고 자기가 먹고싶은걸 골라서 먹는 형태로 되어있는데 이 호텔은 역시나 수준이 낮은 관계로 먹을게 별로 없었다.
그저 빵에다 요플레, 치즈,몇가지 잼종류와 우유,오렌지쥬스,커피와 홍차등이 전부였다.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이틀째 관광을 나갔다.
전날에도 그랬지만 파리의 날씨는 꽤나 더웠던 관계로 우리는 모두 선크림을 듬쁙 바르고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나왔다.
메트로를 타고 처음 찾아간곳은 퐁피두센타와 그옆에 붙어있는 스트라빈스키 광장 이였다.
퐁피두센타는 조르주 퐁피두 프랑스 대통령의 이름을 따서 프랑스 문화정책 의 일환으로 지은 것으로 지하 2층부터 지상 6층까지 있고 1914년부터 현대까지의 프랑스 문화를 접할수 있는 건물인데 영화관,도서관,전시실,서점,카페등으로 꾸며져 있었다.
쇠파이프를 이용하여 특이하게 외관 기둥을 마감하였고 건물앞 넓은 광장은 약간 경사져있는데 판토마임을 하거나 휴식의 장소로 이용되는 곳이라고 한다.
센타안으로 입장은 무료라서 내부에 들어가봤더니 2층에 접시,시계등 생활 아이디어 상품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다시 센타를 나와 왼쪽옆으로 가니 조그만 광장이 보이고 분수대가 있는데 이곳이 스트라 빈스키광장이였다.
분수대 안에는 장난감새와 입술모양과 로봇모양의 조각이 우스광스럽게 설치가 되어있어서 몇장 사진으로 담았다.
스타라빈스키광장을 돌아나와 거리에서 버스를 탔다. 노틀담성당으로 가기위해서였다. 파리의 지하철은 유럽내 지하철중에서도 제일 시설이 낙후하고 덥고 답답하다.
그래서 우리는 시내구경도 할겸 시내버스를 탔던 것인데 비록 몇코스를 가지못하고 내렸지만 너무 좋았다. 탁트인 창밖으로 파리시내를 구경할수 있다는게 얼마나 좋은 일인가?
세느강을 끼고 웅장한 자태로 서있는 노틀담성당앞에 갔을때 이미 많은 관광객들로 성당앞 광장은 북적거리고 있었다. 워낙 유명한 성당이라 아직 이른 시간인데도 사람들로 만원이였다.
17세기때 모리주교의 명으로 무려 3세기 동안의 공사기간을 거쳐 완공된 고딕양식의 성당으로 드골장군,미테랑 대통령의 장례식등 프랑스의 중요한 국가행사와 장례미사가 치러지는 곳이다.
노틀담이란말은 '성모마리아'를 뜻하는 프랑스말인데 성당은 정면보다 세느강에 있는 생루이섬 쪽에서 성당 뒷면의 모습이 훨씬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성당내부로 들어가니 유리가 스테인그라스로 화려하게 장식돼있고 성서 벽화들이 군데군데 보였다. 그리고 시원했다. 에어컨 하나 없는 대리석건물이 이렇게 시원할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였다.
성당의자에 앉아 기도하는 사람들, 구경하는 관광객들로 성당내부에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누구하나 시끄럽게 하거나 성당의 엄숙한 분위기를 해치는 사람은 없었다.
성당내부를 한참 돌아보고 노틀담성당앞에서 버스를 타고 우리는 루브르박물관으로 갔다.
루브르박물관은 원래 1190년 필립오귀스프왕의 요새로 지어진것을 궁전으로 사용하다가 미술관으로 바뀌었다고 하는데 1981년 지금은 고인이 된 미테랑 대통령의 지시로 보수,확장공사를 거듭하여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약 30만여 점의 회화,조각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이것들은 거의 프랑스가 다른 나라에서 약탈하거나 전리품 또는 기증받은 것들이고 정작 자기나라 작품들은 별로 없다고 한다.
ㄷ자 모양으로 된 루브르박물관은 워낙 넓어서 제대로 볼려면 1주일을 봐도 다 보지 못한다고 할만큼 방대하여 우리는 여행책자에 나와있는 설명을 토대로 유명 작품들을 골라서 보기로했다.
8.5유로(한국돈으로 약12000원 정도)를 주고 입장을 한후 드농관,슐리관,리셜리네관을 차례로 이동하면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그리스 말로섬에서 가져온 비너스,승리의 여신, 미켈란젤로의 죽어가는 노예상,렘브란트의 말년의 자화상,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유적인 함무라비 법전등 많은 명작들을 관람할수 있었다.
이중에서도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하고 제일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는 곳이 바로 모나리자 그림이였다. 모나리자상에 나오는 여자는 그리 잘 알려지지않은 귀족부인이라고 하는데 그 은은한 미소가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진다고 할정도로 르네상스시대 회화의 진수를 보여준다.
