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加平) 명지산(明智山 1,253m)을 가다.

[(旲熀)고달오]

                 가평(加平) 명지산(明智山 1,253m)을 가다.

                                                                                 글 쓴 이    牧  鉦   高 達 五

  5월27일, 계절은 무상(無常)하여서 벌써 여름기운이 느껴진다. 춥다고 움츠려 호들갑을 떨때가 엊그제 같은데... 봄은 있는지 없는지 느낄새도 없으며, 지구촌(地球村)의 날씨도 많은 변화가 있슴이로다!

  군위 휴게소에서 간단히 조반을 들고는 줄곧 내달아 ‘치악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산천(山川)은 온통 녹색으로 물들어 싱그러움에 넘쳐나고, 연변(沿邊)에 봄꽃들은 다 지고 간 간히 아카시아 꽃들이 피어있어 향기로움을 더해 주심니다.

           

  차내 진행을 마치고(33명) 박총무님은 “건강10훈”의 유인물을 나눠주신다. 하나같이 명심(銘心)하고 실천해야 할 것들이라 간단하게 적어봅니다.

                         1. 소육다채(小肉多菜 : 고기를 적게 먹고 야채를 많이 먹는다.)

                         2. 소염다초(小鹽多酢 : 소금을 적게 먹고 초를 많이 먹는다.)

                         3. 소당다과(小糖多果 : 설탕을 줄이고 과일을 많이 먹는다.)

                         4. 소식다작(小食多嚼 : 음식을 적게 먹고 많이 씹는다.)

                         5. 소번다면(小煩多眠 : 근심을 적게 하고 잠을 많이 잔다.)

                         6. 소노다소(小怒多笑 : 화를 적게 내고 많이 웃는다.)

                         7. 소의다욕(小衣多浴 : 의복을 적게 입고 목욕을 자주한다.)

                         8. 소언다행(小言多行 : 말을 적게 하고 행동을 많이 한다.)

                         9. 소욕다시(小慾多施 : 욕심을 적게 하고 많이 봉사를 한다.)

                         10. 소차다보(小車多步 : 차를 적게 타고 많이 걷는다.)

  그렇다! 모든분들이 알고는 있으나, 실천(實踐)이 어려울 뿐입니다. 남산님들이여! 부디 소언다행(小言多行)하고, 소욕다시(小慾多施) 하여서 영원한 발전과 화합을 이룩합시다!

  얼마를 달렸을까? 차는 춘천(春川)을 지나 46번 국도를 타고 경기도 가평으로 쉬~엄 쉬~엄 달리고 있슴니다. 창밖에는 북한강(北漢江)이 유유(悠悠)히 흐르고 수량(水量)도 넉넉하여서 풍요롭게 느껴지며, 우측으로는 오래전(2001년)에 등산했던 삼악산(654m)의 이정표가 보입니다.

  구~불 구~불 흐르는 장강(長江:북한강)을 따라 상가와 민박촌 펜션들이 빼곡이 들어서 있어, 오늘날의 유흥문화(遊興文化)를 한꺼번에 보는 것 같슴니다. 연휴(토,일,월)가 겹쳐서인가! “춘성대교” 부근에서는 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서... 도시(都是) 나아갈 줄을 모른다.

           

  다리 아래 강촌(江村)에는 “수상스키”를 타는 모습들이 여기 저기서 아름다운 그림으로 다가오고, 먼산에 풍광들과 어울어져서 참으로 평화롭게 느껴집니다.

  차는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데... 창밖에는 빗방울까지 듣는다. 지체(遲滯)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회원님들의 목소리는 오늘 산행이 어렵다는 쪽으로 기울어가고 있어, 마음은 더욱 착찹해 집니다 그려!

  창설(96년) 할때만 해도 산행의 열기(熱氣)는 대단해서 하루에 2개의 山은 예사로 타곤 하였는데... 18년이란 세월(歲月)이 지나다 보니 이제는 연로(年老)하고 해이(解弛)해진 탓으로, 본래의 목적에는 많이도 벗어나서 자꾸만 유흥(遊興) 위주로 흐르니...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1시간 여를 지체하다가 그럭 저럭 가평(加平)읍내를 벗어나 2번 지방도를 타고 출발기점인 “논남기종점”엔 갈 엄두도 못내고, 하산기점인 “익근리계곡” 입구에서 역산행(逆山行) 하기로 의견을 모았슴니다.

