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따라 강 따라 – 미주리
부제: 신들의 강, The Rivers of Gods
국민학교 시절이었던가?
세상에서 가장 긴 강은 미국의 미시시피강(6,275 Km)이라고 배운 기억이 있었다.
그리고 한참 세월이 흐른 후에
아프리카의 나일(6,659 Km),남미의 아마존(6,400 Km), 중국의 양쯔(6,300 Km) 다음으로
순위가 바뀌고, 또 얼마 지나서 미 시민권 예상 문제에
미국에서 가장 긴 강은 미주리 강(6,737 Km)으로 되어있어 의아해 한 기억이 있다.
하긴 내가 초등학교 시절엔 공룡들의 존재가 가설이기도 했으니깐…
이번 여행의 주 목적이기도 한
강의 원천을 찾아보고픈 심정도 있었고,
미 서부 대탐험의 대명사 루이스 & 클라크의 일기를 숙독한 후
이 들의 족적을 따라 태평양을 향하는 강을 따라 가 보고 싶기도 해서이다.
정녕 미주리 강은 제일 긴 강이다!
케나다 2지방과 서북단 록키의 몬타나와 다코다, 와이오밍의 엘로스톤을 거쳐
네브라스카등 도합 10개 주들을 거치면서
미주리 주의 중부 생 루이스 북단에서 미시시피강과 합류한다.
다른 여느 강들처럼
미주리 강도 오래 전 이 곳의 주인 평원 인디언들과 들짐승들을 먹여 살려왔듯
지금도 미국의 농작물(밀과 콩과 보리등)의 삼분의 일을 산출하고 있고,
미주리의 동부를 따라 흐르는 미시시피강 또한
동남부 주들의 유통과 산업의 젓줄이며 생명수이 지 않는가!
강이 우리 인류의 삶을 영위케한 그 중요성은 새삼 언급할 필요가 없지만
강따라 삶을 영위해오면서 축적된 인간의 영성에도 지대한 상징력을 가진다.
문득 어느 작가가 한 말이 생각난다:
내 어머님 강가에서 늙어 죽어 갔듯이
나 또한 그렇게 강가에서 살다가 늙어 죽어 가리라…
고산의 정상을 넘어 강을 따라 내려오다보면
작은 시내가 계곡 상단에서 시작되어 굽이 굽이 흘러
유유히 대하가 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해서 아마도
물이 처음 모아지고 시작되는 원천인 상류 계곡을 지칭해서
하늘과 땅이 만나는 자궁 즉 현빈지문의 신성한 곳으로 보고
아무리 써도 다함이 없고 끊어질듯 하면서도 면면히 이어지는
계곡의 신은 죽지 않는다고 했을까!
“谷神不死(곡신불사) : 계곡의 신은 죽지 않는다.
是謂天地根(시위천지근) : 하늘과 땅의 근원이기에.
綿綿若存(면면약존) : 끊어질듯 하면서도 면면히 이어지고
用之不勤(용지불근) : 아무리 써도 다함이 없다.” (도덕경 6장)
서부의 관문으로 교통의 요지로 알려진 미주리 주는
동남부에 살짝 인접한 테네시 주처럼 8개의 타주에 둘러싸여 있다.
북으로 아이오아, 동으로 일리노이, 켄터키,테네시, 남으로 알칸사스,
서부로는 오클라호마, 칸사스, 네브라스카이다.
남부에는 Orzak 고원 삼림지와 생 프란스와 산맥이 있어 풍성한 목재와 미네랄을 제공하고
지질층이 석회암이 많아 시메트의 원료가 되는 납과 라임이 풍성하며
아래로 광대한 평원과 호수가 중북부로 펼쳐지며
미국에서 가장 긴 미주리 강이 동부로 흘러 미시시피강과 합류한다.
대륙의 중반에 위치한 미주리는
급변하는 북극의 냉기와 멕시코만의 온기가
맞부닥치는 소용돌이 폭풍의 피해가 심한 곳이기도 하다.
리스 서밋에서 켄사스 시티로 가는 평원의 도로에서 운전중 마딱드린
폭풍우는 정말로 끔찍했다.
숨을 곳도 피할 수 있는 장소도 없어서 빨리 폭풍우를 뚫고 가는 수 밖에 없었다.
83%의 주민이 백인이고 77%가 기독교로 통계가 나와 있으며
보수적인 정치 성향이 보이고 서부로 향하는 관문으로 남부 텍사스
등지에서 올라오는 육류등의 유통 지역이다.
토지세와 상속세가 없어 조지아처럼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우세했던 곳이
최근에 공화당으로 전환된 Swing State이기도 하다.
GDP는 미국 중간 수준의 22위정도이며 주 농축물은 콩과 옥수수, 소와 돼지등이며
미 전역에서 택사스 다음으로 백만개가 넘는 많은 농장들이 산재하고 있다고 한다.
테네시를 벗어나 서부 미주리로 들어가기 위해서
길고 긴 미시시피 강을 건너면 빛의 도시 생 루이스를 만난다.
