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천년의 수도 경주는 많은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있다. 그 중에 불교 유적을 보며 마음 편하게 오를 수 있는 남산과 더운 여름 시원한
바다를 끼고 파도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는 길이 있다. 올 여름 경주여행은 건강과 관광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경주의 옛길을
걸어보자. 삼릉가는길과 파도소리길은 공성규 문화유산해설사의 안내로 답사했다. 편집자
굽이굽이 불상과 불탑 여기가 바로 ‘불국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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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2275003D53CA61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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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늠비봉 5층석탑을 바라보며 길을
걸으면 경주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
경주 남산은 온갖 전설이 깃든 신라의 흥망성쇠를 함께 한 역사의 산이자, 선조들의 숨결이 가득한 민족문화의 산실이다. 산 주변에는 신석기
말부터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있다.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가 탄생한 나정과 초기 왕궁, 왕릉이 즐비하다. 그리고 남산신성을 비롯한 4곳의 산성과
망국의 한이 서린 포석정 등 많은 문화유산이 남아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남산의 정상은 해발 500m 정도여서 가벼운 등산을 하기에
좋다. 남산에는 여러 등산로가 있기 때문에 자신의 컨디션과 체력에 맞춰 산행을 하면 된다.
문화유산 보고 ‘삼릉-포석정’ 삼릉-포석정 코스는 삼릉계곡 석조여래좌상, 선각육존불, 마애석가여래좌상,
상사바위, 늠비봉 오층석탑 등 남산의 40여 골짜기 중 가장 많은 불교 유적이 있는 곳이다. 삼릉에서 출발해 용장곡으로 내려오는 코스가
일반적이지만, 용장사지 삼층석탑의 위용에 버금가는 늠비봉 오층석탑을 보려면 포석정으로 내려오면 된다.
험하지 않은 코스지만, 가파른
곳도 있기 때문에 등산용 스틱이 도움이 된다. 4시간 가량 등산을 해야 되기 때문에 도시락과 음료를 미리 준비하는 게 좋다. 코스가 시작되는
삼릉 초입은 목조경사로와 평평한 돌로 잘 다듬어 놨다. 중간부터는 전형적인 산행 길이 시작되기 때문에 편한 차림보다는 등산복 차림으로 가는 것이
좋다.
삼릉은 신라 아달라왕과 신덕왕, 경명왕의 능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삼릉을 출발해 계곡을 따라 오르면 곳곳에서 석불과 마애불을
볼 수 있다. 몇 개의 유적을 지나면 가파른 계단이 나오는데, 곧장 오르면 작은 암자가 나온다. 상선암이다. 이곳에도 선각 마애불이 있는데 잘
살피지 않으면 못보고 지나치기 쉽다.
불자라면 법당에 들어가 참배하고 잠시 땀을 식혀가는 것도 좋다. 상선암에서 물 한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150m 정도 오르면 거대한 자연 암반의 벽면에 6m 높이로 양각된 마애석가여래좌상(지방유형문화재 158호)이 있다. 지금은 낙석 위험이
있어 공사 중이기 때문에 마애석가여래좌상까지 가는 길은 잠정 폐쇄돼 있다. 이 마애불은 바둑바위를 지나 상사바위에서 내려다 봐야 한다. 이
여래좌상은 남산에서 두 번째로 큰 부처님이다.
여래좌상을 지나 상선암에서 1km 정도만 더 올라가면 금오봉 정상이 나온다. 정상을
지나 포석정으로 내려가는 길에 헬기장과 금오정 전망대가 있다. 이곳은 평평하고 넓은 자리이기 때문에 준비한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 자리로
최적이다. 하지만 이런 자리보다는 전망대 옆 넓은 바위에 앉아 드넓은 경주 벌판을 바라보며 도시락을 먹는 즐거움도
쏠쏠하다.