  명지산 가는길은 계곡이 깊고 풍광이 수려(秀麗)해서 인지 민가(民家)나 상가, 민박촌, 펜션 등이 즐비(櫛比)하게 들어서 있어 여름철 피서지로는 더 없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며, 어찌나 번창하였던지 오래전 기억으로는 어디가 어딘지 도무지 알지 못하겠도다!

  도로변 주위에는 군부대도 여러곳에 보이고 노폭(路幅)도 좁아서, 조심 조심 40여 분을 달려 “익근리계곡” 입구에 도착하니, 시계는 12시 50분을 넘어있어 우선 점심부터 들기로 합니다.

  야외행사(野外行事)는 날씨가 좋아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보슬비가 오락 가락 하여 중식을 할 곳도 여의치 않아서... 명지교(明智橋) 아래서 모두들 중식을 드시니, 생각외로 좋슴니다 그려!

  점심후 날씨도 화창하게 개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하나 시간이 늦어 “명지폭포”까지만 등산하기로 하여 모두들 편안한 복장 차림으로 오름니다. ‘익근리계곡’ 입구에는 조그마한 “생태전시관”이 있어 여러 가지 꽃들이며 나무들도 볼 수 있으며, 자연공부(自然工夫)에도 많은 도움이 됨니다.

  연산홍을 비롯해서 금낭화, 민들레, 상록패랭이, 붓꽃, 옥잠화, 찔레꽃, 물망초, 원추리 등 이름 모를 꽃들이 많이도 심어져 있으며, 화단(花壇) 옆으로는 귀엽고도 앙증스런 물레방아가 쉬~엄 쉬~엄 돌고 있다.

           

  몇 몇 회원님들에게 기념촬영을 해 드리고 다시 호~오이 호~오~이 숲길을 오름니다. 선두는 어디쯤 가셨는지 알 수 없고, 중간 중간에 필자를 비롯하여 서부장(서경철)님, 김해진님, 취산님, 박번 산대장님, 금부총무님 등이 적당한 거리에서 여담(餘談)을 나누며 여유롭게 진행합니다.

  20여 분을 오르니 ‘승천사’ 일주문이 반갑게 맞아주시고, 근래에 세웠는지 고색(古色)어린 멋은 없으며, “명지산승천사(明智山昇天寺)”라는 거대한 현판(懸板)이 달려있다. 글씨는 획에 힘이 넘치고 유려(流麗)하여서 이름(明智山)에 걸맞게 느껴짐니다.

           

  여기서부터는 ‘승천사 경내’라 조심 조심 진행하니, 천왕문(天王門)의 왼쪽에는 ‘다층의 원형석탑’이 세워져 있는데, 안내판이 없어 어느 스님의 부도탑인지, 아니면 기념탑인지 알 수가 없으며, 일반적인 부도와는 좀 특이하다.

  천왕문(天王門) 너머로는 거대한 ‘미륵불’이 세워져 있어 다가오는 중생들을 염화시중(拈花示衆)의 미소(微笑)로 따뜻이 맞아 주시고, 가까이 다가갈 수 록 규모는 더욱 크게 느껴집니다.

  논산의 반야산(般若山) 관촉사(觀燭寺) ‘미륵불(彌勒佛:보물 제218호)’을 많이도 닮아 있다고 느껴지며, 창건 연대가 ‘불기 2549년 음력 5월’이라 새겨져 있고 창건주는 원성(圓性 )스님이다.

  일반적으로 미륵불은 우리나라 서남부에서 많이볼 수 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중부의 동편으로 모셔져 있슴은 이례적(異例的)이라 하겠다. 몸 전체의 길이나, 찢어진 눈이며, 코, 연지바른 입술, 귀는 커서 어깨까지 드리워져 세상의 소리를 다 들을 수 있을 것 같으며, 보관(寶冠)도 2단으로 씌워져 관촉사의 미륵불과 거의 같은 크기와 형식이라 느껴진다.

