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더 놀다 갈래.”
마음이는 요즘 어린이집에 푹 빠졌다. 새로운 어린이집으로 옮긴지 세 달이 채 안됐는데 이제는 제 집보다 즐거워한다. 집에 가자고 설득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하원이 늦더라도 믿고 맡길 수 있다. 언제 데리러 가든 환하게 웃으며 부모를 반겨주고 곧장 다시 놀러 간다.
마음이가 이전 어린이집에서 적응하지 못한 건 아니다. 지금도 가끔 예전 친구들을 보고 싶어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사까지 하면서 어린이집을 옮긴 이유는 함께 아이를 기르는 곳이기 때문이다. 새꿈담는우리어린이집, 전남 최초이자 목포 유일의 공동육아 어린이집이다. 줄여서 ‘새꿈’이라 부른다. 마음이는 옮긴지 일주일도 안돼서 이전 어린이집과 새꿈을 구분했다. 아침마다 어린이집 가자고 하면 미적대던 아이가 이제는 새꿈 가자고 하면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다.
새꿈을 다니며 마음이는 하루하루 다르게 변해갔다. 자연과 어울리고 자유롭게 놀며 내면에 힘을 쌓았다. 원래도 잘 웃던 아이지만 지금은 모두들 입을 모아 더 밝아졌다고 말한다. 아파서 어린이집을 쉬는 경우도 사라졌다. 잘 놀고, 잘 먹고, 잘 자고, 잘 싼다. 물론 아이인지라 여전히 좌충우돌하며 성장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잘 자랄 거란 믿음이 있다.
새꿈은 마음이뿐만 아니라 우리 부부의 삶도 바꿨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이지만 평소에는 선생님들께서 아이들을 전적으로 돌봐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지원이 거의 없어 재정부터 시설 관리까지 모두가 공동의 몫이다. 일반 어린이집보다 부모 참여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온 가정이 모여 청소도 하고, 행사도 열고, 건물 관리도 한다. 또한 각자 역할에 따라 교육, 홍보, 재정, 시설, 급식 등의 활동을 한다. 한 달에 적어도 두 번 정도는 회의나 활동을 하는 셈이다. 그러나 그 시간은 노동보다 놀이에 가깝다.
회의가 있는 날은 아이들에겐 밤 늦게까지 함께 노는 시간이다. 부모들이 수다 반, 협의 반을 하는 동안 아이들은 다같이 어울려 저녁밥도 먹고 맘껏 놀기도 한다. 선생님들께서 돌봐주시고 형, 누나들이 동생들을 챙기는 덕분이다. 여러 활동이나 행사 때도 비슷하다. 부모가 자기 일을 하는 동안 아이들은 그들만의 시간을 즐긴다. 부모의 손이 아예 필요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부부끼리만 아이를 볼 때보다 훨씬 수월하다.
100일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우리 가족이 새롭게 맺은 인연이 많다. 마음이는 갑자기 스무 명이 넘는 형, 누나들과 친구, 동생들이 생겼고, 아내와 나는 육아 고민도 나누고 추억을 공유하는 소중한 벗들이 생겼다. 그리고 마음이에게는 이모 같은, 우리 부부에게는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선생님들과 함께 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모두가 서로를 지탱하며 육아라는 쉽지 않지만 아름다운 길을 걸어가고 있다.
어린이집을 바꾼 것만으로도 온 가족이 행복해지는 마법을 경험했다. 이 좋은 곳을 우리만 누릴 수 없다. 목포나 가까운 곳(남악, 오룡)에서 아이를 기르는 분이라면, 특히 육아가 외롭고 힘든 분이라면 누구든지 마음 편히 문을 두드리셨으면 한다. 새꿈은 언제든 모두에게 열려 있으니.
#새꿈담는우리어린이집 #새꿈 #원아모집 #함께해요
*마음이는 도현이의 태명입니다. 온라인에 공유하기 위해 이름을 대체하였습니다. ^^
첫댓글 좋은 글이네요! 이 글을 보고 많은 분들의 마음이 움직이면 좋겠어요~~🙏🏻
와우. 콩까지가 씌워진 담담한 글이군요. 격하게 공감합니다.
새꿈을 잘 풀이하시네요^^ 다른어린이집을 접해보지 못해서 새꿈에 특이?점을 간혹 잊고 사는데 다시한번 상기하고 가네요~
마음이 뭉클해지는 글이네요~~
새꿈의 장점이 널리널리 알려져 재원생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눈가가 촉촉해져요~ 도현이네가 와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공감 백프로 !!! 마음이 뭉클해지는 따뜻한 글이네요. 좋은곳에 좋은 사람들이 모이는 법!! 우리 같이 커가요!
많이많이 공감합니다❤️❤️❤️❤️ 마음은 같은데 저런 글을 쓰지 못해 기다리고 있었어요. 뭉클합니다. 우리가 표현 못해 답답했던 그 '말로 못하는 가치'가 전달될것만 같은 글.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