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학산 山行기(09-1)
-경남 마산시 성호동, 교방동 무학산을 다녀와서-
나는 오래 만에 금광산악회 금요산행에 참여를 했다.
작년 지리산 피아골산행(11월14일) 때의 직전마을의 처연한 풍경, 그리고 시간이 정지된 것 같은 적막한
산골마을의 짧은 해는 내 마음을 심란하게 흔들어 놓았고, 슬픈 상흔과 외로움의 병을 도지게 만들었다.
나는 오랜 시간 병을 앓는 환자처럼 자신과의 피나는 싸움을 치렀고, 외롭고 쓸쓸한 긴긴 고독의 터널에서
겨우 탈출해 나왔다.
젊은 날, 오랜 방황 끝에 돌아온 고향처럼 다소 어색하고 멋쩍어도 언제나 포근하게 감싸주는 고향집 같은
곳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러니까 꼭 7주 만에 나서본 무학산 산행이었다.
회장님과 산행이사님, 여러 회원님들이 반겨주었고, 양동 매씨들도 좋아했다.
작년에는 경제가 어려웠고, 모두가 살기 힘들다고 근심과 걱정의 소리가 그치질 않았다.
그런 상황은 올해에도 계속 되 낳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 다고하니 걱정이다.
무자년 마지막 날 밤에는 하얀 눈이 소리도 없이 내리고 있었다.
우리들의 근심과 걱정, 아픔과 절망, 상처와 미움, 추한 인간들의 욕망 같은 것들을 하나도 보이지 않게 해주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순백의 모습으로 기축年을 맞으라고 하는 것처럼 온 세상을 하얀 눈으로 덮어주었다.
눈 내리는 밤에
-팡팡-
하얀 눈이 소리 없이 내리는 밤에,
문명의 반딧불이 하나, 둘씩 거리를 밝히면
어둠은 안개처럼 사라지고
가난한 연인들의 바램으로
바람은 두 팔을 벌려 밤의 장막을 걷어낸다.
세상은 흡사
그려진 背景화면처럼 움직임이 없어도
우리들의 밤은
숨죽인 客席처럼 도란도란 살아나고 있다.
고요한 달빛 불 밝히면 그곳은 광란의 場마당
너는, 춤추는 舞姬되어 현란한 몸짓으로 유혹하고
너를 보는 우린 강한 희열에 흥분하고 있다.
질서가 무너져 버린 세상
온몸으로 부딪쳐도 상처 입은 사람 하나 없으니
그것은 천사의 마음
너에 손으로 어루만져 주기 때문이리라.
하얀 눈이 소리 없이 내리는 밤에
눈 밟는 소리 들리지 않는 가
내리는 눈 밟으며 나와 함께 걷지 않으렴.
걸어온 만큼 생긴 흔적 뒤로하고
내리는 눈으로 이내 지워질
발자국 같은 그런 얘길 나누며,
혼신을 바쳐 열연하는 배우처럼
세상 모든 것 녹아 없어질 때까지
너와 나, 하나 되어
이 눈길 걸어보지 않으렴.
하얀 눈이 소리 없이 내리는 밤에
己丑년 첫 날인 어제 아침에도 눈이 내렸고. 그리고 오늘 금광 산악회에서는 첫 산행지로
마산에 있는 무학산을 선택했다.
갑자기 들이닥친 추운 날씨 때문일까, 아니면 겨울의 짧은 일정 때문일까?
산행버스 안의 분위기는 다소 위축되고 활기가 없어보였고, 평소에 보이던 정답고 낮 익은
얼굴들이 많이 보이지를 않았다. 그렇다고 새로운 얼굴도 없는 것 같은데---
그러나 회장님의 첫 산행 인사말씀과 총무의 “으라차차” 힘을 내자는 구호 때문에 금광산악회 기축年 첫 산행은
분위기가 바뀌어 활기차게 시작을 했다.
무학산(舞鶴山)은 경남 마산시 성호동, 교방동에 위치한 山으로, 서북쪽에서 마산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으며,
크고 작은 능선과 여러 갈래의 계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무학산(763m)은 높이에 비해 산세가 웅장하다.
남북으로 길게 흘러 동쪽으로 마산시를 끌어안고 있으며, 발치 아래에 호수 같은 마산만 (합포만)과 어울러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 놓은 듯하다.
마치 멀리서 바라보면 어머니의 가슴 같은 포근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부드러운 곡선이 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는 山이다.
특히 山,동쪽의 서원곡계곡은 무성한 樹木과 아름다운 경관으로, 마산 시민들이 즐겨 찾는 휴식처가 되고 있다.
신라 말기에 이곳에 머무르던 최치원이 山을 보고는 학이 나는 형세라고해서 이때부터 무학산으로 불렀다고 하며,
원래 이름은 풍장山이었다고 한다.
서마지기를 중심으로 南北으로 길게 주릉을 펼치고 있는 이 산의 서쪽사면은 경사가 급한 반면,
동쪽 사면은 산세를 열고 마산시를 포용하고 있으며 마산시 바로 옆의 山인 만큼 등산로가 수십 가닥이
도시로 연결되어있다.
무학산의 백미는 학의 머리에 해당되는 학봉으로, 그 岩峰미와 학봉 산역 에 피는 진달래 군락이 어우러져
봄에는 절경을 연출한다고 말한다.
인구50만의 큰 도시를 안고 있는 마산의 진산 무학산은 매년 두 차례 큰 몸살을 앓는다는데.
이 날이 무학산 “만날 고개”에 오르면 오랫동안 헤어진 사람과 만나게 된다는 전설이 전하는 날인 음력 팔월 열이렛날과
그리고 진달래가 피는 4월 두 번이라고 한다.
오늘산행은 관해亭 코스로:-
백운寺 -서마지기 -무학산정상 -안개약수 -대곡山 -만날 고개 -경남대학교로 내려오는 약 4시간이 소요되는 산행이다.
산행버스에서 내려 산을 오르려는데 도로와 주변풍경이 눈에 익은 감이 있어 동료에게 확인해 보니 재작년 11월경에
산행을 했던 산이라고 한다.
날씨는 맑다고 해도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山行길은 몹시 추웠고. 바람은 흙먼지를 몰고 와 시야를 방해하고 있다.
산에서 만나는 山行인들 여럿이 마스크와 두툼한 방한모자에 등산파커를 입고 있었다.
무학寺 입구에서 정상까지 1.7Km라는 안내판이 있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목에는 걱정바위 전망대가 있는데 망원경이 설치되어있어 누구나 주변경관을 바라볼 수 있었다.
山行인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잘되어 있고, 특히 걱정바위를 지나 목재로 설치된 “사랑 365계단” 과 서마지기에서
정상으로 연결 된 “건강 365계단”은 이색적이면서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였다.
마창大橋가 보이고, 선박들이 정박해 있고, 공단이 들어서 있는 수출자유지역이며 항만공업도시로 활기차 보이지만
급격한 인구증가로 주택, 교통, 환경오염 등의 도시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도 한다.
산행은 대체로 쉬웠다. 대곡山 정상에서 만날 고개 까지 내려가는 길이 경사가 급했다.
겨울산행은 되도록 빨리 끝을 내야한다. 해가 짧고 기온이 차기 때문이다.
새해 첫 산행지로는 무난하고 의미가 있는 산행이었다.
(2009년 1월 2일)
첫댓글 팡팡님!!!산행후기 기다렸습니다. 반갑습니다.좋은시와 함께 읽을수있게 하여주셔서 감사합니다.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