  수인(手印)도, 법의(法衣)도 흡사하고, 다만 좌대(座臺)는 다르게 놓여있다. 관촉사는 자연석 좌대위에 세워져 있는데, 승천사 미륵불은 연화좌대(蓮花座臺) 위에 모셔져 있는것만 다르게 느껴진다.

  선채로 간단한 예배(禮拜)를 드린후 여러 회원님들에게 기념촬영을 해 드리고, 다시 올려다 보니... 미소짓는 입가에 볼그스럼한 연지가 칠해져있어 “암미륵이다” “암미륵이다” 하시던 이태만님의 말씀이 그저 착하게만 느껴짐니다.

  주산(主山)은 그만 그만하고, 청룡(靑龍)보다 백호(白虎)가 잘 발달하여 안산(案山)의 역할까지 겸하고 있다. 후면의 대웅전은 정면3칸, 측면2칸의 팔작지붕 형식이고, 그 왼쪽으로 삼성각(三聖閣), 우측으로 천불전(千佛殿), 대(臺)아래는 범종각(梵鐘閣), 요사채가 도량(道場)의 전부다.

  안내판이 없어 창건 연대와 창건주는 알수가 없으며, 미륵불 아래는 미륵전(彌勒殿)을 세울 기와불사가 한창이다. 도량을 한바퀴 휘~ 돌아 다시 山 오르니... 거대한 배수통로 입구에 이름모를 예쁜 아가야가 빠끔히 내다보시니... 그사이 연지바른 “암미륵”이 환생이라도 하셨나 보다!

           

  얼마를 오르다 ‘명지폭포’를 먼저 다녀오시는 벽송님의 일행에게 사진촬영을 해드리고 취산님, 금부총무님, 서부장님 등과 오르면서 수종(樹種) 공부도 합니다. 병꽃나무, 물박달나무, 물푸레나무, 산사나무, 야광나무, 미역줄나무, 잣나무, 국수나무, 광대싸리, 누리장나무, 생강나무, 말채나무, 산뽕나무, 개회나무, 조록싸리, 붉나무, 신갈나무, 당단풍나무, 진달래, 층층나무, 서어나무, 느릅나무, 졸참나무, 가래나무, 털고로쇠나무, 소태나무 등 끝없이 이어집니다 그려!

           

  성황당을 지나 10여 분을 오르니, “명지폭포(明智瀑布)”의 이정표가 보인다. 폭포로 내려가는 길은 어찌나 경사가 심하던지 조심 조심... 비온뒤라 나무 받침대에 물이불어서 많이도 미끄럽슴니다.

  폭포에는 많은 사람들이 기념촬영에 분주하시고, 백문주님 부부 모델에 디카는 4대가 따라 붙는다. 필자를 비롯하여 매산(김해진)님, 취산(김장길)님, 황회장님 등이 촬영에 열중하시니... 야외 촬영장을 방불케 합니다.

           

  오늘따라 여유도 많아서... 모두들 번갈아 가며, 포즈(Pose)도 다양하게 취해가면서... 취산님은 ‘사진작가협회원’ 답게 단연 압권이다! 더는 갈곳이 없으니...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high-light)라! 모두들 폭소(爆笑)를 하면서... 신나기는 노장(76세) 꼬치까리(산구호) 서부장님이 최고라!

  명지폭포는 그 높이가 7.8m로 옛날 명주실 한타래를 다 풀어도 그 끝이 바닥에 닿지 않을 정도로 깊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하며, 주위에는 군데 군데 소(沼)를 끼고 넓은 공간이 있어 쉬어 가기에 적합한 곳이다.

           

  아울러 명지산(1,253m)은 한북정맥(漢北正脈)의 강씨봉(830m) 부근에서 동남쪽으로 한지맥이 흘러나와 이곳 명지산에 이르고, 다시 남으로 방향을 틀어 우정봉, 매봉, 대금산, 주발봉을 거쳐 새덕산(449m)에서 그 맥을 북한강(北漢江)에 떨구고 있으니... 이름하여 명지지맥이라 한다.

