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세계는 마치 극한 대립속에 잔인학 보복 행위만이 최선인양 전체 분위기를 장악하고 있는 실정이다. 어디 한 곳 편한 데가 없고 서로 갈등과 대립만이 유일한 해결책인 듯 움직이고 있다. 화합이라는 단어는 이미 박물관속에 들어간지 오래됐고 진실과 진리라는 단어는 이제 설 곳을 잃고 있는 상황이다. 여러곳을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세계에서 가장 민주주의가 발달했고 평등과 자유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그 대단한 나라조차 지금은 아수라장이다. 다른 나라 비웃을 것이 없을 정도이다. 바로 미국이다.
며칠전 미국에서는 대단한 일이 벌어졌다. 미국 의회에서 일어난 것이다. 미국 하원의원에서 하원의원장이 해임됐다. 미국 정치사를 전공한 사람이 아니기에 이번 일이 미국 역사성 처음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독특하고 황당한 일임이 분명하다. 미국 하원의원장은 미국의 세번째 권력자 자리이다. 미국 대통령 그리고 부통령 그다음이 바로 미국 의회 하원의원장이다. 미국은 하원과 상원으로 나눠져 있다. 미국의 국내정치와 국제정치의 대부분을 하원에서 결정한다. 물론 상원의 표결로 마지막 결정이 이뤄지는 것도 있지만 하원은 실질적으로 미국 의회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현재 미국 하원은 공화당이 다수의석을 차지해 위원장이 공화당 의원이다. 그런데 공화당 하원의장이 해임 즉 탄핵을 당한 것이다. 다수당의 위원장이 해임됐다는 것은 반대당인 민주당의 발의에 의해 공화당에서 반란표가 있을때 존재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공화당에서 해임 발의를 했고 그 안이 통과된 것이다. 무슨 이런 일이 벌어질까.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따로 없다.
이번 코미디는 바로 연방정부 셧다운 조처와 관련되어 있다. 미국 의회 하원의 다수를 차지하는 공화당과 미국 정권을 담당하는 민주당은 미국 정부 예산 통과시간을 앞두고 서로 삿바싸움을 하고 있었다. 미국 정권을 장악한 민주당에 대항해서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에서 정부의 안에 제동을 건 것이다. 여기까지는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있는 견제적 정치이다. 하지만 지금 미국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과 민주당이 살벌한 삿바싸움을 하고 있다. 현행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 전 대통령이자 차기 유력한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사이에 힘겨루의 현장이 바로 미국 하원의원에서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른바 연방정부 셧다운이 코앞에 닥치자 최악의 상황을 막겠다면서 민주당과 공화당 수뇌부들이 물밑접촉을 벌인 결과 셧다운을 불과 몇시간 앞두고 임시 예산안을 만들고 통과시켰다. 나라의 운영이 불가능해진 상황을 해결하고 한 이 안이 통과되자 이에 반발한 공화당 의원들 일부가 자신들의 당의 리더인 하원위원장 해임안을 제출했고 민주당의 전원찬성으로 통과시킨 것이다.
여기서 잘 보아야 할 것은 공화당에서 당 리더인 매카시 의장에 대해 반발이 있을 수 있다. 민주당 저지에 핵심인 공화당 골수분자들의 입장에서 연방정부 예산안보다 더 중요한 것이 하원에서 민주당 정책을 압살하는 것이며 그것이 내년 대선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강경 공화당파의 생각이었다. 매카시 하원의장이 상종하기조차 싫은 민주당과 결탁해 요상한 안을 통과시켰다고 주장하는 부류이다.그런데 결과는 나라의 혼란을 방지하게 위해 일부 양보한 하원의장 해임으로 번졌다. 공화당 극우파들은 자신들이 해임안은 제출했지만 그래도 민주당에서 전원찬성을 해서 통과될 것을 전혀 예측 못한 것 같다. 자신의 당의 리더에게 겁만 줄려고 했는데 죽여버리고 만 격이 되어버렸다. 그렇다. 정말 웃기게 된 것은 공화당 하원의장 매카시의원이다. 여기서도 뺨맞고 저기서도 얻어터지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이것이 지금 미국이다. 이래서는 앞으로 여야의 타협은 꿈도 꿀 수 없다. 일부 정치후진국에서 볼 수 있는 여야 불타협의 전형을 민주주의의 전형이라는 미국에서 지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미국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의 협의는 상상도 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민주 공화, 공화 민주당은 살벌한 싸움만이 존재할 뿐이다. 이제 미국 대선은 일년정도 남았다. 그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갈등이 있겠는가. 하필이면 대선 주자들이 미국에서 서로 공존할 수 없다는 트럼프와 바이든이고 그들의 리턴 매치 아니든가. 그러면 앞으로 일년동안은 미국은 그야말로 셧다운 상황이 진행될 것이다. 의회에서 협의와 상대 존중의 생각은 상상도 못할 일이 되고 말았다. 민주주의의 형님댁에서 벌어지는 이 기막힌 상황에 주변국들은 가소롭다는 웃음과 함께 불길한 예감을 지울 수 없을 것이다. 평화가 없는 가정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그 여파가 주변 이웃을 번지면 얼마나 살벌한 분위기를 연출하겠는가.
막장 드라마 막장 드라마 하지만 이만큼 막장 드라마는 없는 듯 하다. 적어도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에서는 미국 그리고 세계의 평화와 함께 하는 공영을 바라는 세력은 없는듯 하다. 오로지 상대 당을 짓눌러 권력을 차지하고 그래서 미국의 요직을 독차지하려는 그런 망상에 사로잡힌 세력만이 존재할 것이다.그런 악한 영향력이 전세계로 퍼져 나가 살벌한 지구촌 풍경이 더욱 무서운 현상을 낳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전세계가 보는 앞에서 군사비 천조국 미국이 행하는 이 무지막지한 초이기주의적 그리고 자당 극이기주의 발상에 돈없고 군사력 부족한 나라들은 초조한 마음속에 하루 하루 살아갈 수밖에 없다. 가진 것 없고 능력없고 국민의 의식조차 없는 나라들의 미래가 더욱 어두울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2023년 10월 5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