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12월29일 오전6시30분, 신경주역으로 가는 ktx에 몸을 실었습니다.
얼핏 창가에 비친 얼굴을 보니 팔팔끓는 냄비속의 오뎅마냥 얼굴이 팅팅 불어있네요.
그래도,주린배는 채워야 겠기에 햄버거 하나를 폭풍흡입합니다.
아침부터 햄버거라니..ㅡㅡ;;;;
오전8시30분 신경주역 도착.
경주역으로 가기위해 버스에 또 다시 몸을 실었습니다.
20여분을 달려 버스가 경주역광장을 지나치는 순간,
경주역광장 대로변 한복판에서 홀로 꿋꿋히 깃발을 흔들고 계신 조퉁소님을 보게되니,
가슴에 뜨거운 피가 샘솟고 눈가가 절로 축축해져 왔습니다.
"열혈남아동훈"님 께서도 번갈아 가며 열심히 깃발을 흔들어 주셨습니다.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전날밤 "행동하는디자이너"님이 손수제작해 보내주신 나꼼수 티셔츠를
꺼내드리니 안그래도 갈아입을 옷이 필요했다며 크게 좋아하셨습니다.
지나는 시민들에게 유인물도 나눠드리고,궁금해 하는 분들에게 열심히 설명도 했습니다.
경찰관 한분도 조퉁소님의 말씀에 동의를 하는듯 연신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열심히 홍보하는 와중에 시민한분께서 간식으로 먹으라며 황남빵을 주고 가셨습니다.
황남빵 한봉다리로 여섯이 배불리 먹는 기적을 주고 가셨습니다.ㅎ
잠시후, "잡초처럼"님과"키팅"님이 도착했고, 조금더 홍보하다 봉도사님께 손편지를 쓰기위해
인근에 위치한 우체국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열심히 편지를 쓰고있는 미권스가족들..
아침부터 깃발을 들고,유인물을 나눠줘서 그런지 손이 얼었나봅니다.글씨가 개판오분전이네요..ㅎ
음..깃발은 나 혼자만 든것도 아니고 유인물도 나 혼자만 나눠준것도 아닌데..저 이쁜 필체들은 머냐?
내용은 불충하고 필체는 그지같고..나만 한나라당 스러워;;;;
어쨋든 멤버들의 편지를 살짝 공개해 봅니다.ㅎ
편지 작성을 끝내고 아침식사를 하기위해 섬님이 맛집으로 소문났다는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오~식당에 들어서자 고소한 생선구이 냄새에 혓바닥이 각기춤을 춥니다. 자리에 앉아 주문을 하려는
순간..밖에서 벼락같은 조퉁소님의 고함이 들려옵니다.
"모두 나와요!!나와!!나오시라구요!!~"
영문도 모른체 쌩뚱맞은 얼굴로 모두 밖으로 나오니 조퉁소님게서 한마디 하십니다.
"난 조선일보있는 식당에선 굶으면 굶었지 밥맛 떨어져서 절대 안먹어"
결국 조선일보가 없는 식당을 찾아 이동을 하였고, 선발대가 먼저 들어가 신문부터 확인해야 했습니다.
다행이 두번째 찾아간 식당은 서울신문을 보고 있더군요.
서울신문인걸 확인한 조퉁소님께서 흡족한 표정으로 메뉴까지 두가지로 통일해주는 서비스정신까지
발휘하시네요..식당 사장님 부부에게도 절대 조선일보는 보지말라 신신당부성 연설을 하셨습니다.ㅋ
그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식사를 마치고 경주시내 거리행진을 시작했습니다.
유인물도 나눠주고,설명도 해드리면서 여기저기를 다녔습니다.
왕릉에 도착해 기념촬영하는 순간,
"역대 폭군들 중에도 지금 같은 왕은 없었어"라던 도올쌤의 말이 떠올라 씁쓸해지더군요..
찍은 사진들 중에 재미있는 생각을 들게하는 사진도 한장 있더라구요.