  연하여 서쪽과 동편계곡에는 조종천(朝宗川)과 가평천(加平川)이 산을 에워싸고 있어 여름철 피서지로 이름나 있으며, 가을단풍 또한 유명한 곳이다.

  일정상 정상을 다 오르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한채 승천사(昇天寺)로 내려와서 ‘기와불사’에 한 장을 써 올리니... 옆에 계신 주지스님께서, “서예를 좀 하셨나 보다! 좀 하셨나 보다!”를 연발하신다.

                               인자요산(仁者樂山) 지자요수(智者樂水)라드니

                               명지산폭포(明智山瀑布)가 바로 긔 아니던가

                               山 좋아서 어질고 水(물) 좋아서 지혜롭구나!

                                               단기 4345년(서기2012년) 5월 27일

                                          경기도 가평(加平) 명지산(1,253m)을 가다.

                     문경(聞慶) 봉암사(鳳巖寺)를 가다.

  5월 28일, 오늘은 석가탄신(釋迦誕辰)일이다. 온 누리에 부처님의 자비광명(慈悲光明)이 충만(充滿)하여서, 전(全) 인류에 사랑과 평화가 넘쳐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문경 봉암사(鳳巖寺)는 음력 4월 초파일(석가탄신일)에만 일반에게 공개되는 산문(山門)이라, 오래전부터 ‘경북대감여연구회(慶北大堪輿硏究會)’에서 답사하기로 하여 답사한 소회(所懷)를 적어봅니다.

  ‘중부내륙고속국도’를 타고 상주를 지나 문경(聞慶) 부근에 이르니, 소나기는 오락 가락 잠시동안 지나간다. 가은(加恩)읍내를 지나 오래전에 산행시(山行時)에 답사했던 ‘석탄박물관’을 잠시 보면서 ‘화양구곡(華陽九曲)’ 방향으로 20여 분을 달려 봉암사 이정표를 따라드니... 희양초등학교 부근에는 어찌나 많은 사람들과 차들이 붐비는지, 그야말로 인산차해(人山車海)라 함이 좋을 것이다.

  상괴리(上槐里) 마을 입구에서 대형 셔틀버스(shuttle-bus)를 타고 10여 분을 달려 봉암사 입구에 도착하니, 들고 나는 차들로 도로가 비좁다.

  일주문(一柱門)은 예 보던 그대로이고, “희양산봉암사(曦陽山鳳巖寺)”라는 거대한 현판(懸板)이 고색창연(古色蒼然)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산사(山寺)로 들어가는 길은 나무숲들로 덮여있어 어둑 어둑하고, 오솔길도 자연 그대로다.

  사람들의 손길이 잘 닿지 않아서인지 모든 식물들이 그저 싱그럽고 향기롭도다! 무명교(無名橋)를 건너 여러계단을 올라 도량(道場)내로 들어서니, 맞은편에 대웅전이 웅장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도량내에는 순백(純白)의 백련등(白蓮燈)으로 온 도량을 장식하고 있으며, 청정무구(淸淨無垢)한 세계를 잘 나타내고 있슴니다. 대웅보전(大雄寶殿)은 정면7칸, 측면3칸의 다포식 팔작지붕이다.

           

  법당에 들어 간단한 예배(禮拜)를 드리고 사방을 둘러봅니다. 화려한 불단(佛壇)위에는 ‘석가모니불’을 주불로 모셔져 있으며, 좌우 협시보살님도 수인(手印)이 서로 다르게 모셔져 있고, 천장에 닫집도 3개로 화려합니다.

  주산(主山)은 웅장하고 2개의 화강암 봉우리가 연이어져 찬란히 빛나고 있으니... 도량 전체에 밝고도 강력한 기운이 서려 있슴니다. 청룡(靑龍)은 허(虛)하여 비보림(裨補林)을 조성하였고, 백호(白虎)는 우람하고도 튼실하여 안산(案山)의 역할까지 겸하고 있으니... 참으로 천하의 길지(吉地)라 하겠슴니다.