문득 ‘우즈의 마법사, the Wizard of Oz’ 주연 배우 주디 가랜드의
‘생 루이스에서 만나요, Meet Me in St. Louis’ 란 뮤지칼이 생각난다;
긴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루이스는
코트와 모자를 걸고 아내 플로시를 부른다.
온 방을 뒤져보지만 그녀는 보이지 않고
마침내 그녀가 남긴 쪽지를 발견한다.
내용인즉 생 루이에서 열리는 파티에 있으니 오라는 메세지이다.
"Louis dear, it's too slow for me here
So I think I will go for a ride"
"Meet me in St. Louis, Louis
Meet me at the fair
Don't tell me the lights are shining
Any place but there
We will dance the Hoochee Koochee
I will be your tootsie wootsie
If you will meet in St. Louis, Louis
Meet me at the fair"
(* Hoochee Koochee는 섹시 벨리 댄스, tootsie wootsie는 사랑스런 애인을 지칭하는 속어)
생 루이스 BW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 일찍 마크 트웨인의 고향 한니발로 북상한다.
광활한 평원과 호수와 동굴과 강들의 풍광은
미국 문학의 대부로 불리우는 Mark Twain의 작품등에서 잘 묘사되고 있다.
사무엘 클레멘스(펜 네임 마크 트웨인) 의 장난꾸러끼 Tom과 Huck의 청동상이
한니발의 카디프 언덕 메인 도로로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 정겹다.
바로 ‘The Adventures of Tom Sawyer와
속편 ‘The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으로
악동이 자라나 악한이 된다면,
장난꾸러기가 커서 모험 탐험가가 된다는 유머 정신은
나이가 들수록 시사하는 바가 많은 지금도 여전히 미국인들에게 사랑받는다.
용기있는 자의 나라라는 자부심일 것이다.
잘 웃는 젊은이가 출세가 빠르고 잘 웃는 늙은이는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삶이 주는 지혜로운 이야기가 그의 작은 기념관에서 풍긴다.
한니발에서 수도 제퍼슨 시티로 내려오는 길이 옥수수와 콩밭이 롤링 힐로 이어진다
수도 제퍼슨 시티의 관청 전면에 미주리 주의 모토가 세겨져 있다.
“주민의 웰빙이 최상의 법이 되게 하라 ,Salus Populi Suprema Lex Esto”
‘Salus’란 라틴 단어가 ‘건강’이란 의미보다는 현대적인 의미로 ‘행복’으로 번역해 본다.
진정 모든 법은 그 공동체 주민들의 행복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며
만약에 그 법제하에 시민들이 행복하지 않다면
서슴없이 강물처럼 흘려보내 버려야 한다면
종교와 문화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스프링필드를 지나 외지고 작은 마을 아바 인근에 트라피스트 수도원이 있다.
이곳은 수년전에 와 본 성모 승천 수도원, Assumption Abbey이다.
Fruit Cake 파는 곳으로 유명한 이 곳도 옛 수도자들은 흔적없고
젊은 베트남 출신 수도자들이 상당수 보인다.
눈에 보이는 이 수도원의 건물이나 그림, 그리고 여기에 사는 수도승들도
쉬지 않고 떠 내려가는 강물처럼 순식간에 바뀌고 사라져 갈 것이다.
지금 보이는 강물이 예전 것처럼 보이지만 같은 물이 아니듯
Nothing is ever the same!
우리 눈에 비치는 모든 만상은 지극히 순간적이고 사라져야 할 형상들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을 경험한 우리들 자신의 느낌과 기억일 것이다.
이 체험으로 인한 우리들의 삶에 대한 확인이나 재해석만이 그 의미를 지닌다.
미국 수도 영성의 대부로 불리우는 토마스 머튼(루이 수사)의 사망전의 일기들을 보면
그가 28년을 살았던 수도공동체의 삶을 얼마나 싫어했고
떠나려고 수도 없이 고민했던 흔적이 너무나 선명하게 남아있다.
심지어 자신이 소속되어 있는 트라피스트 형제들을
반쯤 미친 얼간이들의 집합이라고 말하기를 서슴치않았다.
그의 언어로 ‘Hornet’s Nest’ 또는 ‘Looney bin’ (말벌의 소굴 또는 정신병자 수용소)라고 불렀다.
해서 그는 어떤 삶이든 다른 면의 부정적인 요소도 신중하게 고려할 것을 우리에게 조언하고 있다.
"There is another side of Kangchenjunga and of every mountain –
the side that has never been photographed and turned in to postcards.
That is the only side worth seeing." (Thomas Merton, The Other Side of Mountain)
*참고로 '캉첸중가'는 '에베레스트'산 다음으로 높은 인도와 네팔에 위치한 만년설산이다.
해발 8000미터가 넘는, 멀리서 보면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답지만,
가까이 가면 섬뜻하게 근접할 수없는 위험한 산이다.
이렇게 작은 파이프 오르간은 또 처음이다.
아마 숫자가 적고 좁은 공간이라서 그럴게다.
모든 오르간이 그러하듯 처음 접하는 순간은 마치 새색시가 신방에 드는 느낌이라고 할까?