"시즌OFF" "마감정리" 우리 가카도 곧 저리 되리라~믿어 의심치 않습니다.ㅋㄷ
동대구역으로 가기 위해 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해 버스를 탔습니다.
한시간쯤 지나 동대구역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행사물품들을 챙겨 미리나와있던 대구미권스
부운영자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이동지에서 같은 뜻을 가진 동지와 조우한다는 것 만큼 큰 힘이되는 것은 없을 겁니다.
"미권스화이팅!!"을 외치며 주먹을 불끈 움켜쥔 조퉁소님의 모습에서 굳은 의지가 느껴졌습니다.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행사물품을 챙겨 부운영자분의 환대를 뒤로한체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동대구역에서 출발해 파티마병원을 거처 평화시장에 들어서니 여러사람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궁금한 표정으로 지켜봅니다.행진하면서도 유인물 나눠주고,설명도 하면서 나름 의미있는
발걸음을 내딛었습니다.
"BBK그거 아직도 해?" "정봉주..아..이명박이하고.." "박근혜는 왜 구속하라 그래?"
동대구시장 앞.
우연히 길가에 있던 대구미권스 여성분과 만나게 됐습니다.
쉬운일이 아닐텐데 환희 웃어주며 함께 사진도 찍어주고 힘내라고 응원도 해주셨습니다.
아..홀애비 생활 10년만에 결혼이 하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할만큼 그분의 미소는
아름다웠습니다.조퉁소님도 아이처럼 마냥 좋아서 어쩔줄 몰라하시더군요..ㅎㅎ
그날 저녁 대구경북 송년회에 참석하셨는데 낮에 급히찍어 운영진에 보낸 사진때문에
임산부로 오해받았다는 서글픈 하소연을 하셔서 사진을 다시 올려봅니다.
절대 임산부 아니고요~ 완전 이쁘세요~특히 미소는 형광등 100만개 보다 환했슴돠!!~ㅋ
그렇게 기쁜 만남을 뒤로 하고 다시 행진을 시작해 어느 공원 앞에 도착했을 무렵,
일당받고 움직이는 어버이순대연합과는 질적으로 차원이 다른 순수 오리지날 어버이연합
어르신들과 마주치게 됐습니다.
음;;;;;;;;;;;;
에잇~ "쫄지마!! ㅆㅂ!!~"
당당하게 나비처럼 날아가 유인물을 나눠드리고,벌처럼 잽싸게 빠져나왔습니다.
휴...무;;;;무서웠습니다;;;;;;ㅠㅠ
동대구역부터 걷기를 한시간 반, 드디어 대구 동성로에 입성했습니다.
잠시 담배한대 태우고 바로 동성로 한복판에서 홍보에 들어갔습니다.
두손에 깃발 꼬옥 움켜쥐고 동성로 한복판에 꿋꿋하게 서계신 조퉁소님의 의지가 보이시나요?
우리 일행들도 자극받아 열심히 홍보에 임했습니다.
4년전 소고기집회때 열심히 참가하는 젊은사람들을 보고 이젠 대구도 조금씩 변하겠구나 하는
희망을 꿈꿨었는데, 저만의 착각이었을 까요? 싸늘하게 무관심한 젊은 사람들을 보니 오래전
대구의 본연에 모습으로 돌아간듯 했습니다.한 지역 사회의 인식을 바꾸는 일이 결코 쉬운일이
아닌것 같습니다.우리 모두 지금보다 많이 노력해야겠습니다.
준비한 유인물이 모두 떨어짐과 동시에 시내행진을 시작했습니다.
우연하게도 때맞춰 삼성라이온스 야구단 선수들이 거리행진 이벤트를 하면서 사인행사를 했습니다.
덕분에 안그래도 관심이 적던 우리 일행들 에겐 그나마 있던 눈길마져 줄어들었습니다.ㅡㅡ;;;
시내 행진을 마치고 외곽으로의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반월당역-안지랑역-두류공원-우방랜드-반월당역에 이르는 거리를 한참을 돌아 행진을 했습니다.
몇몇의 멤버들이 힘에 겨워했지만 서로 다독이고 응원하며 끝까지 포기하지않고 잘 버텨줬습니다.