           

  봉암사는 1982년부터 ‘특별수도원(特別修道院)’으로 지정돼 일반인들에게는 평소 통제되고 있으며, 조계종 비구스님들이 불철주야(不撤晝夜) ‘수행정진’ 하는곳이다. 터의 지세(地勢)로 봐서는 되려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처(修行處)로 삼는다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산색(山色)은 한껏 부풀어서 짙은 녹색으로 진한 향기를 뿜어내고, 개울물도 서출동류(西出東流)의 우(右)에서 좌(左)로 휘감아 흐르니... 수도도량(修道道場)으로는 더 없는 명당이로소이다!

  동편의 극락전(極樂殿)은 건축양식이 특별해서 지붕은 2층구조로 두겹이요, 중심부에는 사방 1칸의 건물로 구성돼 있고, 외부는 사방 3칸으로 지어져 있다. 보통은 서방(西方) ‘극락전’이라 하는데, 이례적이라 하겠슴니다.

  봉암사는 신라 헌강왕 5년(879)에 도헌 지증대사(道憲 智證大師, 824~883)가 창건 했으며, 이후 부침을 거듭하다 924년 경 정진대사(靜眞大師)에 의해 중창되었다고 한다. 또 법당 서편에는 지증대사 부도와 부도비가 모셔져 있다.

  지증대사 부도비(浮屠碑:국보 제315호)는 신라 경애왕(景哀王) 924년에 건립되었으며, 비문은 고운 최치원(孤雲 崔致遠)이 짓고, 글씨는 분황사(芬皇寺)의 승려 석혜강(釋慧江)이 썼다고 한다.

  받침돌은 용모양의 이수(螭首)와 귀부(龜趺)를 완전히 갖춘 비석으로 신라 사산비문(四山碑文)으로 널리 알려진 비이다.

  부도탑(浮屠塔:보물 제137호)에는 지증대사의 사리가 모셔져 있고, 팔각원당형(八角圓堂形)의 이 탑은 헌강왕(憲康王) 8년(882)에 세워졌으며, 여러장의 판석(板石)으로 짜여진 방형(方形)의 지대석 위에 각부의 장식조각이 섬세하고 수려하게 제작되어 신라 사리탑의 대표적인 작품이라 한다.

                        

  금색전(金色殿) 아래 3층석탑(보물 제169호)은 창건 당시의 모습을 비교적 잘 간직하고 있으며, 안내문에 높이가 6.3m로 규모가 대단히 큰 편이다. 불국사의 석가탑과 모양이 흡사하며, 상승비례감도 훌륭하여 세련된 멋을 보여준다.

  탑의 상륜부도 온전히 잘 보존되어 있으며, 금색전과 주산(主山)과의 흐름이 일치가 잘 되고 있다. 회원중 어떤분들은 “탑이 대웅전 앞에 있지않고 어째 이곳에 있는가?” 하며 의문을 말하신다.

  필자의 견해로는 창건 당시에는 ‘금색전’을 中心 도량으로 전각을 배치 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유는 금색전 뒤 처마아래 고색(古色)어린 ‘대웅전(大雄殿)’의 현판이 달려있는 점과 3층석탑이 금색전 앞에 세워져 있슴이 그러하다.

  따라서 신라 구산선문(九山禪門)의 하나였던 봉암사의 사세(寺勢)가 차츰 차츰 확장됨에 따라, 현 ‘대웅보전’을 중심으로 전각을 옮겨 배치한 것이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주산(主山)과의 흐름도 약간 비켜있어 더욱 심증이 갑니다.

  여러 가지 추측과 의견들을 나누며 백운대(白雲臺) 마애불(磨崖佛)이 있는곳으로 오름니다. 도량의 서북편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걷는 재미는 쏠~쏠~하고도 향기롭슴니다! 이끼 낀 바위들이며, 인적이 드물고 사람의 손때가 묻지않은 풀섶 나무들, 또 하늘높이 자란 송림(松林)이 운치를 더해 주십니다.