도시락을 먹고 편한 마음으로 하산을 하다보면 나무 사이로 어렴풋이 탑이 보인다. 늠비봉 오층석탑이다. 이 탑은 특이하게
산꼭대기에 솟아 있는 자연바위를 잘라 버리고, 윗면을 그대로 깎아 기단을 만들어 그 위에 석재로 탑을 쌓아 올린 것이다. 탑과 함께 그 뒤로
펼쳐지는 경주 시내의 아름다운 모습이 인상적이다. 늠비봉 오층석탑을 보려면 금오정 전망대 길로 들어서야 한다. 탑을 본 뒤 가파른 산길을
내려오면 시원한 계곡물 소리가 들리고, 계곡을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포석정에 다다른다.
이 코스는 삼불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삼릉
또는 포석정에서 등산을 시작하면 된다. 등산 코스에는 금오봉 정상을 제외하고는 화장실이 없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세부 코스는
삼릉-석조여래좌상-마애관음보살입상-선각육존불-선각여래좌상-석조여래좌상-선각마애불- 상선암-마애석가여래좌상-바둑바위-상사바위-금오봉-헬기장-금오정
전망대-늠비봉 오층석탑-부흥사-포석정이며, 약 4시간이 소요된다. 등산만 할 경우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이밖에도 경주 남산에는
여러 코스가 있고, 최근에는 신문왕의 호국행차길, 파도소리길 등 다양한 코스를 개발하고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경주를 찾고 있다. 올 여름
휴가에는 신라 천 년의 문화유적이 살아 숨쉬는 경주에서 가족, 연인과 함께 신라인들이 걸었던 길을 따라 걸어보는 건 어떨까. 그곳에서 옛
신라인들의 자취를 발견하는 행운이 따를지 누가 알겠는가.
경주에 조성된 옛길
신라 유물의 보고 「동남산가는길」 남산의 깊은 솔숲 향기를 맡으면서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의 전성기까지
신라 불교미술을 만날 수 있는 코스다. 문화재는 보고 싶지만 남산을 오르는 과정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적격인 코스이기도 하다. 호젓한 숲길과
산길도 함께 즐길 수 있는 탐방로. ·부처골 감실여래좌상-탑골 부처바위 마애불상군-미륵곡
석조여래좌상-마애여래좌상-화랑교육원-헌강왕릉-정강왕릉-통일전-서출지-남산리 삼층석탑-염불사지(동남산 산책코스만 답사하려면 이곳에서
하산)-칠불암-신선암-고위산(494m)-천룡사지-와룡사·관음사 ·소요시간 6~7시간
서남산 둘레 「삼릉가는길」 삼릉가는 길은 아름다운 경주의 풍광을 즐기며 문화유산과 함께 할 수 있는
역사를 고즈넉이 품고 있는
명품길. ·월정교-천관사지-오릉-김호장군고택-양산재-나정-일성왕릉-남간사지당간지주-창림사지-포석정-지마왕릉-태진지-배동석조여래삼존입상-삼릉-삼릉주차장 ·소요시간
3~4시간
신문왕 호국 행차길 「왕의길」 왕의 길은 신라의 옛 궁성인 월성에서 출발하여 동해의 문무대왕릉까지
이어지는 짧지 않은 코스. 과거 신라시대 신문왕이 아버지의 무덤인 문무대왕릉에 출타해 나라의 평안과 안녕을 지켜줄 보물 옥대와 만파식적을 받아
돌아오던 길로 신라시대 왕의 행차길이었다. ·모차골-수렛재-세수방-불령봉표-용연폭포-기림사 ·소요시간 3시간
주상절리 트레킹 코스 「파도소리길」 주상절리 전 구간(1.7km)을 트레킹할 수 있다. 구간별로
몽돌길, 야생화길, 등대길, 데크길 등 해안 환경을 고려한 테마로 조성되어 있다. ·하서항-기울어진 주상절리-누워있는 주상절리-위로솟은
주상절리-몽돌길-주상절리위에 소나무-부채꼴 주상절리-출렁다리-읍천항 ·소요시간 1시간 (걷는 속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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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원한 파도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는
파도소리길. 국내 유일의 부채꼴 주상절리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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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남산은 가볍게 등산을 하면서 불교문화유적을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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