설래이고 두려운…
난 형형각각의 이 악기들이 마치 각양각색의 사람과 너무 흡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제 나름대로 운이 좋아서 좋은 배합자가 연주하면 더 없이 아름다운 소리를 내어주는 것이…
제 각기 어느누구와도 비교할 수없는 아름다움이 있다.
사람이나 이 악기나..
문제는 누구를 만나는가 인가?
아니면 내가 어떤 파트너가 되어주는 것 인가 ?
결국 좋은 파트너를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좋은 파트너가 되는 것일 것이다!
끝기도가 끝나고 태고의 적막이 어김없이 여기에 너무도 쉽게 온다.
Bach Orgel Werke, Praeludium et Fuga, h-moll.
Pro Organo pleno. 이 순간에 딱 접합한 것같아서 봉헌한다.
긴 하루였다. 수도원 피정의 집에서 하룻 밤을 보낸다.
다음날 모처럼 수도원 아침 미사를 참석하고 나서
인디펜던스와 켄사스 시티를 향하는 도중에 지인 은퇴 조각가 토니의 초대로
6대 평원 도시 리스 서밋, Lee’s Summit에서 맛본 바베큐는
미주리 바베규의 명성에 걸맛게 양파 튀김과 돼지, 소, 닭고기 모두
과연 미 대륙에서 최고의 맛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이 너무 꽉차 있고 시끄러워
마치 옛날 꽉찬 교실에서 학생들이 모두 고성으로 책을 읽는 환청을 자아낸다.
옆에 있는 친구와 대화를 하는 데 고함을 질러도 들릴까 말까이다.
Lee’s Summit의 예약한 BW 비흡방 호텔방에 담배냄세가 너무 지독해
방을 바꾸어 달라고 하자 남는 방이 없다고 리펀드를 해준다.
해서 토니의 집에서 하룻밤을 신세진다.
자려는 데 럼 한잔과 대마초 한쪽을 넌저시 들여다 준다.
Well, why not! Knocked myself out! They're all legal^^
대부분의 서부 주를 따라 여기도 올해 2월부터 마리화나(Cannabis) 흡연이
유흥용으로도 허용이 되었다.
강물은 그냥 낮고 안정된 곳으로 흐르기 마련임은,
지극히 자연스런 인성이고 자연의 본성이기도하고
심지어 도덕경 8장에서는 물의 흐름을
최고의 선이라고 한다.
上善若水(상선약수) : 가장 좋은 것은 물처럼 되는 것이다.
한국인의 종교적 심성도 물과 같다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다.
삼국시대를 거쳐 고려까지 흥행했던 불교가 세상의 권력에 무너지자
사람들은 불교적인 심성에서 그동안 믿어왔던 믿음에 의심을 하게되고
미래와 함께 살아남기 위해서 권력과 함께오는
새로운 종교를 심사숙고 하게 된다. 해서 유교로,
또다시 새로운 힘으로 다가온 기독교로
마치 강물이 살아서 흘러야하듯 ,
고여서 썩고 부패하지않기위해서
혼신을 다해서 강따라 오늘도 흐른다.
이름하여 이를 ‘신들의 강’이라 부르련다.
그 강의 이름만 바뀔 뿐
예수든, 부처든, 알라든 강물은 여전히 살아서 흐른다.
마치 한 개인의 기억의 삶처럼
이 강물은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 의해서
끊임없이 그 의미가 찾아져야하고 새롭게 해석되어져야 만 한다.
그게 진실이든 허위이든 아무 상관이 없다.
Nobody will ever know for sure!
다만 진실이기를 염원할 뿐이지만 증빙되어질 수있는 것이 아니다.
다른 민족들도 전혀 다를 바 없다.
장막과 황야의 한 부족의 신이 힘센 국가의 지배하에서
그 의미를 찾아 힘센 유일 신으로 변신해야했고,
더 이상 수천 키로 위의 구름위에서 인간을 지켜보는
Zeus나 Marduk, Re등에서 멈출 수없고
현대를 살아가는 크리스찬, 모하메탄 모두
이 쉬지않고 흘러가는 신들의 강물에 아연해 하고 있지 않는가!
문제는 이 강물이 어디로 흘러갈 지는 “아무도 모른다"!
“No one knows the Son except the Father,
and no one knows the Father except the Son
and those to whom the Son chooses to reveal him.” (마태 11:27)
Indeed! Nobody knows! Except the Father and the Son?
Who the heck are they?!^^
단지,
확실한 것은 우리 인간의 삶에 진정한 의미를 부여해야하고
미래의 급변하는 세상에 부합하는 것이어야한다는 것이다.
결국은 우리의 삶이란
마치 한 조각의 천처럼 가로와 세로의 실타래가 서로 맞불려 엮어져야 하고,
인간의 의지인 가로라는 실과 신의 의지인 세로라는 실이 함께 아우러지는 것이
우리의 삶이고 은혜라고 부르는 게 아닐까?!
There is a monk in each of us.
What in the world ‘monk’ even means ‘single,’ ‘solitary,’ ‘alone.’?
Because of each of us created in Gods' images is naturally drawn to Gods ,
Which implies the idea that we may be drawn to alone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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