저녁7시 대구경북 송년회.
행사장 입구에서 부터 행진하고 돌아오는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그리고,
행사장 안에 들어서니 우뢰와 같은 기립박수가 터져나왔습니다.
아이돌 스타라도 온냥 많은 분들이 조퉁소님을 연호하며 건배도 하고 싸인도 받으려 바쁘게들
왔다갔다 합니다. 완전 부러운 조퉁소님..ㅠㅠ
음..그래도 이날 동대구시장의 그분과 술도 마시고 대화도 많이해서 충분히 행복했습니다."음화화!!~"
다음날 아침 대구운영자분께 유인물을 건네받고 막 행진을 하려는데,
미권스식구 한분이 환한 미소로 다가와 말을 거시네요.조금전까지 기분이 다운이었던 조퉁소님의
표정이 밝아집니다.간단히 몇마디 주고받고 기념촬영한후 행진을 하는데, 이번엔 지나가던 버스에
기사님이 창문을 열고 "미권스화이팅!!"을 외처주시니 조퉁소님의 얼굴에 웃음이 만개합니다.
크락숀만 울려도 미권스가족인가 싶어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는 조퉁소님에게 이런 우연한 만남과
응원은 크나큰 힘이 됩니다.^^
오늘 우리 일행이 행진하는 곳은 한나라당 차기 대선후보로 유력한"박그네"누나의 성지인 대구 북구.
어딜가나 싸늘한 사람들의 시선,등뒤로 울려퍼지는 쌍욕등..어제와는 분위기가 사뭇다른 살벌한
분위기속에 행진을 했습니다.
사진속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이 느껴지나요?
오전 내내 차가운 시선과 쌍욕을 받고 들으며 행진을 해야했습니다.
이게 다..조퉁소님이 여기저기 주렁주렁 매달은 "박근혜도 구속하라"는 노란색 띠 때문입니다.ㅠㅠ
어제밤 작은 의견차이로 출발시엔 함께하지 못했던 발걸음이 얼마 지나지않아 다시 보태졌습니다.
어떤 논쟁이나 사소한 다툼도 미권스 깃발 아래서면 언제 그랬냐는듯 우린 다시 하나가 됩니다.
왜관에서 칠곡으로 가는 길에 고장난 차도 밀어주었습니다.버스에 탄 시민분이 엄지를 치켜올리며 환하게
웃어주시네요,버스 기사님도 문을 열고 고맙다고 인사하고 가십니다.
이런 소소한 정이 넘처나는 세상 따뜻함이 만연한 세상..이런 세상이 먼저 가야 했던 우리의
노짱께서 꿈꿧던 "사람사는 세상" "살맛 나는 세상"은 아니었을지 잠시 생각해봤습니다.
계속해서 왜관거리를 행진하던중 트윗으로 실시간 중계되는 것을 보고 격려와 응원을 해주기 위해
찾아오신 시민분을 만나게 됐습니다.미권스회원이라도 하기 힘든일을 애써 일부러 찾아와 주신 모습에
감동받아 있는데.지갑을 열어 여비에 보태라고 쥐어주려는 돈을 간신히 말리고 마음만 기쁘게
받아왔네요.
"요즘은 한나라당이라고 무조건 찍지않아~사람보고 뽑지" 횡단보도에서 마주친 이 여성분의 말을 믿어야 할까요?
선거철만 되면 "우리가 남이가?"라는 한마디면 역사의 실수가 되풀이 되는 서글픈 모습이 이번에도 반복되지않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왜관에서 칠곡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인 왜관철교 앞에 도착했습니다.작년 장마철에 4대강 사업의 폐해로
무너져 내렸던 다리였는데..아직도 복구공사가 끝나지 않았더군요.가카의 섬세한 손길의 끝은 어딘지..ㅋㄷ
다리위를 건너는데 낙동강 강바람이 상당히 매서웠습니다.
칠곡에 도착해 구미로 들어가기전 일정 조정을 위해 잠시 휴식을 취하며 조율을 했습니다.