어찌나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는지 어렵사리 사진을 각도별로 몇장을 찍을수 있었다. 4~5시간을 루브르박물관에서 이리저리 관람을하고 나왔더니 어느덧 시간은 오후 5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처음에 다리가 아플것을 예상해서 다들 그렇게 오래 있지 않을려고 했으나 워낙 볼것이 많아서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본거같았다.
관광객들 중에는 자기는 미술쪽에 취미가 없어서 루브르까지 왔으면서도 안에는 안들어가는 사람들도 있다고한다.
하지만 전혀 미술쪽에 문외한 사람이라도 루브르박물관은 꼭 놓치지말고 들어가보기를 권하고싶다. 입장료를 떠나서 아마 평생 기억에 남을 귀중한 작품들을 구경하게 될테니까 말이다.
루브르박물관을 돌아나오다보면 찻길건너편에 왠 조그만 개선문이 보이는데 저기가 바로 카루젤개선문이다.
파리에는 개선문이 세개가 있는데 샹젤리제거리에 있는 개선문과 데팡스지구에 있는 신개선문(그랑다르쉬)와 바로 여기 있는 카루젤 개선문인데 이것이 제일 작다.
이 개선문을 따라 직선으로 쭉 가다보면 콩코드광장이 나오고 더 계속가면 샹젤리제거리끝에 있는 개선문과 만나게 되도록 치밀하게 설계되어 있는 것이다.
오늘 일정의 마지막으로 전철을 타고 찾아간곳은 오르세미술관이였는데 그때 시간이 오후 6시반쯤 된거같았다. 루브르박물관에서 작품들을 감상하느라 많은 시간과 힘을 소비해서 그런지 아무도 오르세 미술관을 들어갈려고 하지않았다.
그리고 입장시간도 지나버려 들어갈수가 없었다. 사실 난 아침에 호텔을 나서면서 오르세미술관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나왔다. 왜냐하면 이곳에는 우리가 학교다닐때 미술책에서 많이 접하고 익숙한 화가의 그림들이 많이 전시돼어 있기때문이고 어떤이는 루브르박물관보다 이 오르세미술관이 더 인상적이였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았기 때문이였다.
이 미술관은 특히하게도 기차역사를 개조하여 만든 미술관인데 이곳에는 인상주의화가 마네,모네,르느와르와 후기인상주의화가 고흐,고갱,세잔 그리고 밀레의 이삭줍기 작품과 로댕의 지옥의 문 등의 작품등이 전시되어 있어서 기대를 했던 곳이였다.
우리는 오르세미술관앞 계단에 앉아 잠시 피곤에 지친 몸을 쉬게한후 음료수를 마시고 일어나 호텔로 향했다.
어제보다 훨씬 이른 저녁 7시반경에 호텔에 도착해서 어제 낮처럼 컵라면에 햇반과 김과 참치로 저녁을 먹었다.
각자가 많은 컵라면들을 준비해간 관계로 빨리 먹어치우지않으면 이동하는데 짐이 될게 뻔했기때문에 우리는 호텔 카운터직원에게 가서 한국의 컵라면을 4개줬더니 고맙다고 했다.
이미 우리 이전에 한국관광객들을 통해서 우리 컵라면을 먹어본 경험이 있는듯해서 따로 먹는 방법은 설명하지 않았다. 그리고 또 다음날의 강행군을 생각해서 오늘은 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첫댓글 루브르박물관 유리피라미드 아래에 성배가 있을까요?????? ㅎㅎㅎㅎ 오르세미술관작품들을 몇년전 전시회에서 봤었는데 언제한번 본토가서 다시 봤음 좋겠네요.덕분에 구경넘잘했어요^^ 혹시나 내가 프랑스가게되면 다빈치코드 들고가야지~~~
오르세미술관이 루브르박물관보다 더 인상적이였다는 사람들이 꽤 많더군요. 저도 오르세미술관 내부를 못봐서 정말 아쉬였습니다. 담에 가면 꼭 가볼려구요^^*
루브르 박물관 보다 개인적으로 오럿세이 미술관이 인상파 그림이 많아 인상적이 예요.루브르 미술관은 너무 넓어서 세번 갔지만 나오는 출입구를 안내서로 찾아야 하더라구요.
맞아요. 저도 루브르는 두번이나 갔는데도 너무 넓어서 제대로 볼수 없을 정도였어요. 다리도 무지 아프구요. 담에 오르세미술관에 있는 마네,모네,르느와르 등 후기인상파들의 작품을 꼭 보러갈겁니다^^
2년전 오늘 파리에 있었는데.... 감회가 새롭습니다.
어 저랑 똑같은 시간에 파리에 있었네요? 위에 일기에도 날짜가 나와있지만 꼭 2년전 오늘 파리에 곳곳을 누비고 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