  쉬~엄 쉬~엄 20여 분을 오르니... 깊은 계곡속에 1,000여명은 너끈히 앉을 수 있는 넓은 반석(盤石)과 거대한 바위에 새겨진 마애불이 한눈에 들어온다. 남서 방향에 자리한 ‘마애불(경북 유형문화재 제121호)’은 그 높이가 4.5m나 되는 거대한 “관세음보살”이라고 적혀 있으나, 또 다른 전문가는 “여래상”이라고도 한다.

  미간(眉間)에는 백호(白毫)가 찬란히 빛나고 얼굴은 도툼하여 앳되게 보이며, 꼭 다문 입술은 얼굴에 비해 조금 작게 느껴진다. 양손에는 연꽃가지를 들고 결가부좌(結跏趺坐) 자세로 앉아 계신다.

           

  편안하고 청순(淸純)하게 보여 조용히 기대고 싶은 마음이 일어남니다 그려! 선채로 삼배를 드리고 그 옆을 살펴보니, “백운대(白雲臺)”라 새겨진 글씨는 고운 최치원 선생의 글씨라 하며, 이 밖에도 일주문 밖의 너럭바위에는 “야유암(夜遊岩)과 취적대(取適臺)”, “고산유수(高山流水), 명월청풍(明月靑風)” 등이 모두 선생의 글씨라 한다.

  또 주위에는 집체만한 거암(巨巖)들이 여러개가 모여있어 하나의 군락(群落)을 이루고 있으며, 곳 곳에 옛 유생(儒生)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몇 몇 회원님들에게 기념촬영을 해 드리고, 흐르는 물 가운데 바위에 앉아 조용히 생각에 잠김니다.

                                이 몸은 어디서 왔으며 또 어디로 가고 있는가

                                부모(父母) 미생전(未生前)에 나는 누구인가

                                일체 방하착(放下着)하여 진아(眞我)를 찾아야제

  도란 도란 여담(餘談)을 나누며 솔밭길을 걸어 나오니, 산사(山寺)는 어둑 어둑해 진다. 극락전 동편 산언덕에는 정진대사(靜眞大師) 부도(浮屠:보물 제171호)와 부도비(浮屠碑:보물 제172호)가 있으며, 또 조선시대 설봉선사(雪峰禪師)의 부도, 환적당의 지경지탑(幻寂堂 智鏡之塔), 함허당의 득통지탑(涵虛堂 得通之塔)이 있다고 하나 일정상 다볼 수 없으니... 훗날을 기약하며 山門을 나섬니다.

                                          단기 4345년(서기 2012년)(불기 2556년) 5월 28일.

                                               문경(聞慶) 봉암사(鳳巖寺)를 답사하다.

[고두영]

명지산 후기(後記)에 이어, 문경 봉암사 답사기도 함께 실었슴니다. 문경 봉암사는 음력 사월 초파일이 아니면 평소 답사할 수가 없어 "경북대 감여연구회"에서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일이라, 답사한 소회를 함께 올렸슴니다. 사진자료를 제공해 주신 황회장님께 감사드리며, 남산님들! 신록의 계절 6월에는 더욱 건강하시고 님들의 가정에 만복이 깃드시길 기원합니다.

[황재덕]

명지산 주산행을 못함이 아쉽지먄...승천사에 얽힌 역사 문화를 산행후기에서 만나니 더욱 값어치가 끝이 없고
문경 봉암사의 유래를 접하고 보니 안방에서 배움이 많이 느껴 짐니다.
항상 공부에 열중 하는 모습을 산행후기에 나타내니 회원님들의 복 임니다.

[고두영]

산행과는 관련이 없는글이지만, 연휴의 특별한 답사라 참고가 될까해서 올렸슴니다. 또 반쪽 산행이라
소재도 좀 부족했고요! 그동안 산악회를 위해서 수고도 많이 하셨는데... 엽서를 받고보니, 마음이 착찹합니다.
불가에서 "회자정리(會者定離)" 라고, 모든것은 다 인연따라 하는것인가 봅니다. 내내 건강하시길 바람니다!