하루에 1키로 이상 걸어본적 없다는 "잡초처럼"님과 "키팅"님은 힘겹고 발에 물집이 잡혀
아픈 기색이 역력합니다.그래도 끝까지 함께 하려는 마음에 안스러움과 진한 동료애가 생겨났습니다.
조퉁소님의 몸상태가 걱정되 구미까지 차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구미역에 도착하니 "미래커플스"여성회원 한분이 함께 걷기위해 서울에서 내려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원래 대구에서 함께하려고 왔는데 길이 엇갈려 못만나고 구미역으로 와서 기다렸다 하네요.어쨋든,
대견하고 이쁜 마음아닙니까?^^ 조퉁소님이 너무나 좋아한건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구미시내로 행진한후, 간단히 저녁식사를 하고, 시내 한복판에서 거리홍보를 시작했습니다.
이곳에서도 조퉁소님의 두손에 꼬옥 움켜쥐고 흔드는 깃발은 밤하늘을 수놓았습니다.
"정봉주가 유죄라면 박근혜도 구속하라"
시내 홍보를 마치고 구미역광장으로 돌아와 잠긴목으로 목이터져라 외치는 조퉁소님의 외침에 여러
사람들이 관심있게 지켜보며 지나갑니다.우리 일행들도 열심히 함께 유인물 돌리며 홍보를 했습니다.
기차시간이 되어 모든 일정을 마치고 기차에 올랐습니다.
대전역에 도착해 조퉁소님과 섬님을 남겨둔체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나머지 일행들은 다음날 있을
2011년 마지막 촛불집회에 참가하기위해 서울에 올라와 간단히 식사를 하고 저마다 집으로 흝어졌습니다.
행진을 하는중 고기라도 구워 소주한잔하고 싶고,좋은 음식이라도 먹고 싶어질법 한데,
미권스가족들이 모아준 소중한 돈을 나 좋차고 함부로 쓸수없다며 끼니도 거른체 고행에 길을 걷습니다.
가다가 시장하면 오뎅 몇꼬치로 끼니를 해결하고,그래도 배가 고파오면 간단히 백반이나 찌개로 때웁니다.
그리고, 소주한잔 입에 담으며 세상 더 바랄것 없다는 듯 함박 웃음을 짓습니다.
때론 작은 논쟁으로 힘에 겨워 주저앉더라도 결코 손에서 깃발을 놓는 법이 없습니다.
아무리 다투고 상처를 주는 일이 있어도 깃발 아래 서면 우린 또 다시 하나가 되는 것을 아니까요..
간혹 "봉도사는 나에게 종교같은 존재"라고 말을 할때면 주위에선 종교가 되선 안된다고들 말합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 조퉁소님의 말씀에 묵묵히 동의 합니다.봉도사님이 진정 옳으신 분이라면
종교로 삼는다 해서 비난받을 만큼 작은 신념이 아닌 이유입니다.
차를 타고 가다 멈추고 가던길을 돌아와 환하게 반겨주는 미권스가족에게 기쁨을,
길을 걷다 마주한 미권스가족의 화이팅에서 용기를,
우연히 마주친 거리에서 뜨거운 가슴으로 안아주는 미권스가족에게 따뜻함을,
열렬히 호응하고 기뻐하는 미권스가족들의 모습에서 풍요로움을,
생각치 못한 곳에서 마주한 미권스가족에게서 끈끈한 동지애와 친근함을,
이 모든게 미권스 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요근래 모임이 잦아 지면서 안좋은 일들이 종종 벌어지고 있는듯 합니다.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해서는 안될것입니다.
짧은 세치혀로 타인의 가슴에 비수를 박는 모질고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않아야겠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준 상처는 반드시 더 큰 상처가 되어 자신의 마음에 아픔으로 남습니다.
60이 넘은 저분의 손에 들린 깃발 아래 스스로 떳떳한 우리가 될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우리는 기쁠때도,슬플때도 함께 걸어갈 동지애로 뜨겁게 뭉친,
"정봉주와 미래권력들" 입니다.^^
첫댓글 멋지시네요~ "정봉주와 미래권력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