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데쓰 메틀 앨범 하나를 골라보았다
Naparm death 출신의 기타리스트 빌 스티어가 만든 밴드 Carcass가 바로 그것이다
사실 카르카스는 원래 정식밴드가 아니라 프로젝트 밴드였다
1988년 카르카스의 데뷔 앨범 Reek of putrefaction 이 발매되자 빌 스티어는 네이팜 데쓰를
탈퇴하고 카르카스로 적을 옮겨 風蕭蕭易水寒(풍소소역수한) - "바람은 쓸쓸하고 역수는 차도다"라는 뜻으로
장부가 큰 뜻을 품고 먼길을 떠나는 마음을 표현함.을 시작하였다
이후 카르카스는 Symphonies of sickness,Necroticism - descanting the insalubrious,Heart work,Swan song
등을 발매하고 정력적인 활동을 하였지만 20세기 말엽 어느 날 "얼터너티브 락이 우릴 죽였다" 고 절규하며
창가에 쌓인 먼지가 "후" 하는 입김에 날아가듯 쓸쓸하게 흩어져 버렸다
Buried Dreams
개인적으로 이 앨범 수록곡중 가장 즐기는 트랙이다
바람이 울고 나무가 쪼개지는 그야말로 파죽지세의 기염으로 풍수지탄을 노래한 곡이다
모든 열망이 으스러지고 모든 희망이 작살나고 모든 기대가 사라졌을때 당신이 필요한 것은 오직 증오(hate)뿐....
졸라 충동적이고 도발적인 가사가 상당히 어필하는 꽤나 매력적인 트랙이다
Carnal Forge
첫곡과는 달리 조금 달리는 곡이긴 하지만 기타 솔로는 상당히 멜로디컬하다
무슨 말인지 하나도 알아 들을수 없는 보컬이 상당히 당혹스럽지만 음악의 사악성은 더 증폭시키고 있다
後生可畏(후생가외) - "젊은 후학들은 두려워할만 하다"라는 뜻으로,곧 젊은 밴드들은 어떤 무서운 거물이
될지 모르기 때문에 가히 두렵다 라는 고사성어를 떠올릴 정도로 강한 자극을 받았던 넘버였다
No Love Lost
데쓰 메틀 밴드로서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아름다운 러브 송이다.... 라고 말하면 과연 누가 믿을까??
다른 어떤 곡들보다도 헤비하고 다크한 성향이 돋보이는 차가운 노래다.... 라고 말하면 그래도 좀 수긍하겠지??
뮤직 비디오로도 만들어진 곡으로써 타이틀곡과 함께 이 앨범에서 비교적 잘 알려진 넘버다
아... 이것은 카르카스보다는 맥주 카스를 즐겨 찾는 정상적인 HM/HR 리스너들을 대상으로 해서 하는 말이다
기타 리프가 상당히 그루브한데 어딘가 모르게 다임 백 데럴의 영향력이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망상일까??
이런 곡에서는 약간 멜로디를 살려 불러도 괜찮을듯 싶은데 계속해서 면도날로 패팅하는 보컬이 조금 아쉽다
하지만 이러니 저러니 해도 아주 멋진 곡이라고 생각한다
Heartwork
아.... 정말 아름다운 곡이다.... 내가 이쪽 계열에서 최고로 좋아하는 음악중 하나이다
어쩜 이렇게 극악무도하면서도 멜로디컬 할수 있는 건지.... 이거 너무하는 거 아냐??
HR 기거가 디자인한 잔혹하면서도 아름다운 앨범 자켓의 巫山之夢(무산지몽) - "巫山(무산)의 꿈" 이란 뜻으로
원래는 남녀간의 밀회(密會)나 정교(精交)를 일컫는 말이다 을 리얼하게 표출하고 있다
내가 이 표현을 쓴 것은 이 노래의 이미지가 전혀 어울리지 않을 듯한 두 요소(잔혹함과 아름다움)가
놀라울 정도로 잘 배합이 되었기 때문이다
졸라 사악하면서도 애잔한 맛이 동시에 우러난다
Embodiment
발본색원에 방약무인의 극악한 카리스마와 숙성된 광기가 아름답게 어우러진 또 하나의 명곡이다
하나의 곡 안에서 다양한 템포 체인지가 수시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정통 HM 에 못지 않는 유려한
멜로디 라인을 뽑아내면서도 데쓰 메틀 특유의 날카로움과 파워를 잃고 있지 않고 있다
면도날로 페라치오를 하는 듯한 사악한 보컬이 어두운 메시아에 대한 존경심을 일축하고 있다
This Mortal Coil
적잖은 사람들이 카르카스의 사운드에서 정통 헤비메틀의 냄새가 많이 난다고 하는데 이 의견에 나 또한 동의한다
이 노래 같은 경우는 기본 리듬이 Iron maiden이 즐겨 쓰는 말달리자 리프와 너무 많이 닮아 있다
물론 한 곡 안에서 다양한 체위를 즐겨 사용하는 그들이기에 아이언 메이든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리듬도 등장한다
허나 이들이 아이언 메이든으로부터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변명할 여지가 없을 듯 하다
아.... 막상 쓰고나니 불안하다.... 군맹무상에 사로잡힌 범인들이 혹시나 태클을 걸어올까봐....
Arbeit Macht Fleisch
이 노래를 들으니까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
끓어오르는 연못에 둘러싸인 무쇠로 구축된 성을 향해 흙먼지를 말아 일으키며 미친 듯이 질주하는 남자의 광기가....
그야말로 捲土重來(권토중래) 요 金城湯池(금성탕지) 라 할 수 있겠다. 껄껄껄~~
Blind Bleeding The Blind
스티어와 아모쓰의 트윈 기타의 묘미가 번뜩이는 트랙이다
흡사 주다스 프리스트의 글렌 팁튼과 케이 케이 다우닝처럼
양날의 귓가를 교체하며 날카롭게 펼쳐지는 두 사람의 트윈 기타는 아주 매력적이다
이곡 역시 다른 곡들과 마찬가지로 심혈을 기울여 만든 트랙으로 잦은 템포 체인지가 생동감이 넘친다
Doctrinal Expletives
실로 감탄(Expletives)을 머금치 않을 수 없는 아름다운 개트랙 되겠다
이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사마귀가 앞발을 들고 수레바퀴를 가로막으면서 신문을 읽는 듯한 광경이 절로 생각난다
판테라와 닮은 듯한 리프가 살짝 엿보이긴 하지만 그것은 어느새 카르카스의 음악을 두껍게 덮고 있는 물결 속으로
소리 없이 파묻혀 버리며 大義滅親(대의멸친)의 극단적인 행진을 시작한다
Death Certificate
사방이 빈틈없이 적에게 포위된 고립무원(孤立無援)의 상태에 교착하여 사면에서 들려오는 얼토당토 않는 노래들을 듣는
獨眼龍(독안룡) - 애꾸눈의 용이란 뜻으로 사납고 용맹한 장수를 의미함. 결코 海契龍이랑 햇갈리지 말도록~~ 의 고독이
절로 느껴지는 멋진 음악이다
역시 중반부에 판테라의 영향이 가득한 악절이 조금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앨범 수록곡으로서 전혀 손색이 없다
첫댓글 얼터너티브 락이 우릴 죽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